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합성DNA 조립해 글자와 이모티콘을 그리다

미국 연구팀, DNA블록을 픽셀처럼 이용 107가지 형상 시연


00DNAorigamiDNA 외가닥의 자기조립 성질을 이용해 만든 대략 100나노미터 크기의 2차원 나노 구조물들. 출처/ Harvard University




00DNAprocess2명과학자의 눈으로 보면 디옥시리보핵산(DNA)은 유전 정보를 담은 생명의 기본 물질이지만, 나노과학자의 눈으로 보면 훌륭한 자연의 자기조립 물질이기도 하다. DNA의 자기조립 성질을 이용해 나노 구조물을 만들려는 시도는 ‘DNA 나노기술’ 분야에서 지난 20년 가량 이어져 왔다. 그 기본의 원리는 이렇다. 디엔에이를 이루는 염기인 아데닌(A)은 티민(T)과, 구아닌(G)은 시토신(C)과 서로 붙는 이른바 ‘DNA 상보성’ 성질을 지니는데, 이를 이용해 염기 배열을 미리 특정한 방식으로 짠 합성 DNA 외가닥들을 만들어 섞으면, 특정한 자리에서만 달라붙어 특정한 나노 형상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나노 조립에는 DNA 합성 기술로 만든 인공 DNA가 사용되며 이런 DNA는 아주 짧아 생명 기능을 하는 유전자 정보를 담지는 못한다.


DNA 나노기술 연구의 하나로서, 최근에는 짧은 DNA 외가닥을 레고 블록처럼 활용해 2차원의 나노 구조물을 만드는 기술이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하버드대학 위스연구소(Wyss Institute)의 펭인(Peng Yin) 박사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낸 논문에서, 42개 염기 크기의 짧은 DNA 외가닥을 구부려 ‘타일’ 모양의 직사각형으로 만든 뒤 이를 이용해 2차원 구조물과 튜브를 만드는 간편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이 기술을 이용해 갖가지 모양의 영어 알파벳, 숫자, 이모티콘 등 107가지의 형상을 구현해 보였다. 이렇게 만든 10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 형상에는 1000개 이상의 ‘DNA 타일’이 쓰였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자신의 연구성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우리 설계의 주요한 특징은 자기조립 된 직사각형 구조물을 일종의 분자 캔버스(molecular canvas)로 활용한다는 것이며, 그것을 구성하는 개별 요소인 외가닥 타일(각 타일은 가로 3나노미터, 세로 7나노미터 크기로 접힌 구조, 근처의 다른 네 개 타일과 결합한다)이 일종의 픽셀(pixel) 구실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310 픽셀 크기의 캔버스에 해당하는 기본 외가닥 집합체(master strands collection)에서 이런 전략을 실행했으며 적절한 외가닥들을 사용해 서로 다르며 복잡한 107가지 2차원 형상을 만들어냈다. 이로써 짧은 합성 DNA 가닥을 이용해 이처럼 여러 형상의 나노 구조물을 만들 수 있는 간편하고 모듈 식의 견실한 기본틀인 ‘외가닥 타일’ 조립 기술을 구축했다.”(논문 앞부분에서)


[오른쪽 그림 설명] 이날 하버드대학 위스연구소가 공개한 'DNA 타일' 조립기술 시연과정의 동영상(화면 갈무리)을 보면, 42개 염기로 이뤄진 짧은 합성 DNA를 직사각형 모양으로 구부려 일종의 ‘외가닥 타일’을 만든 다음에, 서로 다른 염기 배열로 설계된 외가닥 타일들이 적절한 짝을 찾아 서로 달라붙게 하는 방식으로2차원 구조물을 만들어냈다(그림 2~8). 그림 9, 10은 좀더 복잡한 그림으로 그 과정을 보여주며, 그림 11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합성 DNA의 2차원 나노 구조물을 보여준다.


