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의 "피타고라스 주제에 의한 변주"

수학은 인류의 지식이자 문화 자산이다. 고대 이래로 수학은 자연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해왔다. 수학자의 열정, 호기심, 상상력이 어떻게 수학의 정원을 가꾸어 왔는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수학의 활약상은 또 얼마나 다양해지고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독자들과 나눈다.

[연재] 삼라만상 스펙트럼의 해석, 삼각함수로 날개 달다

::: 피타고라스 주제에 의한 변주 (3)


::: 삼각함수 이야기 3 - 푸리에 해석과 스펙트럼



00Fourier » 프랑스 수학자, 조제프 프리에(1768 ~1830). 그림/ wikimedia commons

 

 

 

 


 

 

 

 

 

 


 

푸리에가 ‘열의 해석’을 통해 제기한 대담한 주장은

모든 주기함수는 사인과 코사인 함수의 무한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악기가 내는 소리의 파형을 배음들의 합으로 이해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주장은 당시의 수학으로 정당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많은 수학자들의 반대에 직면하게 된다.

 

 

 

 

공계의 학과에 몸담고 있는 대학생이라면 푸리에 급수나 푸리에 변환이라고 하는 푸리에 해석의 주요 개념을 한번쯤은 반드시 마주치게 마련이다. 푸리에 해석은 오늘날 광범위하게 응용되는 수학의 한 분야이며, 푸리에 변환은 천문학, 물리학, 화학, 통계학, 전기공학, 의료영상, 지진 관측, 신호 처리, 시계열 자료 분석, 통신, 음향학, 건축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도구이다. 이러한 광범위한 응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나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는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이 단어가 쓰이는 곳에서는 푸리에 해석의 응용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즉 스펙트럼이라는 단어의 폭넓은 사용과 푸리에 해석의 광범위한 응용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스펙트럼의 개념과 연관지어 푸리에 해석에 대한 이해를 시도해 보려 한다.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는 수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 조금씩 살펴볼 악기의 스펙트럼, 별의 스펙트럼, 원자와 분자의 스펙트럼, 시계열 자료의 스펙트럼 이외에도 정치적 이념 스펙트럼, 자폐증 스펙트럼 등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많은 분야에서도 이를 사용한다. 이렇게 한 단어가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그 의미도 역시 맥락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속에서 어떠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을까? 스펙트럼이 사용되는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고 공통점을 찾아볼 것인데, 이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은 푸리에 해석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쉽게 떠올릴수 있는 이미지로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빛깔이 있다. 태양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빛의 파장에 따른 굴절률의 차이로 인하여, 이러한 무지개 빛깔이 나타나게 된다. 17세기에 뉴턴은 이를 통해 태양에서 오는 백색광선이 사실은 수많은 색의 합이라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 스펙트럼은 유령이나 환영, 또는 그런 것의 출현이라는 뜻을 가진 의미로 사용되어 왔는데, 뉴턴이 처음으로 광학에 도입하여 사용되기 시작했다.

 

 

 

악기의 스펙트럼


 

아노와 바이올린, 플루트의 소리는 서로 다르다. 이들 세 악기를 가지고 같은 음높이를 지닌 같은 노래를 연주할 수는 있지만, 악기는 저마다 다른 특색의 소리를 내고 서로 다른 분위기의 노래를 만들어낸다. 악기의 고유한 빛깔에 비유할 수 있는 이 특징을 악기의 음색(timbre)이라 한다. 악기들은 왜 서로 다른 음색을 가지는 것일까? 오실로스코프와 같은 장치를 사용하면, 악기가 내는 소리의 파형을 눈으로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보면 악기는 저마다 다른 파형들을 그리며 소리를 낸다. 같은 높이의 음을 내더라도, 그 파형은 다르게 나타난다. 이 파형의 차이가 바로 음색의 차이인데, 이는 더 깊은 분석이 가능하다.

 

00math4

악기가 내는 소리는 지난 글에서 들어본 텔레비전의 화면조정음이나 전화에서 나는 신호음과는 다르다. 악기가 내는 소리에는 배음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현악기나 관악기, 건반악기로 소리를 내면, 가장 낮은 주파수의 기본음이 가장 크게 나고, 2배음, 3배음, … 들이 저마다의 크기로 모두 소리를 내게 된다. (단, 북과 같이 2차원의 막에서 소리를 내는 악기들은 이와는 또 다르다.)

