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뉴욕 '젠 스페이스' 공동설립 대학생 임성원씨 인터뷰

[ 이메일 인터뷰 자료] 
      00LSW_syn1 » 젠 스페이스의 공동설립자, 임성원씨. 사진제공/ 임성원      

* 이 이메일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기사는

"바이오해커의 등장, DIY 과학문화의 신조류"에서 볼 수 있습니다.

         

1차 메일

    안녕하세요. 트위터에서 메시지 받고서 연락드립니다.   저는 임성원이라 하고 현재 뉴욕대학(NYU)의 물리학과에 있는 학부생입니다. 한 2~3년 전 원시세포(protocell)와 관련해 개인 연구를 하다가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에 관한 문헌을 접하게 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우연히 ‘DIY 바이오(Do-It-Yourself Biology)’를 하는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또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 젠 스페이스(GenSpace)라고 불리는 공동체 실험실(community lab)을 공동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DIY 바이오와 젠 스페이스 설립의 배경에는 합성생물학이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은 기본적으로 공학적인(engineering)인 문제 접근방식을 살아 있는 생물시스템에도 적용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신설 분야입니다. 유전체 코드가 생명체 내부에 일으키는 모든 화학반응을 굳이 다 이해할 필요 없이 한 객체씩의 ‘바이오 벽돌(Bio-Brick)’을 만들어 그 한정된 객체의 특성을 알 수 있다면 그 추상화를 통해 복잡한 시스템을 레고 조립하듯이 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하는 분야이지요. 합성생물학이 성립되기 위해선 두 가지 보조가 있어야 되는데, 스케일링(scaling)을 통한 값싸고 방대한 양의 염기서열 분석·합성(sequencing/synthesis) 능력과 각 유전자 벽돌을 모델, 실험, 기록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컴퓨터 계산 능력이 그것입니다. 합성생물학이 생긴 뒤 얼마 되지 않아 값싼 염기서열 분석과 컴퓨터 계산 능력이 더 값싸지고 더 강해진다면 거대 기업이나 대학 연구실  밖에 있는 일반 대중도 의미 있는 수준의 생물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비공식적인 모임이 ‘DIY 바이오’입니다.   그런 아이디어를 접하고 한 2년 전부터 마음 맞는 사람들과 여기저기에서 장비와 기타 실험에 필요한 화학물들을 기증받고, 또 이미 뉴욕 등지에 있는 해커단체(www.nycresistor.comwww.alphaonelabs.com 등이 있지요), 그리고 함께 일한 적 있는 교육단체들을 모델 삼아 지난 12월10일 공식으로 오픈했지요.   현재의 젠 스페이스는 일단의 DIY 바이오 그룹과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개인용 피시아르(PCR) 기기를 살 수 있는 사람들의 준 비합법적인 모임이 아니라 돈 없고 학위 없는 어린 학생들도 아무런 경제적·법적인 두려움 없이 들러, 학계에 몸 담고 과학을 추구하는 고민하는 지성들과 접촉하며 살아 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라고 있지요. 현재 진행 중인 교육 프로그램은 합성 식물 제작법을 배우려는 고등학생을 위한 합성생물학 입문 코스와 미국연방수사국(FBI)과 협력해 불법적인 마약 제조 랩(lab)과 아무 해도 없는 아마추어 생물학 랩을 분간할 수 있게 돕는 교육과정 등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2차 메일

    (생물학을 읽거나 배우는 게 아니라) 생물학을 행한다(“do biology”)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자주 쓰는 이런 표현에는 어떤 각별한 의미가 있나요?   “생물학을 행한다는 것은 단지 외부 세계를 탐구하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의 유전인자를 직접 읽고 정리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아주 개인적인 학습·연구 경험이 될 수 있죠. 하지만 굳이 DIY 바이오를 고집하는 이유는 시간과 자원의 문제 때문 입니다. 저번에 말씀드렸다시피 다른 과학 분야와는 다르게 2010년의 생물학과 생물학 도구들은 정밀화와 대량생산의 발전을 통해 개인 수준에서도 단순 여가 활동을 벗어나 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게 할 만한 단계에 도달했다고 생각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물학이 아닌 다른 과학 분야에서도 DIY 바이오 같은 것들이 생겨나겠죠. 젠 스페이스만 예로 들어도 현재 저의 프로젝트 중 하나는 저가형 인공위성을 위한 오픈소스 바이오-모듈입니다.”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부생이 생물학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있는지요?   “원래는 인공생명에 흥미를 갖고 공부했습니다. 살아 있지 않은 화학물들이 특정 환경에서 조합되어 ‘생명’이라 불리는 시스템을 이루는 과정에 어떤 공통되는 물리학적 요소가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갖고서 결국에는 생명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야 되지 않을까 하고서 합성생물학의 분야를 찾아 공부하기로 했죠. 