그동안 DNA를 ‘종이접기(오리가미)’처럼 구부리고 이어붙여 2차원, 3차원의 나노 구조물을 만들어내는 등 여러 연구성과들이 발표돼 주목받은 바 있는데, 이번 연구는 매우 짧은 DNA 가닥을 간편하게 쓸 수 있는 ‘레고 블록’ 또는 ‘타일'처럼 활용했다는 점 때문에 특히 주목받고 있다. 과학저널 <네이처> 뉴스 보도에서, 연구팀은 “(갖가지 DNA 타일을) 미리 합성해 갖춰두면 새로운 DNA 설계를 할 필요 없이 그저 필요한 분자들만 골라 쓰면 된다”며 간편성을 강조했다. 기존의 조립 기술에서는 특정한 나노 구조물을 만들려면 거기에 맞춘 DNA 가닥의 염기서열을 구부리거나 이어붙이기 위해 일일이 설계해야 했으며 상당히 긴 DNA 가닥을 이어붙이는 뼈대로 사용해왔으나, 새로 제시된 기술에서는 이런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DNA 조립 기술은 기초연구 수준에서 다뤄지고 있어 이런 DNA 나노 구조물들이 당장에 어떤 응용 분야에서 사용될지 현재로서는 쉽게 예견하기 힘들지만, 연구팀은 이 기술이 사람몸 안에서 치료 대상이 되는 세포 부위까지 약물을 싣고가 전달하는 이른바 약물전달체 개발 분야 등에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위스연구소 쪽은 보도자료에서 전했다.






[참조 기사]


 

 

<한겨레> 2008년 2월14일치,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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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는 나노물질 조립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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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발표 논문 참여 박성용 연구원 인터뷰

“나노입자에 염기서열 조작 DNA가닥 붙이면 ‘자기조립’

3차원 결정 제조 의미…유전정보 없어 ‘윤리 논쟁’ 빗겨가”

 

 

‘생명체의 청사진’으로 일컬어지는 디옥시리보핵산(DNA)의 쓰임새가 ‘나노물질의 조립 프로그램’으로 확장하고 있다.

 

디엔에이는 아데닌(A)과 티민(T), 구아닌(G)과 시토신(C)이라는 네 염기의 배열에 모든 생명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분자다. 모든 생명체의 이 청사진은 늘 A-T, G-C가 짝을 이뤄 결합하는 두 가닥의 이중나선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바로 이런 염기쌍 결합의 성질을, 나노입자 하나하나를 원하는 배열로 달라붙게 해 새로운 물질 구조를 만드는 데 이용하려는 신기술이 잇달아 개발되고 있다. 최근엔 미국의 두 연구팀이 디엔에이를 이용해 3차원 나노입자 결정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논문을 과학저널 〈네이처〉에 동시에 발표했다.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과 브루크헤이븐연구소 연구팀이 각각 ‘동시발견’한 디엔에이 나노기술은 비슷한 방식이다. 먼저 미리 염기 순서를 짠 디엔에이 외가닥들을 금 나노입자 겉에 붙도록 한 뒤 적절한 환경조건을 맞춰 이 입자들을 섞어두면, 제 짝을 찾아가듯이 서로 끌어당기는 디엔에이 짝들 때문에 입자들도 덩달아 정해진 모양으로 스스로 결정구조를 만들었다. 두 연구팀은 세계 처음으로 ‘육면체’ 같은 3차원 나노입자 결정들을 선보였다.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에 제1저자로 참여한 박성용 로체스터대학 연구원한테 세 차례의 전자우편을 통해 최신 연구 동향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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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물질을 만드는 데 왜 디엔에이를 이용하는가?

=염기쌍이 짝을 맞춰 스스로 결합하는 ‘자기조립’의 특성 때문이다. 나노입자를 ‘벽돌’로 비유하면, 나노벽돌에다 미리 염기 서열을 잘 조작해둔 디엔에이 가닥이 붙도록 하고서 벽돌을 마구 섞기만 해도 벽돌이 스스로 쌓여 원하는 모양의 건축물을 만드는 것과 같다. 인간의 직접 개입 없이 물질이 스스로 만들어지는 자기조립 성질은 나노기술에서 가장 중시하는 요소이다. 현대과학이 알고 있는 분자 중에서 디엔에이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안정적인 자기조립의 성질과 구조를 갖추고 있다.

 

-디엔에이의 염기 순서는 어떻게 설계했나?

=원하는 대로 염기서열을 합성하는 기술은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우리는 수십 개 염기로 이뤄진 디엔에이 가닥을 만들어 썼다.

 

-프로그래머가 소프트웨어를 짜듯이 디엔에이 염기배열을 잘 짜면 갖가지 3차원 결정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로 들린다.

=디엔에이를 ‘물질 조립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연구자들이 디엔에이 염기를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여러 모양을 띤 2차원의 디엔에이 구조를 만들 수 있음을 이미 입증한 바 있으며, 이번엔 입자에 디엔에이를 붙여 3차원 구조를 만들었다. 앞으로 금, 은 같은 여러 입자의 결정구조를 비롯해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3차원 나노구조체를 만드는 게 이 기술의 궁극적 목표다.

