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지구기후엔 영향 없을것"

지구기온 0.5도 내린 '1991년 피나투보 화산'에 견주면 '작은 규모' 분출

화산재-이산화황, 성층권까지 오르지 않아 '햇빛 차단, 냉각 효과' 없을듯

기상청 "화산재, 한반도에 직접 영향은 없을것" 전망

      아0eruption2이슬란드 남부 에이야프얄라유쿨 화산(고도 1666m)의 폭발로 솟아오른 화산재들이 유럽 하늘에 폭넓게 확산돼 심각한 항공대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번 화산 폭발이 지구 기후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거대 폭발을 일으켰을 때엔 엄청난 양의 화산재와 이산화황이 성층권에 올라 머물며 햇빛을 가리는 바람에 지구 평균기온이 0.5도가량 내리는 효과를 냈던 것으로 분석돼왔다. 이른바 '피나투보 효과(화산 폭발에 의한 지구 냉각 효과)'다. 그러나 이번 화산 폭발은 피나투보 폭발 때에 견주면 작은 규모로 평가돼, 지구 차원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에이비시(ABC)> 방송은 최근 여러 기후 연구자들의 말을 빌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이 지구 기후에는 영향을 끼치는 수준이 되진 못할 것이라는 대체적 전망을 보도했다. 여러 학자들이 든 근거를 보면, 이들은 에이야프얄라유쿨 화산 폭발의 규모가 피나투보 화산에 견줘 매우 작은 규모로 일어나, 햇빛 차단 효과를 낼 이산화황의 분출량 자체가 적을 뿐더러 화산재들이 성층권에도 오르지 못해 대부분 '화산재의 비'로 지상에 떨어져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20세기 최대 화산 폭발 중 하나로 꼽히는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은 폭발 당시에 100억톤이나 되는 마그마를 분출했으며 화산재 구름을 지상 34km 상공까지 퍼져 오르게 했다. 당시에 1500만~2000만 톤의 이산화황이 분출돼 성층권까지 올랐으며 성층권에서 오래 머물며 햇빛을 차단하는 바람에 일사량이 크게 줄어 이듬해 6월까지 지구 평균기온을 섭씨 0.5도가량 냉각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아이슬란드 화산은 현재 하루 3000톤 규모의 이산화황을 뿜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이비시 방송은 “이런 규모로 한 달 동안 분출된다 해도 이산화황은 9만톤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오스트레일리아 산업계가 하루에 분출하는 이산화황 규모가 7천톤"이라고 비교해 이번 화산의 이산화황 분출이 엄청난 규모는 아님을 내비쳤다.   0eruption » 화산 폭발에 의한 지구 냉각 효과. 한겨레 자료그림

 

또 이산화황이 아무리 많이 분출되더라도, 성층권(중위도에선 17~50km 고도의 대기권. 안정돼 대류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까지 올라가야 오래 머물며 햇빛 차단과 지구 냉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데, 이번 화산 폭발에선 이산화황이 성층권까지 오르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재호 부경대 교수(지구환경과학)도 비슷하게 “현재 상황에서 판단할 때에 아이슬란드 화산이 지구 차원의 기후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몇가지 점에서 피나투보 화산의 경우와는 크게 다르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적도 부근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은 적도라는 지리적 특성 탓에 지구적 영향 확산을 빠르게 일으킬 수 있지만 북반구 고위도에서 일어난 아이슬란드 화산(북위 63.63도)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적도 부근 화산이 폭발하면 (’자오면 순환’이라는 지구적 현상에 의해) 화산재가 열대의 더운 공기를 타고 위로 오르다가 다시 남·북반구로 나뉘어 흩어지면서 남·북반구의 위도 30도 부근까지 영향을 끼친다”며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고위도에 있기 때문에 화산재 영향은 극지방이나, 더 퍼진다면 북반구 중위도 정도에만 제한적으로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이유는 아이슬란드 화산의 화산재가 ’성층권’에 충분히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피나투보 화산 폭발 때에는 많은 화산재와 이산화황이 (대류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안정된 대기권인) 성층권까지 올라가 오래 머물면서 햇빛 차단 효과를 냈지만 이번에는 대류권 정도에만 올라 비에 씻기거나 다시 떨어지게 되므로 기후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화산재가 주변에 떨어지면서, 기후에 대한 영향보다는 주변 환경이나 항공대란 같은 인간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고 더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0eruption_NASA » 화산재에 의한 구름 그림자 영상(왼쪽은 가시광선 영상, 오른쪽은 적외선 영상). 미항공우주국(NASA) 제공    

기상청 "화산재, 한반도에 직접 영향 없을 것"

"동유럽 상층기류 23~27일 한반도와 남쪽해상 상공 통과"

  기상청은 19일 이번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상공에 솟아 오른 화산재가 기류를 타고 천천히 이동하고 있으며, 그 기류가 우리나라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화산재의 직접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기상청은 "(미국 기상청 대기이동 경로 모델로 예측한 결과를 보면) 9~11km 상공의 기류가 23일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며 8km 상공의 기류는 27일 한반도 남쪽 해상으로 통과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화산재가 유럽에서 폭넓게 확산되고 카스피해와 아랄해 부근에 기압능('기압골'의 반대말)이 있어 기류가 천천히 이동하기 때문에 한반도엔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0eruption3 » 미국 기상청 대기이동경로 모델 예측 결과. 기상청은 9~11km 상공의 기류가 23일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며, 8km 상공의 기류는 27일 한반도 남쪽해상으로 통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림/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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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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