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자, 역사관 필요없는 도구적 존재 아니다”

창조과학자 박 장관 지명 논란


청와대의 해명 이후, 과학기술인단체 ESC 논평



00ESCPSJ.jpg 학기술인단체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최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명 논란과 관련해 논평을 내어 “창조과학자의 국무위원 지명은 과학에 대한 청와대의 이해가 얼마나 박약한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며 ‘청와대에 상식적 수준의 과학관(觀)을 요구합니다’ 제목의 비판 논평을 6일 냈다.


이 단체는 창조과학자인 박성진 포스텍 교수(기계공학)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과학기술계 내에서 비판이 잇따르자 청와대가 한 해명과 변호가 “과학에 대한 청와대의 몰이해”를 보여준다고 비판하며 이번 논평을 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월25일 ‘(창조과학은) 개인의 종교관으로 이해한다’ ‘종교 문제가 공직자를 지명하고 임명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해명을 내놓았으며, 이어 박 장관 후보자의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이 일어나자 9월1일에는 “일반적인 공대 출신으로 그(공학·벤처) 일에만 전념해, 사실 건국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깊이있게 파악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역사관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과한 부분도 있고 굳이 표현한다면 생활보수 스타일로 보인다”며 박 후보자를 위한 해명을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ESC는 “청와대는 창조과학을 ‘과학 대 반(反)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 대 종교’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어떻게 과학을 참칭하는 유사과학을 반과학이 아닌 종교의 문제로 볼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학기술자에게 상식적인 수준의 역사관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식의 청와대 관계자 발언은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자에 대한 도구적 시선을 드러낸 일”이라며 “과학기술자는 역사관도 필요 없는 도구적 존재가 아니다. 과학기술자이기 전에 우리는 모두 민주 사회의 시민이다”라고 반박했다.


ESC는 “최근의 실망스러운 인사 문제에 관한 청와대의 성찰과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논평의 전문은 이 단체의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 http://www.esckorea.org/board/notice/490 ).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 구글
  • 카카오
  • 싸이월드 공감
  • 인쇄
  • 메일
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언어사용 패턴은, 몸의 스트레스 보여주는 지표”“언어사용 패턴은, 몸의 스트레스 보여주는 지표”

    뉴스오철우 | 2017. 11. 07

    특정 언어사용패턴과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발현 사이에 ‘상관성’“무의식적 언어패턴이 의식적 자가보고보다 측정정확도 더 높아” 일상언어 사용의 패턴이 말하는 이 자신도 잘 모르는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알려주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

  • 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꾼다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꾼다

    뉴스오철우 | 2017. 11. 07

    ※ 이 글은 한겨레 11월6치 '미래&과학' 섹션 지면에 실렸습니다. 지면 편집 과정에서 분량을 줄이기 이전 원고를 사이언스온에 올립니다. 편집 과정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꿔치기[미래&과학] 주목받는...

  • ‘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 수학적으로’‘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 수학적으로’

    뉴스오철우 | 2017. 11. 03

    수학적 모형 분석 논문 ‘눈길’세포간 경쟁과 선택, 노화와 암의 ‘딜레마’ 같은 상호관계 다뤄‘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도, 이론적으로도, 수학적으로도 노화를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노화를 일정 정도 늦출 순 있어도 멈출 순 없다는 ...

  • 염기 하나만 바꾸는 단일염기 수정기법의 '확장'염기 하나만 바꾸는 단일염기 수정기법의 '확장'

    뉴스오철우 | 2017. 10. 26

    시토신-구아닌 쌍을 티민-아데닌 쌍으로 ‘점 수정’ 이어아데닌-티민 쌍을 구아닌-시토닌 쌍으로 수정기법 개발하버드대학 리우 교수와 MIT 펑 장 교수 각각 성과 발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법의 기본 원리를 이용하되 디엔에이(DNA) 두 가닥을 ...

  • ‘과학기술이 경제발전 도구일 뿐?’ 헌법 조문 개정 목소리‘과학기술이 경제발전 도구일 뿐?’ 헌법 조문 개정 목소리

    뉴스오철우 | 2017. 10. 26

    브릭(BRIC) 설문에 2280명 응답…“조문 개정 필요” 의견 많아ESC 단체,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에 관련 조문 개정 의견 전달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가 과학기술 정책의 기조를 보여주는 관련 조문이 담겨 있다. ‘경제’를 다루는 제9장의 제127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