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대의 "소설-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

‘박사우울증’이라는 게 있습니다. 많은 대학원생이 흔히 겪는 우울한 증상을 뜻한다고 합니다. 우리 시대 ‘박사우울증’을 앓는 많은 이공계 대학원생의 삶을 소설 형식에 담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서로 이해하며 보듬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카이스트 박사과정 김창대 님이 씁니다.

‘노느니 다른 일이라도 하자’

연재소설-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 시즌Ⅱ


s2e15.jpg » 삽화 / 박종애 님이 그려주셨습니다.


[지난 줄거리]

권대성 교수가 학교를 옮기게 됐다. 고민 끝에 석사 1년차와 박사 1년차 학생들은 연구실을 옮기기로 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좀 더 힘겨운 대학원 생활을 지속한다. 어느 날, 교수님께서 길영과 정원에게 마이크로(MICRO) 학회에 논문을 제출하자고 제안한다. 길영은 준상과 팀을 이뤄 논문 제출에 성공했지만, 보영과 함께한 정원은 마지막 순간에 발견된 에러 때문에 제출에 실패한다. 논문 마감 후 모두 슬럼프에 빠진 가운데, 길영과 보영은 박사 과정에 지원하고, 전문연구요원인 국현은 4주간의 군사훈련을 받으러 간다. 그리고 가을학기 개강 날….
  



#15. 멀티태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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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간, 식당에 사람이 많다.


김정원(박4): 야, 식당에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전길영(석2): 개강했잖아요.

김정원(박4): 아, 벌써 9월 됐나?

전길영(석2): 형, 수강신청은 했어요?

김정원(박4): 당연히 안 했지. 이제 해야겠네.


박사 고년차인 정원에게 개강은 방학 계획표 같은 것이다. 잘 짜여 있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것. 그것과 별개로 시간이 흘러갔다.[1] 수강신청이라 봐야 “논문연구”만 신청하면 된다. 수업이 따로 있는 그런 게 아니다. 그냥 “학기 중에도 연구를 계속한다는데 내 학점을 겁니다” 하는 뜻이다. 어차피 방학에도 계속 해왔던 그 연구 말이다. 지난 학기까지는 조교[2]라도 했다. 그래서 학기 중에 좀 더 바빴다. 하지만 이번 학기부턴 그마저도 안 한다.


정원은 옛날 생각이 났다. 선배들이 그랬다. 식당에 사람 많은 걸 보고야 개강인 줄 알았고, 그제야 수강신청을 했다. 옛날의 정원은 그런 선배들이 이해가 안 됐다. 근 10년 학교에 있었던 선배들이다. 10년째 9월이면 개강인데, 그걸 까먹는단 말인가. 그런데 이젠 자기가 그러다니. 웃겼다.


어쨌거나 줄을 섰다. 3500원에 쌀밥에 반찬까지 주는 데가 여기밖에 없으니까.


김정원(박4): 근데 정길이 형은 안 왔어?

강준상(박4): 왔는데, 아까 약속 있다고 나가시던데?

김정원(박4): 진짜? 정길이 형이?

전길영(석2): 그러게요. 정길이 형이 약속이 있다니….

김정원(박4): 내 기억엔 거의 처음 같은데? 가끔 늦잠 자느라 점심을 거른 적은 있어도…. 혹시, 여자 생긴 거 아냐?

강준상(박4): 맞다. 그 형 교회 다닌다지 않았냐?

전길영(석2): 그럼 그냥 교회 사람 만나는 걸 수도 있죠.

김정원(박4): 아니 근데, 생각해봐. 그 형, 나가서 밥 한 번 먹자고 해도 웬만하면 학교식당에서 후딱 먹자던 사람이잖아.

전길영(석2): 그건 그래요. 시간 되게 아끼셨는데….


전보영(석2): 저, 정길이 오빠가 어떤 여자랑 같이 가는 거 본 적 있는데….

김정원(박4): 보영아! 그런 게 있으면 빨리 빨리 얘기를 해야지이! 언제 봤어?

전보영(석2): 네? 어제이긴 한데….

김정원(박4): 몇 시쯤? 몇 시쯤?

