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의 "여덟 갈래 정책 산책"

과학기술정책은 과학기술인의 더 나은 연구환경에 중요하며 또한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발전에 중요합니다.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 있는 여덟 명 필자들이 과학기술을 위한 정책, 더 나은 사회 정책을 위한 과학기술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시민, 과학에 참여하다

[4] 시민과학의 가능성



openclipartorg.jpg » 출처 / openclipart.org


학과 기술은 누구의 문제인가? 과학과 기술은 시민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과학자와 기술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뜨거운 논쟁이 진행중인 원자력 발전 문제와 같이, 현대 사회에서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는 사회 문제들은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각종 산업과 행정체계, 그리고 우리의 일상이 복잡한 기술 시스템에 의존할수록 사회 문제와 과학기술 문제는 점점 더 떼어놓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과 기술이 더 넓은 사회와 연관되어 있음은 연구비의 흐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상당수의 연구는 세금으로 지원된다. 국가 과학기술 지식정보 서비스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14년에는 17조 6395억원, 2015년에는 18조 8747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국가연구개발사업에 투자하였다.[1] 과학은 과학자들만의 것이 아니고, 기술도 기술자만의 것이 아닌 것이다.


과학기술 관련 시민참여 제도는 이와 같은 이유로 시민들이 과학기술정책 결정에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주최하는 ‘기술영향평가’가 대표적인 시민참여 제도이다. 전문가 집단과 별개로 시민들은 ‘기술영향평가 시민공개포럼’에서 미래에 개발될 기술 중에서 윤리적, 법적, 사회적 영향이 클 것으로 여겨지는 기술에 대해 그 영향을 예측하고 평가한다.


시민참여 제도가 과학기술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간접적인 과학 활동이라면, 시민이 과학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시민과학’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관심 있는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생태 탐사나 우주 관측 활동에 참여하여 과학적 데이터 생산에 기여한다. 또, 환경과 보건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민들 스스로 측정 활동을 통해 데이터를 생산해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과학 연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시민과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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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학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과학 연구의 일부, 혹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과학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정의가 다소 넓은 만큼 시민과학 프로젝트는 그 목적, 규모, 형태, 과정 등이 다양하다. 따라서 실제 사례들을 검토하고 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우선 시민과학을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저 목적과 시민의 참여 형태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과학자의 연구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형태이다. 이때 시민과학의 목적은 과학 연구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는 것이다. 연구팀이 조사하기 어려운 광범위한 지역에서 조사를 하거나, 다량의 데이터를 분류하고 해석하는 데 다수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연구 노동력의 일부를 제공한다.


두 번째는 과학 연구 주제를 찾아내는 데 시민들이 기여하는 것이다. 시민들은 과학자들이 연구하지 않는 문제, 또는 과학자들에게 흥미가 적은 문제를 드러내고, 나아가 직접 연구를 수행하기도 한다. 지역 환경오염 조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새로운 지식 탐구나 최첨단 기술 개발과는 대체로 거리가 멀지만, 지역에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주민들이 스스로 연구를 수행하거나 과학자들에게 조사를 의뢰한다. 이 경우, 특정 사회적, 혹은 정치적 어젠다를 지닌 시민단체가 프로젝트의 설계와 운영을 주도하기도 한다.[2]

시민과 과학자의 상호작용 수준도 중요한 분류 기준이 된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산하 기관인 비공식 과학교육 진흥센터(The Center for Advancement of Informal Science Education, CAISE)는 2009년 보고서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과학 연구를 참여 정도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대중이 조사 활동의 결과로 생산한 데이터를 과학자에게 제공하는 형태가 “기여(contributory)”의 모델이라면, “협력(collaborative)” 모델에서 시민의 역할은 조금 더 적극적이다. 연구 설계나 데이터의 해석, 또는 연구 결과를 널리 알리는 단계에서도 시민들이 참여한다. 앞선 두 형태의 시민과학 프로젝트에서는 과학자들이 연구의 설계를 맡아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간다면, “공동 연구(co-create)”의 모델은 과학자와 대중이 거의 모든 연구의 단계에서 함께하거나 시민이 과학자의 도움 없이 연구를 수행하는 형태로, 시민들의 참여 정도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3]



