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보내는 마음, 2·0·1·6 맞이하는 마음

   사이언스온 필진의 송구영신 한마디   


지난 한 해에 이런 일로 저런 일로 우리 모두 수고했습니다. 떠나가는 한 해를 보냅니다.

한 해 동안 한겨레 사이언스온을 아껴주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함을 전합니다.

새해에도 함께 한걸음씩 나아가는 사이언스온 필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00newyear.jpg » 새해맞이 백두산 일출 여행 참가자들이 천문봉 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이정용 선임기자, 2015.01.05)


한 해 동안 이런 일로 저런 일로 우리 모두 수고했습니다.

수고한 우리 자신과 주변의 또다른 우리를 향해 스스로 토닥토닥 따뜻한 마음을 전해봅시다.

이제 다시 2016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사이언스온 필자들이 전하는 송구영신의 한마디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조금씩 발전하는 자신을 느끼는 기쁨, 세상사의 안타까움, 못다한 일의 아쉬움, 새해에 풀어낼 일들에 대한 다짐, 이런저런 마음을 담아봅니다.

독자님들도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의 밑그림을 그리며, 평안한 연말연시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사이언스온은 새해에도 더 넒은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이언스온



[필자들의 한마디를 글이 도착한 순서대로 실었습니다] 

* * *



갑작스럽게 찾아온 좋은 일, 나쁜 일…그리고…

최강 정신과 의사. ‘뇌영상과 정신의학’ 연재 필자


예기치 않은 일들.
지난 봄 섭식장애를 전공하는 한 교수님으로부터 춘계학회에서 한 꼭지를 맡아달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종합병원에서 전임의 근무를 하지 않은 제게 이런 요청은 예기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과 강의하는 경험을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한동안 즐거웠습니다.

  지난 가을 근무하던 병원의 원장님으로부터 병원 폐업에 따른 해고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병원 건물이 갑작스럽게 건설회사에 매각된 것이 원인이었는데, 이 또한 예기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다행히 기존 병원이 새로운 곳으로 이사가면서 실업자의 위기는 벗어났지만 한동안 우울했습니다.

  올 한해 예기치 않은 일들을 겪으면서 타성에 젖어 있던 제 삶을 뒤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약간이나마 성장한 것 같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조금 더 나아진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살포시 해 봅니다.


▥ 기억에 남는 게시물 ▤

‘러닝머신 달리는 새우’ ‘오리의 성기’ 연구는 왜 필요한가?

http://scienceon.hani.co.kr/275582


우리나라 과학기술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너무 잘 보여주는 글이었습니다. 특히 의학 분야 역시 크게 다르지 않기에 더욱 공감이 갔습니다. 오늘도 기초 과학 분야를 묵묵히 걷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무한격려를 보냅니다.


 

새해에 야무진 대학원 생활을 기다리며

조범식, 한양대 생명과학과 학부생, ‘이공학도 우리들이 사는 세상’ 연재 필자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

저에게 2015년은 대학 생활의 마무리가 되는 해이고 2016년은 대학원 생활이 시작되는 해 입니다. 시간을 둘로 나누어 이야기를 하지만 대학교 4학년을 마무리 함과 동시에 대학원 준비를 계속해 나갔기 때문에 올해와 다가올 새해를 구분하는 것이 크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다만 잠깐 마음을 다잡고 가라고 해를 구분하는 것만 같습니다.

  올해에 참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중에 손에 꼽는 것 중 하나가 사이언스온에 글을 연재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제 주변의 몇 명 후배를 위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는 생각으로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실험실에 모르는 후배 한 명이 찾아오더니는 한겨레에 글을 연재하는지 물어보더군요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생기더군요). 또한 저희 학교 교수님들도 제가 글을 쓰는 것을 알고 계신다니 앞으로 더욱 책임감 있게 글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마다 읽어주는 저의 부모님, 친구들 그리고 다른 여러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기억에 남는 글 ▤

올해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마음의 ‘본부’ 움직이는 ‘다섯 형제’ 감정들”이었습니다.

http://scienceon.hani.co.kr/300066


<인사이드 아웃> 영화는 올해 실험실에서 다 함께 본 영화여서 인상이 오래 남는 영화이기도 하네요. 영화에서 이야기한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실제 뇌에서 일어나는 일과 연계해 이야기해 주셔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꾸준함이 만들어낸 노련함 속엔 반드시 즐거움이 있겠구나

