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결산] 좌담: 21C 육종의 꽃인가, 판도라 씨앗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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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1 » 왼쪽부터 하정철 박사, 한지학 박사, 오철우 기자, 안진흥 교수, 김환석 교수. 사진 이종근 한겨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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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6오철우 한겨레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 온’의 “지엠오 논쟁상자를 다시 열다” 특집에 실린 전문가 글들에서도 다시 확인됐듯이, 가장 큰 쟁점은 역시 ‘지엠오 안전한가’였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모두 다 ’과학적 근거’를 내세워 안전하다, 우려된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는데요. 그래서 일반시민들은 많이 헛갈립니다.  


하정철 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 기술위원 지엠오를 개발하거나 관리하는 분들은 늘 안전하다고 단정해 말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과거부터 지금까지 여러 과학적 의견들이 뒤집힌 사례들은 수도 없이 많거든요. 저는 지엠 기술을 의학이나 환경 문제에 활용하는 데엔 찬성합니다. 하지만 생명현상에 대한 우리 지식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에서 유전자변형 작물을 식품으로 먹는 것은 그 위험을 다 통제하기 어렵고 사전예방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요. 충분한 평가를 거쳐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씀하시지만, 지금의 안전성 평가시스템은 건강진단에 비유하면 혈압 재고 피 검사 하는 정도의 기초검사 수준입니다. 먹을거리의 문제이니까 시티도 찍어보고 엠아르아이도 찍어보는 정도는 돼야 한다는 소비자 요구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한지학 농우바이오 생명공학연구소장 몇몇 논문을 인용해 지엠오가 안전하지 않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데, 의견을 말할 순 있습니다만, 과학 연구라는 건 이렇습니다. 누군가 부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면 과학계에서는 긍정적인 걸 내놓을 수 있고, 또 그걸 반박하고 다시 반박하면서 꼬리를 물고 데이터가 나옵니다. 결국 과학은 여러 부정적인, 긍정적인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지엠오가 안전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면 과학계가 더 이상 할 이유도 없어요.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지금까지도 문제가 있다고 하는 연구보고는 보지 못했어요. 한말씀 더 드리면, 지엠오에 너무나 민감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데, 사실 일반 식품에 대해 지엠오 정도의 안전성 검사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일반 육종으로 생산된 먹을거리에 대해선 무조건 안전하다고 보는 기준이 어디 있는지도 생각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이렇게 안전성 논란이 ‘과학’에 의해 결론이 나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김환석 국민대 교수·과학사회학 무엇보다 지엠오 과학 자체가 불확실성이 큰 분야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유전자 상호작용에 대해 많이 밝혀지긴 했지만 인체나 환경에 대한, 특히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많이 밝혀지지 않았지요. 두 번째로는 안전성이나 위험에 대한 판단이 과학적 사실의 문제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에 따라 같은 사실에 대해서도 위험에 대한 태도는 다르게 나타나거든요. 그리고 설사 지엠오가 안전하다 해도 다국적 거대기업에 의해 상품화돼 전세계에 팔리고 있어 국제 정치·경제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요.  


안진흥 경희대 식물분자시스템바이오텍학과 교수 이런 질문이 굉장히 당혹스러워요. 제 자신이 과학자이면서 정말로 얼마나 많은 사실 하나하나가 얼마나 과학적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과학자가 얘기하면 다 과학이고 비과학자가 얘기하면 비과학이고 그런 건 아닐 거고요. 그렇다고 개개인의 얘기를 하면 그건 그냥 주장만 되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제  안전성, 불안전성만 따로 얘기만 할 게 아니고 대안을 만들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지금 하는 얘기도 아마도 대부분 소비자들이 다 아는 것을 반복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과학적이라는 게 뭐냐,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객관성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죠.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반복할 수 있다면 더 과학적인 거지요. 소수 의견이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과학이라는 것은 한 사람이나 한 그룹에서만 나온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 의해서 반복되는 게 과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엠오 문제도 그렇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전성 논란은 당장 안전하다 아니다 이렇게 단번에 가름해 종결할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논쟁 때마다 자주 얘기되는 자연의 돌연변이, 전통적 육종, 생명공학의 유전자변형, 이런 것들은 어떻게 다르고 비슷하다고 보나요?  


