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형광 내는 청개구리 발견

아르헨티나의 나무 개구리 종에 자외선 쪼이자 초록빛

양서류 첫 사례...생태와 동물행동에서 어떤 역할 할까


00treefrog.jpg » 밝은 빛 아래의 나무 개구리(왼쪽)와 어두운 곳에서 긴 파장의 자외선에 노출된 나무 개구리(오른쪽). 출처/ Taboada et al. (PNAS, 2017)


‘형광’ 물질은 일부 생물종의 몸에서도 생성된다. ‘녹색 형광 단백질(GFP)’은 1960년대에 해파리 종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유전자나 단백질에 녹색 빛을 내는 표지처럼 붙여서 유전자나 단백질의 분자 현상을 쉽게 확인해주는 혁신적인 실험도구로서 생물학 실험실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형광은 육상의 동물들에서도 드물게 나타나는데, 앵무새, 바다거북이 같은 일부 종에서 형광의 존재가 보고돼 왔다.


최근 남아메리카에 사는 청개구리 종에서도 독특한 생물 형광 현상이 처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연구진은 이 나라 산타페 지역에서 주로 나무에 살아 ‘나무 개구리’로 불리는 청개구리의 일종인 ‘힙시보아스 푼크타투스(Hypsiboas punctatus)’가 녹색-청색의 형광 분자를 지니고 있음을 처음 발견했다며 과학저널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보고했다.


00treefrog2.jpg » 아래쪽에서 본 녹색 형광의 나무 개구리 모습. 출처/ Taboada et al. (PNAS, 2017) 연구진은 가시광선 대역에 가까운 장파장의 자외선을 이 나무 개구리에 비추자 비교적 센 녹색-청색 형광을 낸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처음 발견했을 때 “믿기 힘들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의 뉴스에서 말했다. 연구진은 해질녘처럼 어둑한 때나 한밤중에 이 개구리 종이 녹색-청색의 형광을 내며, 그 빛이 “보름달 같은 가시광선과 비교해 18%가량에 달하는” 밝기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형광을 내는 분자 화합물을 찾아나서, 개구리의 피부와 림프에서 생성되는 세 가지의 분자 화합물(하일로인 L1, L2, G1)이 형광의 원천물질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분자 화합물들은 식물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생물 형광이 육상 동물에서도 나타난다면, 형광은 생태계나 동물행동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연구진은 나무 개구리의 다른 250여 종 중에도 형광을 내는 종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논문 개요와 초록

의미(Significance)
 이 학제간 연구에서 우리는 양서류에, 특히 일반적인 남아메리카 나무 개구리(South American tree frog)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형광이 존재함을 보고한다. 우리는 형광의 유래를 림프와 피부 땀샘에서 발생하는 화합물류까지 추적할 수 있음(traceable)을 보여준다. 우리 모델 종에서 형광이 낮은 조명 조건에서 전체 발광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대체로 개구리 개체의 밝기를 증대하고 양서류의 야간 시각 감도와 일치한다는 것을 우리 연구는 보여준다. 이런 발견은 개구리의 시각 생리학과 생태학에 대해, 그리고 오래 전부터 관련성이 없다고 여겨지던 육상 환경 내 형광의 역할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

초록(Abstract)
 단파장 전자기 복사를 흡수해 좀 더 긴 파장으로 다시 방출하는 현상인 형광은 다세포동물(후생동물, metazoan)에서 여러 가지 생물학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동안 제시되어 왔다. 형광 현상은 네발짐승(tetrapods)에서는 흔하지 않으며 주로 앵무새와 바다거북이에 제한되어 있다. 우리는 양서류에, 나무 개구리의 일종인 힙시보아스 푼크타투스(Hypsiboas punctatus)에 나타나는 형광 현상을 보고한다. 우리는 살아 있는 개구리의 형광이 ‘피부의 색소 세포 필터링’과 ‘림프·내분비선 분비’의 결합에 의해 만들어짐을 보여준다. 형광의 화학적 유래를 추적하면, 그것은 하일로인(hyloins)으로 명명한 하이드로이소퀴놀리논(hydroisoquinolinone)에서 유래하는 형광 화합물류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우리는 형광이 황혼과 야간 환경에서 전체 빛의 18-29%를 차지하며, 대체로 개구리 개체들의 밝기를 증대하고 양서류 내 야간 시각 감도(sensitivity of night vision)와도 일치함을 보여준다. 이런 결과는 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양서류 착색원(source of pigmentation)의 존재를 알려주며 육상 환경 내의 시각 인지에서 형광이 어떤 연관성을 지닐 수 있음을 부각해 보여준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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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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