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의 "아줌마들의 과학수다"

이공계 출신의 아줌마들이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모여 과학기술에 관해 친절한 수다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와 사이언스온 공동기획

[연재] '장난감도 공구도 뚝딱' 3D프린터가 만드는 세상

아줌마들의 과학 수다

쉰 번째 이야기- 3차원 프린터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에서 보면 '뚝딱' 하면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 주는 도깨비 방망이가 나온다. 장난감, 스패너 같은 작은 공구에서 자동차, 인공혈관까지 뚝딱 만들어내는 3차원 프린터(입체분사기계)가 바로 현대판 도깨비 방망이가 아닐까? 텔레비전, 냉장고처럼 집집마다 있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을 것 같은 이 기계는 어쩌면 드렉슬러가 예언한 ‘창조하는 엔진’의 원시 버전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기계를 급속히 진화시켰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가치관이다.

/ 수다꾼: 박문영, 신지원, 이인숙, 최동수 (정리: 최동수)






003Dprinting인터넷 검색 사이트 구글에서 검색된 3차원 프린팅 이미지들.




동수 :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에서 잉크 대신 고분자 물질을 3D 프린터의 노즐로 방울방울 뿌리고 굳게 해서 한층한층 쌓는 방법으로 인공혈관을 만들었다는 기사 보셨나요?

 

문영 :  예, 3D 프린터에 대한 기사들은 이전에도  있었어요. 동영상도 꽤 많아요. 기억에 남는 것이 피규어 같은 것을 만드는 동영상이었는데, 석회가루와 경화제를 사용해 추상적으로 머릿속에 있는 걸 금방 구체적으로 뚝딱 만들어 내더라고요.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어요.

 

인숙 :  프린터로 입체인 물체를 만든다고 해서, 처음엔 종이에 어떤 명암처리로 눈속임을 하는 것인가? 그리고는 정말일까? 생각했어요. 프린터 하면 종이가 먼저 떠오르고 종이하면 2차원 평면이 연상되고, 물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면 당연히 금형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람은 생각의 틀 안에 갇혀 있구나 싶었어요.

 

 

3D 프린터가 널리 쓰인다면...



지원 :  3D 프린터는 1984년 스테레오 리소그라피(입체 모델링 인쇄 기법)를 개발한 찰스 헐이 최초로 발명했어요. 최근에 발명된 기계가 아니라는 거예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이미 소개된 적이 있는데 초콜릿, 인공혈관, 비행기 등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해요. 몇 년 전만 해도 1~2억 원 하던 3D 프린터의 가격이 요즘은 보급형으로 개발되어 수백만 원대로 낮아졌다고 하니, 예측도 상상도 넘어선 또 다른 세상이 이미 코앞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SO_DS동수 :  현재 3D 프린터는 주로 고분자물질인 폴리머를 잉크로 사용하고 자외선이나 레이저 등으로 경화시켜 한층씩 쌓아 올리는 방법으로 물건을 만들어 내지만 앞으로는 재료들도 다양해질 것이고 가격도 점점 낮아지면 지금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겠지요? 3D 프린터가 더 일반화한다면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줄까요?

 

문영 :  퍼뜩 아이들이 발명품 대회에 작품을 출품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아이디어가 통과된 후 견본품을 제출해야 하는데 마땅히 부탁할 곳이 없더라고요. 더욱이 1개를 만들더라도 금형을 떠야 하면 비용도 만만치 않았어요. 이런 경우 3D 프린터가 있었으면 훨씬 편했겠어요.

 

동수 :  너무 앞서 나가는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커다란 3D프린터가 있다면 집도 지을 수 있겠어요. 엄마가 설계하고 엄마가 한층 한층 인쇄한 집.

 

인숙 :  3D 프린터로 만든 자동차나 비행기를 보니까 이음새가 없던데, 만약 사용하다가  고장이 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품 하나의 고장으로 전체를 버려야 한다면 낭비 아닐까요? 현재 판매 중인 3D 프린터를 보니 대부분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하던데 굳이 필요치 않은 것도 만들어 보고 바꿔보면서 환경에 위해한 영향을 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요.

 

문영 :  저는 다르게 생각했어요. 차에 문제가 있어서 자동차정비소에 갔는데 부품 하나가 없다면서 많이 기다려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런 경우 3D 프린터가 있다면 즉석에서 만들어서 금방 사용할 수 있잖아요. 유통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여러 모로 훨씬 편리해질 것 같아요.

