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이공학도, 우리들이 사는 세상"

숱한 과제에 시달리고 퀴즈에 쫓기고 실험실에서 죽치는 생활엔 힘겨움과 고민도 숨어 있지만 이공계의 젊음은 여전히 팔팔하고 꿈도 많다. 다양한 갈래의 이공학도들이 그 희노애락의 이야기를 전한다.

낯선 과학지식의 숲길을 걸으며

조범식의 ‘후배에게 들려주고픈 실험실 이야기’

  “이 글을 통해 학부생연구원으로 살았고 2016년 대학원 생활을 시작한 나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고, 그래서 후배 아닌 자연과학 학부생들이 이 글을 통해 실험실을 선택하거나 진로에 대해 고민할 때 도움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 앞으로 실험실 대학원생들의 고충, 연애, 진로, 취미활동, 군 입대 등등 술자리에서 술 한 잔 마셔야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8] 대학원 진학과 새로운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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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 다니던 길이 가끔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분명히 어제 걸었던 길인데 왜 오늘은 다르게 느껴지는 걸까? 풍경이 낯설어지는 그 순간에는 나도 모르게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해지며 느껴지는 모든 감정을 내 머릿속에 담으려고 노력한다. 생각나는 특별히 낯선 순간은 햇살이 너무 좋은 날, 그래서 매일 보는 풍경이 다르게 보이던 날, 이어폰에서 잊고 지내던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날, 그래서 평소보다는 조금 천천히 걷던 날, 평소에 집에 가는 시간이 아닌 시간에 집에 가는 날 등이 있다. 이러한 낯섦은 내가 참 좋아하는 낯섦이다.



낯섦이 주는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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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류로는 인간관계에서 느껴지는 낯섦이 있는데, 이건 그다지 반갑지 않은 낯섦이다. 대학교 새내기 시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상당히 힘든 순간이었고 익숙한 고등학교 친구들을 더 찾게 되었다. 특히 새내기 시절의 긴장감은 주량을 넘어서는 술을 마시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던 거 같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의 낯섦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일도 인간관계와 비슷하여 새로운 일을 하게 되는 것은 상당히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익숙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려워 낯선 일을 계속 미루기도 한다. 낯섦이 있어서 그런지, 내게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낯섦의 시간은 흘러서 익숙함의 시간으로 바뀌고 긴장감은 줄게 된다는 것이다.

00JBS8_1.jpg » 매일 마시던 커피가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찌 되었든 ‘낯섦’이라는 단어는 그 의미처럼 영 친숙한 단어도 아니고 긴장감을 불러오는 것 같다. 그런데 새해가 다가오니 이 익숙하지 않은 낯섦이 다가온다. 제일 큰 낯섦을 꼽자면 대학생에서 대학원생으로 신분이 바뀌는 것이다. 1년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진학할 실험실에서 실험을 해왔는데 낯설어질 것이 무엇이 있겠냐고 누군가 물을지 모르지만 내게 이 순간은 여전히 낯설다.


먼저 교수님의 시선이 낯설다. 더 이상 학부생이 아닌 대학원생으로서 대해주신다. 대학원생으로서 실험실에 있으면서 필요한 마음가짐, 실험을 하는 데 필요한 태도, 과학을 행할 때에 필요한 것 등등, 정말 당신의 제자라고 생각하고 대해주시는 것 같다. 내가 보는 나의 시선도 낯설다. 대학원에 가면서 스스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모든 것을 제쳐두고 실험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이제는 정말 과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마음을 갖게 되는 순간인 것 같다. 그러면서 점점 알게 되었다. 과학을 함에도 낯섦이 필요하다는 것을.



