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로 산다는 것: 예쁜꼬마선충을 사랑한 사람들’

동영상 ‘과학자로 산다는 것’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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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scientist10.jpg 실험실에서 과학적 발견은 어떻게 이뤄질까?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연구 방법을 설계하고, 이런저런 유력한 가설을 끄집어내고, 끈질기게 가설을 검증하는 결과를 확인하고, 그러면서 여러 실패 뒤에 이뤄내는 새로운 과학적 발견의 짜릿함... 그것이 크건 작건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던 자연 현상에서 새로운 발견을 이뤄내는 일은 실험실의 과학자들이 오랜 연구 끝에 느끼는 크나큰 희열일 것이다.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유전과발생연구실의 이준호 교수와 박사과정생 이학선, 최명규, 이대한 님(사진 왼쪽부터)의 일상을 다큐멘터리의 시선으로 카메라가 들여다봤다. 30분 분량으로 편집된 동영상은 과학자로 산다는 것의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동영상은 3부로 나뉘어 유투브에 공개돼 있다. 과학 연구의 실제 모습을 담아 많은 사람이 과학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는 조은희 조선대 교수(동영상 기획·제작 책임)가 <과학자로 산다는 것 -예쁜꼬마선충을 사랑한 사람들>의 기획과 제작 과정을 담은 글을 보내왔다. 실험실 일상과 그 사이에서 비치는 연구자의 열정과 희열을 독자 분들도 잠시 함께 느껴보시길. -사이언스온


 1부 http://youtu.be/HD1O2d8KToI 

 2부 http://youtu.be/6TvikTTxUVo 

 3부 http://youtu.be/cttxDUSQGzk  


기획제작 책임 조은희 조선대 생물교육학과 교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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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을 처음부터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과학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영상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과학적 질문이 어떻게 생성되고 과학자들은 이에 대한 답을 어떻게 구하는지를 구체적인 맥락 속에 담아보고 싶었다. 몇 년을 염두에만 두고 있었던 프로젝트가 급진전된 것은 우연히 예쁜꼬마선충의 닉테이션에 대한 이준호 교수의 연구 발표를 듣고 나서였다.


예쁜꼬마선충은 알에서 부화하여 네 번에 걸쳐 허물을 벗으면서 성체로 자란다. 보통 이런 과정은 사흘만에 끝이 나며, 한 마리의 성충은 또 300여 개의 알을 낳고 이들이 새로운 성충으로 자란다. 그런데 한 곳에서 너무 많은 수가 자라 먹을 것이 없어지면, 다우어(dauer)라는 휴면 상태에 들어간다. 다우어 상태가 되면 입을 꼭 닫은 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오랜 기간을 버틸 수 있다. 이런 다우어 상태에서 일부 선충은 머리와 몸통을 세우고는 꼬리로만 체중을 의지한 채 온 몸을 이리저리 춤추듯이 흔드는 행동을 보이는데, 이를 닉테이션(nictation)이라 한다.


이준호 교수의 닉테이션 연구는 여기서 시작된다. 다우어 상태라면 에너지를 엄청 아껴 오래 버틸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관건일 텐데 어떻게, 그리고 왜 이런 행동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걸까? 이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때로는 여러 가지 귀납적인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기도 하고, 여기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가설연역적 방법을 적용하기도한다. 열심히 노력해 보았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우연히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 새로운 연구 방법을 확보하면서 연구의 돌파구를 열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연구실 내 구성원 사이는 물론 전혀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과 협력과 융합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또한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결과를 얻고 나서도 이에 대한 확증을 얻기 위해 또 다른 방법을 동원해서 다각도로 검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때론 즐겁고 활기찬 순간도 있고 또 좌절의 순간도 있지만, 자신이 연구하는 대상에 대한 호기심과 연구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과학 연구는 재미있는 동시에 의미도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학자로 산다는 것>, 1부 (08분37초)


<과학자로 산다는 것>, 2부 (12분22초)


<과학자로 산다는 것>, 3부 (9분49초)


는 순간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준호 교수는 물론 직접 연구를 수행하였던 대학원생, 이학선, 최명규, 이대한 선생도 의미있는 일이라며 영상 제작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그때 연구진은 촬영이 그리 어려운 작업이 될 줄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연구 과정은 모두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하고 연기를 시키지는 않을 것이라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운좋게 한국창의재단, 조선대, 뇌프론티어사업단에서 재정적인 도움을 얻긴 했지만, 예산이 충분하지 못해 애니메이션이 들어갈 부분을 대부분 삭제해야 했고 진행상 불가피한 부분은 일부 출연진이 재연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영화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는 <올가미>의 촬영감독인 이동삼 감독이 총제작을 맡아 정순애 작가, 김세연 감독, 김현태 촬영감독을 비롯해 훌륭한 스태프와 작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나 지루하고 뻔해 보이는 과학자의 일상을 지저분하기까지 한 실험실에서(연구진은 실험실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한다며 촬영을 위한 청소도 거부했다) 생생하고 다양한 그리고 따스한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전문 스태프와 연구팀의 내공 덕분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후반 작업까지 꼼꼼하게 정성을 기울인 스태프, 그리고 묵묵하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연구진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자는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는가? 과학지식은 얼마나 믿을 만한가? 사람들이 과학 연구를 통해 알아낸 것이라 하면 다른 주장보다 더 신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자로 산다는것 -예쁜꼬마선충을 사랑한 사람들>은 이런 것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상이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이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더 많은 물음을 떠올리게 되기를 바란다.

[조은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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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기획과 제작과정 소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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