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적죽음 직후 30초간 뇌는 폭발적 의식활동”

미국 미시건대 연구팀, “죽음 과정 실험동물 뇌에서 감마파 증강”

“심장정지 뒤 소생한 환자들의 '임사체험'과 관련한 뇌활동” 해석

■ 논문 저자 이메일 문답/ 이운철 미시건대 연구원


00NearDeath3.jpg » 심폐소생술. 출처/ Wikimedia Commons


장 박동이 멈춘 ‘임상적 죽음’ 직후 뇌가 죽음을 맞는 짧은 과정에 대략 30초 동안 뇌에서는 높은 차원의 의식 활동과 관련한 뇌파가 폭발적으로 증강하는 현상이 동물 실험에서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소생한 환자들이 전하는 ‘임사 체험’과 연관된 뇌 활동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심장정지 뒤에 소생한 환자의 20%가 어두운 긴 터널를 지나 밝은 빛을 봤다거나, 영적 존재를 만났다거나, 수술실 또는 응급실에 누워 있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 봤다거나 하는 ‘임사 체험(NDE)’을 말합니다. 응급 시스템의 발달로 임사 경험을 보고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연구 대부분은 설문조사, 통계연구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연구는 임사 경험의 증거를 뇌 활동에서 찾는 연구라는 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죽음을 맞은 실험동물의 뇌 활동을 측정해 분석한 결과를 최근 <미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미국 미시건대학 지모 보르지긴(Jimo Borjigin) 교수 연구팀의 이운철 연구원은 '사이언스온'에 보낸 이메일에서 “다양한 뇌 활동 지표를 측정해보니 동물의 심장이 멈춘 뒤 뇌파(뇌전도, EEG)가 완전 소멸하기 전 20-30초가량 아주 강력한 의식적 뇌 활동이 폭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죽음을 맞은 실험동물들에서 고차원의 의식 활동 중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뇌파인 감마파(25-55헤르츠)가 동일한 패턴으로 관찰됐다는 게 연구팀의 이런 결론을 뒷받침하는 실험적 근거다. 이 연구원은 이번 논문에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교신저자이자 다른 제1저자는 보르지긴 교수).


연구팀은 이 실험을 실험용 쥐(래트)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9마리 쥐의 뇌 여러 부위에 전극을 꽂고서, 마취된 쥐에 약물(염화칼륨)을 투여해 심장정지를 일으킨 뒤 이후 과정에서 나타나는 쥐들의 뇌 활동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약물로 심장정지를 일으킬 때 생길 수 있는 통증 때문에 특이한 뇌 활동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보아, 다른 9마리 쥐에는 통증 없는 죽음을 일으키고자 이산화탄소를 사용했다. 이운철 연구원은 “죽음을 유도하는 방법과 관계 없이 임상적 죽음 이후에 강력한 뇌 활동은 동일 패턴으로 나타났다. 18마리 모두에서 같은 패턴이 관찰됐다는 사실도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전한 관찰 내용을 보면, 심장이 멈춘 직후 4초가량에 걸쳐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중단됐으며, 뒤이어 6초가량 뇌파 파형 크기가 줄면서 4헤르츠 정도의 큰 저주파 피크 파형이 나타났다. 연구팀을 놀라게 한 뇌 활동은 이어 나타났다. 연구팀은 “뇌파가 완전 소멸하기 20-30초 전인 이 단계에서 깨어 있을 때보다 훨씬 강한 감마파가 뇌 전 영역에서 폭발적으로 나타났다(아래 그림 왼쪽에서 네번째)”고 말했다. 신경계에서 신호가 전달될 때 생기는 전기 흐름인 여러 뇌파들 중에서 감마파는, 인간의 경우에 각성 의식, 명상 상태처럼 높은 차원의 의식 활동과 상관관계를 지닌 뇌파로 알려져 있다. 뇌 활동은 이런 폭발적 증가 단계 이후에 정지했다.