이고은, 부산대 인지심리학 박사과정, ‘심리실험 톺아보기’ 연재 필자


시간은 아무래도 ‘단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 해’라는 큰 시간의 단위 덕분에 지난 날을 돌아보며 반성이라는 것도 하고, 앞날을 상상하면서 희망이라는 것도 가져보니 말입니다. 사이언스온에 송구영신 한 마디를 남기는 것이 올 해로 두 번째입니다. 저로서는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심리실험 톺아보기’ 연재를 시작하던 때에 존경하는 기자님 한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글을 보는 분들이 즐거운 것도 중요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즐겁고 신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겁이 많은 저에게는 정말 가슴에 박히는 보석 같은 조언이지요. 훌륭한 글을 꾸준히 쓰시는 분들의 마음은 어쩌면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꾸준함이 만들어낸 노련함 속에는 그 즐거움이 반드시 있겠구나 하고요.
  올 한해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늘 그렇듯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밝고 건강한 새해를 만들어 가시길 기원 드립니다. 


▥ 기억에 남는 게시물 ▤

농담과 진담과 정담의 과학만화 ‘꽉 선생’ 300회

http://scienceon.hani.co.kr/339801


300회를 넘긴 ‘꽉 선생의 일기’ 축하합니다. 300회가 넘어간다는 것 자체가 진한 감동입니다.



새해에는 다시 필자로서 이야기를 펼쳐 볼 수 있기를

김현중, 건국대 수의학 박사과정, 과감 회원 필자, 페이스북 운영자


너무나 빠른 시간.

매년 말이 되면, 어느새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와 그리움이 항상 함께합니다. 매순간 치열하게 꽉 채워 살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왜 꼭 그렇게 살아야 하나, 그냥 멍 때리며 살아도 행복한데, 하는 생각이 부딪히며 이도저도 아니게 지내고 있구나 하는 자조적인 느낌마저.

  올해에는 사이언스온의 필자라기보단 독자로서 충실했던 한 해였습니다. 갈수록 재미있는 콘텐츠가 늘어가고 있어 다양한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내년에는 저도 좀 더 필자로서 재밌는 이야기들을 펼쳐 볼 수 있길 다짐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기억에 남는 글 ▤

죽음과 웰 다잉을 생각한다

http://scienceon.hani.co.kr/299086


올 한 해 ‘죽음’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을 접하고 다른 때보다 많은 장례식도 있었기에 이 글에서 많은 생각할 거리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웰 다잉’에 대한 담론도 재미있었고 여기서 파생되는 여러 생각들이 터부시 되곤 하는 죽음에 대한 생각의 저변을 넓혀준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신경미학’의 큰 물음을 부여잡고서

박상준, 서울대 물리학 박사과정, ‘실험실 옆 미술관’ 연재 필자


올해는 쓰지 못한 글들이 많다. 여기 사이언스온에 연재하는 ‘실험실 옆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이미 몇 명의 작가들과 인터뷰 했지만, 명확한 컨셉이 떠오르지 않아 글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메르스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같은 사회적인 이슈들이 넘쳐나면서 집중하지 못했던 걸까? 분주한 실험실 생활 때문에 피곤했던 걸까? 연말연초에 반성과 성찰을 해볼 일이다.

  2015년에 나의 특이점은 신경미학(Neuroaesthetics)이다. 과학 연구를 하면서 동시에 미술에 관심이 있던 차에 이 새로운 분야는 과학과 예술을 하나로 다루고 있어 내 관심을 끌었다. 멋진 풍경, 뭔가 새롭다고 인식된 미술 작품, 정교하게 제작된 도구에서 우리는 공통적으로 아름다움을 느낀다. 아름다움을 느끼거나 그것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이 우리 안에 있고 그것이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았다면, 어쩌면 DNA, RNA, 단백질, 신경망에 그런 욕망을 발현하는 메커니즘이 있는 건 아닐까? 아직은 빅퀘스천 수준이지만 이것도 충분히 생물학적이고 의미 있는 질문이 아닐까? 이런 질문들을 생각하던 참에 사이언스온 필자 두 분이 관련된 글을 써주셔서 반가웠다(기억에 남는 글). 이 빅퀘스천을 어떤 구체적인 질문들로 다듬을 수 있을지 2016년에도 고민해 보려고 한다.


