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특집] '플랜B'가 지구 살릴 대안이 될 것인가?

'2020 과학'을 바라보는 2010년의 열 가지 시선 (8)



지구를 바꿀 공학적 기법들 논란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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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제2실무그룹은 2007년 2월2일 발표한 제4차 평가보고서에서, 화석연료에 의존한 대량소비형의 사회가 계속되면 1980~99년에 비해 금세기 말(2090~2099년)의 지구 평균기온은 최대 섭씨 6.4도 오르고 해수면은 59㎝ 이상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른 현상과 경향으로 21세기에는 열파현상과 폭우의 증가 가능성이 90% 이상이고, 가뭄과 강한 태풍의 발생 수가 증가할 것이다.


이런 이상기상은 과거와 달리 때로는 국지적이고, 때로는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강력한 현상으로 나타나기에 과거의 경험과 지식으로는 예측이 쉽지 않다. 전지구의 평균온도가 1도 정도 상승하는 2020년대에는 대략 4억~17억명이 물 부족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2~3도 정도의 기온 상승이 예상되는 2050년대에는 10억~20억명이, 3도 이상 상승되는 2080년대에는 11억~32억명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이며, 세계 인구의 5분의 1 이상이 홍수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1980년대 이후의 빠른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는 사람과 공장들을 도시와 연안지역으로 몰려들게 했고, 이에 따른 도시와 연안지역의 난개발은 이상기상 현상에 매우 취약하게 만들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 후반부터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 등 기상이변의 빈도와 피해가 증가돼 왔다는 점에서 입증되고 있다.


2013년 이후의 세계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덴마크 코펜하겐 총회에서 지난해 12월19일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내로 제한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코펜하겐 협정’을 공식 인정하기로 한 뒤 폐막됐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지켜야 할 구속력 있는 합의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만약 전 세계가 조만간에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충분하게 설정하고 이행하지 못할 때, 지구의 기후는 우리가 우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줄지 않는 오존구멍…‘플랜A’의 실패를 우려하다

1987년 세계 각국은 남극 상공의 오존 구멍이 점차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1987년 오존층 파괴물질 감축에 관한 몬트리올의정서를 체결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이런 세계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오존 구멍이 점차 작아져 2050년에는 완전히 닫힐 것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오존 구멍은 그 최대 크기를 유지하고 있다. 왜 이런 것일까? 과학자들의 계산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않는 것일까? 현재로는 무어라 그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추구하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통해 급격한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는 전략인 이른바 ’플랜A’의 방법으로 지구의 기온 상승을 2도 안으로 제한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서 2012년에 만료될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공통의 강제 조처를 도입하는 데 실패한 것처럼, 나라마다 각자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설전을 벌리는 지금과 같은 국제적 합의가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아무도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면, 차라리 더 늦기 전에 ‘지구공학’의 대안인 이른바 ’플랜B’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플랜A의 실패를 우려하는 과학자들이 지구의 기후시스템에 인위적으로 햇빛을 차단하거나 심해의 차거운 물을 표층으로 끌어 올리는 등, 지구를 대상으로 한 공학적 기법으로 지구 기온 상승을 해결하자는 이른바 ‘지구공학’ 프로젝트를 잇달아 제안하면서 과학계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구공학이란 인간의 과학기술을 이용해 지구 규모의 기상과 기후를 인위적으로 조절해보자는 구상을 말한다.



‘지구를 바꾸자?’…지구공학 대담한 제안들

이런 지구공학 구상들 가운데엔 햇빛을 반사시키는 이산화황을 지구 성층권에 뿌려 지구로 들어는 태양 복사량을 조절하자는 제안이 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크루첸 박사가 제안한 이 구상은 지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에서 분출된 엄청난 양의 이산화황과 화산재가 햇빛을 가려 지구 냉각 효과를 일으켰다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 성공 가능성은 20% 정도로 평가된다. 또 엄청난 크기의 거울을 우주에 설치해 태양 복사량을 조절하자는 구상도 있다. 하지만 우주에 거울을 설치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필요로 하며, 또 이산화황이 대류권으로 내려오게 되면 전 세계는 또 다른 산성비 재앙이 예견된다.


이밖에 심해의 바닷물을 해수면으로 끌어 올리거나, 엄청난 수증기를 대기권으로 보내 구름을 더 많이 만들어 햇빛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 이 모두 40% 정도의 성공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된다. 전자의 경우, 길이 100~200m 지름 10m의 대형 파이프 수천 개를 바닷속에 띄워 수직으로 띄운 파이프를 통해 영양이 풍부한 바다 아래쪽 물을 끌어올려 표층수의 해조류 번식을 촉진함으로써 광합성을 하는 해조류가 온난화의 원인 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는 것이다. 누가 이 많은 경비를 맡을 것이며, 성공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후자는 하늘로 올라간 수증기가 구름이 되고 또 비가 되어 내려 올텐데 만약 이로 인해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홍수 피해가 발생한다면 누가 보상할 것인가라는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다.


더 나아가, 기술적으로 80% 이상 성공 가능성이 있는 인공적인 광합성을 통해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화학적으로 뽑을 수 있는 '인공나무'를 설치하는 방안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베어낸 나무가 있던 자리에 인공나무가 설치된다는 것에 정서적으로 얼마나 수용할 것인가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또다른 문제이다.



지구는 극단적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가?


이런 '플랜B' 구상들은 우리와 생태계에 예상치 않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플랜A’로 지구온난화를 2도 정도  상승으로 제한할 수 없다면, 이는 곧 바로 기후위기라는 재앙으로 전개될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물, 에너지 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결코 선택하기 싫은 ‘플랜 B’라는 극단적인 지구공학적 방법론이 현실적 대안으로, 인류의 미래를 가늠하는 21 세기 주요 녹색성장 기술로 등장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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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호

 

 

 

오재호 교수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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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 '2020 과학'을 내다보는 2020년의 열 가지 시선 (9~12일 연재)

1.생명과학 |  DNA 읽기 시대에서  DNA. 작문 시대로 (김진수 서울대 교수)

2. 과학과 사회 | '왕자'와 '잠자는 미녀'의 관계 벗어나기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

3. 과학문화 | 새로운 과학,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등장 (김용석 영산대 교수)

4.인지과학 |  뇌, 몸, 환경은 하나라는 강한 외침이… (이정모 성균관대 교수)

5. 나노기술 | 들뜬 기대 접고 현실의 혁신에 도전 (현택환 서울대 교수)

6. 우주와 물질 | 지상최대의 실험…물리학은 수능시험 중 (이종필 고등과학원 연구원)

7. 과학정책 |열쇳말,  '성장'에서 '삶의 질'로 (박상욱 과학기술정책학 박사)

8. 지구환경 | 지구공학의 '플랜B'가 지구 살릴 대안이 될 것인가? (오재호 부경대 교수)

9. 두 문화 | 과학과 인문학, 더 넓은 세상에서 자연스런 만남을 (홍성욱 서울대 교수)

10. 기초과학 | 한국과학 '창조적 기초체력'은 갖췄나? (민경찬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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