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영의 "과학교육 오딧세이"

‘오딧세이’엔 긴 여정을 하고서 귀향한다는 뜻과 고향에 돌아와 좋은 일을 한다는 뜻이 있다. 미국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필자가 백년대계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과학과 교육 이야기를 쓴다.

[새연재] 건강한 담론 찾는 과학교육 오딧세이를 시작하며

과학교육 오딧세이 (0, 들어가는 글)




00PDY




‘박도영의 과학교육 오딧세이(Odyssey)’라…. 사이언스온에 실을 저의 연재 제목이 이렇게 정해졌습니다.


<오딧세이>는 호머의 작품인데, 그 말에는 머나먼 여정을 거쳐 귀향한다는 뜻과 고향에 돌아와서 좋은 일을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교육은 사회 진화를 위해 꼭 필요하고, 그 교육은 백년대계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고들 말합니다. 그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이루는 데에 과학교육이 한 몫을 한다는 뜻으로 이 연제의 제목을 풀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어떻게 사이언스온에 참여하게 되었는가?


지난해 어느 봄 날, 오철우 기자님을 아시는 분이 저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미국 대학의 의대 교수로 재직하시고 의사로서 많은 세월을 미국에서 보내고 계시는 분이었습니다(본인의 부탁으로 이름을 말씀드릴 수 없음을 이해해 주십시요). 그 분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 과학교육의 이야기를 한국 분들과 나누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받았습니다. 저는 극구 사양했습니다.


1년 정도 사양하다가 드디어 마음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 이뤄지는 과학교육에 관한 담론을 형성하고 토론하는 데 일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민의 과학교육 정도는 그 나라의 ‘건강한’ 여론 형성에서 가장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여론이 되었건, 과학교육의 역할이 사회의 ‘건강한’ 여론 형성에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은 미국 과학교육 과정의 핵심개념입니다. 다시 말하면, 미국 과학교육의 목표는 건강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국민을 양성하는 데 두고 있습니다. 이것을 흔히 ”과학적 소양(Scientific Literacy)“이라고 부릅니다.


일례를 들면, 일본 센다이에서는 지난 3월11일 발생한 지진과 해일(쓰나미)의 피해로 핵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심은 ’핵발전소에서 누출되어 나오는 방사능과 관련해 어느 정도의 방사능이 인체에 안전한가‘에 있어 보입니다. 각종 발표 내용에는, 인체엔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안전하다 같은 단어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교육이 관심을 갖는 것은 ”과학적 사고와 합리적인 해석“에 관심을 둡니다. 이런 말들의 ‘근거’가 무엇인가에 초점이 있지, 안전하다 혹은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기사에 초점을 두지 않습니다. 합리적이라는 것은, 논리적이고 그럴 듯하다는 뜻에서 사용하는 말입니다. 논리적이란 근거와 합리성 즉, 이치에 맞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담론에서 ‘근거’란 과학자들이 토론하고 동의한 사실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1밀리시버트(mSv) 정도를 ‘허용 가능한 수치’로 봅니다. 이런 건강한 사고의 훈련과정을 과학교육이라 보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어떤 글을 쓸것인가?


제가 미국에서 과학교사를 양성하며 과학교육 활동을 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의 주요 이슈들을 과학교육 차원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해석, 문제제기, 담론 결정 등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런 것들입니다.


과학교육 시각에서 본 사회의 쟁점들 (예컨대, 광우병, 일본 핵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과학교육 정책 (예컨대, 과학과목 집중 이수제, 과학교원 평가, 과학과목 선택제, 일제고사, 내신제, 입학사정제도 등)

과학교육학의 본질적인 측면 (예컨대, 학교 과학과 실험실 과학, 훌륭한 과학교사, 영재교육, 창의성교육, 과학교육과정/교과서)

과학교육의 국제사회 쟁점 (예컨대, 경제협력개발기구의 PISA, TIMSS 시험결과와 해석) 등이 주요 주제가 될 것입니다.

이밖에 과학교육은 흔히 수학과 연계해 많이 논의합니다. 따라서 이 연재 글에서는 수학과 과학을 크게 따로 분리하지는 않겠습니다.



한국에도 과학교육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미국에도 한국인으로 과학교육을 하시는 분들이 좀 계십니다. 모두들 한국의 ‘건강한’ 사회 담론을 형성하는 데 적극적이며, 충실한 역할을 잘 감당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국에서 녹을 받아먹고도 그 ‘빚’을 갚을 시간 여유도 없이 떠나왔기에, 이제 이런 기회를 통해서나마 빚진 마음을 조금이나마 갚겠다는 일념으로 이 글 쓰기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성원은 모두 한국의 ‘건강한’ 담론 생성, 발전, 관리에 단초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 구글
  • 카카오
  • 싸이월드 공감
  • 인쇄
  • 메일
박도영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교수, 과학교육학
2002년부터 과학교사를 양성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커다란 장송나무 한 토막과 씨앗 하나를 양손에 들고 묻습니다. 어떻게 이 작은 씨앗이 이렇게 커다란 나무가 되었을까요? 제대로 답하는 대학졸업생이나 고등학생이 20%도 안 된다고 합니다. 과학을 학습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메일 : doyongpark@gmail.com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연재] 아인슈타인과 박선생, 고교물리 누가 잘 가르칠까[연재] 아인슈타인과 박선생, 고교물리 누가 잘 가르칠까

    과학교육 오딧세이박도영 | 2011. 04. 14

    과학교육 오딧세이 (1) 물리학의 거장인 아인슈타인과 물리교사 20년 경력의 박 선생이 고등학교 물리1의 열역학 개념을 가르친다고 가정해보자. 누가 더 잘 가르칠까? 나의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물리교사 박 선생이 아인슈타인보다 더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