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결산] 쟁점3- “소비자의 알권리” “선택 되레 제한”

표시제 강화 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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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김은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예외 규정 너무 많아 결국 흔적 감춰


00KEJ1먹을거리에 관한 표시 대상은 원산지부터 제조·가공 방법과 과정, 사용법 정보까지 다양합니다. 먹을거리는 다른 상품과 달리 사람들한테 직접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약청은 항상 먹을거리에 관한 표시제의 목적을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지엠오(GMO)도 마찬가지입니다.  


▶ 식품첨가물도 열외

그런데도 지엠오 표시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예외’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예외라는 장벽을 넘어서야만 지엠오는 표시됩니다.   우선 지엠오 농산물은 식약청의 승인을 거친 품목이어야 하고 그 품목이 3% 이상 섞였음이 확인되어야 한다는 두 개의 장벽을 넘어야만 비로소 표시됩니다. 농산물이 아니라 가공식품이라면 이런 두 가지 외에 몇 가지 장벽을 더 넘어야 합니다. 우선 원재료에 함량이 많은 순서로 꼽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야만 표시됩니다.  


또한 가공 이후 지엠오가 들어갔다는 사실을 검증할 수 있는 유전자나 단백질 물질이 남아 있어야 표시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가공식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은 지엠오 표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모든 장벽을 넘어서 표시되는 먹을거리는 거의 없다는 데 있습니다.  


2006년 재배해서는 안 되는 지엠 벼가 미국에서 불법 재배, 수출되었을 때, 우리는 그 벼를 얼마나 수입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식약청이 지엠 벼에 대한 심사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식약청에서 수입 승인한 콩, 옥수수, 면화, 캐놀라, 사탕무, 알팔파, 감자 등 7개 품목만이 표시 대상입니다. 지엠오 표시 없이 수입된 것 가운데 약 25%가 지엠오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3% 이상 섞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제 없이 수입되었습니다.  


▶ 원료 기준으로 표시해야

이렇게 수입한 지엠오 농산물을 어디에 사용했을까요? 식품기업은 지엠오 표시가 된 품목은 가공 이후 유전자나 단백질 물질이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엠오 표시를 안 해도 되는 식품의 원료로 사용했습니다. 식용유와 간장, 올리고당 등의 당류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25%의 예외에 해당하는 것들은 3% 이내라는 이유로 고추장, 된장, 두부, 이유식 등 지엠오 표시를 해야 하는 식품에 사용했습니다.  


2008년 식약청에서 2005~2007년 3년 동안 시중의 두부를 조사한 결과 미국산 콩으로 만든 모든 두부에서 지엠오가 검출되었지만 3% 이하였다고 발표한 바도 있습니다. 즉, 표시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결국 거의 모든 가공식품은 이 장벽들 가운데 어느 한 가지에 해당해 지엠오 표시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위한 표시제가 지엠오에는 전혀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만을 확인한 셈입니다.  


식품기업들은 지엠오 표시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그에 따른 비용 때문에 더 손해라고 말합니다. 더욱이 표시하면 값이 오르기 때문에 빈부계층의 갈등만 더 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값이 오르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있는 가공식품들입니다. 거기다 국제 곡물가까지 급등하니 식량자급률이 25% 남짓인 우리나라는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수출국들은 대부분 지엠오를 재배한다는 말로 정당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식량자급률이나 국제곡물가 급등의 문제는 지엠오 표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입니다.  


기업은 지엠오 표시가 마치 지엠오가 위험하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식품첨가물이나 원산지 표시에도 마찬가지로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표시를 하는 것은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지엠오도 이런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이라는 기본 원칙에서 원료를 기준으로 표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

  

 

   ▶ 반대/ 송성완 한국식품공업협회 식품안전부장 

먹을거리 전반에 혼란과 불신 초래


00SSW정부가 추진하는 ‘지엠오(GMO) 표시제 강화’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오히려 제한하는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비-지엠오 식품의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어 식품 소비의 계층화가 우려되고, 이런 상황이 심화하면 결국에 서민층의 식품 선택권도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추가비용 소비자 부담

그동안 지엠오에 대해선 부정적 측면만 강조돼 올바른 이해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런 터에 사후관리가 미흡하게 되면 소비자는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이라는 혜택은 얻지 못하면서 가계 부담과 사회구성원 간의 갈등만 조장하고, 먹을거리 전반에 대한 혼란과 불신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불신이 정부의 다른 식품안전정책 추진 과정에도 영향을 끼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을 미국산 쇠고기 수입정책에서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엠오 표시제 강화에 따른 식품기업의 추가 비용은 결국에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농산물-식료품 가격지수로 따질 때, 소비자 부담은 1.65%에서 3.60%까지 오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생활물가지수의 상승은 물가상승과 맞물려 나타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의 상승은 소득 상위계층보다는 하위계층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소득 하위계층의 문제를 심화하고 이를 수용하는 사회적 비용이 다시 증대되는 악순환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표시제 확대로 인한 추가 비용 부담으로 소비자들의 의견이 양분될 수도 있는데요, 추가 비용을 지불한다 해도 안전성만 확보되면 된다는 입장과 입증되지 않은 위해성 때문에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으로 나뉘는 사회적 갈등도 예상됩니다.  

▶ 효율적 관리 능력부터 검토를

새로운 제도의 시행은 국민 세금이 비용으로 소요되기 때문에 제도의 실효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 하면, 제도의 실효성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엠오 표시제 강화는 식품기업과 국가경제에 끼치는 영향이나 제도 도입에 따른 소비자 혜택, 이를 정부나 기업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등이 사전에 면밀하게 검토돼야 합니다.  


목소리가 강한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에 떠밀려 강화한 표시제에서 사후관리의 허점이 많다면,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과 국민 불안만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금은 표시제 강화에 앞서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식품기업들의 수용 능력이나 정부의 사후관리 능력 등 제도적 장치가 먼저 보완돼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엠오 표시제 확대는 식품산업 전반에 걸쳐 약 1조원 정도의 생산비용을 상승시키고, 식품기업들은 사용하는 모든 원재료에서 지엠오 혼입 여부를 관리하는 데 해마다 수 십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이런 비용은 우리 기업이 글로벌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이나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해야 할 비용인데요, 이것이 소비자의 막연한 불안에 대한 사회적 기회비용이라 하더라도 기업은 물론 국가 전체로 볼 때 그 기회비용은 너무나 크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지엠오 표시제 강화(안)이 무용의 제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지엠오에 대해서도 제대로 논의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엠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나 식량수급 여건이 비슷한 일본이 우리보다 완화된 지엠오 표시제를 왜 시행하고 있는지, 표시제 강화를 왜 유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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