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소녀들아, 과학은 발랄한 연분홍" 홍보영상 시끌

■ 사이언스온 뉴스플러스


00femalesci2 » 출처 / '과학! 소녀들의 것' 캠페인




재미있고 멋진 과학, 그리고 아름다운 여성 과학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지난 6월21일 유럽위원회(EC)에서는 ‘과학! 소녀들의 것(Science :  it`s a girl thing!)’ 캠페인을 시작하며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회담을 열었습니다. 3년 동안 진행될 이번 캠페인은 더 많은 여학생이 과학, 기술, 공학, 수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직업으로 선택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마련되었답니다. 과학에 대한 틀에 박힌 인식에 도전하고 많은 여학생과 여성에게 과학의 즐거움과 과학이 주는 많은 기회를 보여주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유럽연합회에서는 이번 캠페인을 시작하며 한 편의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은 10대 여학생들이 ‘멋지다’라고 생각할 만한 요소들로 구성되었는데요,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의 멋진 워킹, 분홍색 립스틱, 매니큐어를 바른 손, 화장품 가루가 곱게 날리는 화장용 붓이 화려한 네온 불빛과 함께 등장합니다. 더불어 화려한 조명에 빛나는 비이커와 전자패널, 멋지게 휘날리는 광섬유 등 과학적 요소를 함께 등장시켰습니다.

 

이 영상은 과학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논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과학과 과학자의 본질에서 벗어난, 분홍빛으로 물든 진부한 영상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성에 대한 틀에 박힌 인식을 통해 과학의 이미지를 바꾸고자 했으며 여성 과학자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영상을 본 많은 여성들은 트위터를 통해 “어이없고 수치스럽다”라며 흥분했고, “도입 부분은 마치 성인 비디오의 한 장면 같다”, “오히려 남학생들에게 동기 부여가 될 영상이다”라며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비판 여론이 일자 유럽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이 영상에 대한 해명을 발표했습니다. “여학생들에게 과학과 관련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래서 이 영상을 통해 여학생들의 웹사이트 방문을 유도하고 캠페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과학과 패션, 화장품이 결합된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과학은 이미 우리 삶의 일부라는 것을 여학생들에게 알려주려고 했다”

 

이렇게 비난과 해명이 오가는 사이에, 과학기술과 성차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리나(Reena Pau) 박사라는 분은 흥미로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실제로 38명의 여학생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준 뒤에 반응을 살핀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비판과는 대조적으로 38명 중 30명의 여학생이 이 영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생동감 있고 예쁘다.’ ‘과학이 재미있어 보인다’, ‘화장품이 어떤 과학기술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조사를 마치며 리나 박사는 ‘우리에게 호소력 있는 것들이 어린 소녀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이 영상이 어른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다면 유럽위원회는 그들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여학생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와 재미있는 과학, 멋진 과학자의 적정선을 찾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분홍빛과 화장품으로 화려하게 전달된 과학은 여학생의 단기적인 호기심은 자극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 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유럽위원회는 비록 일회성일지라도 여학생에게 더 많은 것을 안겨줄 통로를 만들고 싶었고 비난을 했던 많은 사람들은 립스틱보다 멋진 과학과 장기적인 비전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위원회는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첫번째 단계이며, 과학을 진로로 선택할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논란을 겪은 유럽위원회의 다음 단계 캠페인은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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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현-성은의 플러스 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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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 하이힐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남자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보다는 큰 학회에서 멋지게 발표하는 모습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수현 : 분홍색 립스틱 대신 형형색색 아름다운 우주의 모습은?

성은 : 그런데 과연 과학이 재미 없다고 이야기하는 어린 학생들이 이런 걸 예쁘고 멋있다고 생각할까?? 어려운 문제다.. 한편의 짧은 영상에 예쁘고 신기하고 재미있으면서 과학다운 것을 담아내는 것이…

수현 : 한편으로는 유럽에서 여성과 과학에 대한 커다란 논란이 있었다는 것이 부럽기도 해. 필요성을 실감했고 그만큼 크게 캠페인을 진행했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는 이야기니까. 모두들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거야.

성은 : 이것을 타산지석 삼아서 우리가 더 잘 하면 되지!!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여성 과학 인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니까, 더 멋진 움직임이 생길 수 있을거야. 기대해 보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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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홈 : http://ec.europa.eu/research/conferences/2012/launch-science-girl-thing/index.cfm

리나(Reena) 박사의 블로그 : http://reenapau.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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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플러스'는 사이언스온의 과학저널리즘 동아리 '과감 (과학으로 세상의 감을 잡다)'의 회원인 김수현, 김성은 님이 주로 운영하는 뉴스룸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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