 

악기가 440헤르츠의 소리를 낸다면, 그 2배인 880헤르츠, 3배인 1320헤르츠, … 의 수많은 소리가 모두 함께 나는 것이다. 기타의 경우에는 하모닉스 주법이라 불리는 것을 통하여 기본음의 소리를 없애고 배음을 실제로 들어볼 수 있다. 앞서 말한 화면조정음과 같은 것은 배음이 전혀 없는 소리로, 음에 대한 취향이 매우 독특하지 않는 한 아름답게 느끼기 어렵다. 악기에서 소리를 낼 때 이러한 배음들이 함께 울리는 비율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악기의 음색도 서로 다르게 된다.

 

렇게 배음들이 어떤 비율로 섞여 있는가를 보는 것이 바로 악기의 스펙트럼 분석이다. 이 배음이 서로 섞여 있는 비율이 악기가 만드는 소리의 빛깔, 즉 음색을 결정하는 것이다. 악기의 스펙트럼 분석은 단순한 파형의 차이를 말하는 것보다 더 근본적으로 악기의 음색이 다른 이유를 설명해 준다. 호기심이 있는 사람은 컴퓨터나 아이폰에서 쓸 수 있는 스펙트럼 분석기 또는 푸리에 분석기라는 것을 찾아서 직접 실험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쯤에서 지난 글의 이야기를 잠시 기억에서 되살려 보자면. 화면 조정할 때 나오는 소리는 순수한 사인함수 sin ( 1000 × 2 π  t ) 로 쓸 수 있는, 1000헤르츠의 주파수를 가진 소리였다. 그에 비해 전화신호음의 경우는 사인함수 두 개의 합으로 쓰여진 두 주파수의 소리가 동시에 나는 소리였는데, 통화중일 때 나는 소리는 sin ( 480 ×  2 π t ) + sin ( 620 × 2 π t )로 표현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악기가 내는 f 헤르츠의 소리를 각 배음들의 합으로 분해하여 삼각함수를 통하여 표현하자면, a1 sin ( f × 2 π t ) + b1 cos ( f × 2 π t )+ a2 sin ( 2 f × 2 π t ) + b2 cos ( 2 f × 2 π t ) + a3 sin ( 3 f × 2 π t ) + b3 cos ( 3 f × 2 π t ) + …와 같이 쓰여지게 된다. 여기서 삼각함수 앞에 붙어있는 계수a1, b1, a2, b2, … 를 조절하는 것은 해당 주파수의 소리를 내는 배음의 볼륨을 조절하는 것과 같다. 이 계수들의 차이가 악기의 음색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것이 소리를 분해하는 방법이자 합성하는 방법의 가장 밑에 깔려 있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전자 키보드나 신디사이저로 수많은 악기의 음을 흉내낼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삼각함수들의 적당한 합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는 원리에 기반한 것이다. 아래에서 다시 얘기할 푸리에 급수의 기본개념은 이렇게 소리를 각 배음들의 합, 즉 삼각함수들의 합으로 쓰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별의 스펙트럼, 원자의 스펙트럼


 

에서 태양빛을 프리즘을 통하여 나누어 무지개 빛깔로 본다는 것을 이야기했는데, 이렇게 빛을 파장에 따라 분해하고 파장에 따른 세기를 측정하는 것은 19세기에 들어와 분광학(spectroscopy)이라는 분야로 크게 발전하였다. 철학자 어거스트 꽁트(1798 ~ 1857)는 ‘실증철학강의(Cours de la Philosophie Positive)’ 에서 경험, 감각, 실증적 검증을 통한 지식이 올바른 것임을 강조하는 입장에서, 인간이 얻을 수 없는 지식의 대표적인 예로 별의 화학적 성분을 들었고, 인간은 그에 대해 절대로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였다.[1] 별에 가서 그것이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지를 경험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분광학은 별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면서 발전하고 있었고, 꽁트의 이러한 주장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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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태양빛의 스펙트럼 관찰을 통해서 헬륨이라는 원소의 존재가 처음으로 제안되었는데, 헬륨은 지구에서 발견되기 전에 별(태양)에서 먼저 발견된 원소인 셈이다.[2] 분광학의 발전을 통해 사람들은 태양과 별을 구성하는 성분이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별빛의 스펙트럼을 관찰하는 것은 19세기 천문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다.

