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국, 항공·우주·해양 기술수준 중국에 추월당해"
KISTEP, 국내 전문가 심층설문 + 논문·특허 분석 평가
궁극수준(100) 대비해 '미 79, 유럽 75, 일 73, 한 60, 중 52' 순 평가돼
"기술격차 한-미 5.4년, 한-중 2.5년.. 선진국은 쫓기고 중국은 쫓아오고"
우리나라와 선진국 간의 과학기술 수준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뒤쫓는 중국과의 격차도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공·우주·해양 분야 기술수준은 중국에 이미 추월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과기평·KISTEP)은 20일 95개 국가 중점 과학기술에 대한 수준을 평가한 결과 2010년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은 궁극 기술 수준 대비 60.5%로 2008년 56.4%보다 3.8%포인트 상승했다. 2년 동안 가장 기술 수준 향상이 컸던 분야는 기계·제조공정과 정보·전자·통신 분야로 각각 5.9%포인트, 5.6%포인트 높아졌다.
2010년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 격차는 5.4년으로 2008년보다 1.2년 줄어들었다. 특히 의료(1.9년), 건설·교통(1.8), 바이오(1.7) 등 분야에서 격차가 크게 줄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추격을 당해 2년 전보다 기술 격차가 0.2년 좁혀졌다. 가장 크게 추격당한 분야는 정보·전자·통신 분야로 2년 사이에 기술 격차가 1년 줄어들었다. 2008년 우리가 0.5년 앞섰던 우주·항공·해양 분야는 지난해 중국이 0.4년을 추월해, 11개 분야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평가의 비교 대상은 미국, 유럽연합, 일본, 한국, 중국 등 5개국으로, 기술수준은 미국(78.7%) 유럽(75.0%) 일본(73.0%) 한국(60.2%) 중국(51.7%) 순이었다.
우리나라 기술수준이 가장 높은 분야는 정보·전자·통신 분야로 궁극기술수준 대비 67.9%였으며, 95개 중점과학기술 가운데서도 통신·방송 융합기술이 가장 수준이 높았다. 그러나 369개 세부기술 가운데 우리나라가 최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대면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아몰레드)’ 기술이 유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기술 보유는 미국이 279개(75.6%), 유럽연합 56개(15.2%), 일본 33개(8.9%)였고, 중국은 1개도 없었다.
이번 기술수준 평가는 산업계, 학계, 연구원 등 각계 전문가 2000여명을 대상으로 델파이법에 따라 조사를 하고, 논문·특허분석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참가자들은 먼저 369개 세부기술 가운데 자신이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을 선정한 뒤 평가했다. 최한림 과기평 기술예측단 부연구위원은 “조사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위해 2008년에 참가한 전문가들에게 다시 평가를 의뢰했다”며 “지난해 개정한 과학기술기본법에 기술변화평가를 2년마다 하도록 규정돼 있어 내년부터는 법적 의무사항으로 기술수준 평가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궁극 기술 수준 : 이론적으로 가능한 기술의 최고 수준. 도달가능한 최고 수준을 100%로 했을 때의 기술수준을 평가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 기술 수준 격차 : 비교 대상의 두 국가가 궁극기술수준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기간의 차이. 예를 들어 특정기술에서 미국이 궁극기술수준에 이르는 데 10년이 걸리고, 우리나라가 17년이 걸리는 것으로 예상될 경우 양국의 기술격차는 7년이다.
- 델파이법(Delphi Method) : 미국 여론조사업체인 ‘랜드’가 개발한 설문 조사에 의한 기술 예측 방법이다. 전문가를 대상으로 1차 설문 조사해 결과를 종합한 뒤 다시 전문가에게 제출해 재조사하는 방식을 반복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탁 신전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냉전시대 초기에 미래 무기 기술을 예측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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