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온난화 태양 탓" vs "태양-온난화 시간규모 달라"

기후변화론에 대한 회의론 주장과 기후과학의 반박 ①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 초래'로 요약되는 기후변화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러 회의론들이 이른바 '기후게이트' 이후에 국내 언론에도 간혹 소개되고 있지만, 단편적으로 다뤄져 회의론의 주장은 물론 주류 과학계의 반박을 알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우연히 접하는 회의론의 단편적 정보들은 주류 과학계의 기후변화론을 이해하는 데 혼란을 일으키곤 한다.

 

과연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후변화 회의론에는 어떤 주장들이 어떤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기후과학자들이 제시하는 반박은 어떠한 것인지 궁금할 때가 많다. 마침 최근에 번역작업을 위해 읽고 있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책(Climate Change: The Point of No Return)에 기후변화 회의론들의 뼈대와 이에 대한 기후과학자의 반박이 잘 정리돼 있기에, 국내 출판사와 협의를 거쳐 그 주요 부분을 발췌 번역해 두 차례에 나눠 소개한다. 회의론의 요지와 그에 대한 주류 과학계의 반박 논리를 읽다보면, 기후변화론의 핵심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2007년에 독일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지난해 영국에서 영어판으로 번역 출간됐으며, 저자(Mojib Latif)는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론'을 지지하는 독일 기후과학자이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이언스온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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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를 보는 두 시선, 터놓고 얘기해봅시다"

 ▶ "지구가 힘들다는데 우린 대체 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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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Mojib Latif, Climate Change: The Point of No Return (London: Haus Publishing Ltd, 2009): 143-162.

 

지구 기후변화에 관한 출판물들에 서로 모순되는 내용이 많아지고 있다. 일부 저자는 ‘뜨거운 시기(Hot Age)’의 도래를 경고하지만 다른 저자들은 다음번 빙하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본다. 일부는 녹고 있는 극지에 관해 말하며, 다른 이들은 얼어붙고 있는 극지에 관해 말한다. 일부는 늘어나는 태풍과 홍수, 사막화를 경고하는데, 다른 일부는 지상 파라다이스를 기대한다. 일부는 남반구의 수많은 기후난민을 걱정하고, 다른 이들은 기후 지키기를 위한 지나친 지출로 북반구가 곤궁해질 것을 우려한다. 일부는 ‘즉시 행동’을 지지하며 다른 이들은 ‘기다려보자’는 전략을 주장하거나 또는 모든 것이 정당성 인정을 갈망하며 연구비에 목말라 하는 기후 과학자들에 의한 책략이라고 믿는다.

 

일반인이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자료는 난해하며, 그 기원이 되는 문헌들에 접근하는 일은 인내를 요구한다. 지금까지 출판된 것들은 대체로 비전문가라면 누구도 이해하기 힘든 그런 것들이다. 이런 상황을 완화하는 게 언론 보도인데, 그것은 최신 뉴스로 구성되지만 성찰이 빠진 보도를 동반한다. 이런 배경에서, 이른바 ‘회의론’이 주목받기는 아주 쉽다. 회의론들에는 인간에 의한 기후 영향을 상대적인 것으로 만드는 중대하고도 새로운 프로세스가 발견됐다거나, 또는 기후 모델은 기후의 기본 속성을 시뮬레이션 하는 능력을 지니지 못한다는 주장들이 포함돼 있다. 기후 모델의 예측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회의론의 목표는 기후 문제를 가볍게 보려는 것이며 기후 보호를 위한 제도적 조처들을 막으려는 것이다. …그러니, 회의론이 무엇인지 간략하게나마 살펴보는 일은 필요하다.

 

 

"기상 예측도 며칠 앞을 내다볼 뿐이니, 장기적인 기후 예측은 불가능하다"

 

회의론자들이 얘기하는 가장 일반적인 논증의 하나는, 다음 100년의 미래 기후를 알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기상 예보도 불과 며칠 정도만 미리 내다볼 수 있잖은가? 기상과 기후는 다르다는, 즉 기후의 예측 가능성에 관한 쟁점은 앞에서도 다뤄졌다. 여기에서는 이런 논증이 정말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 하나를 얘기해겠다. 우리는 누구나 기후를 예측할 수 있는데, 그런 예측은 다가오는 여름이 지나간 겨울보다는 더 덥겠다고 내다보는 바로 그런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빤한 예보는 처음에는 시시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회의론의 논증을 논리적인 결론까지 이끌고 가려면, 이런 시시한 예보들조차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 명백하게 ‘며칠’보다는 더 긴 기간을 다루는 예측이기 때문이다.