00NearDeath4.jpg » 뇌파의 변화. 맨왼쪽은 마취 단계이며 뒤이은 CAS1 ~4가 뇌의 죽음 과정이다. 왼쪽에서 네 번째(CAS3)가 감마 뇌파의 급격한 활성을 보여주는 단계이다. 출처/ Jimo Borjigin et al., PNAS(2013)

신경계에 나타난 정보 흐름의 패턴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뇌의 앞부분(전두엽)에서 뒷부분(두정엽)으로 가는 하향식(top-down) 신호전달 흐름은 의식과 정보 처리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죽음을 맞은 쥐의 뇌에서는 이런 하향식 신호전달이 평시 깨어 있는 상태와 비교해 8배 증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보도에서, 이런 연구 결과는 죽음을 맞는 뇌가 마지막 순간에 매우 높은 활성을 띠며 의식 활동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보르지닌 교수의 말을 전했다.


이운철 연구원은 “논문이 발표된 뒤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 매체들이 예상보다 큰 관심을 보여주어 우리 연구팀도 많이 놀랐다”면서 “이번 연구는 어떤 이유에서건 임사 체험이 뇌가 만들어내는 결과임을 보여주며 환자의 사망 시점을 어떻게 잡을지에 관해 새로운 논의 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철학적, 신경과학적, 의학윤리적 문제와 관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물실험의 결과를 얼마나 넓게 해석할 수 있느냐와 관련해선, 반론도 만만찮게 제기될 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를 곧바로 인간의 임사체험에 적용해 그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연구팀도 해석의 한계를 인정한다. 이 연구원은 이메일 답장에서 “그런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동물에서 죽음 직후에 강한 뇌 활동이 나타난다는 발견은 놀라운 것이며 다음 단계 연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논문 저자 문답 :::

이운철 미시건대 연구원


논문의 공동 제1저자인 이운철 연구원과 주고받은 이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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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Q.jpg 사이언스온:

나름대로 연구 내용을 대강 요약한다면, 9마리 실험쥐의 뇌에 전극을 꽂고서 뇌전도(뇌파) 검사를 하는 도중에 심장정지를 일으킬 때 뇌전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랬더니 감마파라는 파가 평소 살아 있을 때보다 2배가량 강하게, 심장정지 직후 30초 이내 시간에 나타나는 것이 관찰됐다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감마파는 인간 뇌의 경우에 의식 활동과 관련된 뇌파로 알려져 있기에, 실험동물들도 심장정지 직후에 죽음의 문턱에서 평시보다 더 활발한 뇌 의식 활동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이 맞는지요? 이번 연구의 개요를 설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000A.jpg 이운철:

