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선 못찾던 ‘ATP 수용체’ 마침내 발견

미국 미주리대학과 경상대등 연구팀 사이언스 논문

“ATP: 세포안에선 세포 살아움직이게 하는 에너지

세포밖에선 성장·발달·스트레스저항 신호전달 기능”


  일문일답: 제1저자 최정민 연구원, 교신저자 스테이시 교수

00ATPreceptor.jpg » 식물의 세포밖 ATP 수용체를 처음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책임저자 게리 스테이시 교수(가운데)와 공동 제1저자 최정민 연구원(왼쪽), 다나카 연구원. 출처/ 미국 미주리대학


든 세포는 살아 움직이는 데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식물이건 동물이건 에데노신3인산, 즉 에이티피(ATP)는 생체 에너지의 공용화폐인 셈이다. 동물에선 ‘세포 발전소’로 불리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식물에선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에서 ATP가 생성돼 세포의 에너지원 구실을 한다. 이런 ATP가 세포 바깥으로 나온다면?


세포 바깥에서 ATP는 에너지원이 아니라 또다른 신호전달 물질의 구실을 한다는 사실이 오랜 동안 회의적인 가설로만 여겨졌으나 1990년대 동물 분야에서 세포밖 ATP와 짝을 이뤄 세포 안에 생리 신호를 일으키는 수용체(receptor) 단백질이 확인되면서 세포밖 ATP의 기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식물에선? 식물에서 세포밖 ATP와 결합하는 수용체를 발견하려는 오랜 시도가 이어졌으나 여전히 그 정체는 오리무중이었다.


미국 미주리대학 식물과학부 게리 스테이시(Gary Stacey) 교수 연구팀은 최근 동물에서만 발견되고 식물에선 찾을 수 없었던 세포밖 ATP의 수용체을 찾아내어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보고했다. 이로써 에너지원의 공용화폐인 ATP가 세포 바깥에서 에너지원과는 다른 신호전달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식물에서도 입증됐다. 이번 연구논문에는 이 대학 박사과정생을 거친 최정민 연구원(박사)이 공동 제1저자로, 국내에선 이상열 경상대 교수도 공저자로 참여했다.


스테이시 교수는 한겨레 <사이언스온>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동물 분야에서도 ATP의 세포 바깥 기능에 대해 회의론이 컸지만 그 수용체가 발견되면서 이제는 세계 수백 곳의 연구실이 연구할 정도로 이 분야가 성장했다”며 “마찬가지로 이번에 식물에서 세포밖 ATP의 수용체가 발견됨으로써 ATP의 인식과 작용의 분자 메커니즘을 이해할 길이 열렸으며 많은 후속 연구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00ATP1.jpg » 생체 에너지원인 아데노신3인산(ATP)을 여러 형식으로 표현한 모형들. 출처/ Wikimedia Commons ATP는 일반적으로 세포 안에서 생체 에너지원으로 쓰이지만, 세포가 손상되면 세포질에 있던 ATP는 세포 바깥으로 흘러나오는데 ATP는 이때에 이런 세포의 위험 상태를 이웃 세포에 전달하는 신호물질로도 기능한다. 세포는 손상되지 않더라도 일부러 ATP를 세포 밖으로 분비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실험용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를 이용해 세포 바깥의 ATP를 인식하는 세포의 수용체를 추적했다. 먼저 세포밖 ATP를 인식하면 세포 안에서 칼슘 농도가 높아지는 생리 현상을 이용해, 칼슘 농도가 높아질 때 빛(화학발광)을 내도록 유전자 변형 애기장대를 만들었다. 이어 발광 발현을 정밀 관측하는 감지장치를 이용해, 연구팀은 수많은 무작위 돌연변이 개체 중에서 세포밖 ATP를 인식하지 못하는 돌연변이만을 골라냈고, 거기에서 정상과 달리 망가진 수용체들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세포밖 ATP와 결합해 인식하는 수용체(DORN1)를 찾아냈다.


공동 제1저자인 최정민 연구원은 <사이언스온> 일문일답에서 “2년에 걸쳐 그런 돌연변이 식물 5만 개를 골라낸 다음에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등으로 수용체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놀랍게도 이번에 찾은 식물의 세포밖 ATP 수용체는 동물에서 발견된 것과 디엔에이 구성이 상당히 다르다”며 “그동안 디엔에이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동물의 것과 유사한 수용체를 찾으려는 시도가 왜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지가 이번 결과로 설명된다”고 덧붙였다.