생명이라는 시스템을 공부하려면 생명을 그 한계까지 밀어봐서 무엇이 가능하고 어떤 선을 넘을 수 없는가를 확실히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진 스페이스’의 홈페이지에서 이 단체의 소개문을 보면 예술가, 엔지니어, 작가, 생물학자 등등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구성원의 다양성이 어느 정도인지요?   “공식 명칭은 ‘젠 스페이스’라고 읽습니다. 구성원으로는 3명의 전문 생물학자들이 있고 물리학 학도가 저 하나, 미디어 아트를 하는 분 한 명, 수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미술 공부하는 사람이 하나, 프리랜서 과학저술가, 건축가 등이 있습니다.”     아참, 이 모임의 오프라인 공간은 어디에 있습니다. 실험실과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나요? 사람들이 있는 공간 사진 몇 장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주소는 33 Flatbush Ave Brooklyn에 있는 Metropolitan Exchange 빌딩의 7층에 있습니다. 빌딩 자체는 앨(Al)이라는 할아버지가 예술가와 엔지니어들로 이루어진 공동체/공방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를 가지고 설립했지요. 실험실은 NYU와 MIT의 교수님 그리고 안전성 분야 공무원(safety officer)들과 오랜 동안 계획해서 만든 BSL1 등급(생물안전성 레벨1 등급)의 분자생물학 연구실입니다.”     홈페이지에 있는 소개문을 보니, 단체의 임무(mission)로 첫째 생명공학 ‘교육’을 꼽았네요. 생명공학 교육이 왜 중요합니까? 어찌 보면 자기 분과의 관심사를 널리 알려 생명공학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홍보 활동의 하나로도 여겨집니다만, 어떤 공익적 목적을 지니고 있는지요?   “생명공학이 아닌 과학 교육입니다. 다만 현재의 경제·기술적인 여건이 생물, 그것도 합성생물학 쪽에서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기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과학 교육은 과학의 교육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의미와 깊이를 찾는다면 절대 어떤 한 분야가 다른 분야보다 더 우선한다고 할 수 없는 것이죠. 분과 사이의 우선 순위를 매긴다면 그건 그 순간부터 학문이 아닌 직업 훈련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젠 스페이스가 전문 과학자들과 뉴욕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뉴욕 다운타운의 아이들이, 또는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유전자 합성된 식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해와 체계가 잡힌다면 그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 될까 하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고 젠 스페이스를 통해 그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겠지요.”     홈페이지에서 보니, 젠 스페이스의 두 번째 임무는 이노베이션을 꼽고 있군요. 그렇다면 여기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연구결과물은 영리 사업에도 쓰이게 되는 것인지요? 일종의 일반 시민참여형 벤처기업의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인지요?   “누구나 젠 스페이스에서 연구를 할 수 있고 그 결과물은 100% 그 개인의 소유물입니다. 대학 연구실에선 연구자의 성과물에 몇 %의 지분을 주장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결과적으로 안정된 교수직이 없는 모든 과학자의 창의성을 억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젠 스페이스 자체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임성원 님은 회계담당(treasurer)으로 표시돼 있는데요, 어떤 역할을 하시는지요? 창립과정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셨는지요?   “창립 멤버이자 오피서(officer) 및 위원회 멤버(officer및 board member)의 역할을 하는 사람은 저를 포함해 4명이죠. 사실 우리들 사이에 공식 직함은 없습니다만, 연방법상 누군가 회계를 담당해야 하기에 그렇게 됐군요. 지금 서류상의 직함은 executive secretary(사무장)입니다. 모임 초반부터 한 일이라… 뉴욕시와 대학, 재단들을 대상으로 모금 활동을 하고, 생명공학 기업들한테 장비 기증을 부탁하고 그런 서류 처리를 하고, 연구실을 마련할 공간을 찾고 학생들과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영수증을 처리하고, 교수님과 학생들이랑 고등학생들을 위한 합성생물학 교육과정을 만들고, 파티와 이벤트 계획을 정리하고, 연구실 관리용 컴퓨터의 시스템을 만들고,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관리하고, 글을 작성하고, 내규(by-law)를 작성하고 시청에 가서 리뷰하고… 또 젠 스페이스 같은 소규모 연구실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실험들(mtDNA sequencing 등)을 디자인하고 연구하고…, 글쎄요. 