“동아시아 ‘신석기 인구변동’ 유럽과는 달랐다”

울산과기원(UNIST) 게놈연구소등 국제연구진, 7700년전 고대인 게놈분석


현 동아시아 인족들과 유전적 연속 높아…원주민 빼고 한국인 가장 가까워

“고대인 유전흔적 거의 없는 유럽인과 달리, 신석기시대 인구 변동 안정적”

00ancientGenome1.jpg » 악마의 문 동굴에서 발굴된 사람 머리뼈. 사진의 유골에서는 DNA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게놈 분석 대상이 된 유골과 같은 시기의 것이다. 출처/ Elizaveta Veselovskaya


‘신석기 시대에 인구는 격변했다?’. 신석기 고대인의 뼈에 미량으로 남아 있는 유전물질(DNA)을 추출해 분석한 여러 연구를 통해, 신석기 시대에 유라시아 서쪽 지역(유럽)에서는 인구 이동과 교체의 커다란 격동이 일어났음이 밝혀져 왔다. 현재 유럽인들에서는 수천년 간의 인구 이동, 정복, 전쟁 등으로 인해 고대 수렵채집인의 유전적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 한다.

이제, 신석기 시대와 그 이후에 인구 구성이 격변했다는 이런 역사 서술은 서유라시아 지역에 한정해야 할 듯하다. 최근 극동아시아 지역의 신석기 고대인 유골에 남은 유전물질을 해독해서 분석해보니, 유럽의 경우와는 확연히 다르게 현대 동아시아인들에 고대인의 유전적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대인과 현대인의 유전적 연속성이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높다는 것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박종화 교수(게놈연구소장) 연구진은 최근 영국, 아일랜드, 러시아, 독일 등 연구진이 참여한 공동연구를 통해 러시아 극동 지방에 있는 이른바 ‘악마의 문’(Devil’s Gate) 동굴(사진 아래쪽)에서 찾은 신석기 수렵채집인들의 유골 중에서 유전물질이 비교적 잘 보존된 여성 2명의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또한 아시아 여러 지역의 고대인, 현대인 수백 명의 염기서열 정보와 비교해 이런 분석과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악마의 문 동굴이 있는 지역은, 한국 역사에서 고려, 동부여, 옥저 북부의 영토와 겹친 곳에 있으며, 7700년 전의 신석기 수렵채집인들의 유물과 유골이 다수 발견된 바 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00ancientGenome2.jpg » 공동연구에 참여한 아일랜드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불린(UCD)에 있는 고대인 DNA 연구소의 청정실에서, ‘악마의 문’ 유골의 시료를 분석하기에 앞서 처리하는 모습. 출처/ Dr. Francesca Cardilio, USD


번 연구는 그동안 유럽 중심으로 이뤄진 고대인 유전체 분석 작업이 처음으로 극동아시아 고대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게놈연구소의 전성원 연구원은 “무엇보다 연구결과에서 8000년 가까운 시간 동안에 유전적 연속성이 잘 유지돼 왔다는 점이 밝혀졌는데, 이는 유럽 지역의 신석기 시대와는 다른 역사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악마문 동굴의 고대인은 유전자를 비교해볼 때, 동굴 부근에서 현재 거주하는 울지(Ulchi) 족과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변 원주민을 빼고는 한국인이 이들과 가장 가까운 인족인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그림). 게놈연구소 쪽은 “디엔에이 정보 분석의 결과에서 악마의 문 고대인들이 한국인과 같은 갈색 눈과 삽모양 앞니 유전자를 지닌 수렵채집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00ancientGenome4.jpg » 출처 / 한겨레

 

아시아에서 고대인과 현대인의 유전적 연속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이런 특징은 동아시아 지역이 인구 이동 또는 변동의 역사에서 격변의 유럽 지역과는 다른 길을 걸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의 추정에 의하면, 1만 년 전 무렵부터 농경 문화 인구가 퍼지면서 이미 살고 있던 수렵채집 인구가 농경 인구로 대체되는 ‘인적 교체’가 일어난 게 아니라, 확산해 들어온 남방계의 농경인이 북방계의 수렵채집인과 융화하는 ‘문화 융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인족 교체라는 인적 구성의 격변 없이 대체로 신문화의 도입과 교체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근거가 된다.


