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성공의 부익부 빈익빈' 효과, 통계물리로 확인

정우성 포스텍 교수 등 한미 공동연구팀,

과학자 40만명, 스포츠선수 2만명 등 통계 '경력 분석 모형' 개발

성공 경력의 부익부 빈익빈 확인, 출전 경험 적으면 성공도 저해



00sports » 한겨레 자료사진




‘무릇 있는 자는 더 풍족해지리라.’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기득권의 명성 때문에 주목받아 더 큰 명성을 얻는 사회적인 현상을 일러 성경의 이런 마태복음 구절을 따 ‘마태복음 효과(Matthew effect)’라고 불렀다. 마태복음 효과는 사회지위와 보상 간의 상호작용 관계를 보여주는 사회학자들의 설명과 해석에서 널리 인용돼왔다. 예컨대, 저명한 과학자의 논문은 이미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과학 논문의 저자와 비교해서, 별다른 노력 없이도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런 것이 일종의 마태복음 효과다.


이런 마태복음 효과가 여러 사회 현상에 널리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물리학자들의 통계물리학 방법에 의해 다시 정량적으로 확인됐다. 포스텍(포항공대)은 3일 “포스텍 기술경영대학원 정우성 교수와 미국 보스턴대학 유진 스탠리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한국·미국·영국의 스포츠 선수와 과학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통계물리학 연구에서 성공의 법칙으로 통하는 마태복음 효과를 증명하는 논문을 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성공에 대한 마태복음 효과의 양적-실증적 입증(Quantitative and empirical demonstration of the Matthew effect in a study of career longevity)’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논문에서는 실패한 선수의 경력은 경험의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도 함께 보여줘 눈길을 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사이언스> 같은 이름난 과학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 40만 명과, 스포츠계에서 활동하는 선수 2만 명의 경력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력 분석 모형’을 개발해 사용했다. 이렇게 분석해보니 “과거의 성공 경력이 개인의 경력을 발전시키는 데에 누적적인 이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학의 마태복음 효과를 재확인했다. 데뷔 초기부터 많은 출전 기회가 주어진 선수들이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논문은 또 “우리의 모형은 초기의 경력 개발이 중요함을 보여주며 경험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상대적 불이익 때문에 여러 경력들의 발전이 저지됨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여러 상을 수상한 선수들한테도 초기에 많은 지원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모형 분석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는 균등한 경력 발전의 기회가 주어지려면 특히 경력의 초기에 많은 사람들한테 더 많은 활동의 기회가 주어져야 함을 시사하는 결론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다음은 발표된 논문의 초록(Abstract) 부분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마태복음 효과란 대략 2천 년 전 <성경>의 마태복음에 나오는 얘기를 말한다. “무릇 있는 자는 더 풍족하게 되라라.”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금언은 개인의 발전 역동성을 정량적으로 설명할 때에, 그리고 '사회적 지위'와 '보상' 간의 상호작용을 정량적으로 설명할 때에, 사회학자들에 의해 사용된다. 전문직업의 경력에 관한 정량적 연구는 전통적으로 한계를 지녀왔다. 경력 발전을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개인 경력에 관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부 전문직업 분야에서는 경력의 수명, 성공, 위세를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잘 정선된 자료가 존재한다. 그런 데이터는 고용된 개인의 전반적 성공율을 매기는 데에 도움을 준다.

우리는 이 연구논문에서 오래된 마태복음의 “부익부” 효과를 보여주는 검증 가능한 증거를 제시한다. 이번 연구에서 보면 개인 경력의 수명과 과거 성공은 자신의 경력을 발전시키는 데에 누적적인 이점(cumulative advantage)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마태복음 효과를 정량적으로 통합해낸 모형, 몇몇 경쟁적인 전문직업 분야에 대한 모형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모형, 정밀하게 해를 구할 수 있는 확률론적 경력 발전 모형을 개발했다.

우리는 영향력지수가 높은 6대 저널의 데이터를 사용해 40만명 과학자의 경력에 대하여 우리의 모형을 검증했으며, 더 나아가 4개의 스포츠 리그에 있는 2만 명 이상 선수들의 경력에 대해 우리 모형을 검증함으로써 우리의 연구결과를 확인했다. 우리의 모형은 초기의 경력 개발이 중요함을 보여주며, 경험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대적 불이익 때문에 여러 경력들의 발전이 저지됨을 보여준다.”(논문 초록에서)


포스텍의 보도자료에서, 이번 연구를 수행한 정우성 교수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일수록 유망한 신진세력들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제2의 김연아, 박지성도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운동선수는 물론, 국내 신진 연구인력에게 많은 기회와 투자가 주어져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앞당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다양한 사회 현상을 물리 법칙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사회현상에 물리학을 접목시키는 사회물리학 연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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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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