전보영(석2): 몇 시인 게 중요해요?

김정원(박4): 생각 해봐. 요즘 교회가 몇 시에 하지? 어쨌든 오후쯤에 만났으면 평범한 교회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하지만 밤늦게 만났다면, 사귀고 있거나, 최소한 썸 타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을 거 아냐. 그 때까지 함께 있었거나, 따로 만난 걸 테니까.

전보영(석2): 아침 일찍이었는데….

김정원(박4): 어. 그럼 뭐지?

전길영(석2): 아침 일찍 만났으면 100%죠.

김정원(박4): 그런가? 왜?


전길영(석2): 아침 일찍 만난다는 건 정말 의도적이고 의지적인 거죠. 교회 시작하기도 전인데, 일부러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만나는 거잖아요. 오히려 밤늦게면 모임이 어찌어찌 흘러가다가 마지막에 둘만 남고 그럴 수도 있는 거고요.

김정원(박4): 이야, 역시 길영이 머리가 잘 돌아가. 그럼, 여자는 어땠어? 좀 꾸민 상태였어?

강준상(박4): 질문이 너무 자세한 거 아니냐?

김정원(박4): 왜 그래, 정길이 형 장가는 보내야 할 거 아냐.

강준상(박4): 야, 정길이 형 장가를 니가 보내냐.

김정원(박4): 준상아. 정길이 형 봐봐, 성실하지, 성격 멀쩡하지, 허우대 멀쩡하지, 얼굴 그만하면 괜찮지. 요즘 그런 남자 구하기 쉽지 않아. 안 그래, 보영아?

전보영(석2): 오빠, 그냥 오빠가 재밌어서 물어보는 거 아니에요?

김정원(박4): 푸하하, 오케이, 인정. 요즘 어린 애들 진짜 머리 좋다니까.


몇 살이나 차이난다고. 어쨌거나, 줄 서있는 동안 잠시 즐거웠으니 됐다.




사 졸업 학기를 맞은 길영에게 개강은 서빙 알바 하다 맞는 저녁 시간 같은 것이었다. 일이 몰려든다. 그리고 어서 끝났으면 싶다.


점심을 먹고 오는 사이 메일이 쌓여 있다. 교수님이 졸업 논문 진행 상황을 물어보신다. 수강하는 수업에서도 메일이 왔다. 첫 시간까지 논문을 하나 읽어오란다. 이 무슨 악행이란 말인가. 수강생이 너무 많아 걸러내려는 속셈일지도 모른다.[3] 어쨌든 졸업 요건을 채워야 해서 취소도 못한다. 졸업 사진도 찍는단다. 한나절쯤은 날리겠지. 정원도 메일을 보냈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점검하잔다. 원래 석사 졸업학기쯤 되면 프로젝트에서 거의 빠진다. 하지만 지금은 석사 1년차 학생이 없으니, 뭔가 역할을 해야 할 터였다.


휴.


한숨을 한 번 쉰 길영은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 많은 걸 다 하려면 멀티태스킹 능력을 최대화시켜야 한다.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은 이제 마케팅에서도 흔히 쓰이는 용어다. 중앙처리장치(CPU) 개수가 늘어난 경우나 스마트폰의 화면 분할이 가능해진 경우에 ‘멀티태스킹 능력이 높아졌다’는 용례로 주로 쓰인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의 태생은 이런 것들과 거리가 있다. ‘노느니 다른 일이라도 하자.’ 이것이 핵심이다. 워드프로세서를 생각해보자. 사람이 ‘a’ 키를 눌렀을 때 워드프로세서가 할 일은? 커서가 있는 곳에 a를 표시하고 커서를 옆으로 옮기면 끝이다. 그리고 나면 사용자가 다시 뭘 누를 때까지 할 일이 없다. 논다. 어지간히 빠른 속도로 타자를 쳐봤자 컴퓨터가 더 빠르다. 결국 대부분의 시간 동안 논다. 이렇게 노는 시간 동안 다른 프로그램이라도 돌리자는 것이 바로 멀티태스킹이다. 그러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게 된다. 멀티태스킹의 기원을 사자성어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바로 ‘주경야독’이다. 밤이면 어두워 어차피 농사를 못 짓는다. 그러니 그 틈을 타 공부하자는 거다.