굳이 직함을 만든다면 무엇이 될까요?”       홈페이지를 보면 임성원 님은 “cell-free functional systems”에 관심을 갖고 계시다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어떤 구상인지요? 그리고 다른 멤버들이 하고 있는 흥미로운 구상 중엔 어떤 게 있나요?(박테리아 게임 등이 소개돼 있더군요.)   “인공 세포막을 만들어 그 속에 세포와 무관한 추출물(cell free extract_를 집어넣어 단백질을 표현할 수 있는 간단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고공에 사는 미생물체’의 염기서열 분석 프로젝트와 2010 국제유전공학머신(iGEM) 대회에 출품한 ‘효모를 이용한 항체 검출 시스템’이 있습니다. 젠 스페이스의 대표인 앨런(Ellen, 생물학자)은 마이크로 아르엔에이(miRNA)를 이용한 스위치 메커니즘을 있고 다른 공동설립자인 댄(Dan)은 효소를 이용한 일종의 박테리아 체스 게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자주 쓰이는 말 중에 하나는 “바이오해커”인데요, 해커라는 말은 본래 뜻과 달리 한국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쓰이는데, 바이오해커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요? 그 의미와 정신은 무엇인지요?   “해커는 어떤 것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추구하는 모든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직함이나 명예에 관심없이 탐구하는 것에서 대가(mastery)를 추구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해커 정신의 기본에는 모든 정보를 공유해서 더 빨리 배우고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상이 있죠. 바이오해커는 그런 해커 정신을 생물학의 시스템에도 적용하려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입니다.”     최근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직속 생명윤리위원회가 낸 합성생물학 평가보고서를 보면, DIY 바이오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명하는 “중간의 길” 정책방향을 모색하면서 바이오 안전성 규제를 위해 ‘DIY 아마추어 과학자’(DIYer)와도 협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DIY 바이오가 활성화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DIY 바이오는 기업 내부의 기술적 발전 때문에 자연 발생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과 컴퓨터의 발전으로 DNA 염기서열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되고, 기본적인 분자생물학 실험 기기를 만들 수 있는 파트들과 중고 기기들을 인터넷에서 쉽게 구하게 되니까 그것을 통해 직접 실험을 하려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합성생물학은 생명체를 전자회로 식으로 이해하거나 부품 조립의 공학적 마인드로 이해한다고 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다소 불편함이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 합성생물학과 관련한 연구활동을 하는 학자들 중에는 합성생물학의 연구는 계속되어야 하지만 안전성 규제와 윤리교육은 강화되어 햔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습니다. 젠 스페이스에 계신 분들은 합성생물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요?   “합성생물학은 흥미로운 도구입니다. 하지만 미래의 ‘합성’ 생물학이 지금의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하긴 힘들군요. 로직 회로나 저항기(resistor) 같은 것과 다른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 같습니다. 합성생물학이 미완의 분야인 만큼 그것에 대한 규제라는 것도 미완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물론 젠 스페이스는 안전 규제를 심각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전과 윤리가 중요하지 않았다면 2년 동안이나 바이오안전성 레벨(BSL)1 등급의 연구실을 만들기 위해 준비할 필요도 없이 그냥 어디 지하실에서 연구를 시작했으면 됐겠죠. 다만 교육과 연구의 기회를 근거 없는 공포 때문에 제한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생물학을 누가나 할 수 있게 되면서, 유전자 합성이나 조작이 대중화하고 이로 인해 어떤 해로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까요?   “유전자 합성을 누구나 할 수 있는 기술이 이미 있는데도 그것에 대한 교육을 게을리 한다면 해로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죠. 이건 정부보단 학계에서 꾸준히 대중과 접촉함으로 해서 해결해 나갈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젠 스페이스가 문을 연지 조금 지나면 한 달이 되어 가는데요, 주변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전반적으로 긍정적입니다. 생물안전성 등의 문제 경우에 벌써 연방수사국(FBI), 대학 연구소 등과 많은 대화를 했기에 선정적인 기사 등의 문제는 거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항상 이런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도움을 주려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 와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학생들도 있어서 한창 바쁘군요 :)”            