식물체의 세포밖 ATP 수용체가 처음 확인됨에 따라, “식물도 동물처럼 세포밖 ATP를 신호전달 물질로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를 얻었을 뿐 아니라 세포밖 ATP가 식물의 성장, 발달, 스트레스 반응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할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식물과 동물에서 ATP를 똑같은 에너지원으로 쓰면서도 세포밖 ATP의 신호를 세포 안에다 전달하는 첫번째 관문인 수용체는 서로 판이하게 다른 것과 관련해, 스테이스 교수는 “식물과 동물이 서로 다른 진화 경로를 밟으면서도 둘 다 궁극적으로는 세포밖 ATP를 신호전달의 분자로 사용한다”면서 “식물과 동물 시스템을 비교하고 대조하는 것은 흥미로운 연구 영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세포 바깥의 ATP와 세포막의 수용체가 결합하는 정밀한 지점을 찾아내고, 상처뿐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한 식물의 반응에서 이런 신호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등을 후속 연구 주제가 될 수 있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ATP가 세포 안에서 생체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것과 별개로 세포 바깥에선 또 다른 생리대사의 신호전달 기능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식물 분야에서도 세포밖 ATP의 자세한 기능과 그 작용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 외에 다른 식물종에서는 이 수용체가 어떤 식으로 존재하는지 확인하려는 연구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교신저자 일문일답

게리 스테이시 교수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게리 스테이시(Gary Stacey) 교수가 친절하게도 사이언스온의 물음에 답변을 보내주었다. 우리말로 옮겨 이곳에 싣는다.



000Q.jpg 사이언스온: 이번 연구가 기존 연구들과 다르게 이룬 성과와 의미는 무엇인지요?

00ATPStacey.jpg » 게리 스테이시 교수. 출처/ 미주리대학 생화학과 000A.jpg 게리 스테이시:  “논문에도 썼듯이, 동물의 세포밖 ATP의 경우에 초기 연구 보고들은 회의론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회의론은 동물에서 최초 ATP 수용체가 발견되면서 사라졌고, 이 발견은 ATP 작용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연구할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소수의 랩만이 연구했으나 이제 이 분야는 세계 수백 곳의 랩에서 연구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지금 식물 분야에서 상황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소수의 랩만이 ATP를 추가했을 때의 생리학적 반응을 보고할 뿐입니다. 그러나 ATP가 식물에서 신호로 작용하는 메커니즘에 관해 아는 바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세포밖 ATP의 플라스마 막 수용체를 발견함으로써 ATP의 인지와 작용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논문에서 ATP가 식물 상처 반응에서 하나의 신호로 자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입증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야생형 식물에 비교될 수 있는 수용체 돌연변이 개체들을 얻음으로써 가능했습니다. 이런 접근방법은 이제 많은 식물 처리과정에서 신호로서 작용하는 ATP의 역할을 연구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동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ATP가 다양한 식물 생리 과정에서 기능한다는 것이 밝혀질 것으로 믿습니다.”



이번 연구결과가 후속연구로 남겨둔 연구과제는 무엇인지요? 향후 연구 방향은 무엇인지요?

 “짧게 말씀드리면 많고 많습니다. 우리는 정말 이제 시작점에 서 있을 뿐이지요.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우리는 수용체의 구조, 그리고 ATP에 결합하는 지점을 정밀하게 찾아내는 데 아주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다른 식물의 상처 뿐아니라 식물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에서 신호로 작용하는 ATP의 역할을 연구하는 데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DORN1과 함께 동료수용체(co-receptor)로 작용할지도 모를 다른 단백질들을 찾아내는(identify) 데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ATP 결합 이후에 이어지는 신호 처리 과정을 규명하고 싶습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작물에서 ATP 신호처리의 실제적인 역할도 탐사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식물과 동물 간에 세포밖 ATP이 다르다는 점과 관련해, 이번 논문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요?

 “우리는 수렴적 진화(convergent evolution) 과정에서 생기는 식물과 동물 ATP의 분기(divergence)로 인해 그런 차이가 나타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즉, 식물과 동물은 차별적인 진화 경로를 밟아왔지만 둘 다 궁극적으로는 세포밖 ATP를 신호 분자로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흥미로운 연구 영역은 식물과 동물 시스템을 비교하고 대조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동물의 건강 또는 식물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중요한 유사점들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1저자 일문일답 

최정민 연구원



다음은 이번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최정민 연구원(박사)과 나눈 일문일답입니다.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000Q.jpg 사이언스온: ATP는 세포의 에너지원인 아데노신3인산을 말하는 것으로 아는데, 세포밖 ATP(extracellular ATP)는 난해한 개념입니다. 이것의 수용체를 처음 발견했다는 게 이번 논문의 개요인데, 세포밖 ATP와 그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요? 세포밖으로 분비된(?) ATP가 다른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해 그 세포 내부에 어떤 생리대사를 일으킨다는 의미 같습니다만.

