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소나무의 쇠퇴' 작년 105만그루 고사.. 기후변화탓

 

 

기후변화에 따른 소나무림 쇠퇴 대응 연구 및 적응 방안

임종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실장 limjh@korea.kr

 

 

 

noname01 » 2009년 소나무 고사 피해지 모습. 활엽수는 피해를 입지 않았다

 

 

◆ 기후변화와 수종분포 변화 속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 속도는 과거 자연적인 변화 속도에 비해 무려 100배 이상 빠른 속도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서식지의 환경변화는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저위도에서 고위도로 이동하게 된다. 나무는 종류마다 잘 살아갈 수 있는 기온범위가 있어 기후가 바뀌면 새로운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그런데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이동하는 데에 1℃가 고도 150-170m 정도에 해당한다고 할 때, 현재 예상되는 기후변화 속도에 해당하는 고도상승 거리는 수종들의 이동 가능속도로 보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세기 후반에 온난화와 맞물려 수목한계선의 고도 상승에 대해 관찰된 예는 많다. 그런데 수직적 상승은 많은 수종의 분포역이 좁아짐을 의미하며 개체군 및 유전적 다양성의 감소를 초래한다. 그리고 맨 위의 고산/아고산 식생은 심지어 사라질 위험성도 있다. 따라서 이를 '멸종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로 표현하기도 한다.

 

반면, 수평적 이동에서 과거 지구가 빙하기와 간빙기를 반복하면서 수종 분포가 이동하였을 때 속도는 수종에 따라 100년 동안에 약 20~200km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가 140km 정도의 차이를 나타낸다고 보면 많은 종들이 최근의 기후변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 같다. 열매를 새나 척추동물이 옮기는 속도보다 빠른 변화인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분포역이 넒은 종은 범위가 좁아지고, 고립되었거나 개체군이 작으며 전파거리가 짧은 종은 소멸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더구나 이제는 경작지나 도시, 도로 등으로 서식지가 분할되어 있어 더욱 위험성이 높아진 상태이다.

 

 

 

◆ 수종분포 이동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

 

기온이 상승하면서 수종분포역이 고지대 및 고위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진하는 부분은 대체로 겨울철 추위의 정도와 그 수종이 추위에 대해 견디는 능력(내한성)의 정도에 따라 잘 설명된다. 다만 이동속도의 차이로 인해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사라지는 부분에서는 이러한 경계선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임관을 차지하는 성목들은 영양상태가 좋아 어느 정도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어 깨끗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포핵심구역은 북상하지만 유적군락들은 듬성듬성 남아 있어 분포역의 최후방의 경계선은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다만 분포핵심지역과 최후방 경계선 사이의 전이지역은 늘어나고 이 부분에서 가뭄이나 병해충 등의 피해로 개체군의 감소가 발생하며 갱신에 실패하여 그 수목들이 죽으면 결국 다른 숲으로 변화된다.

 

 

 

 ◆ 소나무림 쇠퇴의 의미와 적응 방안

 

2009년에는 남부지역 특히 경상남도에서 많은 소나무류가 죽었고 파악된 것만 105만 그루에 달하였다. 기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가을부터 심한 가뭄이 있었고 2009년 2월 평균기온은 예년에 비해 무려 4℃정도 높았다. 겨울에도 잎을 달고 있는 상록침엽수들은 기온이 상승하면 생리적 대사활동을 하는데 토양에서 수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가뭄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기공을 닫게 되고, 가지고 있던 탄수화물을 소비만 하게 되어 쇠약해지다가 심해지면 고사까지 이르는데 이 과정에서 내생균인 피목가지마름병원균이 병원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즉, 겨울철 고온이 가뭄 피해를 증폭시켜 고사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기후변화 추세를 보면 가을-겨울-봄에 이르는 갈수기의 강수량은 증가하지 않아 종종 가뭄이 오는 반면 겨울철 기온상승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어 점차 이러한 현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나무는 우리나라의 임업이나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수종이므로 심각하게 고려해야만 한다.

 

이러한 피해에 대한 적응 방안으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숲의 밀도조절이다. 우리 숲의 발달단계가 한창 빽빽이 들어선 상태이므로 더욱 그렇다. 숲가꾸기를 통한 밀도조절은 근계경쟁 해소를 통한 가뭄피해 완화도 있지만 수목의 활력을 높여 병해충에 대한 내성도 증진시키고 대형산불도 완화할 수 있으며 맑은 물 공급에도 도움이 되는 다목적 적응사업인 것이다.