3차 메일  

  임성원 님을 ‘공동설립자’로 소개해도 되겠군요. 공동설립자 4명은 어떤 분들이고 어떻게 만나서 어떤 취지에서 이런 공간을 만들기로 했는지 궁금하군요. 첫 메일에서 간략히 말씀해주셨는데, 다시 한 번 더 설명해주시면. 기본적인 모토가 무엇인지?   “공동 설립자는 4명으로 앨런 조르겐센(Ellen Joergensen), 댄 그러시킨(Dan Grushkin), 러셀 듀렛(Russell Durrett), 그리고 접니다. 앨런은 엔시바이오테크(NC Biotech)라는 회사의 연구코디네이터로 있다가 지금은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의 교수로 있고 댄은 프리랜서 과학 언론인, 러셀과 저는 뉴욕대학의 학생입니다. 러셀은 이번에 생화학 학위로 졸업했지요.”   임성원 님 개인에 대해 좀 더 소개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iGEM 대회에 참여할 정도로 합성생물학에 대한 관심이 일찍부터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합성생물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인지요?   “저는 한 10~11살 때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보통 이민 1.5세라고 부르는 듯합니다. 미국의 합성생물학 인프라는... 벤처 마켓으로는 활발하지만 유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iGEM 팀의 펀딩만 봐도 미국 팀은 보통 유럽이나 일본 팀의 2분의 1, 3분의 1 수준이죠. 뉴욕대학의 경우만 해도 4명의 대학생들이 개인 자금과 모금 활동을 통해서 펀딩해야 했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이런 흐름은 여러 해석을 낳을 수 있을 듯합니다. 과학은 흔히 전문직업인(대학이나 연구소에 속한 과학자/연구자)이 행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는데, 젠 스페이스 공간은 이런 틀에 들어 있지 않은 활동 공간 같군요. 전문직업인인 과학자가 하는 전통적인 과학 활동과 젠 스페이스의 과학 활동의 관계는 어떤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공식 과학(formal science)과 비공식 과학(informal science)의 관계인가요?   “공식 과학과 비공식 과학의 분리를 가능한 없애는 것이 젠 스페이스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과학은 좋은 과학과 좋지 않은 과학의 구분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 되는군요. 그러기에 여러 분야의 기성 전문과학인들의 도움을, 자문위원회와 학생들의 개인 멘토라는 형식을 통해 추구하고 있습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코넬대학, 콜롬비아대학, 뉴욕대학 등의 교수님들이 현재 우리 위원회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미국에서 DIYer는 얼마나 되나요? 예전에 <더 사이언시스트(The Scientist)>라는 미국 잡지에 실린 에이미 거트먼(Amy Gutman) 미국 백악관 생명윤리위원장의 인터뷰를 보니, DIY 바이오 조직에 속한 DIYer가 대략 2천명 수준이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또한 DIYer는 위성, 로켓 제작 분야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바이오 이외의 분야에서 DIYer는 어떻게 활동하는지 아시는지요?   “DIY 바이오의 메일링 리스트에 있는 사람들이 한 2천 명 정도 되죠. 그 중에 실제로 연구를 하거나 무언가 만드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지 모르겠군요. 단순한 DIYer라면 그 수를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가장 확립된 단체로는 DIY 바이오와  로봇들의 전자기기를 다루는 해커단체 등이 있습니다만, DIY라는 것은 공식 단체를 말하는 게 아니라 그저 자신만의 메이킹(making)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을 이르는 표현이라서요. 인공위성을 취미삼아 제작하는 국제 클럽만 해도 벌써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동하는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린 기록이 있습니다.”     DIY 과학자/엔지니어의 등장 조류는 우리시대의 과학문화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어떻게 발전해갈까요?   “DIY라는 것 자체가 이미 있었는데 미디어를 통해 최근에 널리 알려진 게 계기가 되어 일종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인식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요즘 들어 자주 합니다. 