00ATPCJM.jpg » 최정민 연구원. 출처/ 최정민 000A.jpg 최정민:  “말씀하신 것처럼 ATP는 세포 안에서 각종 생화학 반응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됩니다. 그밖에도 ATP는 디엔에이와 아르엔에이처럼 유전 정보의 기본 단위이며, 키나제(kinase)와 아데닐라제(adenylase) 같은 신호전달 핵심 효소의 기질(substrate)로도 이용됩니다. 하지만 세포밖에서 ATP는 호르몬과 같은 신호전달 신호로 작용합니다. 상처를 입은 경우처럼 세포가 손상을 입어 세포액이 세포 밖으로 유출되는 경우를 생각하시면 이해에 되움이 되실 겁니다.

 그외에 세포손상 없이도 세포는 능동적으로 필요에 따라 ATP를 세포밖으로 유출하여 주변 세포와 의사소통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그 예로 사람 뇌의 신경말단에서 ATP는 다른 신경전달 물질과 함께 노출되어 뇌의 회로 기능에 기여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동물 분야에서는 ATP가 세포밖으로 유출되어 신경전달 물질로 이용된다는 가설이 1970년에 제안되었으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외면당했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초에 ATP의 수용체가 밝혀지면서 연구가 진전되어 현재는 임상시험에 이를 정도로 그 연구에 진척을 이뤘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식물 분야의 세포밖 ATP 연구 단계는 동물 분야의 1970년대에 비교될 정도로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식물 연구자들은 세포밖 ATP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알더라도 회의적입니다. 그러나 최근 십년 간 저희 연구실을 비롯해 세계 여러 연구팀에 따르면 세포밖 ATP가 식물의 성장, 발달 및 각종 외부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한다는 보고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 연구팀에서 발견한 세포밖 ATP 수용체는 식물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단백질로서 세포밖의 ATP와 직접 결합하여 신호를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 단백질이 결핍된 식물은 세포가 손상되어 ATP가 유출되어도 그 존재 여부를 인지할 수 없게 됩니다.

 저희 연구팀의 세포밖 ATP 수용체 발견은 식물도 동물처럼 세포밖 ATP를 신호전달 물질로 이용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 수용체의 생화학적, 유전학적 연구를 통해 세포밖 ATP가 식물의 성장, 발달 및 외부 스트레스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논문 초록을 보면, 이번에 발견한 수용체 DORN1이 세포밖 ATP를 인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식물체의 스트레스 저항성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문구가 제시되어 있는데요, 세포밖 ATP가 하는 역할은 본래 무엇이며(성장, 발생, 스트레스 저항 등에 중요하다고 하는데 좀 더 설명해주세요), 특히 스트레스 저항성과 관련한 역할이 강조되는 건 왜인가요?

 “식물학에서 기존의 세포밖 ATP 연구들은 대부분 인위적으로 세포밖 ATP의 농도를 조절하거나 동물에서 사용하던 세포밖 ATP 수용체 차단제 등을 처리한 다음에 식물의 성장과 발달에 따른 효과를 평가하는 것으로 수행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세포밖 ATP의 농도에 따라 식물 묘목의 성장, 화분의 발아, 기공의 열림과 닫힘 조절 같은 식물 발달 및 성장을 조절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세포밖 ATP가 식물의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될 것으로 보인다는 가설은 무엇보다도 ATP의 주된 분비 경로가 세포 손상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ATP는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농도(~mM)의 ATP가 세포질에 존재합니다. 바람이나 우박, 해충 등에 의해 식물 세포가 상처를 입으면 높은 농도의 ATP가 세포밖으로 유출됩니다. 이때 상처를 입은 세포는 정상적인 기능의 회복을 위해 재활에 필요한 유전자들의 발현을 촉진시킵니다.

