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행성 잇단 발견

2000년이후 항성 궤도 없는 떠돌이 행성급 발견

최근 하와이대 연구팀 80광년 떨어진 천체 보고


00planet1.jpg » 80광년 떨어진 공간에서 항성 없이 떠도는 행성 'PSO_J318.5-22'를 표현한 그림. 출처/ 하와이대학


성은 ‘항성(별) 둘레에서 궤도 운동을 하는 천체’라는 뜻으로 통하지만, 항성 없이 저홀로 떠도는 이른바 ‘떠돌이 행성(rogue planet)’도 근래 들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떠돌이 행성으로 보이는 천체는 2000년 이래 몇 차례 발견된 적이 있으나, 과연 행성인지 별이 되지 못한 천체인지 성격이 분명치 않아 논란이 돼 왔다. 이번에 발견된 천체에선 행성의 특징이 좀 더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연구자들은 전했다.


미국 하와이대학 천문학연구소의 마이클 리우 연구팀은 최근 천체 관측 망원경 ‘판-스타스(Pan-STARRS 1)’로 관측해 80광년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항성 없이 자유롭게 떠도는 “행성급 천체”(PSO_J318.5-22로 명명)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논문은 과학저널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실릴 예정이다.


따로 낸 하와이대학 보도자료에서, 연구팀은 “이 천체는 항성 둘레에서 발견되는 행성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도 항성 없이 저홀로 떠다니고 있다”며 “이런 고독한 천체가 존재할지 의문이었는데 이제 그 존재가 알려졌다”고 말했다.


00planet2.jpg » 떠돌이 행성 PSO_J318.5-22. 출처/ 하와이대학 이 행성급 천체는 태양계의 행성인 목성처럼 거대한 가스로 이뤄졌는데 질량은 목성의 6배가량인 것으로 관측됐다. 연구팀은 번듯한 항성이 되지 못한 갈색왜성을 탐색하는 관측 과정에서 운이 좋게도 아주 희미하게 붉은 빛을 내는 이 행성급 천체를 적외선 관측 망원경으로 찾아냈다고 한다. 대략 2년가량 이 천체를 추적해 왔다.


사실 나홀로 행성 또는 떠돌이 행성이라고 불리지만 이런 이름이 학계에서 정식으로 쓰이지는 않는다. 국제 천문학계가 인정하는 ‘행성’의 조건 중 하나는 ‘항성 둘레를 도는 천체’이어야 하기 때문에, 항성 둘레에서 궤도 운동을 하지 않는 이런 천체는 대체로 학계에서 ‘행성급 질량 천체(Planetary Mass Object)’ 즉 피엠오(PMO)라고 불린다(일반인들 사이에서는 ‘거처 없는 행성(rogue planet)’, 외로운 행성(lonely planet), 자유롭게 떠도는 행성(free-floating planet), 고아 행성(orphan planet) 등의 별명이 더 자주 쓰인다).


떠돌이 행성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00년이었다. 그해 유럽과 미국 연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은 “오리온자리 시그마(σ) 성단에서 홀로 떨어진 젊은 행성급 천체 발견” 제목의 논문에서 목송의 5~15배 질량의 떠돌이 행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2003년에는 영국 연구팀이 “행성급 질량을 지니는 나홀로 천체의 발견은 행성은 항성에 딸려 있다는 기존 패러다임에 도전해 왔다”면서 500광년 떨어진 공간에서 별처럼 거동하는 행성급 천체를 발견했다고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례 공보(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밝혔다. 최근인 2011년에도 프랑스와 캐나다 연구팀이 목성의 4-7배 질량을 지닌 떠돌이 행성 추정 천체(CFBDSIR J214947로 명명, 아래 관련 동영상)를 발견해 과학저널에 보고한 바 있다.

나홀로 행성 또는 떠돌이 행성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떠돌이 행성의 기원을 설명하는 가설로는 그동안 우주 공간에서 별이 생성되듯이 가스가 대규모로 뭉쳐 저홀로 행성이 됐을 설과, 애초에는 항성의 행성계에 속해 궤도 운동을 하다가 떨어져 나왔을 것이라는 설이 제시되지만 아직 명쾌한 답은 없다. 항성처럼 스스로 밝은 빛을 내지 않는 행성급 천체는 어두운 우주 공간에서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뿐이지 실제로 우주에는 많은 행성급 천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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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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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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