인공위성, 로봇, 생물학, 비행기 이런 모든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합작품입니다. 그 전문가들이 자신의 집에 돌아와 친구와 가족과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들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DIY였던 게 아닐까요? 다만 미디어, 대량 정밀 생산, 교육, 기술 등의 발전과 그로 인한 가능성들의 증가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이 세상 속에서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를 느낄 수 있다면... 결국 이 세계 자체가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정밀 부품/도구들이 어디서 어떻게 싼 값에 대량 생산, 배달되는지 생각해 보면 이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비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렇기에 오히려 단순히 값비싼 도구를 가지고 흥미 있는 일들을 하는 사람들의 집단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제대로 된 과학의 사고체계(system of thought)를 만들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요? 로켓이나 합성 단백질을 만들어 파는 것과는 달리 그것들이 자신의 힘으로도 가능하다 생각하고 그 미래를 향해 치밀하게 고민하고 계획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 능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논리와 과학적 엄격성(scientific rigor)은 경제 원리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젠 스페이스의 구성원들이 참 다양하군요. 과학 활동은 흔히 전공자들이 참여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과학 활동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처음부터 다양한 구성원을 통해 분야 외의 이노베이션과 과학적인 깊이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 이 실험이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분야의 다양성보다는 깊이의 추구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군요.”     흔히 일반 대중은 과학의 결과물만을 전해 들으며, 과학 연구의 과정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과학 활동의 과정은 일종의 블랙박스처럼 가려져 있지요. 젠 스페이스에서 전문 과학자와 일반 시민이 직접 실험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경험을 한다면 이런 과학 활동의 과정을 직접 이해할 수 있게 되겠군요. 이런 점이 젠 스페이스의 교육 취지에서 강조되는지요?   “네. 실제 연구 현장에서의 전문 과학자들과 대중의 만남은 젠 스페이스의 가장 중요한 미션 중 하나입니다. 설립자들 모두가 교실이란 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 이라서요.”     저번 메일에서 님께서는 “관심이 있는 누구나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유전합성된 식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해와 체계가 잡힌다면 그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 될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전자 합성 생물체를 만드는 게 여전히 자연주의자/환경주의자들한테는 불편한 현실인데요, 혹시 이런 활동에 대한 반발은 없는지요? 논란을 빚지는 않는지요?   “자연과 인간은 그 시초부터 끊임 없는 유전체의 합성과 조작을 해 왔습니다. 그것이 실험실에서 사람의 손으로 일어나건, 아마존 밀림에서 자연의 선택(selection)으로 일어나건, 우리는 항상 깊이 있게 주시하고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인공 세포막을 만들어 세포에서 생성되지 않은 추출물을 집어넣어 단백질을 발현시킨다는 구상, 높은 고도에 사는 미생물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한다는 구상, 마이크로 아르엔에이(miRNA)를 이용한 스위치 메커니즘을 연구한다는 구상, 박테리아 체스 게임을 개발한다는 구상 등이 흥미로운데 너무 간략한 설명이네요. 조금만 더 쉽게 풀어 설명해주신다면?   “인공 세포막을 만들어 그 속에 세포가 가지고 있는 단백질 표현 요소를 조립해 집어녛어 원시적인 인공 세포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상 30km 정도까지 대기 성층권에 공기채집기(air sampler)가 달린 기상용 풍선(weather balloon)을 띄어 올려 그곳에 있는 미생물들을 채집한 뒤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것으로 키트(kit)로 만들어 각지의 고등학생들과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으로 있습니다. miRNA를 이용한, 포유류 세포 안의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을 타겟으로 삼아 그 유전자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스위치가 있는데 박테리아 체스 게임의 경우에는 정해진 항균(antibacteria) 블록들을 대장균 플라스미드(ecoli plasmid)에 집어넣어 상대방의 박테리아 군을 먼저 없애는 플레이어가 이기게 하는 게임입니다."