전통 육종도 어떻게 보면 유전자를 변화시키고 도입합니다. 크게 보아 지엠오와 다르지 않다는 거죠. 다만 앞엣것은 자연적으로 교배가 가능한 데에서 유전자를 도입하고 활용한다는 점에서, 뒤엣것은 연관관계가 먼 데에서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동물 유전자를 옥수수에 넣는다든지. 크게 보면 그런 차이가 있지만 기술 자체에선 전통 육종과 새로운 기술 사이에 근본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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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우바이오 생명공학연구소장 한국식물생명공학회 차기 회장(2011~12) 한국육종학회 부회장(2009~현재) 고려대·경상대 겸임교수(2007~2009)     


유전자재조합 기술, 지엠 기술은 ‘육종학’이라는 교재를 보시면 거기에 한 분야로 다뤄지고 있어요. 지엠 기술은 육종에서 하나의 기술입니다. 육종에서는 결국에 돌연변이를 많이 만들어야 해요. 육종의 꽃은 돌연변이에요. 유전자를 바꾸고 변이가 일어나는 돌연변이에서 계통으로 써먹을만한 것을 선발해 품종으로 만드는 거거든요. 여러 육종기술이 있는데 지금 육종기술의 꽃은 지엠 기술이라 말할 수 있고요. 유전자를 변형하되 식물에서만 하는 게 아니고 다른 종에서도 얼마든지 유전자를 끌어와 ‘유전 자원’의 범주를 크게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관행 육종은 인류가 오랜 세월에 걸쳐 경험하며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보아왔고, 설사 이종간 교배가 일어나도 불임이 생기거나 자연도태가 됩니다. 그런데 지엠 기술에서는 유전자 변이를 유발시킨다는 점에선 차이가 없지만 지엠 기술에서는 집어넣는 유전자가 다릅니다. 원하는 유전형질을 발현시키기 위해, 지엠오에는 자연적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강력한 프로모터(유전자 발현·조절에 관여하는 인자들이 결합하는 특정 디엔에이 염기서열 부위)와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같이 집어넣어요. 또한 특정 형질과 이런 유전자를 세트로 만들어 인위적으로 집어넣은 부위가 생명현상에 크게 영향을 주는 부위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아무도 답을 줄 수 없어요. 이런 프로모터가 달린 유전자는 휴면 상태에 있는 독성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할 수도 있고요. 항생제내성유전자가 장내세균에게 전달되는 경우 항생제 내성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어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엠오가 들어간 제품에는 지엠오 표시를 하는 표시제가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현행 표시제를 보강하고 강화할 것이냐를 둘러싸고 소비자단체와 식품기업들의 견해가 맞서고 있지요. 두 견해를 모두 들어봐야 하는데, 오늘 모신 패널 분들 중에는 식품기업을 대표하는 분이 계시지 않아서 제가 식품기업들의 입장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기업의 입장을 대변해, 송성완 식품공업협회 식품안전부장이 지엠오 특집에 기고해 쓴 글을 간추려 소개하다).   GMOha

한국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 기술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청 GMO표시연구회 자문위원(2004~현재) ISO GMO 검사법 국제표준화 작업그룹(WG7) 한국대표단(2002~2008)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편집위원(현재)  