 

단순한 예보라 할지언정, 우리가 다 알다시피 태양 위치가 변하기 때문에 이런 예보도 가능한 것이다. 수학에서, 이것은 ‘경계조건(boundary conditions: 경계면을 기준으로 나타나는 변화를 지배하는 조건들 -역자)’에 나타나는 변화로 얘기된다. 그래서 경계조건들이 변할 때에 기후를 미리 아는 일도 가능하다. 기후에 작용하는 중요한 경계조건은 대기의 화학적 조성이다. 우리가 온실가스를 배출함으로써 대기의 화학적 조성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기후는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의 불가피한 결과가 지구온난화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최소한 지구를 전체로 생각할 때에 지구 기후변화의 예측은, 앞서 말한 시시한 여름-겨울 예보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것일 따름이다. 최초의 지구적 기후변화 예측이 이미 100년 전부터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카오스와 예측가능성은 서로 배타적인 게 아니다. 기상은 단기 예보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기상 사건들이 어느 정도는 카오스의 성질을 지녀 그런 조건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카오스’라는 말은 초기 무리의 작은 변화가 사건 발생의 경로를 거쳐 결과에 이르러선 훨씬 더 큰 차이를 일으킬 수 있음을 의미할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 특정 환경의 지배를 받는 상황에서 카오스 계가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한발 더 나아간 사례로는, 기체의 거동에서 미시적 카오스와 동시에 물리 법칙들의 미시적 조화가 함께 나타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기체운동 이론과 조화를 이루며, 개별 분자들은 카오스적인, 거의 예측하기 어려운 운동 과정을 거치지만, 압력, 부피, 온도의 외부 조건들은 잘 정의된 값을 취하며 서로 엄격한 물리 법칙을 통해 연계돼 있다.

 

기후학에는 이와 유사한 법칙과 연계성이 있다. 그래서 특히나 경계조건들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변할 때엔 장기간에 걸친 기후의 진화를 서술할 수 있다. 수학적 방정식의 형태를 취한 물리 법칙들 덕분에, 개별 사건의 출현에 관해선 그리 할 수 없다 하더라도 태풍의 미래 빈도 같은 기상 현상의 통계에 관해 진술할 수 있다. 이는 판돈이 걸린 주사위 노름과도 유시하다. 우리는 이젠 6이 더 자주 나타나겠지 하고 예측하더라도 다음번 주사위를 던질 때 실제로 어떤 숫자가 나올지는 알지 못한다.

 

 

"온실효과 같은 것은 없다"

 

회의론의 또다른 논증은 자연적인 온실효과에 관한 것인데, 이들은 온실효과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에너지는 차가운 물체에서 뜨거운 물체로 흐르는 법이 결코 없기에 온실효과 테제는 열역학의 제2 기본공리를 위배한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지구가 ‘닫힌 계’가 아니며 하늘에 유리 천정 같은 게 존재할리 없다는 단순한 사실로 보더라도 온실효과 가설이 부정확한 게 틀림없다고 주장한다. 사실, 온실효과는 교과서 지식이다. 그것은 오래 전에 이론으로 또 실험으로 입증된 바 있다. 그러니 지금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유리 천정이 존재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대기중 기체가 적외선을 흡수하느냐 아니냐이다 (* 지구 밖으로 나가야 할 적외선이 대기중 온실가스에 흡수되면 온난화가 초래된다는 것 -역자)

 

온실효과가 실제 존재하며 작동한다는 것은 양달에 주차해둔 차량에 들어가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지식이다. 차 밖보다는 안이 더 덥다. 열이 밖으로 흩어지지 않는 셈인데, 이는 열역학의 제2 기본공리에 따르면 가능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과정은 가시광선 형태의 에너지가 차량 창문을 통과해 강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촉진된다. 차량 안의 더 높은 온도는 이렇게 작용한 에너지가 평형 분포를 이루지 못해 생긴다. 빛이 변해 생성된 열이 실제로 유리를 뚫고 밖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로 작용하는 게 끝나면, 정해진 평형은 점차 복원된다. 대기에서 유리 구실을 하는 게 온실가스이며, 그것은 열 에너지의 이동을 방해한다. 흡수된 빛 에너지와 방출된 열 사이의 평형을 복원하고자, 지구 표면 복사는 더 높은 온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볼 때에 (그리고 열역학의 제2 기본공리를 적용해볼 때에), 순 에너지는 더 더운 지구 표면에서 더 차가운 대기 쪽으로 흐른다. 지구 표면의 열 복사량이 대기의 역-복사량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2의 기본공리에는 의문이 제기되지 않는다.