하지만 길영은 노는 시간이 없다. 끊임없이 일한다. 멀티태스킹의 개념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개발했다. 첫째, 머리가 놀 수밖에 없는 시간들을 활용한다. 밥을 먹거나 화장실에 가거나 샤워를 하는 그런 시간들 말이다. 연구를 하다가 아이디어가 더 필요한 순간이 오면 길영은 바로 일을 멈춘다. 그리고 다른 일을 시작한다. 그러다 밥 때가 되면 아까 하던 연구 내용을 힐끗 쳐다보고 밥을 먹으러 간다. 머리는 생각에 잠긴다. 다음 주에 있을 졸업앨범 촬영도 좋은 기회다. 어차피 여기 저기 가서 차례만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일 테니까. 그 때 석사 논문 전체 구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둘째, 길영도 인간이인지라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들이 존재한다. 그 순간도 활용할 수 있다. 길영은 늘 영어 단어를 10~20개 인쇄해서 책상 한켠에 둔다. 그리고 집중력이 흐트러졌을 때 한 번씩 스윽 읽는다. 집중해서 읽으면 안 된다. 머리가 피로해져서 집중만 더 흐트러진다. 하지만 몇 번 읽고 나면 자연스레 머리에 들어온다. 너무 익숙해졌다 싶으면 다른 단어로 바꾼다. 단어 읽기가 지겨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땐 즐겨찾기 해둔 블로그에 들어간다. 영어로 된 것들이다. 전자기기 출시 소식이나 경제 뉴스 등을 주로 읽는다. 이러니 영어 실력 닳을 일이 없다.




론, 정원도 멀티태스킹의 개념을 안다. 그리고 길영처럼 화장실에 갈 때는 머리가 쉰다는 것도 안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도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 시간들을 프렌즈팝[4]을 하는데 쓴다는 것이다. 정원이 원래 좋아하던 캔디크러쉬사가와 비슷한 게임이다. 캔디크러쉬사가는 모든 판을 다 깨버렸다. 새 판이 나오길 기다리는 중이다. 짜투리 시간의 힘이다.


정원이 길영보다 적극적으로 멀티태스킹을 하는 -순간도 있다. 놀라지 마시라. 연구할 때다. 연구란 것이 항상 100%의 두뇌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데이터 정리를 할 때면 간단한 작업만 반복하면 된다. 때로 두뇌 활용율이 70% 이하로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정원은 나머지 30%를 멀티태스킹에 활용한다. 예능이나 드라마를 보는 것도 ‘활용’이라고 할 수 있다면.


정원도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았다. 연구하고 남을 짜투리 두뇌를 ‘활용’할 거리부터 찾았다. 요즘 핫하다는 여성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언프리티랩스타)[5]은 어떨까? 지난 시즌은 재밌게 봤는데. 예능이긴 하지만 음악 프로그램이기도 하니 집중해서 보지는 않아도 될 것이다. 음악 들으며 공부하는 것처럼 하면 되겠지 뭐.[6]


그 때, 보영이 불렀다.


전보영(석2): 오빠, 이거 좀 봐봐요.


정원은 뒤돌아보면서 보영이 부른 오빠에 대해 생각했다. 이름이 앞에 붙지 않은 순수한 오빠. 그러고 보니 이 방엔 보영과 자신뿐이다. 원식이 형은 간 곳을 모르고, 국현마저 훈련소에 갔으니. 정원은 마음 속으로 헛기침을 하며 생각했다. 그래, 내가 여자친구가 없지 가오가 없냐.[7]


김정원(박4): 뭔데?

전보영(석2): 국현 오빠, 훈련소 사진 나왔어요. 완전 귀엽게 나왔어요. 쿡쿡쿡.


정원은 이름이 붙지 않은, 자신을 불렀던 ‘오빠’와, 이름이 붙은 ‘국현 오빠’를 생각했다. 그리고 ‘완전 귀엽다’라는 표현을 생각했다. 그리고 보영의 옆으로 갔다. 모니터를 봤다. 수많은 훈련병들이 저마다의 활기로 화이팅 품새를 잡고 있다.