소비자들이 안전성 문제에 대해 상당히 헛갈려 하는 게 현실이고요, 그래서 ‘표시라도 제대로 해달라’는 게 국민의 요구라고 생각하는데요. 우리 나라는 2001년부터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행 표시제도에선 예외 규정이 너무 많아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입되는 지엠 작물의 대부분이 식용유나 간장에 담기는데, 식용유나 간장은 표시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요. 또 지엠오 같은 경우에는 주요 원재료 5개까지만 표시하도록 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엠오가 10%라 해도 6번째 재료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되지요. 또한 우리나라는 시험검사를 통해 표시제도를 관리하고 있습니다만, 시험이 가능한 지엠 작물의 수가 안전성 승인 후 유통 가능한 품목수에 훨씬 못 미치고 있어 표시제도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지엠오 표시를 하면 그런 표시를 하지 않은 것들은 무조건 다 안전하다는 또다른 편견을 낳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사료가 거의 다 지엠오에요. 그것을 먹고 자란 가축에는 지엠오 표시를 하지 않는데 간장·식용유에는 해야 하느냐 보면 객관성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개발자 입장에서는 지엠오 안전성 검사를 받았다는 것도 표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국민들의 우려가 너무 지나친 게 아니냐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안전하다면 굳이 표시를 안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표시 방법이 너무 애매해서 성분이 어떻게 들어있는지 알기 힘든 때가 많아요. 이제는 우리가 알아야 할 권리가 있고 그래서 지엠오든 아니든 올바르게 표시해주는 식품기업의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지엠오에 관해서는 안전성 문제 외에도 매우 폭넓은 분야에서 서로 상반된 시각들이 나타납니다. 먼저 김환석 교수님께서 간략히 정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굉장히 복합적인 여러 측면의 논쟁들이 관련돼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지엠오가 식량위기의 대안이 되느냐를 두고서, 찬성하는 쪽은 지엠오가 전통 농업방식보다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 나타날 전지구적 식량위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하고요, 반대하는 쪽은 생산의 문제가 아니고 분배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지요. 예를 들어 부잣집 곡간에 쌀이 많이 생산돼 쌓인다고 해서 가난한 집의 배고픔이 해결되는냐 이런 문제이죠. 실제로 지엠오 대부분은 기아국가가 아니라 부유한 국가에서 동물 사료나 바이오 연료, 감미료 원료 등으로 대부분 쓰이기 있습니다. 또 다른 것은 유전자변형 작물이 전세계에서 많이 재배되고 이게 단일 품종화되면 유전자 다양성을 놓치는 게 아니냐 이런 반론이 있고요. 다른 측면에서는 지엠오가 환경친화적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이 있습니다. 찬성하는 쪽은 지엠오가 농약과 화석연료 사용을 절감해 환경친화적이라고 말하고 반대하는 쪽은 지엠오가 수퍼잡초 같은 생물재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 다국적 기업의 역할과 관련한 논쟁도 뜨겁지요. 거대 다국적 식량기업들이 점점 전세계 농업시장을 장악하게 된다면 인류가 소수 기업에 식량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는데 그것이 과연 바람직한 시스템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는 반론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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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교수/사회학과 한국과학기술원 연구원(1978~1993) 유네스코 세계과학기술윤리위원회(COMEST) 위원(2008~현재) 시민과학센터 소장(1997~현재)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잘못 알고 알려진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우수한 지엠오가 생겨나 전세계가 한 품종으로 재배된다면 환경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하시는데 육종업계에서는 보면 있을 수 없는 얘기입니다. 종자 수명은 5년이 채 못갑니다. 한 품종이 전세계를 장악하는 일이 있다고 해도 오래 못 갑니다. 품종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엠 기술을 사용하면 진화 과정에서 사라진 생물체를 다시 복원하는 방법들이 있어요. 그런 유전 자원을 확보하는 기술이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여러 통계자료를 보면 지엠오 덕분에 수확량이 증진했고요, 또 재배농가들이 살충제를 덜 쓰면서 수익을 얻었다는 자료도 여러 가지가 있고요.  



안전성 논란에서 비롯해 폭넓게 퍼진 이런 양극단이 뿌리깊게 대립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지나친 찬사 때문일까요, 아니면 지나친 비관 때문일까요?  


글쎄요, 새 기술이 나왔을 때 정말로 그게 그렇게 안전하고 괜찮느냐 저한테 물어보면 사실 저는 자신 없습니다. 사실 부작용이 없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지엠오만 예외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제 과학자들도 아무리 필요한 기술이라 해도 신중해야 하고 기업의 입장에만 서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차원에서 여러 가지 지적해주신 것들은 정말 최대한 반영해서, 예를 들어 그런 강력한 프로모터는 쓰는 게 안 좋다 하는 식의 당연한 문제제기는 어떻게 회피할 것인가 모색해야 하겠고요. 그러다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오히려 소비자가 원하는 지엠오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고 한쪽 의견만을 가지고 간다면 어떻게 보면 여전히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가게 되는 거지요. 지엠오를 개발하는 쪽도 의견을 들으시고, 의견을 내주시는 쪽도 반대 의견보다는, 제대로 된 지엠오를 만드는 데 의견을 주시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만 저는 국가 차원에서 지엠오 개발을 안 할 것이냐 하는 차원에서 보면, 그래도 우리가 지엠오를 개발해야 한다고 보고요, 세계 어디보다도 우리가 안전한 지엠오를 만들 수 있다면 소비자도 좋고 우리 경쟁력도 증가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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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교수/식물분자시스템바이오텍학과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편집위원장 (현재) 워싱턴주립대 교수 (1984-1995) 포항공대 교수 (1995-2010)        



지엠오 논쟁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태도는 어떻습니까? 총평을 해주시지요.  