 

원자가 방출하거나 흡수하는 빛의 고유한 파장들을 원자의 스펙트럼이라 한다. 악기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악기의 다른 음색을 파악할 수 있듯이, 원소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하여 서로 다른 원소를 구별해 낼 수가 있다. 수많은 새로운 원소들이 분광학의 발달에 힘입어 발견될 수 있었는데, 지구상에서 이전에 발견된 적이 없는 헬륨이라는 새로운 원소의 존재를 예측할 수 있었던 것도 원소의 스펙트럼이 물질의 고유한 지문이라는 사실이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발견들이 19세기 화학의 발전을 크게 이끌고, 20세기 초 양자역학의 성립에도 큰 역할을 했던 것이다. 양자역학이 성립하는데 있어 수소원자의 스펙트럼을 이해하는 문제가 큰 역할을 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시계열 자료의 스펙트럼


 

과 소리는 파동이라는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있으니, 이번에는 좀 더 다른 맥락에서 스펙트럼이라는 단어가 쓰인 경우를 보자. 관측 자료들을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대로 늘어놓은 것을 시계열 자료(time series data)라 부른다. 이러한 시계열 자료를 가지고 있을 때, 사람들이 처음 찾게 되는 것은 여기에 어떤 패턴이나 규칙성이 있는가가 될 것이다. 시계열 자료의 스펙트럼 분석이 바로 이에 대한 것인데,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데이터에 들어 있는 주기성을 찾는 것이다. 시계열 자료의 예로 불리는 태양의 흑점 관측 데이터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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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흑점 관측 데이터는 태양의 활동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강하고 약하게 변하고 있는지를 말할 때 사용되는 주요 지표로, 관측된 흑점의 수를 통계 처리해서 얻어진다. 이 데이터를 가지고 스펙트럼 분석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서는 이산 푸리에 변환[discrete Fourier transform]이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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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각각의 주기가 얼마나 들어있는가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주기도(periodogram)라 하는데, 데이터에 어떤 주기성이 얼마만큼의 세기를 가지고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10과 12 사이에서 피크가 나타나는데, 이는 흑점 관측에 11년 정도의 주기성이 가장 뚜렷이 나타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렇듯 시계열 자료를 가지고 스펙트럼 분석을 한다는 것은, 그에 담긴 주기성을 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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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과 푸리에 해석


 

금까지 여러 가지 분야에서 스펙트럼이라는 말이 사용된다는 것을 살펴보았는데, 이제 정리해 보자. 스펙트럼 분석이란 많은 경우, 복잡한 대상을 더 단순한 것들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고, 각각의 구성 성분들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보는 것과 연관된다. 그리고 특히 이 때의 단순한 성분이란 주로 일정한 주기의 진동 또는 변화를 말한다. 악기의 스펙트럼 분석이란 결국 소리를 배음으로 분해하여 이해하는 것이었고, 시계열 자료의 스펙트럼 분석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데이터를 주기를 변수로 하는 데이터로 새로이 보는 것이었다. 원자의 스펙트럼을 보는 것도, 원자에서 어떤 주기를 갖는 진동이 나타나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지난 이야기에서 했던 이야기의 핵심은 삼각함수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진동을 기술하는 언어라는 것이었다. 이제 이야기할 푸리에 해석이란 이러한 스펙트럼 분석과 매우 유사한 것이다. 스펙트럼의 언어를 사용한다면, 함수의 스펙트럼 분석이 곧 푸리에 해석에서 하는 일이다. 그리고  함수의 스펙트럼 분석이란 쉽게 말하면, 주어진 함수를 사인과 코사인 함수들의 합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푸리에급수, 푸리에변환, 고속 푸리에 변환,


 

리에(1768 ~ 1830)는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로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1798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은 많은 학자들이 함께 간 것으로 유명한데, 푸리에는 이 원정의 일원이기도 하였다. 그는 그곳에서 중책을 맡아 이집트학의 성립에 큰 공헌을 하게 되며, 당대에는 고위직의 행정가로도 활약했다. 이집트학의 권위자로서 훗날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해독하게 되는 어린 샹폴리옹에게 이집트학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은 일화도 전해진다.[4]

 

지금은 주로 푸리에급수, 푸리에변환과 함께 그 이름이 기억되는데, 프리에는 1822년 ‘열의 해석’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한다. 과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책은 고체에서의 열의 전도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미분방정식인 열 전도 방정식을 제안하고, 이 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담고 있었다. 열의 전도 현상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다른 현상들과도 비슷하므로, 푸리에가 제시한 열방정식이 다른 과학 분야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큰 것이었다.[5] 그리고 푸리에가 열방정식을 풀기 위해서 삼각함수를 사용한 방식이 당시의 수학에 큰 도전을 가져오게 된다.