김정원(박4): 뭐가 귀여워, 해외 언론에 뿌릴 북한군 사진 같구만. 근데 요즘엔 이런 포즈로 사진 찍어도 되나봐? 나 때는 되게 근엄한 표정 아니면 안 되는 분위기였는데.

전보영(석2): 아, 그랬어요?


보영은 알 리 없는 말이다. 정원이 훈련소에 있을 때, 보영은 고등학생이었으니까.


전보영(석2): 이거 편지 보내는 웹사이트 주소랑 해서 단체 메일로 보내야겠어요.

김정원(박4): 나 때는 인터넷으로 편지 보내는 것도 없었는데. 군대 많이 좋아졌어.

전보영(석2): 진짜요?

김정원(박4): 그래, 이런 거 생긴 거 몇 년 안 됐어.

전보영(석2): 지금 하나 써줘야겠다. 오빠도 쓰세요.

김정원(박4): 에이, 그거 서버에 올라가기도 전에 국현이가 나올 걸. 겨우 4주 있다 오잖아.

 

정원은 군 생활을 2년 했다. 어떻게든 티를 냈다.




. 길영의 핸드폰이 울렸다. 보영이 보낸 메일이다. 국현의 사진과 함께 웹사이트 주소가 하나 있다. 글을 올리면 국현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길영은 사진만 대충 보고 메일을 닫았다. 나중에 시간 날 때 하지 뭐.


멀티태스킹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이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을 해야 한다. 중요한 일이 많아서 멀티태스킹을 하는 건데,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한다면 그건 노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훈련소에 간 국현을 위해 인터넷에 글을 하나 올리는 것. 보영에겐 그것이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일이었지만.


잠시 뒤, 정길이 돌아왔다. 조용히 자리로 들어가 앉는다. 앉자마자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 화면을 켠다. 카카오톡을 켠다.


‘이제 연구실 왔어요. 자기 얼굴이 눈에 아른거린다. 벌써 또 보고 싶어. ㅠㅠ’


순식간에 사라지는 1. 그리고 답장.


‘나도 오빠 얼굴이 아른 거려요 ㅠㅠ 그치만 울 오빠 연구해야지!! 보고 싶어두 꾹 참고 열심히 연구해요! 그리고 저녁 때 또 만나요!!’


정길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된장찌개에 불고기까지 올라온 아침상이라도 대접받는 느낌이다.


‘그래!! 오빠 열심히 연구하고, 이따 저녁때 또 맛난 거 사줄게!!’

‘이따봐!! 이제 답장 그만하구 연구하기!! 예은이두 저녁때까지 오빠 보고 싶은 거 꾹 참구 있을 테니까!!’


정길은 여자친구의 프로필 사진을 열었다. 입꼬리의 씰룩임을 막을 수 없다. 다들 이래서 연애하나보다. 나이 서른셋 먹고 이런 감정을 느껴도 되는지는 모르겠다. 시대가 지날수록 몸은 더 이른 나이에 어른이 된다는데, 마음은 더 느리게 어른이 되어가나 보다. 마음을 겨우 억누르고 키보드를 잡았다. 연구 열심히 하라니까, 열심히 해야겠다.


정길은 문득 주변 눈치를 봤다. 준상이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기고 있다. 길영은 논문만 쳐다보고 있다. 대학원 오고 나서 연구실 사람이 아닌 사람과 밥을 먹은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다들 별 신경 안 쓰는구나.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다.


오늘 저녁엔 예은이랑 뭘 먹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름이 너무 예쁘단 말이야, 이런 생각을 하며 무심결에 캘린더를 봤다. 앗. 내일 논문 발표가 있다. 이걸 왜 몰랐지? 연애에 너무 정신이 팔렸나. 읽어놨던 논문 중에 고른다 해도, 하루 꼬박은 걸릴 텐데.


그렇다고 데이트를 포기할 순 없다. 정길은 밤샘을 선택했다. 오후 중에 논문을 골라서 다시 한 번 읽어놓자. 그리고 데이트를 마치고 다시 와서 밤새 준비하자. 막상 만나면 들어오기 싫을 텐데 어쩌지. 그래도 예은이가 통금이 있으니까….