 세포의 상처에 대한 반응이 일부분은 상처를 통해 유출된 ATP에 대한 반응으로 여겨져, 저희는 ATP가 상처 회복에 기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이번 논문에서는 마이크로어레이 칩 기술을 이용하여 상처 없이 ATP만 처리한 경우에 상처에 대한 반응처럼 상당부분의 재활에 필요한 유전자들이 역시 발현됨을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세포밖 ATP 신호전달 연구를 통해 식물의 상처에 대한 저항성을 증진시키는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상처뿐 아니라 ATP는 높은 농도의 염, 식물의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호르몬인 아브시스산(abscisic acid, ABA), 균의 세포벽 성분인 카이틴(chitin)과 같은 환경인자의 처리에 의해서도 분비됩니다. 따라서 저희 연구팀은 세포가 ATP를 분비하여 건강 상태가 아닌 질병이나 위험에 처한 상태임을 인지하도록 하는 데 사용되므로 연구를 통해 더 건강한 식물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000Q.jpg 왜 세포밖 ATP의 수용체가 그동안 동물에서는 발견됐다는데, 식물에선 발견할 수 없었는지요? 동물에선 언제 발견된 것인지요?

000A.jpg  “제 생각에 식물에서 세포밖 ATP 수용체의 발견이 늦어진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첫째는 세포밖 ATP 수용체 발견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식물도 세포밖 ATP를 신호전달 물질로 이용된다는 것이 학계에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물에서는 두 종류의 세포밖 ATP 수용체들이 각각 1993년과 1994년에 발견되었습니다. 첫번째는 P2X 로 ligand gated ion channel이며 두번째는 P2Y로 G-protein coupled receptor로서 특히 사람 몸에는 각각 7, 8개의 단백질들이 각각의 그룹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P는 퓨린(purine)의 줄임말로 ATP의 구성성분인 아데닌(adenine)이 속한 염기의 구성 단위를 의미합니다. 2는 수용체가 삼인산(ATP) 혹은 이인산 (ADP) 상태를 인지함을 뜻하며 P1 수용체가 인이 없는 아데노신(adenosine)을 인지함과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X와 Y는 왜 사용되었는지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세포밖 ATP의 경우처럼 동일한 신호전달 물질이 동물과 식물에서 유사하게 사용되는 경우 과학자들은 동물에서 발견된 수용체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하여 이와 유사한 정보를 식물의 경우에서 찾고자 합니다. 하지만 저희 연구팀을 비롯해 다른 연구팀들이 검색한 결과 어느 식물 유전체 정보에서도 동물의 세포밖 ATP와 유사한 정보를 가진 단백질을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번에 밝혀진 식물의 세포밖 ATP 수용체는 동물에서 발견된 것과 적어도 디엔에이 구성이 상당히 다릅니다. (아직 새로 발견된 세포밖 ATP 수용체의 3차원 구조가 연구되지 않았으므로 단백질 구조가 다르다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왜 그동안 디엔에이 서열에 기반한 유사정보 검색을 통한 시도가 성과가 없었는지 설명이 됩니다."



그동안 세포밖 ATP의 수용체가 식물체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웠고, 그래서 “마침내 발견했다”는 표현도 가능한데, 이번 발견 이전에 식물학계에서는 어떤 설명(가설/학설)이 있었고, 이번 발견으로 그런 설명(가설/학설)은 어떻게 바뀔수 있는 것인지요?

 “식물학계에서는 세포밖 ATP가 신호전달 물질로 이용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며 혹시 알더라도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십년 간 세포밖 ATP가 식물의 성장, 발달 및 스트레스에 관련한다는 보고가 증가하였으며 세포밖 ATP를 연구한 팀들은 약리학적, 생화학적 데이타에 기반해 다른 생장 호르몬처럼 세포밖 ATP도 수용체가 있을 것으로 강하게 믿어왔습니다. 이를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 중 하나로 다른 연구팀에서는 세포밖 단백질체를 분리하여 ATP와 결합한 단백질을 정제하는 데 힘쓴 반면에, 저희 연구실에서는 유전학에 기반하여 ATP에 반응하지 않는 돌연변이를 선발하고 어떤 유전자가 변형되었는지 찾아내는 방법을 시도하여 첫 세포밖 ATP 수용체를 식물에서 발견하였습니다."



000Q.jpg 식물체에선 발견하기 어렵던 세포밖 ATP의 수용체 DORN1을 발견하는 데에는, 기존 연구와는 다른 독특한 방법론이 사용되어야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떤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여 그걸 찾게 되었는지요?