[무시할 수 없는 많은 임사경험 보고]  심장정지 뒤 소생한 환자들의 약 20%가 어두운 긴 터널를 지나 밝은 빛을 본다거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화로운 영적 존재를 만났다거나 혹은 죽은 친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거나, 육체를 이탈한 뒤 수술실 혹은 응급실에 누워 있는 자신의 육체를 내려다 봤다거나 하는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최근 응급시스템의 발달로 응급실과 수술실에서 심장정지 후 소생하는 환자의 수는 급격히 늘고 있고, 그로 인해 이런 임사경험을 보고 하는 경우도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대부분 연구가 설문조사를 통한 통계적 연구들이고 죽음 직전의 경험을 설명할 수 있는 뇌 활동에 관한 연구는 아직 이뤄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만약 임사경험이 정말 죽음의 과정에 일어나는 일이라면 분명 뇌 활동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동물의 뇌 활동을 관찰함으로서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심장박동 멈춘 뒤 뇌 활동 소멸과정을 측정]  이를 위해서 먼저 9마리 쥐들 뇌의 다양한 부위에 전극을 꽂고, 깨어 있는 상태, 마취 상태 그리고 약물에 의한 심장박동 정지 이후 뇌전도(EEG, 뇌파)를 관찰하였습니다. 논문에서는 실험 전 기간의 각 상태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뇌전도 형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심장박동이 멈추고 3-5초 뒤면 뇌파가 빠르게 소멸하는 모습도 관찰되었습니다. 참고로 임상에서는 심장박동이 멈추는 시점을 죽음의 순간(clinical death)으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뇌전도가 완전히 소멸하기 전의 30초 가량의 뇌전도를 확대해서 살피던 중 모든 실험동물 뇌에서 아주 규칙적인 단계를 거치면서 뇌전도가 소멸해가는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뇌의 죽음 과정을 단계별로 분류]  이번 연구에서 저희는 심장박동이 멈춘 후 뇌전도가 완전히 멈추는 상태까지 뇌가 죽어가는 과정을 그 특징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하였습니다. 첫번째 단계(Cardiac arrest stage 1, CAS1, 약 4초 동안)에서 심장박동이 멈추고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중단됩니다. 두번째 단계(Cardiac arrest stage 2, CAS2, 약 6초 동안)는 뇌전도 파형 크기가 감소하면서 ‘델타 블리프(delta blip)’라고 이름 붙인 4헤르츠(Hz) 정도의 큰 저주파 피크 파형이 나타나는 시점까지 상태입니다. 세번째 단계(Cardiac arrest stage 3, CAS3)는 20-30초가량 지속되는데 아주 강한 감마파가 뇌의 전 영역에서 관찰됩니다. 네번째 단계(Cardiac arrest stage 4)는 뇌파의 움직임이 완전 소멸한 상태입니다. 이 전 과정은 마치 양파껍질을 벗기듯 저주파의 뇌파들이 단계별로 사라지면서 CAS3 단계에서는 깨어 있는 상태보다 훨씬 큰 감마파가 뇌의 전 영역에서 크게 나타납니다.
 [뇌의 죽음 직전 폭발적인 의식적 뇌 활동 발견]  감마파(25-55Hz)는 깨어 있는 뇌에서 특히 고차원의 인지활동 동안 뇌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뇌전도입니다. CAS3 단계에서 폭발적인 감마파 활동이 의식 활동과 관련 있음을 보이기 위해서, 다양한 뇌파 활동에 관한 지표를 조사하였습니다. 뇌전도 에너지(power), 뇌영역 간의 상호작용(coherence) 그리고 뇌의 앞부분(전두엽)에서 뒷부분(두정엽)으로 가는 정보 전달량(information transmission), 주파수 성분들 간의 상호작용을 측정하였습니다. 특히 전두엽에서 두정엽으로 가는 정보 흐름량은 의식적 뇌활동인 뇌의 하향식(top-down) 정보처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뇌 활동 지표들의 측정을 통해서 동물의 심장이 멈춘 후 뇌전도가 완전 소멸하기 전 약 20-30초가량 아주 강력한 의식적 뇌활동이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러한 죽음 직전의 예상치 못한 강력한 의식적 뇌 활동은 아마도 죽음 직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다양한 경험들에 대한 증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전히 답하기 힘든 질문들]  임상적 죽음(심장 활동 멈춤) 이후의 강력한 뇌 활동 발견이라는 놀라운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만으로는 여전히 많은 질문들에 대답할 수 없습니다. 먼저 측정된 뇌전도 지표들이 과연 얼마나 뇌의 의식적 활동을 반영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좀 더 나아간다면 동물에게 과연 의식이 있는가 그리고 그 결과를 인간 의식에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연구를 통해서 그것이 비록 동물이라 하더라도 임상적 죽음 이후 강력한 뇌 활동이 동물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놀라운 발견이며, 이러한 발견이 인간에게도 똑같이 발견될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아마 다음 단계의 연구가 될 겁니다.”



심장정지 이후의 뇌 활동, 즉 죽음 직전의 체험에 관한 기존의 연구로서, 이번 논문이 참조한 기존 연구들이 어떤 게 있는지요? 그동안 어떤 연구가 이뤄져 왔는지 궁금합니다.