 

때때로 일부 회의론은 온실효과에 대한 인간의 기여분이 2%가량일 뿐이며, 그러므로 관련이 없다는 논증을 내세운다. 이 수치는 정확하다. 그런데 전체 온실효과(섭씨 33도)의 2%는 대략 0.6도에 해당한다. 그리고 이는 지난 100년 동안 지구온난화에 관여한 인간의 몫과 거의 같다.

 

 

"기후 과학자들의 예측은 계속해서 하향 수정되고 있다"

 

회의론은 기후 과학자들이 예측한 기온이 언제나 너무 높은 것으로 판명돼 왔다고 주장하길 좋아한다.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이런 인상은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것 같은, 비교의 결과이다. 최초의 IPCC 보고서(1990)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가 되면 지구 기온의 상승이 섭씨 1.5~4.5도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했다. 여기에서 예측 폭이 넓은 것은 서로 다른 기후 모델들에 쓰인 여러 가지 되먹임 과정(특히, 수문학적 순환과 구름 프로세스가 묘사되는 방식들)이 보여주는 결과에서 생겨난 것이다. 이른바 ‘기후민감도’(이산화탄소가 2배 될 때의 기온 변화)의 이런 예측 범위는 오늘날에도 변화되지 않은 채 유지된다.

 

1995년, 2001년, 2007년에 IPCC는 21세기 말 무렵에 나타날 잠재적인 기온 상승에 관해 진술했다. 그렇지만 이런 진술에는 완전히 다른 질문들이 관여됐다. 상승은 또한 온실가스 배출의 추세, 즉 이 기간의 인간 행위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예측 기온의 범위도 확장했다. 두 번째 IPCC 보고서(1995)에서, 2100년의 기온 상승 폭은 1.5~3.5도로 제시됐다. 세 번째 평가보고서(2001)에서 그 폭은 1.4~5.8도로, 최근인 2007년 평가 보고서에선 1.1~6.4도로 추정됐다. 두 번째 보고서의 기온 값은 수치로만 보면 첫 번째 보고서에 견줘 더 낮은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독자들은 이를 최초 보고서에서 제기된 경고를 제거하는 분명한 신호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 기후 모델 연구에서 제시되게 마련인 기후민감도는 2100년의 잠재적 기온 변화, 즉 계산된 시나리오들을 비교해 이뤄진 결과이다. 거기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두 변수가 있다. 그렇기에 지구온난화 예측이 하향 조정돼 왔다는 증거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기후 모델들이 훨씬 더 많은 진전들을 담고 있을지언정, 기후 모델의 기후민감도가 지난 20년 동안 변한 것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2007년 IPCC 보고서는 섭씨 3도의 기후 민감도를 최선의 평가로 내놓았다. 그러므로 어떤 종류의 진술들이 진전되고 있는지 정확하게 입증하는 일이 중요하다. 미래 기후의 전개는 특히 어떤 시나리오를 취하느냐에 따라, 즉 온실가스의 배출이 미래에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최근인 2007년 IPCC 평가보고서에서 제시된 2010년 섭씨 1.1~6.4도라는 넓은 상승 범위는 무엇보다도 미래에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지 우리가 지금 알지 못함을 기록한 것이다. 만일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강력하게 줄인다면 온난화는 적당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다. 만일 배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온난화도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온난화는 좋은 것이다"

 

기온이 약간만 상승한다면 중위도 지역의 농업과 삼림에게는 더 좋은 조건이 될 수 있다. 이에 관해 중요한 점은 미래의 강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 하는 점이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더 더운 나라들(예를 들어 지중해 지역)에서는 지금도 가뭄이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북극에서는 영구동토층이 막 녹으려 하고 있어 이 지역의 기반시설(건물, 도로, 수송관 등)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또 우리는 지난 20여 년 동안 엄청난 재해를 초래하는 허리케인 같은 열대 사이클론이 더 강해지는 상황에 놓였다. 열대 사이클론이 세계 곳곳에서 강력해지는 것은 열대 바다에서 고작 10분의 몇 도 정도로 적당히 더워진 것의 결과일 수도 있다.

