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행성 탐색’ 케플러의 후예들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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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의 ‘우주★천문 뉴스 파일’

관측과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근원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우주와 천문학의 새로운 연구 소식들이 잇따릅니다. 천문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 이정환 님이 우주·천문 분야의 흥미로운 최근 소식을 간추려 독자들께 전해줍니다.


   새로운 행성 사냥 관측기법, 스타셰이드와 코로나그래프


00planethunter1.jpg » 스타셰이드를 이용해 우주 망원경이 우주 공간에서 관측하는 모습을 상상한 영상. 출처/ https://youtu.be/gC7pjlCKZe4 ]


디넓은 우주에서 지구 외에 있을지 모를 또 다른 삶의 터전을 찾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그 꿈에 닿기 위해서 인류는 지금까지 많은 관측 도구를 이른바 ‘외계 행성 사냥’에 이용했습니다. 외계 행성을 많이 찾을수록 생명체가 살 만한 행성 후보도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근까지 그 행성 사냥 도구의 대표 역할을 맡고 있던 장비는 바로 2009년 미국에서 발사된 케플러 우주 망원경입니다.



항성 밝기 변화를 추적하는 케플러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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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스스로 빛을 내지도 못하는 외계 행성들을 어떻게 이 어두운 우주에서 찾아낼까요? 그 방법은 빛나는 항성의 빛이 주변 행성에 가려질 때 그 밝기가 일정한 주기로 변화하는 효과를 관찰하는 것이었습니다. 항성 둘레를 공전하는 외계 행성이 궤도 운동을 하다가 항성의 빛을 미세하게 가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밝기의 변화를 살피면 외계 행성의 존재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이런 방법으로 10만 개가 넘는 항성계를 관측해 지금까지 1000개 이상의 외계 행성들을 발견했습니다.


00planethunter2.jpg »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외계 행성을 발견해내는 방법을 나타낸 그림. 원래 항성의 빛과 외계 행성이 항성의 빛 일부를 가렸을 때를 비교하여 그 밝기 차이를 측정한다. 출처/ NASA Kepler Mission


러나 이 방법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먼저 망원경에서 바라보는 각도에서 외계 행성이 항성의 빛을 가리는, 그런 ‘우연’이 일어나야 합니다. 만약 우주 망원경, 외계 행성, 항성, 이렇게 셋이 거의 일직선 위에 있지 않는다면 외계 행성이 존재하더라도 항성 빛을 가리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면 외계 행성이 있어도 그 존재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또한, 외계 행성이 항성의 빛을 가리는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밝기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외계 행성이 별빛을 가리지 않을 때까지 관측을 지속해야 합니다. 따라서 공전 주기가 긴 외계 행성의 경우에는 관측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이 방법이 그저 외계 행성의 ‘존재’만을 파악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외계 행성 탐색의 궁극적인 목적은 외계 생명체가 살 만한 행성들을 찾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외계 행성의 대기나 지표의 구성 원소에 대한 정보가 꼭 필요합니다. 이러한 정보들을 얻으려면 보다 정밀한 분광 관측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케플러 우주 망원경의 탐색 방법만으로는 외계 행성들의 존재 여부는 알 수 있지만 그렇게 발견한 행성들의 분광 관측은 어렵습니다.



외계 행성을 직접 관측하기 위한 아이디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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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외계 행성 자체를 ‘직접 관측(direct imaging)’ 하고자 하였습니다. 항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외계 행성보다 훨씬 밝기 때문에 외계 행성 자체를 직접 관측하기는 매우 어려워 그동안 시도된 바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NASA Jet Propulsion Laboratory) 소속 학자들은 외계 행성 자체를 관측하기 위한 신기술을 고안해내었고 실제 관측 장비를 만드는 데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타셰이드

대표적인 신기술이 바로 ‘스타셰이드(Starshade)’입니다. 스타셰이드는 꽃 모양으로 생긴 거대한 우주선으로, 크기가 야구장의 내야 사각형 크기에 맞먹습니다. 우리말로 대략 “별 그늘” 또는 “별 가리개”로 번역될 법한 그 이름 그대로, 스타셰이드는 우주 망원경과 항성 사이에 위치하여 항성의 빛을 가리는 역할을 하는데, 그러면 인공적으로 개기일식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게 됩니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낮 하늘에서도 일시적으로 별을 볼 수 있듯이, 스타셰이드로 항성의 빛을 가리면 주변의 외계 행성들을 관측하기가 쉽습니다. 이러한 발상으로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에서는 지난 수 년 간 스타셰이드를 고안해왔습니다.