 

푸리에가 ‘열의 해석’을 통해 제기한 대담한 주장은 모든 주기함수는 사인과 코사인 함수의 무한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주기함수를 삼각함수들의 합으로 표현한 것을 푸리에 급수라 부르는데, 이는 악기가 내는 소리의 파형을 배음들의 합으로 이해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주장은 아직 함수의 개념조차 제대로 성립되지 않았던 당시의 수학으로 정당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많은 수학자들의 반대에 직면하게 된다. 이 푸리에 급수를 올바른 수학의 틀 속에 놓는 과정은 20세기 초까지 계속되는데, 함수의 개념이 정립되는 것을 비롯하여, 함수해석학 분야가 엄밀성을 갖추도록 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렇게 성립하게 된 함수해석학은 훗날 양자역학의 수학적인 토대를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집합론이라는 수학의 새로운 분야도 푸리에 해석이 던진 질문들을 답하는 과정에서 탄생하게 된다.

 

주기함수가 아닌 함수에 적용할 수 있는 스펙트럼 분석을 위한 개념은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이라 불리는 것이다. 이 경우 함수는 연속적인 스펙트럼을 갖게 된다. 이는 푸리에 급수가 주기함수에 대한 스펙트럼 분석, 즉 악기의 소리나 원자의 스펙트럼과 같은 이산적인 스펙트럼 구조를 갖는 것과 대비된다. 이 푸리에 변환의 개념은 20세기에 컴퓨터의 계산 능력과 만나 인간의 삶에 더욱 넓고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고속 푸리에 변환(Fast Fourier Transform)의 발견이 그것이다.

 

1963년 미국과 소련의 핵실험 금지 협정의 비준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될 무렵, 미국의 고민은 소련을 방문하지 않고도 핵실험을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 여부에 있었다. 한 가지 방법은 소련 주변국 연안의 지질활동 관측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지질활동의 관측 데이터는 위에서 얘기한 시계열 자료에 해당한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푸리에 변환을 사용하면 되겠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푸리에 변환을 위해서는 많은 양의 계산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존 투키는 대통령 과학자문위원회의 일원으로서 소련의 핵실험 여부를 탐지할 방법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는데 이 고민의 과정에서 쿨리와 함께 오늘날 디지털 시대를 떠받칠 세기의 알고리즘인 일명 FFT ‘고속 푸리에 변환(Fast Fourier Transform)’ 을 탄생시키게 된다.[6]

 

탄생의 순간부터 핵실험의 탐지, 잠수함의 탐지, 엑스선 결정학과 같은 분야에의 응용을 목적으로 하였던 고속 푸리에 변환은 이후 컴퓨터의 발달에 발맞추어 음향학, 생의학 영상공학, 레이더, 신호 처리, 분광학, 통신 등 수많은 분야로 응용 범위를 넓혀 왔다. 2000년 초 발간된 한 저널에서는 20세기의 알고리즘 10개를 선정하여 발표하였는데, 여기엔 투키와 쿨리의 고속 푸리에 변환이 포함되기도 하였다.[7]

 

 


맺음말


 

펙트럼의 개념이 등장하는 곳이라면 대부분 푸리에 변환의 역할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소리나 빛과 같은 신호를 측정하여 스펙트럼을 분석하는 일이라면 푸리에 변환이 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 푸리에 변환은 현대의 인류가 삼각함수의 지식을 현실 세계에 폭넓게 응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실험실에서 분자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에도 삼각함수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천년 전 별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해 탄생한 삼각함수는 지금도 그 응용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결코 학창시절에 잠시 마주치고 지나가는 수학책에만 있는 박제된 지식이 아니다. 삼각함수에 대해 알고 그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긴 시간 속에서 오늘 우리의 위치와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참고문헌

 

[0] E. O. Brigham, The fast Fourier transform and its applications, Prentice Hall Signal Processing Series, Englewood Clis, NJ 1988.

[1] Auguste Comte, Cours de philosophie positive, 1835, Project Gutenberg eBook

[2] Helium, Wikipedia

[3] International Sunspot Number , NOAA

[4] Jean-François Champollion (1790 - 1832) , BBC History

[5] T. N. Narasimhan,  “Fourier’s heat conduction equation: History, influence, and connections”. Reviews of Geophysics 37 (1): PP. 151-172. doi:10.1029/1998RG900006.

[6] J.W. Cooley, "The Re-Discovery of the Fast Fourier Transform Algorithm," Mikrochimica Acta, Vol. 3, 1987, pp. 33-45. doi:10.1007/BF01201681

[7] Jack Dongarra and Francis Sullivan, “Guest Editors' Introduction: The Top 10 Algorithms,” Computing in Science and Engineering, 2000.doi:10.1109/MCISE.2000.81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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