 “대부분 연구가 다앙한 설문조사를 통한 통계적 연구들입니다. 임사경험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위한 모임(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Near Death Studies)과 그 모임에서 발행하는 저널(Journal of Near Death Studies)이 있지만, 대부분이 통계적, 심리적, 이론적, 혹은 철학적 접근 방법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아직 뇌 활동을 기반으로 한 연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번 임사체험과 관련한 향후 연구 계획은 이번 연구를 사람에게 확장하는 일입니다. 물론 죽기 직전의 실험을 디자인한다는 것 자체가 연구윤리 측면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미시건의대 안의 장기이식 관련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질문은 만약 심장의 멈추고 뇌 활동이 멈춘 후에도 환자의 의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 어느 시점을 환자의 사망 시점으로 선언하고 장기이식을 시행할지 결정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너무 이른 혹은 너무 늦은 장기이식은 이식을 받는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왜 죽음 직전의 뇌 활동이 관심 있는 연구의 대상이 되는지요?

 “죽음 직전의 뇌 활동은 다양한 면에서 관심을 모으는 연구주제입니다. 물론 이 연구 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했지요. 심장이 멈추고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 곧 뇌 활동도 멈추게 됩니다. 대부분 임사경험자들의 주장은 그런 뇌 활동이 멈춘 상태의 경험은 물질적 육체와 다른 어떤것, 즉, 영혼이 존재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철학에서 이원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요 논거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임상적 죽음 후 뇌의 활동이 만약 임사경험들과 관계가 있다면, 그런 임사경험이 어떤 이유에서건 뇌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임을 보이는 것이고, 그러므로 육체와 무관한 어떤 경험에 대한 논쟁에 중요한 증거를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저희가 발견한 규칙적이고 단계적인 뇌전도 소멸까지 과정을 좀 더 이해한다면, 그 과정을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응급 처치에서 소생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정확한 사망 시점에 대한 결정 문제입니다. 동물실험에서 그런 것처럼 병실 환자들에게서도 동일한 임상적 죽음 이후 의식적 뇌 활동이 있다면 이는 죽음의 시점을 결정하는 데 새로운 중요한 기준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확한 사망 시점은 장기이식의 시점 결정에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환자의 의식이 완전히 사라졌으면서도 장기이식에 늦지 않는 적절한 기준을 새로 정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죽음 직전의 뇌 활동은 철학적, 신경과학적, 의학적 윤리적 문제들이 모두 만나는 가장 끝점에 있다고 보여집니다.”



감마파가 증강된 것으로 관찰됐는데, 실제로 어떻게 관찰된 것인지요? 그리고 감마파가 무엇이기에 감마파 증강이 의미 있는 것인지요?

 “감마파는 뇌가 높은 차원의 인지적 활동을 할 때 주로 관찰되는 뇌파입니다. 물론 아직 뇌에서 감마파 발생의 메카니즘에 대해서는 여전히 연구 중입니다. 하지만 많은 인지과학자들이 감마파가 의식적 혹은 고차원 인지기능(계산 활동, 외부 자극에 대한 판단 예측 등)과 관련 있는 뇌전도라는 사실에는 이의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의 개요에서 설명하였듯이 임상적 죽음 직후 뇌 활동이 의식적 활동과 관련 있음을 보이기 위해서, 감마파의 파워(에너지)가 증가, 뇌 전체에서 뇌 활동의 동기화 증가, 그리고 전두엽에서 후두엽으로 가는 정보 흐름 증가, 기억과 관련 있는 뇌전도 주파수 성분(theta)과 고차원 인지기능과 관련 있는 감마 성분 사이의 상호작용 증가를 정량적으로 관찰하고 제시하였습니다.”



많은 반론이, 실험동물과 사람은 다르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쥐에도 과연 인간 의식과 같은 것이 있는지 물을 수도 있고, 그렇게 볼 때 이번 감마파 증강이 곧 의식 활동 증강으로 해석될 수 있느냐에 회의적일 수 있습니다. 저자들은 이런 반론에 대해 어떻게 방어하시는지요?