세계적으로 보면 이런 논쟁이 끊임없이 있었지요. 특히 지엠오와 관련해선 다 아시는 것처럼 미국은 처음 상품화해 전세계로 수출하는 나라이니까 대체로 일반 대중도 크게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정부는 지엠오를 굉장히 옹호하는 입장이고요. 거기에 반해 유럽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지엠오에 대한 반대가 심한. 물론 최근에 조금 변화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제가 알기로는 아직까지 지엠오 반대가 사회적으로 강한 것 같습니다. 일본과 한국은 유럽·미국의 중간 정도 될까요? 그래서 혼란이 더 심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정부나 기업은 상당히 찬성하는 입장인 것 같고요. 소비자 대중들은 찬성하는 사람보다는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과학을 전공하고 지엠 기술에 관한 논문을 썼지만, 생명현상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수준은 낮은데도 제품을 만들어 식탁까지 올라오게 하는 데 대해 불안감이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 지엠오의 사회적 이슈는 늘 외신을 타고 전해져 왔는데요, 우리 정부기관은 그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준 적이 없어요. 유럽에서는 지엠오의 안전성 문제가 이슈가 되면 각국 전문가들이 모여 관련된 논문·보고서를 취합해 충분히 논의를 거쳐서 국민이 읽을 수 있게 보고서를 내놓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소비자의 불안감에 대해 무조건 안전하다고만 했지 불안감을 없앨 행동에 나선 적이 있었느냐. 저는 거의 없었다고 보고요. 제일 큰 문제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 지엠 식품, 지엠 콩 옥수수가 수입된 게 1996년 이후라고 추정이 되거든요. 그런데 1999년에 안전성평가 지침이 만들어지고 실제 시행한 것은 2004년이에요. 소비는 이뤄지고 있는데 한참 뒤에 안전성평가 제도,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은 소비자나 국민이 우리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그런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데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이게 앞으로 엄청나게 혜택을 줄 것이니까 국민이나 국가 경제에 상당히 도움을 주니까 이렇게 가야 한다는 얘기를 너무 쉽게 많이 하는 것은 사실이에오. 이게 상당히 돈을 많이 들여서 어려운 최첨단 과학을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나올 수 있는 문제는 절대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런 것을 쉽게 얘기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실망도 많이 했을테고요 그 다음에 우리가 육종기술로는 도저히 안 되는 것에만 지엠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것이거든요. 우리 사회가 모든 걸 지엠 기술로 한다는 오해는 안 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은 먹을거리에 굉장히 민감하고 거의 ‘위험성 제로’를 원하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만큼 완벽한 안전성을 만들 수 있겠는가. 일반 관행 작물이 안전한가 아닌가도 같은 문제인데 지엠 작물만 생각하며 문제 있다고 얘기하는 데에는 오해가 있다고 봅니다. 일반  작물에서도 알러지가 많지만 우리는 그것을 피할 뿐이지 거기에서 안전성 검사를 하는 것 아니거든요. 그런데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고쳐나가면서 사회적인 태도를 바꿀 수 있느냐... 이건 과학하는 사람도 생각하고 소비자도 생각해야 하는데 가장 중간에 있는 미디어에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디어도 사회적 이슈를 다룰 때에 사회적인 화합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간에서 과학 하는 사람, 소비자, 기업 이렇게 전체 사회에서 나름의 중용의 길을 가면서 제대로 역할을 하면 그래도 이런 오해들이 상당히 상쇄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엠오 논쟁을 대하는 연구자사회의 태도는 대체로 어떻다고 평가하시나요?  