▥ 기억에 남는 글 ▤

화가 로스코와 어둑어둑한 조명의 비밀?

http://scienceon.hani.co.kr/287051

아름다움, 다양하기에 아름답다

http://scienceon.hani.co.kr/332892


최근 관심을 갖게 된 신경미학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반가웠다.



‘어, 이게 아닌데…’ 원숭이의 해 재미있는 일 많이 생기길…

정민석, 아주대 해부학 교수, ‘꽉 선생의 일기’ 연재 작가


원숭이 3행시.

누가 원두막 3행시를 들었다.

  원: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두: 두 쪽 다 빨개

  막: 막 빨개

재미있어서 다른 사람한테 해 주었는데, 실수로 원숭이 3행시라고 하였다.

  원: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숭: 숭하게 빨개. (‘숭하게’는 ‘흉하게’의 사투리임.)

  이: 이게 아닌데.

원숭이 해인 2016년에도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기기 바랍니다.


▥ 기억에 남는 글 ▤

박상민씨의 추리과학소설이 기억에 남습니다.

http://scienceon.hani.co.kr/?mid=media&category=252132


다른 사람이 쓰지 않는 새로운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이렇게 남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소설 연재 2년 여의 시간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김창대,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과정,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 연재소설 작가


한 해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해가 2주 단위로 흘러가버렸거든요. 저의 모든 주말은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를 써야 하는 주와 안 써도 되는 주로 나뉘었습니다. 격주 연재를 약속해놓고, 5번은 지키지 못했지만, 21번을 연재했네요.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는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간답니다. 소설을 연재하던 2년 여의 시간이 어떤 추억으로 남을지, 혹은 어떤 현실로서 지속될지, 저도 궁금하네요.

  그리고 논문은 네 번이나 떨어졌어요. 심사가 최소한 2~3달은 걸리곤 하니까, 참 부지런히도 떨어졌네요. 애꿎게 소설 제목 탓을 해봅니다. 좀 더 희망적인 제목을 지을 걸 그랬나봐요.

  이제 많이들 작가 취급을 해줍니다. 여전히 등단은 못 했는데 말이지요. 괜히, 글 한 문장 쓰기만 부담스러워졌어요. 이 글도 수십 번 지우고 다시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포기하고 그냥 보내겠지요. 역시 마감은 최고의 동기입니다.

  2015년도 마감이 오네요. 제 박사 4년차도 끝나갑니다. 내년이면 연차 초과자로 살아가겠지요. 나잇값은 부동산 가격처럼 올라가는데, 나는 나잇값은 하고 있을까요? 온갖 부양책으로 떠받드는 부동산 가격처럼, 그저 세월로만 떠받들어지는 나잇값은 아닐까요?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 기억에 남는 글 ▤

추리과학소설 ‘해석기관’ 제4화. 운명과 증명

http://scienceon.hani.co.kr/288704


박상민 님의 ‘해석기관’은 사이언스온에 연재된 두 번째 소설입니다 (첫 번째는 제 소설이고요.^^). 소설을 쓰는, 심지어 연재하는, 과학 분야 대학원생이 또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했습니다. 4화는 그 중에서 제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에요. 여러분도 읽어보세요. 바로 다음 이야기를 열어보시게 될 겁니다. 아쉽게도, 박상민님의 연재가 일단락 됐습니다. 앞으로 다른 소설로 또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 나의 과학만화책…슬그머니 나팔을 꺼내 불었습니다