 

-디엔에이가 물질의 설계도로도 활용될 수 있다니 그 능력이 신비하기도 하지만 물질 조립의 도구로 쓰인다는 점에선 논란의 여지도 있을 듯하다.

=나노물질의 조립에 쓰이는 디엔에이는 매우 짧아 아무런 유전정보를 담고 있지 않다. 생명체 디엔에이의 작동원리와도 완전히 다르다. 철학적 논쟁이 될 여지는 있겠지만 이런 점에선 문제는 없다고 본다.

 

-디엔에이는 매우 약한 분자다. 디엔에이로 이어붙인 나노입자의 결정이 견고한가?

=상대적이다. 물이 끊는 섭씨 100도 정도면 염기쌍이 분해되기에 견고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시세계에서 보면 나노입자들의 안정된 결정구조를 만들 정도로 견고하다. 이 부분은 앞으로 중요한 연구과제다.

 

-바이러스 껍질도 ‘좋은 나노 재료’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바이러스는 단백질과 유전물질로 이뤄진 단순한 구조를 지닌다. 여기에서 단백질은 간단한 대칭 구조로 돼 있다. 그래서 오각형과 육각형 가죽으로 축구공을 만들듯이, 이런 바이러스 껍질의 단백질이 자기조립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독특한 구조의 나노물질을 만들 수도 있다. 속이 빈 나노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러스 껍질은 좋은 나노 재료다.

 

-새로운 나노 구조를 만드는 일이 왜 중요한가?

=나노물질의 구조가 바뀌면 물질의 기능과 성질도 바뀐다. 나노입자의 결정 구조를 바꾸면 광결정 소자, 자기소자, 정보기록매체, 태양전지 등 여러 목적에 쓸 수 있는 신기능, 고효율, 저소비의 맞춤형 나노물질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오철우 기자]

 

 

<한겨레> 2008년 2월14일치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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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나노기술’ 어디까지 확장될까

‘종이접기’ 이어 3차원 구조까지...“미시세계 물질 성질 조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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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DNA44디엔에이(DNA)를 나노기술에 이용하려는 연구는 10여년 전부터 본격화했다. 물질을 깎아 더욱 미세한 물질을 만들려는 전통적 방식과 달리, 애초부터 원자·분자, 나노입자를 쌓거나 조립해 새 기능의 물질을 만들려는 노력이다. 이 분야에서, 굵기가 2나노미터(㎚, 10억분의 1m)에 불과한데다 짝을 찾아 달라붙는 성질을 지닌 디엔에이는 매력적인 대상이었다.

 

그동안 여러 연구를 통해 디엔에이의 염기 배열을 잘 조절할 수만 있다면 디엔에이 가닥을 여러 모양으로 달라붙게 해 갖가지 나노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돼 왔다. 디엔에이 가닥들을 차곡차곡 쌓는 단순한 구조는 물론이고 디엔에이를 십자(+) 모양으로 교차하거나 고리로 이어진 입방체 모양으로 구현하는 연구도 잇따라 발표됐다. 또 ‘그림 맞추기’처럼 디엔에이 가닥마다 자리를 정해주어 제자리에 달라붙게 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2006년엔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이 디엔에이 가닥을 자유자재로 접어 매우 복잡한 구조를 만드는 ‘디엔에이 종이접기’ 기술을 제시했다(오른쪽 그림).

 

지난달 말엔 처음으로 미국에서 디엔에이를 이용해 여러 3차원 구조의 나노입자 결정이 만들어졌다. 남좌민 서울대 교수(화학)는 “미시세계에선 나노입자들이 결합할 때 입자 사이 거리만 조금 달라도 물질의 색깔이 달라질 정도로 전혀 다른 성질을 띤다”며 “입자들을 결합시키는 디엔에이 염기 순서와 길이를 미세하게 설계한다면 미시세계 물질의 성질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주목된다”고 평가했다.[오철우 기자]

 

 

<한겨레> 2009년 4월8일치,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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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컴퓨터’ 꿈이 아니다

자기조립 성질 이용 나노구조물 연구 활발

계산기·배터리 신소재 등 활용도 무궁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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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분자의 조립 설계자인 나노 과학자들이 보기에, 디엔에이(DNA)는 자연에 존재하는 아주 훌륭한 나노 재료다. 디엔에이의 이중나선 구조 자체가 현대 과학이 흉내 내기 힘든 ‘분자의 자기조립’ 능력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디엔에이를 이루는 염기인 구아닌(G)은 시토신(C)과, 티민(T)은 아데닌(A)과 만날 때 결합하는 성질(상보성)을 지닌다. 그래서 G-C와 T-A는 찰떡궁합의 짝이다. 예컨대 G-A-T-C라는 염기서열 가닥이 C-T-A-G라는 염기서열 가닥을 만나면 저절로 지퍼처럼 달라붙는다.

