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색보정 메커니즘’, 카메라 업그레드 도움 될까

3개 홑눈이 주변광의 색변화 감지해 뇌에 정보전달
“뇌에서 겹눈의 시각정보와 통합, 주변빛 변화 보정”


00beewiki.jpg » 꿀벌은 2개의 겹눈 외에도 머리 위쪽에 3개의 홑눈을 지니는데,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진은 이런 홑눈으로 들어오는 빛 정보가 수시로 변화하는 주변 빛의 색 정보를 파악해 꿀벌 뇌에 알려줌으로써 주변 빛의 색 변화를 에누리하고서 피사체의 색을 식별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변에 빛이 바뀌면 카메라의 영상에 포착되는 피사체의 색감도 바뀌곤 한다. 주변 빛의 색 변화를 카메라의 눈이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 눈은 주변 조명의 색이 바뀌어도 이런 변화를 걸러내어 대상물의 색을 늘 같은 것으로 인식하며 식별해내는 이른바 ‘색채항등성(color constancy)’을 갖추고 있다.


다음은 지난 2015년에 줄무늬 드레스의 색상을 두고서 ‘흰금(흰색-금색)’이냐 ‘파검(파란색-검정색)’이냐의 화제성 논란을 빚었던 당시에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에 실린 필진의 글에서 ‘색채항등성’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색채 및 시각 전문가인 웰슬리대학의 신경과학자 베일 콘웨이는, 인간의 시각 시스템은 햇빛 속에서 사물을 보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하루종일 변화하는 가시광선 파장의 세기에 따라 색상을 달리 느끼기 쉽다고 합니다. 새벽엔 세상이 엷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가 낮이 되면서 푸른 백색이 강해지고, 다시 저물 무렵엔 석양처럼 붉게 변하는 식이죠. “어떤 사물을 볼 때, 시각 시스템은 익숙한 햇빛의 변화에 근거해 눈에 ‘보이는’ 색을 보정하게 됩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시스템에서 푸른색 파장을 보정하게 되면 “흰금”을, 노란색 파장을 보정하게 되면 “파검”을 보게 되는 겁니다.” (콘웨이 자신은 “파금”에 가깝게 본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자연 보정’ 현상을 일컬어 색채항등성(color constancy)이라 합니다.“

00color.jpg » 지난 2015년, 미국 매체 '버즈피드'가 '이 옷 색깔은 뭘까요?'라는 물음과 함께 게시한 사진(가운데)을 두고서 '흰색 바탕에 금색 줄무늬'(흰금, 왼쪽)와 '검은색 바탕에 파란색 줄무뉘'(파검, 오른쪽)라는 서로 다른 답들이 쏟아지면서 색채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가운데가 원래 사진이며 왼쪽과 오른쪽은 '흰금'과 '파검'이 두드러지도록 일부러 보정한 것이다.출처/ Wired

[출처]

‘흰금’이냐 ‘파검’이냐…수백만 명 옷 색깔 논란 이유는? (김서경, 2015. 03. 16)

 http://scienceon.hani.co.kr/248569


색채항등성 덕분에 우리는 주변 조명이 변하더라도 대상물의 색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색채항등성의 시각 능력에는 매우 복잡한 신경계가 필요하지만, 많은 동물들은 그런 복잡한 신경계 구조 없이도 비슷한 색각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꿀벌도 그렇다. 꿀벌은 자연 수풀 속의 빛이나 태양 빛. 그늘 빛처럼 주변 빛의 색이 바뀌더라도 꽃의 본래 색을 식별하는 색채항등성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조: 이 기사에서 다룬 논문).