 

또한 우리가 사는 위도에서는 적당한 기온 상승조차도 빙하 녹음, 생물종의 이주, 열 스트레스, 가뭄 장기화, 강한 비의 빈번화 같은 부정적인 후속결과들과 연계돼 있다. 예를 들어, 강한 비 출현의 빈도는 대부분 육지에서 이미 지난 100년 동안에 증가해왔다. 그러나 모든 지표들은 대응조처가 없다면 우리가 직면할 기온 상승은 적당한 수준이 아니라 상당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며, 아마도 극단적인 사건들의 뚜렷한 증가와 연계될 것임을 보여준다. 모든 계산들을 보면,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의 부정적 결과들은 긍정적 효과들보다 더 강할 것이며, 그래서 지구가 너무 더워지는 것을 막는 일은 중요해진다. 특히 여기에서 중요하게 언급해야 할 것은 해수면 상승인데, 다음 1000년에 걸쳐 해수면은 몇 미터나 상승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다음 빙하기로 나아가는 중이다"

 

이 테제는 지구 기후가 대기의 화학적 조성에 나타나는 변화가 아니라 지구 궤도 변수에 의해 지배된다는 가정에서 나온다. 이런 지구 궤도 변수의 변화는 의심할 바 없이 기후변화의 중요 원인이다. 그러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기후변화는 단일 원인을 지닌 사건이 아니다. 여러 인자들(궤도 변수, 태양 복사의 강화, 인간에 의한 온실효과, 토지 사용의 변화 등)이 동시 작동한다.

 

그렇지만 이런 인자들이 효과를 발휘하는 시간 규모들은 너무나 다르다. 빙하기-간빙기의 주기는 특히 수 천년이나 지속되는 시기에 걸쳐 전개된다. 그래서 최근 빙하기의 절정도 대략 2만년 전의 일이다. 이런 점에서 빙하기를 일으키는 극도로 오랜 과정은 다음 100년에 대해선 관련성을 지니지 않은 채로 나타난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에 의한 지구 기후변화를 고려할 때에 그것들을 거리낌 없이 무시할 수도 있다.

 

고기후학 분야, 특히 심해 바닥에서 얻어진 시료(퇴적층 시추 시료)와 남극 얼음 시추 시료의 분석에서 이뤄진 발견들에 바탕을 두어 볼 때, 이제는 지구 궤도 변화가 빙하기-간빙기 주기에서 그 '속도'를 조절하는 주요 인자임이 확실하다고 여겨진다. 이런 궤도 변수는 대략 2만년, 4만년, 10만년 지속되는 주기에서 변화한다. 이런 주기들이 겹치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예견되는 다음 빙하기의 절정에서 대략 5만년 정도 떨어져 있음을 계산해낼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서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에 바탕을 둔 기후변화는 상당히 짧은 시간 틀에서, 즉 50년 내지 100년의 틀에서, 다시 말해 훨씬 높은 속도로 일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갑자기 출현한 빙하기에 의해 상쇄될 수 있으리라 희망하는 일은 환상에 불과하다.

 

 

"기후에 영향 끼치는 건 태양이니, 사람은 죄가 없다"

 

태양은 지구 기후시스템에서 유일한 에너지 제공자다. 그러므로 태양 복사 강도의 변화, 예를 들어 태양 에너지 유입량의 변화가 기후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당연지사. 태양 복사는 우리가 본래 생각했던 것처럼 항상적이지는 않다. 오래 전부터 태양흑점 수가 대략 11년 주기로 변동한다는 것은 알려져왔다. 1970년대 말 이래, 위성을 통해 태양 복사를 직접 관측하는 게 가능해졌다. 이런 관측 결과는 태양흑점 주기 동안에 태양 복사의 극대기와 극소기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가 복사 강도의 대략 0.1%에 달함을 보여주어왔다. 지금까지 그 이상의 증가 또는 감소 흐름은 눈에 띄지 않는다.

 