김명호, 만화가, ‘만화가의 생물학 공방’ 연재 작가


올해의 마지막 달, 캐롤송이 언뜻언뜻 들릴 즈음 사이언스온에서 연재했던 <만화가의 생물학 공방>이 거의 2년 반 만에 책으로 엮어 출판되었습니다. 출판이 늦었던 것은 오로지 제가 성실하게 연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그런 평가는 후세의 역사가들에게 남겨두고, 내가 과학 만화를 시작한 뒤 한 단계를 맺는 결과물이라는 의미에서 절실히 기다렸던 순간이었습니다. 교정지를 보면서도 과연 책이 나올 수 있을까 의심했습니다. 그 사이에 소행성이라도 충돌해서 우주 먼지가 돼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나사(NASA)는 조용했습니다. 혹은 호접지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이 모든 건 아마존 밀림을 날아다니는 헬리코니우스 헤칼레(Heliconius hecale) 나비가 갑자기 쏟아진 스콜을 피해 커다란 나뭇잎 뒤에 앉아 있다가 잠깐 잠들어 꾸는 꿈일 거야. 하지만 아마존에서 잠을 깬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서점엘 가보니 마치 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이 내 책은 과학책 판매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너무 조용한 게 아쉬워 슬그머니 나팔을 꺼내 불었습니다. 아, 물론 마음속으로요.


▥ 기억에 남는 글 ▤

농담과 진담과 정담의 과학만화 ‘꽉 선생’ 300회

http://scienceon.hani.co.kr/339801


게을러빠진 저와는 달리 정민석 선생님의 만화가 무려 300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제 만화가 300회를 맞이하려면 생명공학에 희망을 걸어야겠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아프다…이제 덜 아팠으면 좋겠다

김승섭, 고려대 교수,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 연재 필자


언제인가는 대중에게 연구를 소개하는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 공부의 목적이 사람들이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면, 그 내용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몸이 아픈 당사자나 시민단체 활동가 또는 정책입안자에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하니까. 좋은 논문들은, 심지어 그것이 한국인 학자가 쓴 논문이라 할지라도 영어로 쓰여진 것들이 많았고, 학계의 관심 있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 논문을 읽지 않았다.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지식은 너무 멀리 있었다.

  그러던 중, 한겨레 사이언스온에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매달 한 편씩 글을 쓰다가, 최근에는 <한겨레21> 연재를 시작하면서 지난 몇 달간 사이언스온에는 글을 올리지 못했다. 어찌되었건 2015년은 오래 전부터 고민했던 대중적인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 해였다.

  사람들이 많이 아프다. 아픈데,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2016년에는 그들이 아주 조금이라도 덜 아팠으면 좋겠다.


▥ 기억에 남는 글 ▤

세월호 참사 1년, 이 슬픔을 어떻게 위로할 것인가
http://scienceon.hani.co.kr/269893


상처입은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 글입니다.



한국에 돌아왔습니다…좌충우돌 적응하다 보니 어느덧 연말

손재천, 목포대 연구전임교수, ‘자연사로 보는 우리 세상’ 연재 필자


좌충우돌 한국 정착기.

지난 9월, 오랜 유학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갑작스런 변화 때문인지 2015년 한 해는 어수선한 느낌입니다. 제 책상 주변에는 아직도 풀지 못한 책 꾸러미가 한 가득이에요. 새로 둥지를 튼 곳은 남도의 한 켠에 위치한 목포대학교입니다. 여기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식물에 남겨진 곤충들의 먹은 흔적을 생태학적으로 연구해 볼 생각입니다. 한국 정착 후 첫 두달은 연구재료를 마련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습니다. 정신없는 일과에 어느덧 적응이 되다 보니 한 해가 다갔네요.

  국내에서 석사를 마치고 유학을 떠나서인지 연구환경의 차이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낍니다. 오롯이 자신의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미국의 대학원생들과 견주어, ‘저녁이 있는 삶’마저 기꺼이 포기하는 우리나라 대학원생들의 ‘슈퍼파워’에 경의를 표합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듯이, 2016년에는 저도 대학에서 밤에도 꺼지지 않는 실험실 불빛 하나를 더하게 되겠지요?  하루빨리 풀지 못한 책꾸러미를 모두 정리하고, 아침 커피의 여유를 되찾게 되어 사이언스온에 연재를 재개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 기억에 남는 글 ▤

마음의 ‘본부’ 움직이는 ‘다섯 형제’ 감정들  

http://scienceon.hani.co.kr/300066


<인사이드 아웃> 영화를 보기 전에 이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영화를 단순한 애니메이션 이상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감정을 숨기기를 강요하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글이네요. 글에 자극을 받아, 앞으로 저의 ‘욱’ 하는 성격도 좀 다스려보려고 합니다.