이런 색채항등성은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에선 잘 구현되지 못해 왔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나 드론, 로봇에 장착하는 카메라가 주변 조명 변화를 보정하면서 피사체의 본래 색을 좀더 제대로 잡아낼 수 있게 하는 데 응용될 만한 꿀벌의 색각 메커니즘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진이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 아르엠아이티(RMIT) 대학 등 연구진은 과학저널 <미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낸 논문에서,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징 기법에 응용할 수 있을 만한 색채 정보 처리 시스템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꿀벌의 색각 신경망에서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꿀벌 같은 꽃가루받이 곤충은 주변 조명과 배경 색깔이 계속 빠르게 변하는데도 자신이 찾는 꽃들의 동일한 색을 어떻게 인지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00beeocelli.jpg » 꿀벌은 2개의 겹눈 외에도 머리 위쪽에 3개의 홑눈(원 표시 안쪽)을 지닌다.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꿀벌은 2개의 겹눈 외에도 머리 위쪽에 3개의 홑눈을 지니는데, 연구진은 하늘을 향해 있는 3개의 홑눈을 통해 들어오는 특정 파장의 빛 정보가 계속 변하는 주변 빛의 색채 정보를 꿀벌의 뇌에 전달되고 겹눈에서 들어온 빛 정보와 합쳐져, 꿀벌이 대상물의 본래 색을 주변 빛의 색 변화를 무시한 채 식별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겹눈을 통해 들어오는 시각 정보에서, 배경이 되는 주변광의 색 변화 정보를 에누리함으로써 주변 빛의 변화와 무관하게 대상의 본래 색을 보정해 감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신경 해부와 현미경 관찰을 통해 꿀벌의 홑눈에서 이어지는 신경의 연결망을 추적해 그것이 뇌로 이어지며 겹눈에서 들어오는 시각 정보와 통합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홑눈의 광수용체를 통해 들어오는 시각 정보가 꿀벌 뇌에서 색 정보를 처리하는 핵심 영역에 제공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리 연구결과는 주변 빛의 색을 감지하는 홑눈 덕분에 꿀벌의 뇌는 주변 조명으로 인해 덧씌워진 색을 에누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그런 능력이 없다면 주변 조명의 색 변화가 꿀벌의 색 지각을 혼돈에 빠뜨릴 것”이라고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 유투브, https://youtu.be/YtNSalGJhIo ]


다음은 연구진이 논문에서 결론 대목이다.


“결국에, 홑눈의 시각 정보 입력을 이용하는 메커니즘을 통해서 꿀벌은 색채항등성(color constancy)을 얻는 데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이런 방법이 조명 변화로 인한 색상 변동을 색상 식별의 임계값보다 작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메커니즘은 뇌의 속질 부분이나 중앙 부분(medullar or central body) 또는 국지적인 연산(computation)에서 나오는 하향식 정보 흐름에 의해 실행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므로 이런 메커니즘 덕분에 자연 상태에서 아주 빈번하게 볼 수 있는 주변 조명 변화에서도 꿀벌은 꽃 색깔을 늘 같은 것으로 인지할 수 있는 것이다.” (논문에서)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가 수학적인 컴퓨터 모델링, 동물행동학, 신경해부학, 생태학의 여러 분야가 융합해 이룬 다학제 연구의 사례라고 소개하면서, 이 발견이 주변 조명이 변화하며 복잡한 색들이 뒤섞인 환경 속에서 색을 정확히 감지해 대상물을 식별해야 하는 드론이나 로봇, 스마트폰의 카메라 이미징 시스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논문 의미(Significance)

색을 감지하는 데엔 변하는 자연광 색을 에누리해서(discount) 처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꿀벌 색각(color vision)에 바탕을 둔 이런 고전적인 문제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검증된 수학적 해법을 제시한다. 꿀벌에 있는 홑눈의 단순한 두 광수용체(ocellar photoreceptor)에서 관찰되는 스펙트럼 튜닝(spectral tuning)은 국제조명위원회 표준(standard CIE)이나 자연 숲의 빛, 태양 빛, 그늘 빛과 같은 다른 빛 환경에 대한 최적의 색채항등성 해결책을 제공한다. 홑눈 광수용체에서 유래한 스펙트럼 정보가 꿀벌 뇌의 중앙 정보처리 영역으로 전달될 수 있게 할 만한 신경 경로는 이런 우리의 모형을 충분히 뒷받침한다. 색채항등성에 대한 이런 해결책은 정확한 색 해석을 할 수 있는 색 이미징 시스템에도 구현될 수 있다.

 
  논문 초록(Astract)

꿀벌 같은 꽃가루받이 곤충은 주변 조명과 배경 색깔이 계속 빠르게 변하는데도 자신이 찾는 꽃들의 동일한 색을 어떻게 인지할 수 있을까? 100년 전, 폰 크리스(von Kries)는 이런 색채항등성의 문제에 대해 우아한 해법을 제안했다. 색채항등성은 지금도 많은 이미징과 기술 응용 분야의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동물 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경험적 증거는 여전히 미미한 상태이다. 우리의 수학적 모델링 연구는 대부분 자연광 환경들에 대한 최적의 색채항등성을 유지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입력 정보를 꿀벌의 단순한 홑눈 광수용체들에서 관찰되는 스펙트럼 튜닝(tuning)이 제공함을 보여준다. 홑눈 광수용체에서 유래한 신호들이 꿀벌 뇌의 정보 처리 영역에 통합되도록 하는 신경 경로를 상세히 기술함으로써 우리는 이런 모델을 충분히 뒷받침한다. 이 연구결과는 고전적인 색채항등성 문제에 대한 신경망의 구현 방식을 드러내어주며, 이는 인공적 색 이미징 시스템에 간편하게 변환해 사용될 수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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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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