게놈연구소 쪽은 보도자료에서 “7700년 전 이들 북방 고대인과 현대의 베트남 및 대만에 고립된 원주민의 게놈을 융합할 경우, 가장 잘 한국인으로 표현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런 분석에서 나타난 것처럼 현대 한국인이 동굴 고대인의 유전적 흔적을 매우 많이 지니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남방계에 가깝다는 점은, 달리 말해 근본적으로는 남방계인 현대 한국인이 오래 전에 남쪽에서 올라와 북쪽에 정착한 북방계의 흔적도 오랜 동안 안정적으로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동 교신저자인 박종화 교수는 “동아시아인들은 수만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동하며 퍼지다가 농경이 본격화한 1만년 전부터 남쪽 중국계의 사람들이 더 빨리 지속적으로 평창해, 그 결과로 그전에 아시아에 퍼져 있던 북방계와 융합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한반도에선 북남방계의 혼합이 일어난 흔적이 증명된 셈이지만 그 구성은 여전히 대부분 남방계”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남방계와 북방계라는 용어는 상대적인 것이라, 훨씬 전에 남쪽에서 올라와 북쪽에 정착한 인족들은 ‘북방계’라 불릴 수 있지만, 사실은 오래 전에 남쪽에서 이동해 왔다는 점에서는 본래 ‘남방계’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방계와 북방계의 구분은 1만년 전 이후에나 의미가 있으며, 그 이전의 오랜 시기까지 고려하면 모두 남방계라는 점에서 이런 구분은 엄격한 의미로 따진다면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공동책임저자 일문일답

박종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게놈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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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는 인류사에 크나큰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석기와 토기 제작 기술이나 농경 문화는 큰 변화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이전에는 없던 규모로 인구의 확대와 확산이 일어났고, 신기술에 뒤진 수렵채집인구는 점차 농경인구들에 의해 대체되었으리라 추정됩니다. 유럽의 여러 고대인 게놈 분석에서, 현대 유럽인들한테서 고대인의 유전적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 보도자료에 나오는데요, 이에 관해 조금 더 설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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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ancientGenome6.jpg » 고대인의 유골과 유물이 발견된, 러시아 극동지역의 '악마의 문(Devil's Gate)' 동굴. “현대 유럽 사람들은 지금 크게 3개 그룹으로 형성되었다는 게 최근의 학설입니다. 고대 게놈과 현대 게놈을 분석해보니, 수렵채집인의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말은 중동쪽에서 올라간 농경하는 사람들과 동쪽 유라시아 사람들에 의해 아마도 replace(교체)되었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정복 당한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게 정설입니다.

 그래서 유럽에는 조금 더 격렬한(violent) 인구 변화가 있었다는 거죠. 이것은 마치 백인들이 아메리카 인디언을 교체한 것과 매우 비슷합니다. 현재 인디언의 유전자가 아마 평균적으로 2-3%도 안 될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과거 혼혈이 있었고, 교체도 있었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압니다.

 동아시아는 인구가 교체되었다기보다 원래 있는 곳의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서로 이전받고 노동생산성에 의해 농경을 주로 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인구증가가 되어서 현재의 구성을 가진 것이지, 심한 정복이나 큰 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운좋게도 이번에 8000년 전 뼈를 보니, 실제로 그때 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유전적으로 연속성이 완벽하고(원주민 울지족), 한국 사람도 그 사람들을 조상이라 할 정도로 가깝다는 것입니다. 교체라기보다 그냥 지속…. 단지 그 지역이 어업이나 수렵채집도 많이 하는 지방이라서, 지금까지도 그 생활양식을 보전한 경우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평야에선 농사 기술을 받아서 농사를 지었다는 것입니다.

00ancientGenome7.jpg » 악마문 동굴의 내부 모습. 출처/ https://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7-02/uoc-adr013117.php  이것은 한반도에 사람들 중 골짜기에서 수렵채집을 하다가, 농경기술이 있을 경우 자기들이 그것을 받아들여 농사도 짓고 하는 식이지, 농사짓는 사람들이 교체를 하거나 심한 정복을 한 게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현대 유럽인들한테서 고대 수렵채집인의 유전적 흔적이 적다는 뜻인지요?

 “예, 그렇습니다.”


-악마문 동굴 고대인들은 북방계이며 수렵채집인으로 특정되는지요? 

 “예, 맞습니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수렵채집을 하고, 간단하게 일종의 농사도 짓고, 직물도 체계적으로 8000년 전부터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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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를 보면, 7700년 전 북방 고대인의 유전자, 베트남·대만 원주민 게놈을 융합할 때에 지금 한국인의 유전자 특성이 잘 표현된다고 설명하는데 이건 어떤 의미인지요? 한국인은 남방계+ 북방계로 풀이되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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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맞습니다. 통계기법 중에 F3 방법이란 게 있는데, 이것은 우리가 어떤 혼혈인지를 알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인과 고대인을 양축으로 두고, 그 사이에 모든 인족들을 두고 계산을 하면, 만약 양축이 현대의 혼혈에 기여한 조상일 경우 그 값이 마이너스로 나옵니다. 한국인을 F3로 모델링을 해보니, 고대인과, 대만에 있는 원주민과(최근에 넘어간 한족이 아닌), 베트남인을 양끝 축으롤 하면, 가장 잘 설명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인은 북방과 남방의 혼혈의 흔적이 명확합니다.