 

noname02 » 기후변화에 따른 소나무림 쇠퇴에 대한 적응 방안.

 

 

 

◆ 향후 연구 방향

 

기후변화로 인해서 소나무림을 비롯하여 몇몇 수종들이 쇠퇴하는 현상이 1990년대 후반부터 발생하더니 금세기 들어서는 눈에 보이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기후변화와 관계가 있음을 빨리 밝힌 것과 시급히 요구되는 적응대책을 제시한 것은 큰 성과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가 밝힌 것들은 이러한 현상이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향후 더 심각해질 수 있는 점 등이다. 기온상승과 병원균 활성과의 관계, 가뭄스트레스와 수목의 저항성, 임분밀도와 수목의 건강성 및 내병해충성, 미세 지형의 효과, 숲가꾸기 이외의 다른 적응 방안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나아가서 단편적인 문제 해결을 넘어서서 경관 규모의 수준에서 숲의 구조, 영급구조 및 이들의 공간적 분포, 다른 생태계와 연계성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한 생태계기반의 적응전략을 도모해야 하며 임업의 장기적 관리 특성을 고려한 예방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생태계 복잡성을 감안하여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포함한 적응방식을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국립산림과학원이 내는 <산림과학정보> 10월호에 실린 글로서,

구기관과 저자의 허락을 받아 사이언스온에 싣습니다]

 

 IJH2 

  ■ 글쓴이

  

 

 

임종환 박사는 현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실장(임업연구관)으로 일하며, 생물다양성협약 산림부문 전문가, 한국농림기상학회 부회장, 서울대 농업 생명과학대학 겸임부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 구글
  • 카카오
  • 싸이월드 공감
  • 인쇄
  • 메일



최근기사 목록

  • [알림] 사이언스온이 미래&과학으로 바뀝니다[알림] 사이언스온이 미래&과학으로 바뀝니다

    뉴스사이언스온 | 2017. 12. 11

    미래/과학/기술/환경 뉴스와 비평, 연재물 서비스사이언스온 옛 글들은 지금처럼 접근 가능합니다 독자님들께안녕하세요. 그동안 작은 도전이었던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의 필자들을 격려해주시고 또 웹진을 사랑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

  • “언어사용 패턴은, 몸의 스트레스 보여주는 지표”“언어사용 패턴은, 몸의 스트레스 보여주는 지표”

    뉴스오철우 | 2017. 11. 07

    특정 언어사용패턴과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발현 사이에 ‘상관성’“무의식적 언어패턴이 의식적 자가보고보다 측정정확도 더 높아” 일상언어 사용의 패턴이 말하는 이 자신도 잘 모르는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알려주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

  • 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꾼다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꾼다

    뉴스오철우 | 2017. 11. 07

    ※ 이 글은 한겨레 11월6치 '미래&과학' 섹션 지면에 실렸습니다. 지면 편집 과정에서 분량을 줄이기 이전 원고를 사이언스온에 올립니다. 편집 과정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꿔치기[미래&과학] 주목받는...

  • ‘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 수학적으로’‘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 수학적으로’

    뉴스오철우 | 2017. 11. 03

    수학적 모형 분석 논문 ‘눈길’세포간 경쟁과 선택, 노화와 암의 ‘딜레마’ 같은 상호관계 다뤄‘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도, 이론적으로도, 수학적으로도 노화를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노화를 일정 정도 늦출 순 있어도 멈출 순 없다는 ...

  • 염기 하나만 바꾸는 단일염기 수정기법의 '확장'염기 하나만 바꾸는 단일염기 수정기법의 '확장'

    뉴스오철우 | 2017. 10. 26

    시토신-구아닌 쌍을 티민-아데닌 쌍으로 ‘점 수정’ 이어아데닌-티민 쌍을 구아닌-시토닌 쌍으로 수정기법 개발하버드대학 리우 교수와 MIT 펑 장 교수 각각 성과 발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법의 기본 원리를 이용하되 디엔에이(DNA) 두 가닥을 ...

자유게시판 너른마당

인기글

최근댓글

트위터 팔로우

sub2 untit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