인간 센서가 된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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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1]


4월 21일 ‘과학의 날’에 열린 ‘2017년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는 과학기술진흥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동물이 내는 울음소리를 기반으로 그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는 장 교수의 주요 관심은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이다. 그런데 장 교수의 연구 방법에는 독특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어린이들을 포함한 다수 시민들이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보내준다는 것이다. 장 교수가 2012년부터 <동아사이언스>와 함께 꾸려 운영하고 있는 “지구사랑 탐사대”의 대원들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수원청개구리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2분 간 개구리 소리를 녹음하고, 위치정보와 수집자의 이름, 날짜, 그리고 주변 환경 사진 등 필요한 정보를 함께 기록하여 장 교수 연구팀에 전송한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모아 서로 다른 종의 개구리 울음소리를 분석하여 개구리 종 분포를 파악하는 데 활용한다.[4]


장 오래 된, 그리고 널리 행해지는 시민과학의 형태는 앞서 설명한 장이권 교수의 연구 사례와 같이 여러 시민들이 과학자의 지도를 받아 데이터를 수집하는 형태이다. 즉, 시민들이 인간 센서가 되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대체로 “기여 모델”의 형태로, 과학 연구에 기여하한다는 목적을 가지며 참여하는 시민들은 과학자들이 설계한 실험이나 조사 계획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당한 지식을 획득한 시민들은 과학자의 연구에 다소 단순한 데이터 수집 이상의 기여를 하여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지구사랑 탐사대의 탐사대원인 유상홍씨도 장 교수와 함께 논문 저자로 참여했다.)


시민과학은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시민들이 생태 탐사나 천문 관측과 같은 활동을 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인 미국 국립오듀본협회(National Audubon Society)의 크리스마스 조류 탐사는 조류 개체의 감소 현상을 우려하여, 크리스마스 전통으로 행해지던 사냥 대신 조류 개체 수를 세기로 한 것에서 시작하였다. 이 탐사는 1900년 크리스마스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쌓인 방대한 자료는 미국의 조류 생태 변화를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5]


사실 19세기나 20세기 초의 시민과학이 현대의 ‘시민과학’과 같은 형태의 과학 활동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과학이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학위라는 인증 과정을 거친 전문직업인 과학자의 영역으로 여겨진 것은 20세기 초중반 이후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 전에는 아마추어 과학자와 전문 과학자 사이의 경계가 매우 불분명했다. 그러나 한 개인이 중심이 된 것이 아니라, 다수의 자발적인 시민들에 의해 조사와 연구가 수행되었다는 핵심을 공유하므로 둘 다 시민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 국립오듀본협회의 크리스마스 조류 탐사의 역사.https://vimeo.com/71432056 ]


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인간 센서’들의 시공간적 제약마저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이나 스마트폰 앱 등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주제의 시민과학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장이권 교수의 수원청개구리 조사 사례에서도 스마트폰 앱은 핵심적인 기술로 활용됐다. 스마트폰 앱으로 데이터의 기록과 저장, 전송은 물론 분석 또한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었다. 시민과학 프로젝트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도 생겨났다.


‘주니버스(Zooniverse)’라는 인터넷 사이트는 “대중에 의해 수행되는 연구(people-powered research)”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과학자와 대중을 매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6]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연구팀은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와 함께 분석이 필요한 데이터를 업로드 한다. 이 데이터는 주로 천체 사진이나, 남극과 아프리카의 특정 지역에서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동물의 활동 모습을 찍은 사진, 혹은 20세기 초반 식물 채집 표본을 스캔 한 이미지 등 영상물의 형태인 것이 많다. 참가자들은 각자 흥미를 갖고 있는 프로젝트 페이지에서 안내에 따라 특정한 천체 활동을 찾거나 동물의 수를 세는 등 간단한 분석 결과를 입력한다.