 

이런 디엔에이의 성질을 이용해 갖가지 모양의 나노 물질 구조를 조립·제작하려는 연구가 기초연구 수준에서 가속화하고 있다. 디엔에이 조각들을 레고 블록처럼 써서 복잡한 회로를 조립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최근엔 바이러스에 설계된 디엔에이를 넣어 바이러스 껍질 단백질의 성질을 바꿈으로써 원하는 나노 물질을 쉽게 달라붙게 해 신소재를 만들려는 나노 연구도 등장했다.

 

왜 나노 과학자들은 디엔에이나 바이러스로 눈을 돌리고 있는 걸까? 무엇보다 디엔에이나 바이러스가 이미 존재하는 천연의 나노 구조물인데다, 염기서열을 적절히 조작하면 여러 꼴의 나노 구조를 쉽게 만들 수 있고, 다른 나노 물질들을 선택적으로 달라붙게 하는 조립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6일 성균관대 수원캠퍼스에서 만난 박성하 교수(물리학)는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길이의 디엔에이 가닥들을 이용해 만든 여러 나노 구조물의 영상을 보여 주었다. 이미 열십(十)자 모양, 대롱 모양의 디엔에이들이 만들어졌고, 또 격자 모양의 디엔에이 기판 위에 단백질로 쓴 ‘DNA’ 영문자도 눈에 띄었다. 이런 디엔에이 구조물은 박 교수가 참여했던 미국 연구팀에서 개발해 <사이언스> 등에 발표된 바 있다.

 

00DNA33

 

신기하긴 하지만, 디엔에이로 나노 구조를 설계하고 건축하는 데 열을 올리는 이유가 더 궁금해졌다. 박 교수는 “디엔에이 분자의 자기조립 능력을 이용하면 복잡한 나노 회로도 만들 수 있고, 다른 물질을 담는 공이나 그릇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염기서열 정보를 연산 처리 단위로 쓰면 이론상 디엔에이 컴퓨터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ㄱ자, 십(十)자, 티(T)자 모양의 기본 블록을 써서 새로운 3차원 디엔에이 구조물들을 만들고 있으며 초보적 디엔에이 계산기를 구현하는 연구도 벌이고 있다.

 

실 모양의 디엔에이 가닥 중 어느 부위를 꺾이게 하거나 다른 가닥과 붙게 하려면 염기 A, T, C, G의 순서를 잘 설계해야 한다. 1㎚보다 작은 염기 사이 거리나 염기 결합 각도 등을 제어해야 한다. 디엔에이 블록을 설계하는 일은 어렵지만 조립은 의외로 간단하다. “설계된 제짝을 찾아 결합하기 때문에 디엔에이 조각들을 섞어 주기만 하면 1㎖ 용액에서 수십조 개의 디엔에이 구조를 동시에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디엔에이 구조물에다 탄소나노튜브나 금 입자, 코발트산화물처럼 원하는 기능을 지닌 나노 물질들을 ‘코팅’하면 소자나 센서로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분야에서 한국인 과학자들이 세계적 연구 성과를 잇따라 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 1월 박성용 미국 로체스터대학 박사가 참여한 미국 연구팀은 금 입자(10㎚ 크기)에 디엔에이 가닥을 붙여 금 입자들이 육면체 등의 3차원 나노 구조물로 조립되는 과정을 구현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 표지 논문으로 발표됐다. 그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디엔에이는 나노 물질의 자기조립을 일으키는 나노 프로그래머”라며 “디엔에이를 다른 물질에 붙여 전체를 결정화하거나 2차원 평면에 붙이거나 하는 연구들이 여러 연구팀에서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나노 조립에 쓰는 디엔에이 가닥은 유전자 정보를 지니지 않아 무해하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이달 초엔 한국인 연구자들이 주요 연구자로 참여한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바이러스 유전자를 조작해 바이러스 껍질 단백질의 성질을 바꿈으로써 배터리의 ‘양극’ 재료와 탄소나노튜브들이 바이러스 껍질에 달라붙게 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배터리 물질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미국 백악관 기자 브리핑에서도 소개됐다.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이윤정 연구원(박사과정)은 이메일에서 “바이러스를 이용해 태양전지를 만들거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 연구도 진행중”이라며 “나노와 바이오 융합 연구는 미래 과학기술의 핵심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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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조립 방식 중 한 가지의 개념도. 한겨레 자료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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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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