000A.jpg  “이번 연구에서 저희 팀은 유전학에 기반하여 ATP에 반응하지 않는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의 돌연변이를 선발하였습니다. 애기장대에서 ATP를 감지한 세포는 세포 내의 칼슘 농도를 증가시켜 신호를 증폭합니다. 세포 내의 칼슘 농도를 쉽게 측정하기 위해 저희는 칼슘 농도에 따라 빛을 내는 단백질 에쿼린(aequorin)이 형질 전환된 애기장대를 사용하였습니다.

 발아 후 5일이 된 애기장대에 ATP를 처리하면 세포 내 칼슘 농도가 증가하고, 세포 내의 에쿼린은 증가된 칼슘과 결합하여 빛을 냅니다. 애기장대에서 발생하는 파란 빛은 민감한 센서인 전하결합소자(CCD, Charged Coupled Device)가 설치된 카메라에 의해 측정됩니다.

 저희는 화학물질인 EMS(ethyl methanesulfonate)를 이용하여 모본이 되는 형질전환 식물에 디엔에이 변형을 유도하였습니다. 저희는 식물이 세포밖 ATP를 신경전달 물질로 이용한다면 이를 인지할 수 있는 수용체가 유전체에 내재되어 있다고 가설을 정하고 EMS를 통해 수용체가 기능할 수 없도록 디엔에이을 변형하였습니다. 따라서 모본이 되는 정상식물은 ATP를 처리했을 때 빛을 내지만 돌연변이 식물은 빛을 내지 않습니다.

 EMS는 무작위로 디엔에이 변형을 일으키므로 해당되는 수용체를 선발하기 위해서 2년에 걸쳐 5만개의 돌연변이 식물을 선발하였습니다.

 돌연변이 선발 이후 전통적인 유전자 지도에 기반한 클로닝 방법과 전체 유전체 시퀀싱을 겸하여 해당되는 유전자를 밝혀냈습니다. 이번 논문에서 발표된 두 돌연변이들은 동일한 유전자의 서로 다른 부분의 디엔에이가 변형되어 그 기능이 상실된 경우입니다."



이번 발견이 식물을 이해하는 데에서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동물과 식물의 근본 차이와 관련된 것이라면, 교과서에도 등재되어야 할 정도로 의미있는 것인지요?
 “저는 이번 발견이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친숙한 화학물질인 ATP가 세포밖에서 신호전달 물질로 이용되고 있음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식물의 외부환경 인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ATP가 동물과 식물의 분화 이전에 이미 에너지원이나 유전물질의 재료로 사용되었음을 고려했을 때 세포밖에서 이를 인지하는 수용체의 구조가 상이함은 동물과 식물의 진화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연구 주제가 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사람 몸의 경우에 ATP는 모든 세포에 존재하며 이를 인지하는 수용체가 세포나 조직에 따라 다르게 분포되어 각각의 생물학적 역할을 조절하는 데 다양한 작용을 합니다. 이처럼 식물에서도 ATP는 모든 세포에 존재하므로 세포밖에서 신호전달 물질로 식물의 성장, 발달 및 스트레스 등의 넓은 영역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현재는 다만 그 연구의 시작 단계이므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많은 발견들이 축적되면 그 중요성에 따라 교과서에도 등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믿습니다.”



연구과정에서 최 선생께서 하신 역할은 어떠한 것인지요?

 “저는 돌연변이 선발과 세포밖 ATP 수용체가 되는 해당 유전자의 발견 및 마이크로어레이 칩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이밖에도 세포밖 ATP 수용체의 발현이 증대된 형질전환 식물을 만들어 이 식물이 세포 내 칼슘 농도 증가,  ATP처리에 의해 유도되는 유전자 발현 등 세포밖 ATP에 민감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수용체의 인산화효소 기능이 EMS에 의한 디엔에이 변형으로 그 기능을 상실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희망하는 향후 연구 방향은 무엇인지요?

 “저는 이번 연구가 최초로 식물에서 세포밖 ATP 수용체를 밝혀냈다는 데에서 동물에서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식물의 다양한 생리작용을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수용체 발견은 식물이 어떻게 세포외  ATP를 신호전달 물질로 이용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작에 해당하며 이를 바탕으로 수용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세포밖의 정보를 칼슘 농도 증가와 같은 세포 내의 생화학적인 언어로 번역하는 데 기여하는지 그 작용 기작을 밝여내고 싶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에서 밝혀진 기초연구를 농작물에 적용하여 이를 바탕으로 자연재해와 각종 질병에 강한 작물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싶습니다.”