또 다른 증폭의 메커니즘이 종종 제시돼왔는데, 태양 복사가 운층(cloud cover)에 간접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태양이 더 강렬하게 빛날수록 행성간 자기장(interplanetary magnetic field, IMF)은 더 뚜렷해진다. 이 자기장은 우주 복사를 비끼게 하는 구실을 해, 우주 복사가 지구 대기까지 도달하는 것을 막는다. 그런데 회의론의 일부 주장은 여기에서 우주 복사가 대기에 쏟아지면 응결핵을 생성시키고 구름의 형성을 촉진한다고 말한다. 이런 구름들이 그늘을 만들테니 온도는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결국에 태양 복사 활동이 높아지면 우주 복사가 덜 유입돼 구름의 양은 적어지고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가 초래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연역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런 과정이 구름의 형성에 관여하는 여러 다른 과정들에 비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명확하지 않다. 특히 오늘날의 기상학의 지식으로 보면, 응결핵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구름 형성의 촉발 요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응결핵이 더 많아진다면 더 많은 구름이 만들어질지 아닐지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에도 그것들은 충분한 수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깊은 의문은 이런 과정이 낮게 뜨는 적운(뭉게구름)을 형성해 냉각 효과를 일으킬지, 아니면 높게 뜨는 권운(솜털구름)을 만들어내어 온실효과에 기여함으로써 온난화를 유발할지(특히 밤에)를 모른다는 것이다.

 

태양의 영향을 보여주는 제1의 요인은 1850~1980년 기간에 (복사 강도를 보여주는 측정값인) 태양 주기의 길이와 지구 평균 기온 기록에 나타난 높은 상관성과, 1984~1993년 기간에 우주 복사 강도와 운층의 정도 사이에 나타난 높은 상관성이다. 그렇지만 태양 주기의 지속과 기온 사이에 나타난 상관성은 인정하기 힘든 데이터 통계 처리에서 도출된 것이며 그래서 원저자도 이를 철회했다. 대조적으로 우주 복사와 운층 사이의 상관성은 입증되긴 했으나, 우연의 일치라는 성격을 지녀 그동안 확증되지는 못해왔다. 게다가 지난 20년 동안에 우주 복사량은 하락했는데도 기온은 강하게 상승했다. …현존하는 상관성이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충분한 증거가 아니라는 점은 여기에서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다. 그 상관성들을 거슬러 추적하면 제3의 요인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또는 완전한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다른 대중적인 회의론 주장은, 비록 그 과정이 수십만 년에 걸쳐 일어나기는 하지만 우주 복사량의 변화가 지구 기후변화의 진짜 원인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논문이 기상학의 결점을 지녀 폭넓은 비판을 받을만 하다는 점은 일단 차치해두고, 그 논증이 참이라 해도 그것은 다음 수십년 또는 수백년의 기후 전개와는 전적으로 관련이 없을 것이다. . 

 

이런 증폭 메커니즘이 유효하다 하더라도, 최근 25년의 태양 복사 강도에 대한 직접 관측에 기초해서 봐도 어떤 지속적인 추세는 예측되지 않을 것이다. 태양 복사에서 드러나는 유일한 패턴은 '주기적인 시소'를 닮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지난 25년 동안 10년마다 대략 섭씨 0.2도로 기온이 상승했음을 우리는 본다. 매우 두드러지며 지속되는 온난화 추세를 보여준다. 지구  표면 부근의 기온에서 평가할만한 11년 주기를 인식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태양 복사 주기가 낮은 대기의 기후에 끼치는 영향은 최소일 수밖에 없다. 태양 요동이 상층 대기(예를 들어 성층권)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상당할 수 있으며 종종 태양 복사에 나타나는 기후 변화 효력에 대한 증거로 발전한다. 하지만 상층 대기와 지구 표면은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 인간에 의한 온실효과에 관한 논의는 주로 기후 표면과 낮은 대기층의 온난화 문제를 다루며, 분명하게도 이런 것들은 최근 수십년 동안 태양 복사 공급량에 나타나는 요동에 의해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아왔다.

 

이는 태양이 이전 시기에, 그리고 장기간에 걸쳐서 기후 조건들에 결코 영향을 끼치지 않았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몬더 극소기(Maunder Minimum: 1650-1710)로 알려진 시기에 매우 적은 수의 태양흑점이 나타났으며 기온은 매우 낮았다. 이 때문에 이 시기는 소빙하기로 얘기된다. 그 이래로, 소빙하기 기후와 태양 사이의 연계성은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에 의해 확인돼 왔다. 그러나 최근 25년에 대한 통계적 분석과 모델 계산은 인간에 의한 온실효과가 기온 상승의 원인으로 매우 강하게 지배해왔음을 보여준다.

 

 

▶ 출처:  Mojib Latif, Climate Change: The Point of No Return (London: Haus Publishing Ltd, 2009): 14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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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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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 재 · 수 · 첩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이 바둑의 정상에 있는 프로기사를 5번기 제1, 2국에서 잇따라 이겼습니다.바둑을 둘 줄 모르다가 이번 ‘이세돌 대 알파고’ 대국을 계기로 이것저것 살펴보니,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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