작고 초라함을 깨달을 즈음, 과학자로서 한 발 내딛는 건 아닐런지

조태호, 미국 미시건대학 박사후연구원, 전 필자


딸아이가 친구에게 “우리 아빠 직업은 과학자야”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내심 깜짝 놀란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십수년 논문과 부대끼며, 생전 보지도 못한 ‘빅가이’들에 얻어 맞는 꿈도 꿔가며 ‘과학쟁이’로 살아온 그 긴 시간 끝에 남은 것은, 연구실 커피 맛있게 내리는 법과 토론에서 몰라도 당당하게 대꾸하는 법 정도라서 그럴까요? 당장 죽을 듯 치열한 그 오랜 지적 전투에 비해 우리 손에 결국 쥐어지는 것들이 얼마나 작고 초라한 것들 뿐인지를 깨달을 때 즈음 우리는 과학자로서 드디어 한 발을 내딛는 것은 아닐런지. 그렇다면 저는 아직 멀었군요.

  그래도 2015년에는 집요한 리비전(논문 수정 작업)으로 힘들었던 논문이 발표되었고, 2016년에는 새 출발과 더불어 모든 것들이 좀 더 나아지리라는 소망을 품게 됩니다. 사이언스온에 보낼 글을 열심히 준비하던 예전과 달리 바빠진 환경 탓을 하며, 눈으로만 보던 2015년이었네요. 언제나 고향 같고 따스한 사이언스온을 응원합니다. 


▥ 기억에 남는 글 ▤

생명무대 지키는 ‘DNA 수선공들’ 무대위로 불러내다

http://scienceon.hani.co.kr/327596


딱딱한 내용에 생명을 불어 넣은 기사제목, 잘 정리된 내용에 박수를.



2016년 송년회 때 한해의 의미로 기억할 만한 일 할 수 있길

오철우, 뉴스룸 기자


얼마 전 어느 송년회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한 해 동안 자신이 한 일을 들려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 차례가 되어 한 해를 돌이키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해마다 나름대로 뭔가 의미 있는 기획을 추진했던 예년에 비하면, 올해에는 이렇다할 일이 바로 떠오르지 않더군요. 문득 저의 게으름도 떠올랐고 저도 모르게 자리 잡았을 어떤 매너리즘도 떠올라, 반성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마음을 기울이지 못해, 사이언스온이라는 온라인 과학매체에 미안함을 느낍니다. 해가 바뀌는 시간의 매듭을 핑계로 마음을 정리하면서, 2016년 연말의 어느 송년회에서 뭔가 한해의 의미를 기억할 수 있게 해줄 만한 일을 새해에는 꼭 찾아봐야 하겠습니다.


▥ 기억에 남는 게시물 ▤

연재소설 ‘박사를 꿈꿔도 되나요’ 시즌2의 아홉번째 에피스도 ‘#9. 역할’.
http://scienceon.hani.co.kr/286135


박사과정 김창대 님이 2014년 3월 이래로 꼬박꼬박 써온 격주 연재소설도 대단하지만, 그 소설을 빛나게 해주는 박종애 님의 삽화가 이때부터 실려 격주마다 그림을 기다리는 새로운 즐거움도 생겼습니다. 자발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뤄진 소설과 삽화의 만남인지라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달라지는 작품을 보며 놀라고 있습니다.

00newyear3.jpg


많이 읽힌 게시물이 곧 좋은 게시물임을 말해주는 건 아닙니다. 시청률이 높다고 곧바로 좋은 방송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겠지요. 글쓰는 이는 오로지 많이 읽히기 위해서만 글을 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목록은 2014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사이언스온에 실린 276건 게시물 가운데, 독자들께서 어떤 뉴스와 이야기, 만화를 즐겨 보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비슷하게 많이 읽혔는데도 여기 제한된 목록에 실리지 못한 게시물도 많습니다. 참고자료로 보아주세요.

[지난 한 해 많이 읽힌 사이언스온의 게시물]



흐름2015: 지구온난화 대처 국제협력 새틀 짜기 주목

     

        2015-01-20

‘사우디의 2014 메르스 사태’ 감염경로 보니         2015-06-04
사랑에 빠진 이유와 결별의 이유가 같다면…         2015-06-03
자가면역 질환 일어나는 ‘길목’을 찾다         2015-03-23
난 더 이상 박사를 꿈꾸지 않는다         2015-01-23
고대유물의 0.5mm 금구슬·금선 세공에 깃든 원리         2015-01-26
컴퓨터 모형실험으로 사회학이론 반박 ‘눈길’         2015-06-24
‘해저 지각 아래, 해수는 어떻게 흐르는가’ -모형연구         2015-07-01
“내가 학교를 옮기게 됐다”         2015-02-20
‘러닝머신 달리는 새우’ ‘오리의 성기’ 연구는 왜 필요한가?         2015-05-18

무엇이 결혼 관계를 망치는가?