00planethunter3.jpg » 스타셰이드(Starshade)로 항성의 빛을 가려 외계 행성을 관측하는 모습. 출처/ Margaret C. Turnbull et al., PASP, 124, 418-447, 2012


스타셰이드가 항성의 빛을 효과적으로 가려주면 외계 행성들이 항성의 빛을 가리는 효과가 없어도 관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케플러 우주 망원경이 발견해 놓은 수많은 외계 행성들을 직접 촬영하여 분광 관측을 하는데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스타셰이드의 반지름이 약 35~50m에 달하기 때문에 지상에서 직접 발사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 항공우주국 쪽은 스타셰이드를 접이식으로 만들어 지상에서는 접은 상태로 발사한 다음에 우주 공간에서 펼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이식’ 스타셰이드는 이미 2m, 5m 등의 작은 크기에서 여러 차례 만드는 데 성공한 바가 있습니다.


00planethunter4.jpg » 스타셰이드를 접었다 펴는 방식을 나타낸 그림. 출처/ S. Seager et al., 2014


코로나그래프

스타셰이드와 비슷한 아이디어로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 기술도 있습니다. 스타셰이드는 망원경과 수 만 km 떨어진 외부에서 항성의 빛을 차단하는 반면, 코로나그래프는 망원경 안에서 항성의 빛을 가릴 수 있도록 하는 장비입니다. 꽃잎 모양의 구조로 인해 항성의 많은 빛을 가릴 수 있는 스타셰이드와는 달리 작은 크기의 코로나그래프는 망원경 초점에 맺히는 빛을 미세하게 조절하는 일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항성과 겹쳐 보이는 외계 행성들을 찾아내거나 발견된 외계 행성들을 분광 관측하여 대기 성분을 알아내는 작업에 유리합니다.


00planethunter5.jpg » 코로나그래프를 장착한 망원경에서 외계 행성을 찾아낸 모습. 출처/ N. Jeremy Kasdin et al., AAS Conference, 2015


타셰이드와 코로나그래프는 차세대 ‘외계 행성 사냥꾼’들의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미 항공우주국이 계획하고 있는 ‘광시야 적외선 탐사 망원경(WFIRST: Wide Field Infrared Survey Telescope)’이라는 2.4m 우주 망원경은 스타셰이드와 코로나그래프를 장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두 기술 모두 이미 여러 단계의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거치고 있어 빠르면 2020년경에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미래의 우주 망원경들은 더욱 많은 외계 행성들을 찾아낼 것이고, 각 외계 행성들의 대기 성분, 질량, 공전 주기 등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려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신비로운 외계 생명체의 흔적과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스타셰이드를 이용해 우주 망원경이 우주 공간에서 관측하는 모습을 상상한 영상.

  https://youtu.be/gC7pjlCKZe4 ]


[참고]


[1] On the road to finding other Earths. Phys.org, 29 Apr 2016

  http://phys.org/news/2016-04-road-earths.html

[2] Margaret C. Turnbull et al., The Search for Habitable Worlds, PASP, 124, 418-447, 2012

[3] N. Jeremy Kasdin et al., Exoplanet Imaging Science with the WFIRST Coronagraph, AAS Conference, 2015

[4] S. Searger & JPL Design Team, Probe Class Starshade Mission STDT Progress Report, 2014


이정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석박사통합과정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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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석박사통합과정(천문학) 대학원생
이제 막 천문학의 바다를 항해하기 시작한 대학원생입니다. 아직 내공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연구도 잘하고 싶고 글도 잘 써보고 싶은 욕심 많은 과학도입니다.
이메일 : joungh93@gmail.com      
블로그 : http://blog.naver.com/radii26o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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