멀티태스킹을 비롯해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전략들은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결국  일의 총량이 중요하다. 일이 절대적으로 많을 땐, 멀티태스킹은 중요치 않다. 멀티스타킹으로 졸라맨 듯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괜찮다. 정길은 연애 3일차니까. 예은의 카톡 하나면 박카스 10병 부럽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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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KON의 노래 <리듬 타(RHYTHM TA)> 중에 “여름 방학 계획표처럼 의미는 없음”이란 가사가 나온다. 여기서 착안한 표현이다.

[2]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 (5) 시간 관리 - http://scienceon.hani.co.kr/165776

[3] 전공과목의 경우 수업 정원을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기도 한다. 어차피 학과 학생들이니 수업은 들을 수 있게 해주자는 의미다. 하지만 교수의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수강생은 부담이 된다. 강의를 전달하기도 어렵고 채점도 힘들다. 그래서 일부러 학기 초에 어려운 숙제를 내거나 쪽지시험을 치르기도 한다. 수강변경 기간에 학생들이 다른 수업으로 옮겨가게 하려는 심산이다.

[4] 프렌즈팝: NHN 픽셀큐브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을 활용해 만든 스마트기기용 퍼즐 게임. 블록들의 자리를 바꾸어 같은 블록 세 개를 이어주면 터지는 등 기본 개념은 캔디크러쉬사가와 유사하다. 하지만 블록과 판이 육각형이라는 데서 사각형인 캔디크러쉬사가와 차이가 있다.

[5] 언프리티랩스타(Unpretty Rapstar): 엠넷(Mnet)에서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영하는 여성 래퍼들의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 각종 미션을 통해 랩 대결을 펼치고, 각 미션의 승자에게 음원을 하나씩 발매시켜준다.

[6] 랩을 할 때는 뇌 속의 언어중추가 음악을 관장하는 부분보다 더 활성화된다고 한다. 그러니 정원의 기대와는 다르게 음악 듣듯 흘려듣기는 힘든 방송일 것이다. 정원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는데…. 출처: 김형찬 기자. “랩, 음악으로 하는 말? 말로 하는 음악?” 한겨레. 2014년 8월 4일.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649766.html

[7] 영화 <베테랑>에서 경찰 역으로 나오는 황정민의 대사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를 패러디한 것이다.


  ■ 작가의 말

소설을 쓰다 보면 “ㅋㅋㅋ”을 쓰고 싶을 때가 정말 많습니다. 특히 대화 부분을 쓸 때 그렇습니다. 웃으면서 이야기해야 하는 말인데, 글자만 적어놓으니 진지를 세 그릇쯤 먹은 느낌이 날 때가 있거든요. 그렇다고 다른 의성어로 웃음을 표현하자니, 가만히 말하다가 갑자기 크게 한 번 웃는 느낌이라 어색하고요.


왠지 한글을 파괴하는 것 같아서 안 쓰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ㅋㅋㅋ”이 왜 한글 파괴일까 싶기도 하네요. 자음에 의성어로서의 역할을 부여한 것뿐이잖아요. 왜래어도 아니고요. 한글 파괴가 아니라 한글 확장인 것은 아닐까요?


이번 화에서는 정길과 예은이 문자를 주고 받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ㅋㅋㅋ”를 써도 되는 순간이 온 겁니다. 하지만, 결국 쓸 일이 없었네요. “ㅋㅋㅋ” 좀 쓰고 싶어요! ㅋㅋㅋ


김창대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과정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고침] 편집자의 실수로 “보영은 알 리 없는 말이다.…” 부분이 다른 대목으로 잘못 들어갔습니다. 뒤늦게 수정했습니다. 2015년 12월 20일 오전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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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대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과정
20대를 공대에서 보내고 30대도 공대에서 맞이한 전산학도. 그리고 소설 쓰는 사람. 무언가를 고찰하여 글로 표현해내는 것을 좋아한다. <용감한 작가들> 회원이며 페이스북 페이지 <글 쓰는 김창대>를 운영 중이다. https://www.facebook.com/holypsychowrites
이메일 : holypsy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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