 (지금까지 고대 게놈이 없었기에, 남방/북방 추측과 여러가지 데이터가 있지만, 우리가 실제로 고대인 게놈을 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마치 8000년 전 역사를 올라가서 실제 상황을 보고 말을 하는 것과 같은 분석이라서, 매우 정확할 겁니다. 거의 마지막 쐐기를 박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의 남북방 혼혈 등에 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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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전히 남방계 흔적이 대부분이라는 말씀은, 대략 몇 퍼센트(80%?)가 남방계에 가깝다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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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우리가 분석해보니(이게 Admixture 분석이라는, 다른 게놈 분석입니다), 물론 혼혈이 확실하지만, 그 구성 비율은 다른데 1:1이 아니라, 남방계가 최소 80%는 되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추측:  이것은 초기에는 1:1일 수 있으나, 남방계가 주로 사는 평야지대 등의 사람들이 계속 팽창을(정복이라기보다) 더 빨리 하기에 서서히 그 구성이 결국에는 8:2이 될 수도 있고, 원래 한반도의 평야지대는 수렵채집인들도 있었지만 인구가 적었는데, 농경인들과 수천 년 간 서서히 교류가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또 중국 쪽에서 계속 인구가 많다보니 넘어와서 비율이 계속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인은 계속 매우 단일한 구성을 보여주기에 제가 보기엔 수만 년 동안 북방계의 원래 줄기가 한반도를 덮고 있었는데, 농경이 본격적으로 된 11000년 전 쯤부터 베트남계가 급격히 팽창하면서(그때는 서해가 육지이기도 했고, 타이완도 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농경하는 사람들과 한번 혼합이 크게 일어났는데, 그 당시에 남방계가 원래부터 숫자가 많아서 비율이 아마도 7:3이나 8:2 정도로 이미 고착이 되어서 계속 단일하게 유지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8000년 전 고대인과 현대 한국인이 가깝기 때문에, 설사 그런 비율의 팽창이 있어도, 북방인의 흔적이 확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율은 남방과 북방을 어떻게 정의하는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대적인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사실은 우리는 모두 남방계입니다(과학적으로 절대적으로 보면요). 왜냐하면 초기 북방계라는 것도 실제론 다 남쪽에서 올라간 사람들이지 서유럽의 북쪽에서 동쪽으로 넘어온 사람들이 아닙니다.(이게 2009년 <사이언스>에 우리가 냈던 논문의 결론입니다). 하지만 최근 약 10,000년을 생각하면 농경으로 급격히 팽창한 베트남/대만원주민계를 남방계로 부르고, 대략 3-4만 년 전에 올라간 사람들을 북방계로 부르면, 우리는 그 둘의 혼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율도 대충 1:1에서 8:2 등 시대와 인족 구성을 봐서 결정되는데, 이번 고대인을 통해 보면, 우리가 그 고대인과는 연속성이 강하지만, 그 고대인을 북방으로 보고, 또 베트남을 남방으로 보면, 우리는 거의 남방계로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혼합이 단일하게 잘 유지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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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남방계/북방계라는 구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군요. 말씀하신 대로 수만 년 전을 기준으로 구분하느냐, 8000년 전을 기준으로 구분하느냐처럼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요. 아주 오래 전에 남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북쪽에 머물다 보면, 아주 오래 뒤에 다시 남방에서 올라온 사람들과 구분하려다 보면 북방계로 불릴 터이니까요.

00ancientGenome5.jpg » 2009년 <사이언스>에 발표된 아시아인의 주요 이동경로. 한국인은 거대한 남방계가 올라온 흐름에 속해 있다. 000A.jpg


 “예, 추가로 말씀 드리면, 우리가 흔히 쓰는 북방계/남방계라는 말은 사실 상대적인 것이라 엄격하게 구분해 말한다면 문제가 좀 있습니다. 원래 이런 용어의 기원은, 학계에서는, 제 추측이 DNA 고고학의 새 장을 연 까발리 스포자 교수(Cavalli Sforza , 스탠포드대학)가 동아시아의 한국·일본 등의 인족이, 중동에서 중앙아시아, 시베리아를 거쳐 이동한 북방계 인족과, 중국 쪽으로 올라온 남방계 사람들과 합쳐져서 되었다는 가설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뒤 많은 이들이 이런 식으로 분류하고 역사와 선사를 섞어서 그렇게 불러왔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인구는 오히려 남방에서 유럽과 북쪽 등으로 확대해 나간 것입니다.  2009년 <사이언스> 논문이 이것을 가장 확실하게 증명했습니다(오른쪽 그림). 이것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한 사람이 진 리(Jin Li ) 교수인데, 진 리는 까발리의 스탠포드대학교 연구원이었습니다(제자).