우리사회에 퍼진 지엠오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위축돼 있다고는 보지 않지만 답답한 점은 있어요. 우리 기술력이 약하고 다 특허에 걸려 우리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데, 나라에서는 인색할 정도로 연구비 투자를 하지 않고, 또 시민단체들은 여러 가지 반대를 많이 하고 미디어도 시민단체를 받춰주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답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연구자들도 나름의 틈새시장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우리가 잘 하는 분야를 열심히 해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농민들한테도 혜택이 될 수 있게 해야지요. 그런 식으로 지엠오가 상업적으로 활성화하면 지엠오를 보는 시각도 좀 달라지지 않을까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지양돼야 할 거고요. 또 연구개발 하시는 분들 중에는 맹목적인 찬성을 하는 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극단이라면 지엠오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고 보고요. 저는 지엠오에 대한 문제제기가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긍정적 연구결과이든 부정적 연구결과이든 투명하게 다 공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에서 지엠오가 사회적 이슈가 된 데에는 시민사회도 역할을 했지만 과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일부 선각적인 과학자들이 이런 위험 문제를 제기해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그게 확산이 돼 대중적 논쟁으로 퍼져왔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엔 그렇지 못했고 대개 ‘과학자 대 비과학자’ ‘과학 대 사회’, 이런 이분법적인 구도로 논쟁이 진행돼왔지요. 과학계에서도 다른 의견이 나오고 시민사회에서도 다른 의견이 나오고 그래서 과학계와 비과학계를 넘나들며 생산적인 논쟁이 됐으면 합니다.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고 과학자사회가 정부나 기업에 너무 예속돼 있었다면 이제 시민사회와도 관계를 맺음으로써 과거보다 더 자율성을 갖고 균형을 갖는 과학계로서도 좀더 바람직한 위상을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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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엠오 갈등을 푸는 합리적인 대안은 없을까요?  


한 소장께서 생명공학 분야 투자가 열악하다고 했는데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도 제 개인적으로, 생명공학 투자 적극 지원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앞에서 잠시 말씀드린데돌 반대를 위한 반대, 자기 입장을 고려한 찬성을 위한 찬성은 앞으로도 곤란할 것 같다, 양쪽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면 합리적인 중용의 길도 나오고 합리적인 해결점도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10년 동안 평행선을 그어왔던 것은 양쪽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문제의식을 가지고 문제제기 하는 것에 대해서 충분히 귀를 기울여서 그 부분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봅니다. 개발자나 관리자들에서. 그런 노력을 기울이다보면 점점 더 개선하다보면 합리적인 해결책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엠오 안전성 관련해 여러 얘기를 했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더라도 세상에 완벽하게 안전한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지금 현대사회를 볼 때 지금처럼 안전한 때는 없다고 또 생각이 돼요. 왜냐면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먹을거리가 충분하고 식품학적으로 규제도 있고 규정도 있고. 앞으로도 식품안전성 관련해서 제대로 잘 했으면 좋겠고 잘 되리라고 보고요. 다만 지엠오에대 해서는 많은 분들을 너무 많이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론의 장이 좀 더 넓어져야 하고, 그것의 스펙은 다시 말해서 누가 참석하느냐는 국민 전체로 봐야 하겠고요 과학을 하는 사람이나 과학을 하지 않는 사람이나. 그래서 지금 평행선이 두 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폭을 좀더 좁히는 쪽으로 해서 상호협력 관계를 가졌으면 좋겠고 최종 우리 목표는 평행선이 아니라 머징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 노력을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은 우리 오늘 얘기하는 것이 그렇게 노력하자는 것으로 귀결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되면 상당히 아름다운 사회가 될 거로 확신합니다.  