citizenscience22.jpg » 주니버스에 등록된 펭귄 워치(Penguin Watch) 프로젝트. 전 세계에서 접속한 이용자들은 남극의 여러 지역에서 50대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서 어른 펭귄, 새끼 펭귄과 알의 개수를 세어 남극의 생태 조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생생한 남극의 펭귄 사진을 감상하는 것은 덤이다. https://www.penguinwatch.org



과학으로 정치적 주장을 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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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 2]


지난 6월 10일 남산 ‘문학의 집’에 얼핏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청소년과 주부, 회사원, 대학생과 젊은 부부 등 30여 명이 모였다. 네다섯 개의 원탁에 모여 앉은 이들은 모두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주최한 미세먼지 측정 프로젝트 참가자였다. 미세먼지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5월 자발적으로 모인 참석자들은 서울 곳곳에 흩어진 각자의 직장과 집 주변에서 패시브 샘플러(passive sampler)로 대기 샘플을 채집하였다. 패시브 샘플러는 대기중에 부유하는 물질을 흡착하여 채집하는 도구로, 모터로 공기를 빨아들여 채집하는 액티브 샘플러(active sampler)보다 저렴하고 조작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미세먼지’로 분류되는 PM 2.5 수준의 미세먼지만 골라서 채집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신 대표적인 도심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NO2)와 대기중에 먼지 형태로 떠다니는 오염물질의 함량인 총 부유먼지(TSP:Total Suspension Particle)를 측정하여 미세먼지의 양을 추정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채집된 대기 샘플은 대전대학교 환경공학과 김선태 교수 연구팀에게 보내졌다. 이 날은 김 교수가 참가자들에게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데이터가 갖는 의미를 해설하며, 참석자들이 미세먼지 대응 방안을 함께 토론하는 날이었다.


citizenscience3.jpg » 녹색연합의 미세먼지 측정 프로젝트에 참가한 어린이가 대기오염을 조사하기 위한 패시브 샘플러를 설치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약 130명의 시민이 참여하여 서울시의 100여개 지점에서 대기질을 측정하였다. 사진/ 녹색연합 시민과학은 사회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견해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녹색연합의 미세먼지 측정 프로젝트와 같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문제를 찾아내어 관련된 과학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활동을 수행한다. 따라서 시민과학 프로젝트는 그 자체로 다수의 시민이 우려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드러내고, 정부나 관련단체로 하여금 적극적인 대응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한다. 즉, 과학활동을 통해서 정치적 주장을 개진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인간 센서’가 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에서는 과학자의 실험 디자인과 지시 사항이 중요하다면, 이 때 시민들은 조사의 방향과 내용을 설정하며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앞서 소개한 ‘협력 모델,’ 혹은 ‘공동연구 모델’에 가깝다. 물론 이 때에도 분석과 실험 방법에 대해 자문을 받는 등 과학자와 협력하기는 아주 중요하다. 꾸준히 패시브 샘플러를 개발하고 그 활용 방안을 연구해 온 김선태 교수가 없었더라면 미세먼지 측정 프로젝트는 실행이 어려웠을 것이다.


녹색연합의 사례처럼 최근 한국 사회에서 시민과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발언하기 위한 통로로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차일드세이브’는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의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온라인 커뮤니티로, 방사능 안전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시민과학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한국이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정부와 전문가들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차일드세이브의 회원들은 방사능의 위험에 대해서 스스로 공부하고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구를 이용하여 직접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활동을 했다. 차일드세이브의 방사능 측정 활동은 이후 소비자운동으로 확장되었다. 제품에 함유된 방사능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거나, 제품의 방사능 함유를 측정하기도 했다. 이후 다른 시민단체와 함께 ‘시민방사능감시센터’라는 단체를 결성했다.