낯설게 바라보기, 과학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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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배운 내용(또는 논문)에 따르면 이러하기 때문에 제 실험 결과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과의 미팅 시간에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교수님이 한 마디씩 해주신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르게 한 번 보도록 해봐’. ‘왜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 말문이 턱턱 막힌다. ‘지금까지 이렇게 배웠는데 이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4년 동안 이렇게 배웠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학부 졸업을 위해 반드시 들어야 하는 과목 중에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라는 과목이 있다. 과학사가 어떠한 형태로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과학자들은 과학 이외에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알려주는 교양 강의이다. 강의의 일부로 과학을 하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마음이 나오는데 그 부분에 ‘낯설게 보기’가 있었다.


전의 과학자들이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을 비판적으로 보고(낯설게 바라보고) 현상을 관찰하였기 때문에 과학이 현재까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낯설게 보기는 과학자가 지녀야 하는 태도라고 쓰여 있었다. 일례로 진리라고 생각되었던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주장하였던 갈릴레오 갈릴레이, 돌턴의 원자설에서 시작하여 현대의 전자구름 모형으로 수정되며 변화한 원자의 구조 등등, 기존의 과학 지식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과학이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었다. 이를 토머스 쿤은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책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예들을 생각해보니 과학의 발전은 낯섦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기존의 것을 낯설게 보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것’, 그렇다면 이것이 대학원생이 되면서 필요한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아닐까? 그렇다면 과학을 어떻게 낯설게 봐야 할까? 논문을 읽으면서 ‘이건 아닐 거야, 내가 지금까지 배운 것은 다 비판받아 마땅해’라는 생각이 필요한 것일까? 지난 여름 어느 학회에 갔을 때 강연을 들으면서 이에 대한 해법이 될 수도 있는 생각을 하게 되어 적어 놨다.


‘상식을 깨라는 것은 반드시 새로운 것을 보라는 것이 아닐 수 있겠다. 관심을 적게 주던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일 수 있겠다. 과학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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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가 발표한 내용은 생화학 시간에 배운 TCA 회로에 관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배웠던 이 회로는 자연과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이상은 공부했던 내용일 것이다. 강연자가 실험실에서 한 실험은 세포가 포도당을 사용할 때 6탄당의 포도당이 3탄당의 피루브산(Pyruvate)으로 당분해 과정을 거친 뒤에 TCA로 들어가는 것, 그리고 이밖에 발생의 시기에는 이와 다른 방법으로 피루브산이 사용된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었다. 강연사가 ‘모두들 관심을 주지 않았던 것에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았더니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해 주었다. ‘우리가 매일 걷던 길에서 관심을 주지 않았던 풍경이 갑자기 눈에 들어오면서 다음 번에는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는 것’, 이것이 과학에서는 중요한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 같다.



낯선 지식을 익숙한 지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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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는 대학원생의 시선에서, 내가 보는 것이 실제로 과학에서 낯선 것인지, 아니면 이미 알려져 있지만 내가 모르는 것일 뿐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논문을 읽을 때마다 ‘생명과학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라기보다는 ‘아~ 이런 것이 있구나’라던지 ‘이 논문은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뿐 아니라 논문 안에도 내가 모르는 개념이 너무 많기 때문에 대부분 지식들이 낯설다. 한 번은 논문을 읽고 교수님과 대화를 하는데 ‘저는 이 논문에서 이 부분이 신기합니다’라고 교수님에게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다. 교수님은 웃으시면서 ‘이 논문이 의미를 갖는 건 그 부분이 아니라 이 부분이야’라고 이야기해 줬다. 낯설고 낯선 사실들 사이에서 낯설음을 하나 지워내는 일을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논문을 읽으면서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생각해보면 학부생 시절의 공부도 비슷했던 것 같다. 분명 중·고등학교 시절의 <생명과학>이라는 과목을 배우고 시험을 봤다. 하지만 대학교 1, 2학년 때에 전공 수업을 듣다 보면 내가 익히 알고 있던 생명과학이 낯설게 보였다. 우리말로 배웠던 생명과학을 영어로 다시 한 번 배워야 했고 익숙하지 않은 전문 용어들을 외워야 했기 때문이다. 가끔은 영어 전용으로 강좌가 열리기 때문에 잘 이해되지 않는 강의를 영어로 들어야 했다. 특히나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전공 서적에 적혀 있는 단어를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해석해 가면서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큰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문장의 의미만 이해하게 되어 공부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3, 4학년이 되고 나면 1, 2학년 때에 생명과학에서 느꼈던 낯설음이 익숙함으로 변하고 조금씩 내가 가지고 있는 익숙함에 낯선 지식을 더해 나가게 된다. 대학원 생활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낯선 지식을 수업을 통해 교수님이 직접 알려주는 것이 아니고 논문을 읽으면서 낯선 부분을 계속 해서 익숙함으로 바꿔나가고 더 나아가 내가 실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증명해 나가야 한다는 점인 것 같다. 여기에 교수님께서 조력자의 역할을 해주시면서 학생을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시는 것 아닐까?