 

지원 :  기업에서는 제품의 샘플을 만들 때 실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예가 많았어요. 제품의 디자인이나 정보가 누출될 위험도 적어 안전하고 제작 절차나 시간이 절약되면서 꽤 많은 경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거예요.

 

 

'갖춰야 할 조건' 창의적 아이디어와 버튼 누르기?



문영 :  멋진 아이디어가 있고 그것을 잘 설계할 수 있는, 그러니까 뭉뚱그려 말해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소규모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팔 수도 있을 테니까 프로슈머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장난감 사달라고 조를 때도 3D 프린터가 있으면 아이랑 엄마가 직접 만들면서 추억도 담을 수 있으니 그냥 돈 주고 사는 장난감보다 훨씬 의미 있는 장난감이 될 것 같고요. 요즘처럼 추울 때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버튼만 누르면 되니 편하기도 할 테고요.

 

동수 :  손재주가 없는 사람도 나만의 어떤 것을 예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손재주가 있는 엄마들은 지금도 천을 사서 인형을 직접 만들어 주잖아요. 미래에는 손재주보다는 캐드(CAD) 같은 설계 프로그램을 잘 짜는 엄마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SO_JW지원 :  설계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이 꼭 필요하지는 않더라고요. 2005년 스웨덴 출신 3명의 디자이너들이, 허공에 스케치를 하면 이 움직임이 3D 디지털 데이터로 저장되고 이 데이터는 3D 프린터로 전달돼 가구가 만들어지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적이 있어요. 이런 경지의 3D 프린터를 보면서 ‘미래를 살기 위해 우리 인간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창의력과 과학기술력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숙 :  앞으로의 시대에는 창의만이 살 길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요.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창의력이고 어떻게 하면 창의력이 키워지는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요. 결과가 좋으면 창의력이라 말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른 결과가 나타나면 또 다른 말을 하게 되니... 참으로 어렵고 모호하다는 생각이에요. 하지만 3D 프린터는 일시적인 신기한 물건일 뿐 생활에 큰 변혁을 가져오진 않을 것 같아요. 마트에 가서 사는 것에 익숙한 내가 모든 것을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면 싫을 것 같거든요.

 

지원 :  저는 좀 다른 의견이에요. 앞으로는 ‘부모님 댁에 3D 프린터를 놔드려야겠다’는 카피 문구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어떤 블로거의 의견에 고개가 끄덕여지던데요. 20여 년 전만 해도 컬러 프린터가 너무 비싸 회사 차원에서 구입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카트리지 가격이면 프린터를 살 수 있잖아요. 굳이 필요할 것 같지 않던 컬러 프린터가 집집마다 구비해 놓는 필수품이 되었잖아요. 3D 프린터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영 :  그러게요. 냉장고처럼 큰 가전기계는 별도로 하고 토스터나 가습기처럼 작은 가전기계가 필요할 경우 보급형으로 싸게 산 3D 프린터가 집에 있다면 제품 설계도가 들어있는 프로그램을 사서 약간의 색 변화나 모양 변화를 주고, 그 제품을 한번 만들 수 있는 잉크(재료)를 사는 거예요. 지금의 컬러 프린터처럼 기계는 싸지만 잉크 카트리지가 비싼 것처럼 설계도와 재료는 비싸질 수도 있겠지요.

 

 

 

한때의 유행이 될까, 필수품이 될까


 

SO_LIS인숙 :  3D 프린터 꼭 필요할까요? 기기의 가격이 싸져서 컴퓨터 옆에 한 대씩 놓고 쓰는 프린터는 복사와 컬러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쉽게 사용하지만 많은 매 수를 프린트할 때나 이미지를 칼라로 출력할 때에는 토너 값을 생각하게 되요. 그래서 출력전문점을 이용하게 되지요. 레이저 프린터의 컬러 토너는 대략 90만원 정도여서 웬만하면 흑백 출력하고 아껴써야 한다니까요. 결국 사소한 필요와 편리를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소장하게 되는 거지요.

 

지원 :  최근에는 보급형으로 정품 카트리지의 가격이 저렴한 프린터가 나왔더라고요. 3D 프린터도 그런 현상을 따라가겠죠. 지금은 두 가지 원료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하던데 곧 서너 개의 원료까지 혼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고 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제품이 달라질 테니 소재 산업이 굉장히 중요하게 발전할 것 같아요.