이 단체는 전문적으로 방사능을 분석할 수 있는 핵종분석시스템을 갖춰 방사능 위험에 대해 직접 감시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한테서 검사 의뢰를 받아 분석해 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7] 해외에서도 양동이를 사용하여 지역의 대기 오염을 측정하고 기록한 사례나 해안가에서 플라스틱 오염 실태를 조사하는 프로젝트들이 있듯이, 시민과학은 시민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문제를 드러내는 데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8]



시민과학의 의미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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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학은 어떤 정책적 의미와 가능성을 주는가? 첫째로 크고 작은 시민과학 프로젝트의 활성화는 과학 교육과 과학 문화 확산에 기여한다. 과학 교육에서 실험과 탐구를 경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과학관이나 전시관 내의 활동이 가상의 공간과 이상적인 환경에서 잠깐 이루어지는 ‘체험’에 가깝다면, 시민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과학자와 교류하며 데이터의 생산과 분석에 기여하는 것은 ‘경험’에 가깝다. 시민들이 얼마나 관여하는지에 따라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문제와 가설 세우기, 실험이나 데이터 수집, 분석을 통한 가설 확인과 같은 핵심적인 과학 활동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따라서 시민과학은 생태와 환경, 자연사, 우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과학 연구의 방법과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째로 사회 문제를 드러내고 이에 대한 주장을 펼치고자 하는 시민과학은 또한 공동체 구성원인 시민이 갖추어야 할 교양으로서 과학 교육에 기여한다. 점점 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과학기술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교양으로서 과학’은 매우 중요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과학적 데이터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환경과 보건 문제와 같이 과학과 관련이 깊은 사회 문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특히 대중매체나 과학책에서 주어지는 과학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데이터를 보는 안목과 관점을 기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과학은 과학을 통한, 그리고 과학에서 민주주의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민주주의와 과학의 관계에 주목해 온 과학사회학자들은 이 점을 시민과학의 가장 중요한 의미로 여긴다. 시민과학은 시민들의 우려와 걱정, 관심과 요구사항 등 정치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매우 효과적인 의사표현 수단이다. 즉, 과학을 통해 민주주의의 핵심인 정치적 의사표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그동안 ‘수행되지 않은 과학’이 무엇인지 드러낸다는 점에서 과학계에서 더 다양한 가치를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과학 연구는 기반 시설과 인적, 물적 자본을 필요로 하므로 경제적 자원이 풍부한 영역에서 더 활발한 연구가 일어난다. 기술 개발도 마찬가지다. 많은 경우에 기술은 다수 또는 표준이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방향으로 개발되므로 지역의 문제나 소수자의 문제를 해소하는 기술은 소외되기 쉽다. 과학과 기술의 힘이 필요한 사회문제를 드러내고, 연구개발 지형에 조금이나마 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과학은 그 의의가 크다.


[주]


[1] 부처별 국가연구개발사업 투자 추이 (2014-15). 2016년 통계는 아직 등록되어 있지 않다. http://sts.ntis.go.kr/ntisStats.jsp

[2] Miller-Rushing et al., “The History of Public Participation in Ecological Research,” Front Ecol Environ Vol. 10 no. 6 (2012), pp. 285–290, doi:10.1890/110278

[3] Bonney R, Ballard H, Jordan R, et al., Public Participation in Scientific Research: Defining the Field and Assessing Its Potential for Science Education (2009) (Washington D.C., CAISE).

[4] 김은영, “이화여대 장이권 교수, 2017과학기술진흥 국무총리표창 수상,” 동아사이언스 2017년 4월 21일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17754); “수원청개구리의 집은 어디인가요?” YTN 사이언스, https://www.youtube.com/watch?v=A-4gFlxfvs8

[5] “History of the Christmas Bird Count,” National Audubon Society. http://www.audubon.org/history-christmas-bird-count

[6] Zooniverse, https://www.zooniverse.org/

[7] 이영희, “과학기술 시티즌십의 두 유형과 전문성의 정치 - 과학기술 대중화 정책과 `차일드세이브`의 활동을 중심으로,” <동향과 전망> 92호(2014), 174-211쪽

[8] Gwen Ottinger, “Buckets of Resistance: Standards and the Effectiveness of Citizen Science,”  Science, Technology, & Human Values Vol. 35 no. 2 (2010), pp. 244-270.


강연실 가톨릭대학교 박사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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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실 강연실 가톨릭대학교 박사후연구원(과학기술정책)
과학기술학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정책을 연구합니다. 박사학위논문에서는 석면을 둘러싼 환경보건운동과 보상정책의 양 측면에서 과학지식의 생산과 활용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연구자로서 세상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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