초보운전 같은 대학원생 생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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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과의 관계가 이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닐까? 내가 낯설어 하는 지식을 먼저 알고 있는 ‘선(先)지식자’로서 학생들에게 전달해주시는 분이 교수님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함께 술을 먹게 되면 우스갯소리로 “실험실에 들어와 있는 것이 교수님과 같이 차를 타고 있는 것 같아”라고 한다. 내가 교수님께 “직진할까요?”, “멈출까요?”, “좌회전 할까요?”라고 물어보면 교수님은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그런 것처럼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을 쫙 펼쳐 보고 이를 바탕으로 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는 “직진!”, “멈춰!”, “좌회전!”이라고 이야기 해주며 다음 실험 방향을 잡아주신다.


00JBS8_3.jpg » 소중한 친구. 가까이 살지만 서로 바빠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만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이 기대되는 친구다. 자동차의 조수석에 앉아 내비게이션을 보며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다음 번에는 어떤 방향으로 생각의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 알려주시는 분으로서 교수님, 그리고 초보 운전자로서 대학원생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초보 운전자인 대학원생은 험난한 운전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가끔 조수석에도 가속 페달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교수님이 지시해 주는 방향으로 운전대를 잘 꺾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운전하는 중이다.


2014년 8월, 같은 학교를 다니는 친구와 새벽에 맥주 한 잔 마시며 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친구는 정책학과에, 나는 생명과학과에 재학 중이었고 각자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각자 분야에서 인턴을 시작했다. 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한 달 동안 인턴 생활을 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것을 보고 왔고 나와 비슷한 길을 가는 사람들을 보고 왔다. 운이 좋게도 인턴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상도 받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대학원 진학의 길을 조금 더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친구는 내가 대구에 있는 동안 씨티은행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고 친구는 인턴 중에서 최고 성적을 거두어 은행장 표창을 받아 다음 기수 인턴 앞에서 이야기하는 자리도 갖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하며 친구가 이런 말을 해 주었다. “한 달 사이에 우리 각자에게 참 많은 일이 있었고 또 그러면서 우리도 많이 성장한 거 같아. 지난 달과 이번 달의 너와 나는 변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정말 많이 변한 거일지도 모르겠어. 다음 달의 너와 나는 또 다른 모습이 되어 있겠지? 1년 뒤, 그리고 10년 뒤에는 어떻게 변해 있을지 기대하면서 열심히 노력하자.” 나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낯선 지식을 마주하고 낯설음을 익숙함으로 바꾸기 위하여 공부하고 있다. 환경이 바뀌며 조금은 낯설어진 실험실 생활이지만 여기에서 많은 것을 배워 친구와 맥주 한 잔 마시고 싶다.


조범식 한양대 대학원생, 시스템신경생물학 연구실 석·박 통합과정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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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식 한양대학교 시스템신경생물학 연구실 석·박통합과정 대학원생
대중들에게 생명과학을 널리 알려주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젊은 패기로 이상을 좇아 살아가며 어떤 일이든 집념을 가지고 끝까지 하고야 마는 고집쟁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먼 훗날 강단에 서서 사람들에게 멋지게 이야기 할 날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2016년 학부 과정을 졸업하고 대학원 생활(석박통합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메일 : ciou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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