최 선생 자신을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얼굴 사진 파일과 연구내용과 관련한 시각물(그림/사진) 파일을 제공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 식물생산과학부에서 이석하 교수님의 지도 아래 학부와 석사학위 과정을 마친 뒤 미국 미주리대학으로 유학하여 식물과학부(Division of Plant Science)의 게리 스테이시(Gary Stacey)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번 논문은 제 박사학위 연구 결과입니다. 제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던 같은 실험실의 박사후연구원인 다나카(Kiwamu Tanaka) 박사도 공동 제1저자입니다.”

00ATPreceptor2.jpg  

[돌연변이 선발에 사용되었던 칼슘 에세이 이미지] 이 영상은 칼슘 센서가 도입된 정상 애기장대 식물에 500 마이크로몰의ATP를 처리한 뒤 전하결합소자가 설치된 카메라로 400초 동안 측정한 빛을 인위적인 색깔로 처리한 것입니다. 배경이 되는 검정색에 비교했을때 분홍색일수록 강한 빛을 의미합니다.


 

000Q.jpg 제가 질문 드리지 못했지만 꼭 들어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000A.jpg  “세포밖 ATP의 작용을 이해할 때 중요한 점은 ATP 자체의 화학구조는 변함이 없다는 점입니다. 종종 세포밖의ATP가 세포막에 있는 펌프(pump)나 트랜스포터(transporter)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거나 혹은 세포밖 효소의 기질로 사용되는 것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두 경우 모두 이를 위해는 ATP가 가수분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세포밖 ATP가 신호전달로 이용될 때 가수분해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ATP는 화학적으로 친수성이기 때문에 세포막을 통과할 수 없으므로 한번 세포 밖으로 분비되면 그래도 밖에 머무르게 됩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 이 기사는 엠바고 약속에 따라 17일 오전 10시에 게재되었습니다.

일부 기록에 남아 있는 "16일 오후 2시17분"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기사 파일을 생성한 시각입니다.

  • 구글
  • 카카오
  • 싸이월드 공감
  • 인쇄
  • 메일
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알림] 사이언스온이 미래&과학으로 바뀝니다[알림] 사이언스온이 미래&과학으로 바뀝니다

    뉴스사이언스온 | 2017. 12. 11

    미래/과학/기술/환경 뉴스와 비평, 연재물 서비스사이언스온 옛 글들은 지금처럼 접근 가능합니다 독자님들께안녕하세요. 그동안 작은 도전이었던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의 필자들을 격려해주시고 또 웹진을 사랑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

  • “언어사용 패턴은, 몸의 스트레스 보여주는 지표”“언어사용 패턴은, 몸의 스트레스 보여주는 지표”

    뉴스오철우 | 2017. 11. 07

    특정 언어사용패턴과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발현 사이에 ‘상관성’“무의식적 언어패턴이 의식적 자가보고보다 측정정확도 더 높아” 일상언어 사용의 패턴이 말하는 이 자신도 잘 모르는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알려주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

  • 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꾼다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꾼다

    뉴스오철우 | 2017. 11. 07

    ※ 이 글은 한겨레 11월6치 '미래&과학' 섹션 지면에 실렸습니다. 지면 편집 과정에서 분량을 줄이기 이전 원고를 사이언스온에 올립니다. 편집 과정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꿔치기[미래&과학] 주목받는...

  • ‘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 수학적으로’‘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 수학적으로’

    뉴스오철우 | 2017. 11. 03

    수학적 모형 분석 논문 ‘눈길’세포간 경쟁과 선택, 노화와 암의 ‘딜레마’ 같은 상호관계 다뤄‘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도, 이론적으로도, 수학적으로도 노화를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노화를 일정 정도 늦출 순 있어도 멈출 순 없다는 ...

  • 염기 하나만 바꾸는 단일염기 수정기법의 '확장'염기 하나만 바꾸는 단일염기 수정기법의 '확장'

    뉴스오철우 | 2017. 10. 26

    시토신-구아닌 쌍을 티민-아데닌 쌍으로 ‘점 수정’ 이어아데닌-티민 쌍을 구아닌-시토닌 쌍으로 수정기법 개발하버드대학 리우 교수와 MIT 펑 장 교수 각각 성과 발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법의 기본 원리를 이용하되 디엔에이(DNA) 두 가닥을 ...

자유게시판 너른마당

인기글

최근댓글

트위터 팔로우

sub2 untit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