        2015-12-18

“당신, 지금 몇 시야?”         2015-06-26
“비타민C, 특정 대장암 세포 억제·사멸 효과” 메커니즘 규명         2015-11-06
사랑이 어려운 사람들, 우리 주변의 소시오패스         2014-12-15
플랑크위성 관측결산: ‘138억년 우주진화’ 재확인         2014-12-09
암 요인은? "환경·유전탓보다 무작위 불운탓 크다"         2015-01-06
달의 기원: 다시 힘 얻은 '45억년 전 거대충돌' 가설         2015-04-14
흐름2015: 강등-승격 엇갈렸던 두 왜행성, 탐사무대 위로         2015-01-14
닮아서 끌렸을까, 사랑해서 닮았을까         2015-04-27
여학생은 있는데, 남학생은 없어요         2015-04-03

"우리 만난 적 있나요?" ..얼굴 인식 잘 못하는 사람들


        2014-12-19

수술중 수혈의 의술, 그 지난했던 역사         2015-03-03
유전자 조절 기능 ‘제6의 DNA 염기’?         2015-05-07
여학생의 엄살 -만평         2015-04-25
‘무익한 수고와 싸움’ -설계 ①         2015-05-22
흐름2015: 올해 눈길 끌만한 생명과학 의료기술들         2015-01-19
태아기 경험이 평생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이유                         2015-04-09

대학원과 취업 사이, 이공계 4년생의 고민과 걱정                      2015-08-03

예술가에겐 모든 곳이 작업실이다                                          2015-05-11

‘흰금’이냐 ‘파검’이냐…수백만 명 옷 색깔 논란 이유는?

              2015-03-16



   [사이언스온의 길목]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cienceon

트위터   https://twitter.com/SciON_hani

한겨레 스페셜   http://special.hani.co.kr

  • 구글
  • 카카오
  • 싸이월드 공감
  • 인쇄
  • 메일



최근기사 목록

  • 과학기술인의 ‘대화’와 정치활동과학기술인의 ‘대화’와 정치활동

    전망대강연실 | 2017. 02. 28

    - 과학기술 지원정책 타운미팅 참관기 - 과학자의 정치활동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행사가 끝난 뒤 나에게 남은 질문이다. 많은 이들은 과학계가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 ‘녹색성장’이나 ‘창조경제,’ 그리고 아주 최근에 각광...

  • 우리가 실험실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한 이유우리가 실험실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한 이유

    전망대김준 | 2016. 12. 29

      내가 보낸 2016년  ‘더 좋은 사회에서 자라날 더 좋은 연구실문화’“으아, 실험하기 싫다.”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할 때면 이불 밖으로 한 발짝 벗어나기가 그렇게나 힘들다. 크리스마스 하루 전 날은 고단함이 더해져서 더욱 출근하...

  • 과학자와 ‘자유’과학자와 ‘자유’

    전망대사이언스온 | 2016. 04. 25

      기 고   글쓴이: 김태신 생명과학 박사, 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대학원생 낡은 문이나 창문만을 그리는 한 화가의 전시회에 간 적이 있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낡은 문고리를 표현한 것이 있었는데, 문고리 주변의 패인 홈이 어떻...

  •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존중 사회를 생각하며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존중 사회를 생각하며

    전망대사이언스온 | 2016. 03. 23

     기 고  글쓴이: 임종관 이탈리아 트렌토대학교 박사후연구원(로봇공학) 서구 인공지능 로봇 기술은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요구를 바탕으로 발전해왔다. 인공지능 로봇 연구의 토양에는 오히려 인간적인 삶에 대한 갈구도 놓여...

  • 알파고의 계산성능알파고의 계산성능

    전망대사이언스온 | 2016. 03. 16

      기 고   글쓴이: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무섭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알파고를 더 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직 10년은 더 필요했을 것이라 전망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 세계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