(*문구를 다듬었습니다 2011. 1. 8 -오철우)     예전에 과학저널 <네이처>의 뉴스 보도를 보니, 세포 단백질 접힘 게임을 만들어 공개했더니 수천 명의 게임 이용자들이 참여해서 단백질 접힘 문제를 풀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자세히는 모릅니다). 위에서 말한 박테리아 체스 게임이라는 것도 이런 구상과 비슷한 것인지요?   '폴드잇(Fold.it)'을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박테리아 체스 게임은 컴퓨터가 아니라 실제의 세포들을 가지고 하는 게임입니다.“     DIY 바이오가 가능해진 배경에는 (1)장비가 자동화해 값싸지고 실험 설계와 절차가 간편해졌으며 (2)유전자 정보들이 공개돼 디지털화되어 미생물의 대사 설계가 쉬워졌다는 점을 들 수 있을 듯합니다. 이외에 다른 배경도 있을까요?   “그밖에 해커 윤리 같은 철학적인 이유가 있고요. 또 연구가 아닌 마케팅과 서로 간의 법적 싸움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기존의 생명공학 기업들의 행태, 보통 교수가 될 때까지 개인의 연구를 용납하지 않는 대학과 과학계에 대한 반발 등이 있습니다.”     “안전 규제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유전자 합성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기술이 이미 있는데도 그것에 대한 교육을 게을리한다면 해로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젠 스페이스에서 안전 규제 교육이나 안전장치들은 어떤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지요?   “매사추세츠공대 등의 대학 연구실들과 연방수사국(FBI), 질병통제센터(CDC) 등과 협력해 생물안전성위원회와 개인/소규모 연구실들을 위한 생물안전성 규칙 교육과정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젠 스페이스의 모든 회원들은 우리의 안전성 표준 교육과정을 통과해야만 실험실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젠 스페이스에는 어떤 실험장비들이 구비되어 있는지요? 실험장비들을 구비하고 누구나 와서 연구하고 그 성과는 100% 연구자 자신이 소유하게 되고, 그렇다면 젠 스페이스는 연구기관에 속하지 않은 은퇴 과학자나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해서 실험을 설계, 진행할 수 있도록 공간과 장비,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무료 팹(Fab)이라고 볼 수도 있나요?   “기본적인 분자생물학 기기는 모두 구비하고 있습니다. PCR 기기, 원심분리기, 인큐베이터, 냉동기, 전자저울, 겔 박스(gel boxes), 진공챔버, 펌프, 건조기 등등. 네, 일종의 팹이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 21세 이상의 직장인에 대해서는 회비를 받고 있습니다. 한 달에 100달러입니다. 미성년와 학생은 무료입니다. 물론 모든 위원회 회원과 오피서들은 나이와 신분에 관계 없이 회비를 내야 합니다.”     젠 스페이스에서는 실제 유전자 합성 미생물을 만드는지요? 아니면 가상세포 수준으로 만드는지요?   “뉴욕대학 iGEM 팀의 일환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를 비롯해 모두 실제 세포를 이용한 실험을 합니다. 주로 효모와 대장균(ecoli strain)을 사용합니다만, 최근에는 조류(algae)와 애기장대(arabidopsis)를 이용한 실험도 시작했습니다.”     젠 스페이스의 단기적인 성과 목표는 무엇인지요? 2011년 활동 계획과 소망은 무엇인지요?   “더 많은 전문가와 학생들의 유치입니다. 그밖에는 젠 스페이스 자체에서 성공적인 실험으로 논문을 내는 것이 있습니다. 1월부터 3월까지 학생과 대중을 위한 기본적인 분자생물학과 합성생물학 코스가 이미 잡혔으며 여름을 목표로 형질전환 식물의 설계 과정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젠 스페이스에서 나온 연구성과의 출판/발표(publication)는 어떻게 하는지요? 전통적인 동료심사와 저널의 승인 절차를 따르나요?   “젠 스페이스 내부의 연구는 블로그 등을 통해 출판/발표할 계획입니다만, 장기적인 프로젝트는 동료심사 절차를 거치는 저널에 낼 생각입니다.”     해커 정신에 관한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앞으로 DIYer가 더 많아지고 더 많은 해커들이 등장하는 시대에는 우리가 과학을, 생물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보게 될까 무척 궁금해집니다.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요?   “과학을 알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더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닐까요? 당연히 어떻게 되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 좋은 것으로 만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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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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