지엠오 기술은 아마 올바로 쓰면 괜찮은 기술일 것 같습니다. 우려되는 여러 의견을 고려해야겠지요. 그게 아무리 좋더 하더라도 급격한 변화는 그게 안전하든 안하든 좋든 나쁘든 어쨌든 사회의 변화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지엠오 기술의 개발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게 식량으로 쓰이든 환경(기술)로 쓰이든 어쨌든 또 우리가 식량을 수입하는 국가의 입장에서는 안전성 검사 기준도 훨씬 더 개발이 되어야 할 거에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지엠오 기술을 좀 더 등급을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인간이나 동물의 유전자를 식물에 넣는 경우 이걸 5등급이라고 치고, 자기 종의 유전자를 자기한테 넣는 것을 1등급이라 하고, 이런 식으로 할 때에 사실 1등급과 3등급과 5등급을 함께 얘기하는 것은 과학자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그걸 안전성을 강조하는 분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 싶어서. 연구자의 입장에서도 그렇고요. 또 활용의 측면에서 그것을 의약품으로 쓸 거냐, 식품으로 쓸 거냐, 사료로 쓸 거냐, 화훼로 쓸 거냐 이걸 다 나눈 다음에 각각에 대해서 어떻게 안전성은 볼 것인가, 어떻게 연구를 할 것이냐 이것은 과학자들도 많이 생각해야 할 문제이고, 사회단체들도 얘기를 하실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쨌든 간에 제 생각에는 이 부분에 관해서는 충분히 논의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엠오 기술 개발은 해놓아야 할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개발한다고 당장 쓰자는 주장은 아닙니다. 안전하게 개발하고 잘 개발하면, 다른 나라에서 못하는, 우리가 훨씬 더 안전한 기술을 개발하면, 오히려 압니까, 우리가 지엠오를 남한테 파는 그런 입장에도 있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전문가와 대중의 관계를 좀 재정립해야 하지 않을까요. 유럽에서는 광우병 사태, 지엠오 논쟁들을 거치면서 전문가와 대중의 관계가 일방적인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해서 전문가와 대중이 쌍방향 소통을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지요. 전문가는 대중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대중도 자기 생각이나 우려를 전문가에게 대등한 입장에서 전달할 수 있는 통로를 국가에서 마련해주는 겁니다. 국가 차원에서 그런 시도를 한 것이 영국이었어요. 2003년 영국은 지엠오 재배 문제를 놓고서 전 국가적인 대중 논쟁을 했어요. 정부가 대도시에서 6번의 라운드테이블을 열었고, 지방정부와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600여 차례의 라운드테이블을 열었고, 수 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과학자와 생각을 나누고 그런 것들이 지엠오 정책에 상당부분 반영이 되었죠. 10여년 걸친 논쟁인데 진전이 안 되고 생산적 해법이 안 나왔다면 이제 이런 식의 해법도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바쁘신 중에 이렇게 좌담에 참여해주시고 좋은 말씀 주셔서, 패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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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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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고했구나 2·0·1·2…, 어서 와 2·0·1·3수고했구나 2·0·1·2…, 어서 와 2·0·1·3

    특집사이언스온 | 2012. 12. 28

      사이언스온 필진의 송구영신 한마디   모두 수고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고맙습니다, 2013년 다시 달립시다2012년 한 해를 보내며 지난 한 해 동안 수고한 우리 모두를 향해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2012년 한 해에 벅찬 희열도...

  • [GMO결산] 온라인 특집을 마치며, 오프라인 특집을 내며[GMO결산] 온라인 특집을 마치며, 오프라인 특집을 내며

    특집오철우 | 2010. 08. 18

    사이언스온 'GMO 논쟁상자를 다시 열다' 결산, 인쇄판 특집섹션 발행 좌담 "21세기 육종의 꽃인가, 판도라 씨앗인가" HaniTV 동영상 ▶▶▶ 1부, ▶▶▶ 2부        GMO 상업화한 지 15년째 식탁엔 왕성, 논쟁은 시들 유전...

  • [GMO결산] 아줌마들, GMO를 '수다의 식탁'에 올리다[GMO결산] 아줌마들, GMO를 '수다의 식탁'에 올리다

    특집과학수다팀 | 2010. 08. 18

            위험-선택-필수? 어느 장단에 춤출까      만약에 딸기에 넙치 유전자 섞는다면?  그런데 그 놈의 표시, 도무지 모르겠다  그래도 덕에 싸게 먹을 수 있지만  어쨌든 알아야 찬성도 반대도 하지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 온에...

  • [GMO결산] 쟁점4- 시민참여 소통 필수...정보 투명공개도[GMO결산] 쟁점4- 시민참여 소통 필수...정보 투명공개도

    특집사이언스온 | 2010. 08. 18

    소통 어떻게 할까             ▶ 김환석 국민대 교수·과학사회학 공공 논쟁 통한 사회적 합의에 해답지엠오(GMO)가 안전한가 위험한가 하는 논쟁은 지엠오가 처음 상품으로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

  • [GMO결산] 쟁점3- “소비자의 알권리” “선택 되레 제한”[GMO결산] 쟁점3- “소비자의 알권리” “선택 되레 제한”

    특집사이언스온 | 2010. 08. 18

    표시제 강화 찬반          ▶ 찬성/ 김은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예외 규정 너무 많아 결국 흔적 감춰 먹을거리에 관한 표시 대상은 원산지부터 제조·가공 방법과 과정, 사용법 정보까지 다양합니다. 먹을거리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