 우리는 굳이 말하자면 모두 남방계입니다. 그래서 더 정확한 용어는 한국인은 선남방계와 후남방계 아시아인들이 섞인 흔적을 가지고 있는 인족인 것입니다. 일본의 조몬이니 야요이 등의 것도, 물론 차이는 나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결국 옛날 남쪽에서 조금 일찍 올라온 사람이냐, 나중에 올라온 사람이냐의 차이에다가 섬이란 특수성 때문에 선남방계가 더 고립이 잘 된 경우라고 저는 봅니다.”



-결국에 (1)북방계 아시아인들이 수만년에 걸쳐서 아시아 전반에 확산했고 (2)1만년 전에 농경문화와 더불어 남방계 농경인구가 확산해서 한반도에서 밀어닥쳤으며 (3)그러나 북방 수렵채집인들을 몰아내고서 인구를 대체한 게 아니라 서로 융합했기 때문에, 현재 한국인한테서도 악마문 동굴 고대인의 유전자가 또렷하게 남아 있다는 말씀인지요?

 “예, 맞습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신석기 인구의 역사에서 새로운 서술이 가능해졌다는 게 아닌가 합니다만.

 “예, 맞습니다. 과학기술적으로는 해석이 중요한 게 아니라, 8000년 된 게놈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들 때문에요. 고대 게놈 추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고대 게놈은 엄청나게 많은 해독을 해야 하는데, 차세대 게놈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 비용이 매우 싸졌고, 고대 게놈 분석이 매우 어려운데, 생물정보학적으로 최근에 그런 분석 알고리듬들이 많이 개발되었다는, 이런 3가지 요소가 합쳐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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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그동안 연구결과를 보면 신석기는 인구격동의 시기로 서술되지만, 이번 연구를 보면 반드시 그런 건 아니고 국지적으로 다른 양상도 있었다는 서술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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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맞습니다.  인류학적으론, 이게 가장 중요한 해석입니다.”




-새로운 문물이 밀고 들어오면서도 기존 인구와 융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새로운 특징 같아 보입니다만... 어떠한지요?

 “예, 맞습니다. 유럽은 항상 대체로 격하게 대체하는 스타일인데, 아시다시피, 동양은 훨씬 온화합니다. 중국인들이 태국에 가도 말레이지아에가도 사람들을 다 죽이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융합합니다. 그래서, 이런 연구가 사실은, 조심스럽지만, 인간문명 발달에서 매우 중요한 과학적 단서가 됩니다.”



-이번 논문의 연구진을 소개해주신다면

00ancientGenome3.jpg » 악마문 동굴인 게놈 분석에 참여한 UNIST 게놈연구소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김학민, 전성원, 박영준, 조윤성 연구원. 출처/ UNIST 게놈연구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안드레아 마니카 랩과, 아일랜드의 론 핀하시 랩, 독일의 미하일 호프라이터, 러시아의 원래 고고학한 사람들로 되어 있습니다. 안드레아는 생물정보학을 주로 하고,  미하일은 분자생물학으로 고대 게놈 DNA를 잘뽑습니다. 론 핀하시는 고고학으로 DNA 추출도 잘 합니다.”



-고대인 게놈 연구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요?

 “인류학에선 일종의 결정적인 이정표를 제공합니다. 가장 완성도가 높고 정확한 유전정보를 제공합니다. 현대인을 가지고 아무리 게놈연구를 많이 해도, 이동경로나, 혼혈의 진짜 이야기, 구성 등에 대해 대체로 추측/예측을 해야만 하는데, 고대 게놈이 나오면 매우 정확하게 과거 일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 고대 게놈이 현생 한국인과 많이 다르게 나오면(실제로 알타이 고대인: MA1은 아주 다릅니다), 그것은 이동경로나, 과거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게놈에는 역사보다도 더 정확한 역사가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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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계획이 더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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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계속 고대인 연구할 계획입니다. 고대인 게놈은 제가 중고등학교 때 인골과 유전자를 통해 한국인의 뿌리를 찾겠다며 품은 꿈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연구할 겁니다. (사실은카이스트 교수로 있을 때(2003)부터, 고대인 뼈에서 DNA 추출을 해서 연구를 했고, 한국의 조선시대 미이라에서 최초로 DNA와 게놈 분석도 우리 랩에서 했습니다. 아마 한국에서 고대인 게놈 분석은 우리 랩이 최초일 겁니다. 그때 독일의 스반떼 파보 박사도 초청하고 학생도 그 랩에 보내고 했습니다.) 서울대 사학과의 교수님과 연구 협력을 하려고 합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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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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