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결산] 아줌마들, GMO를 '수다의 식탁'에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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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선택-필수?

어느 장단에 춤출까    

 만약에 딸기에 넙치 유전자 섞는다면?

 그런데 그 놈의 표시, 도무지 모르겠다

 그래도 덕에 싸게 먹을 수 있지만

 어쨌든 알아야 찬성도 반대도 하지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 온에서 ‘아줌마들의 과학수다’를 연재하는 평범한 아줌마 4명이 모여 유전자변형 작물(지엠오·GMO)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유쾌한 수다로 풀어놓았다.  

 

▶ 듣고나니 괜히 찜찜

  SO_JW지원 : 제 아이가 요즘 한창 성장기에요. 그래서 수입 고기를 즐겨 먹어요. 그런데 최근에 유전자변형(GM) 기술 덕분에 값이 싼 지엠오 곡물을 가축 사료로 쓴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아이가 건강하라고 조리해주는 건데, 지엠오 사료를 먹고 자란 소라니, 괜히 찜찜해지더라고요. 지엠오라는 말 하나에, 우리집 식탁에 올라온 고기가 정말 믿을만한 것인지 하는 의심부터 들고요.  


문영: 그런 찜찜한 느낌 알겠어요. 저도 연어를 좋아해 마트에 갈 때마다 사는 편이었어요. 몇 년 전부터 가격이 싸져서 좋아했는데 혹시 이것도 유전자변형 기술 덕분에 싸진 건 아닐까 의심이 생기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괜히 손이 가지 않았어요. 지엠 연어가 몇 년 안에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해외 뉴스만 듣고서도 말이에요. 지엠오에 대해 나쁜 선입견이 있었던 거죠.  


동수: 지엠오에 대해 좋은 이미지만 갖고 있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거예요. 만약에 냉해에 강한 딸기를 만들려고 넙치의 유전자를 섞는다면 누가 봐도 자연스러운 일은 아닐 테니까요. 필요한 유전자를 넣는다고 정말 원하는 생명체가 될까요? 그렇게 만든 생명체는 안전할까요?    



▶ 지엠오 식품 없나 착각

인숙: 정작 장보러 갔을 때에 ‘지엠오’라고 표시한 상품을 찾기 힘들었어요. 우리나라엔 유통되는 지엠오 식품이 없나 하고 착각했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많이 먹는 과자나 빵에 단 맛을 내는 데 쓰는 옥수수과당은 거의 지엠오라는 것을 알고는 ‘피해갈 수 없구나’ 하고 체념했어요. ‘노-슈거’(No-Sugar)라 해서 안심할 일이 아니에요.   


문영:SO_MY엠오 표시제가 실시되고는 있다는데 소비자들이 알아보기는 정말 힘들어요. 전문가 수준의 지식이 있어야 판단할 수 있더라고요. 최종 제품에 지엠오 성분이 남아 있는지, 표시 대상인 5대 주원료에 포함돼야 한다는지 같은 규정이 너무 까다로워 소비자는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정부는 표시제를 확대한다고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시행이 안 되고 있어요. 바뀌는 표시제는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될까요?  


지원: 그렇게 지엠오라는 걸 드러내지 않으려 하면서도 왜 굳이 지엠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건가요? 소비자가 지엠오의 장점을 잘 몰라서? 아니면 지엠오가 정말 나빠서? 속 시원히 알고 싶어요. 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과학적 진실과 사회적 진실을 알고 싶다니까요.    


▶ 두부 1천원-2천원짜리 갈등

   SO_LIS인숙: 며칠 전 러시아가 곡물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해서 세계 물가가 들썩이고 있어요. 반면에 생산량이 많고 값이 싼 지엠오 사료가 있는 덕분에 우리가 비교적 싼 가격에 자주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지엠오를 무조건 반대할 수도 없어요.  


지원: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석유 값이 오르고, 사료로 쓰던 지엠오 작물인 콩과 옥수수를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 데 쓰고, 그러니 터무니 없이 곡물 값이 올랐어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지엠 기술이 일조하고 있어요.  


문영: 지엠오가 우리 살림살이 곳곳에 와 있네요. 그런데 지엠오가 이미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면, 더 많은 공급을 위한 지엠오를 이야기하기 전에, 현재의 생산량을 가지고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어떤 곳에서는 사람도 굶고 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곡물을 가축에게 먹이고 자동차에 ‘먹이고’ 있다니 다시 생각할 일이에요.  


동수: 그렇SO_DS더라도 위해성이 논의되는 지엠오 콩으로 만든 1000원짜리 두부와 지엠오가 아닌 2000원짜리 두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때엔 망설여질 수밖에 없어요. 눈앞의 비싼 가격을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위험과 바꾸기는 쉽지 않잖아요.  


문영: 위험이 있다면 해결하면 되잖아요? 우리 과학기술도 소비자를 위해 그 정도의 서비스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소비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과학과 정치가 필요해요.    



▶ 가난 구제, 농가? 기업?

인숙: 많은 정치가들이 지엠오가 인류의 가난을 구제할 수 있는 과학적 해결책이라고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재배농가는 여전히 가난하고, 일부 기업만이 지엠오의 혜택을 봤지요.  


동수: 지엠오의 안전성은 과학자가 이야기해야 하지만, 각 나라 식량의 안정적 수급과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유전자변형 기술 개발 합의는 우리 모두의 문제에요. 그러니 우리한테도 지엠오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필요해요. 알아야 찬성도 하고 반대도 하죠.  


지원: 지엠오를 과학자는 안전하다고 하고, 환경운동가는 위험하다고 하고, 정부는 꼭 필요하다고 하고…, 선택해야 하는 우리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난감해요. 각자의 입장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논의의 장이 꼭, 꼭 필요해요.  


인숙: <한겨레>가 지엠오 특집을 낸다는데, 각자의 주장을 내세우거나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입장을 공감하고 인정하는 진정한 소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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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다팀
머릿속 과학을 쉽게, 편안하게, 재밌게 생활에서 끌어안다.” 못생긴 평 발의 등번호 21번 수다꾼(박문영), 뾰족코에 둥근 안경 수다꾼(신지원), 살포 시 웃음 짓는 빼빼 수다꾼(최동수), 볶음밥 위의 노른자 수다꾼(이인숙)이 수 다 팀을 꾸렸다.
이메일 : science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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