 

동수 :  노즐이 막히지 않고 경화 방법도 쉬운 다양한 재료의 잉크만 개발된다면 집에서 필요한 많은 것을 3D 프린터로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사소한 필요가 아니라 필수품이 되는 것이지요.

 

인숙 :  정말 정교하고 중요한 것이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해요. 집에 있는 3D 프린터 놔두고 전문가를 찾을 거예요. 같은 재료와 설계로 만든 결과물이라도 미세하게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가 있을 테니까요. 3D 프린터는 한때 유행으로 지나갈 아이템 같아요. ‘삐삐’처럼 말이에요.

 

문영 :  ‘삐삐’처럼 3D 프린터가 한때의 유행이 될 것이라고 단정하긴 아직 시기상조 같아요. 대중화는 힘들지 몰라도 소비 방식의 새로운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에게 딱 맞는 제품,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는 항상 있으니까요. 그런 수요를 흡수할 수 있게 발전한다면 예상 외의 붐이 만들어 질 수도 있어요.

 

동수 :  3D 프린터가 ‘삐삐’처럼 한 때의 유행일지 ‘김치냉장고’처럼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될지 내기라도 해 볼까요? 결과는 세월이 더 흘러가면 알겠지만 3D 프린터의 발달이 산업의 형태를 변화시킬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산업혁명 이후 없어졌던 가내수공업이 다시 활발해지지 않을까요?

 

 

 

가정생활의 변화, 산업구조의 변화



지원 :  집집마다 개성에 맞게 다양한 모양의 가전제품이 등장할것 같아요. 겉모양은 3D 프린터로 만들고 어려운 일부 부품들은 따로 구매하여 조립하는 시대가 온다면 주부들의 일이 더 늘어나겠네요. 창의성 반짝이는 좋은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로 연결짓는 파워 주부 사장님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질 수도 있겠어요.

 

문영 :  3D 프린터 자판기 사업도 생길 것 같네요. 예를 들면 동전을 넣고 사진을 찍으면 자신의 캐리커처 인형이 나오는 거예요. 인형의 옷 형태나 색깔 같은 것은 기계의 몇 가지 옵션 중에 고르고요. 고르는 재미, 수정하는 재미에, 더 나아가 재료까지 고를 수 있게 되면 재미있겠어요.

 

인숙 :  3D 프린터로 나오는 제품이 가격이 저렴하던지 기존 물건보다 질이나 미세한 디자인이 좋던지… 차별화되지 않으면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겠어요?

 

지원 :   차별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3D 프린터로 만든 속옷 제품을 본적이 있는데 나일론 소재의 작은 알갱이를 여러 개 연결해 하나의 제품을 만들었어요. 작은 알갱이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도안을 조금만 수정하면 치수와 디자인이 쉽게 바꿀 수 있어서 자신만의 특별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동수 :  알갱이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하니까, 드렉슬러가 말한 원자를 재배치하는 ‘창조하는 엔진’이 떠오르네요. 다양한 원자를 잉크처럼 사용할 수만 있다면 3D 프린터가 ‘창조하는 엔진’의 원시 형태가 될 것 같아요.

 

 

걱정되는 문제거리들...



인숙 :  현재 발전단계에서 그건 너무 앞서가는 생각이네요. 지금은 겨우 플라스틱류의 물건을 생산할 뿐인 것 같은데… 3D 프린터가 흥미로운 기계이긴 한데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3D 프린터가 대중화되면 문제점이 생기지 않을까요?

 

SO_MY문영 :  다양한 모양의 생활용품, 자동차, 자전거 등, 개성시대는 좋지만 소위 짝퉁이라는 것이 더 많아 질 것 같네요. 안경 안 쓴 뽀로로, 혀가 보이는 뽀로로 등 원작을 약간 변형한 비슷한 캐릭터 모양의 물건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상업용이 아니라 개인 소장용으로 만들 테니 제재하기는 힘들 테고요. 캐릭터의 부가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겠네요.

 

인숙 :  소통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웬만한 것은 3D 프린터로 다 해결이 된다면 굳이 사람 만날 필요가 없어지겠죠. 가전제품을 사러나가지 않아도 되고 택배 아저씨도 안 만나도 되고 결국 사람과의 단절이 있을 것 같아요.