 “네, 동물에 의식이 있느냐는 또 다른 논쟁거리입니다. 특히 쥐에 의식이 있느냐에 회의적인 사람도 많이 있고, 또 의식의 정의에 따라 쥐도 기억/학습과 같은 뇌 기능을 지니므로(미로 찾기에서 미로를 학습하는 등) 인간과 유사한 의식이 있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론 저희 연구에서 죽기 직전의 강력한 뇌 활동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 밝은 빛을 본다거나, 죽은 가족을 만나거나, 어떤 영적 존재를 만나는 경험과 관련 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임상적 죽음 이후에 아주 강력한, 그리고 인간의 의식적 뇌 활동과 유사한 뇌 활동이 쥐의 뇌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연구결과는 지금 주신 질문들에 대해 대답을 찾기 위한 연구들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운철 연구원 님 자신을 소개해 주시면.

 “저는 포항공대 물리과에서 2006년 비선형 복잡계물리학으로 박사학위을 받았습니다. 이후 독일 막스프랑크연구소(복잡계물리학)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고 이곳 미시건의대 마취과에서 연구원(Research faculty)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두는 연구 주제는 의식(consciousness)입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어떻게 책상에는 없는 의식이 인간의 뇌에서는 생겨날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의식 상태를 어떻게 수치화할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 의식의 본질은 무엇인지를 연구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중 마취는 유일하게 사람 혹은 동물의 의식단계를 안전하게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만 1년에 4천만 명이 수술전 마취를 통해서 의식을 잃고 다시 회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취과에서는 많은 다양한 의식 상태를 연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마취를 통한 의식 연구는 저희 연구실이 독창적으로 리딩 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실제 저희 연구실은 철학, 수면신경생물학, 물리학, 수학, 바이오메디컬, 마취전문의 등의 다양한 학제간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함께 의식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시고자 했으나 제가 여쭙지 못한 물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동물의 의식 문제와 더불어 가능한 질문이 임상적 죽음 후의 폭발적인 뇌 활동이 인위적인 심장활동 중지를 위해 사용한 약물(potassium chloride)이 유발하는 통증에 대한 반응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물론 이번 연구 디자인 단계에서 미리 그 가능성을 예상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 효과가 있는 마취제(ketamine)를 사용하기도 하였지만, 좀 더 명확히 하기 위해서 추가로 또 다른 9마리의 쥐에게 심장의 통증 없이 죽음을 유발하기 위해서 이산화탄소(CO2)를 사용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죽음 유도 방법과 관계없이 임상적 죽음 이후 강력한 뇌 활동이 동일한 패턴으로 관찰되었습니다. 그리고 18마리 모두에게서 동일한 패턴이 발견되었다는 사실도 매우 놀랍습니다.”


논문 초록(부분 번역)


“뇌는 심장정지가 일어나는 사이에 저활동(hypoactive) 상태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심장정지 직후 이어지는 신경생리학적인 상태는 체계적으로 연구된 바 없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실험에 의한 심장정지를 겪는 실험쥐들을 대상으로 연속적 뇌전도(뇌파) 검사를 수행했으며, 뇌전도 에너지 밀도(power density), 뇌 영역 간의 상호작용(coherence), 유도된 연결성(directed connectivity)과 교차 주파수 커플링(cross-frequency coupling)에 나타나는 변화를 분석했다. 우리는 심장정지 직후 최초 30초 이내에 일어나는 동시적 감마 진동(synchronous gamma oscillation)이 일시 증가한다는 것을 찾아냈다. 심장정지 중의 감마 진동은 뇌의 전 영역에서 나타났으며 고도의 상호작용을 나타났다. …이런 데이터는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포유류 뇌가 임사 단계에서 고양된 의식 처리 과정과 연관된 신경 현상을 일으킴을 보여준다.”(논문 초록에서)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후기] 간절한 마음으로 지인의 쾌차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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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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