 

지원 :   저도 그게 걱정이에요. 사람과의 소통이 중요하잖아요. 그런 소통 속에서 창의력도 쑥쑥 커지고 갈등을 해결하는 지혜와 인내도 배울 것이고 함께 하는 즐거움과 나눌 줄 아는 행복감도 커질 텐데 말이에요. 기계만으로 너무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 사람과의 접촉이 적어져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까봐 걱정이 되네요.

 

동수 :  그런데 사람과 사람의 실제적인 만남으로만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대는 지났다고 봐요. 직접 대면하지 않지만 문자메세지, 온라인 쪽지, 전화, 컴퓨터 채팅 등 기계를 통한 소통은 이미 우리에게 크게 자리잡고 있잖아요.

 

지원 :  그런 식의 소통들은 마음을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어요. 사람사이의 신뢰와는 좀 다른 문제라는 것이죠. 그래서 정부가 관리해야 할 새로운 영역이 생기게 될 수도 있겠어요. 3D 프린터로 인공혈관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보고 떠오른 것인데, 의사가 3D 프린터로 직접 설계한 의학보조제품들을 직접 만들어 사용해 볼 수 있을지는 의사에 대한 신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부가 관리하고 허가를 해주는 것이라면 정부를 믿는 마음으로 한번 믿어볼 수 있겠지만 말이에요.

 

문영 :  금형도 없이 뚝딱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샘플 만들던 회사처럼 관련 업무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지는 않을까도 걱정되네요. 일거리가 없는데 정년을 보장할 수 있는 회사는 없을 테니까요. 쓸데없는 걱정일 수 있지만 3D 프린터의 발달로 세상이 변하고 그에 따라 뜨고 지는 사업이 생기게 되면 분명 일부는 더 잘 살게 되고 일부는 더 힘들어질 텐데 내 자신도 힘든 편에 들어갈 수 있으니 변화라는 말이 참 무섭게 다가오네요.

 


 

기계가 일으키는 변화, 그리고 사람이 사는 사회


 

인숙 :  대신 새로운 기기에 의해 다른 일자리가 생기겠지요. 새로운 기기를 만들거나 들어갈 재료를 만들거나 등등의 새로운 일에 발빠르게 적응한 사람들만이 그 일에 종사해서 그렇지 일자리의 수로 보면 큰 차이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변화에 발빠르게 적응한다고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에요. 끝까지 신념을 가지고 내 방법을 고집하는 것도 소위 말하는 명품을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지요.

 

문영 :  공정과정이 간단해져서 예를 들어 일곱 사람의 일자리가 줄고 한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면, 그러니까 일곱 사람이 나누어 가져가던 벌이를 한사람이 몽땅 벌어 가져가는 사회로 변화한다면 그런 현상이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인숙 :  필요가 틈을 만들고 그 틈으로 빛이 들어오지 않을까요?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만 다양화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봐요. 스티브 잡스의 짜깁기 미학처럼요.

 

지원 :  기계하나의 발전이 사회구조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는 모르겠지만 3D 프린터를 처음 봤을 때 교육 분야에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공과대학이나 자연과학대학에서는 3D 프린터를 수업에 이용하는 사례들이 있더군요. 과학기술의 발달로 학교 교육도 참 빨리 변하네요. 3D 프린터 같은 너무도 진화된 새로운 기계들이 계속 생겨나고 우리는 그 변화를 감당해야 하고… 그 변화가 버겁지만 미래를 살아갈 아이의 엄마로 종종거리며 따라가기는 하는데 골치가 아프네요.

 

문영 :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살면 적응도 하고 변화의 물결에도 잘 올라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야 하는 순진한 바보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 참 속상하네요. 기계의 발달에서 지켜보아야 할 중요한 것은 기계 자체보다 그로 인해 변할 수 있는 사회 구조와 구성원들의 가치관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이 남을 괴롭히고도 미안함이 없고, 먼저 괴롭히고 욕을 해야 강하게 보여 아이들 사이에서 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피해를 당하고도 도망 다니고 죽음을 선택해야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기계, 정보 문명과 관련이 없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3D 프린터는 부디 인정과 배려, 정의가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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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다팀
머릿속 과학을 쉽게, 편안하게, 재밌게 생활에서 끌어안다.” 못생긴 평 발의 등번호 21번 수다꾼(박문영), 뾰족코에 둥근 안경 수다꾼(신지원), 살포 시 웃음 짓는 빼빼 수다꾼(최동수), 볶음밥 위의 노른자 수다꾼(이인숙)이 수 다 팀을 꾸렸다.
이메일 : science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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