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거대과학의 핵융합 머신, 소통과 신뢰로 작동한다"

'에너지의 미래와 핵융합, 그리고 출연연, 트위터'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 2차 인터뷰 녹취메모 (2010년 10월12일, 대전컨벤션센터 안)


controlkstar » 핵융합연구소의 제어실 풍경. 1.5m 두께의 벽면을 사이에 두고 제어실의 연구자들은 핵융합실험로 케이스타를 원격 운전한다. 한달 전부터 핵융합 실험 시즌에 들어가, 요즘에는 15분마다 한번씩 플라스마를 생성하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의 오른쪽 윗부분에 지금까지 행했던 플라스마 생성 실험의 건수가 표시돼 있다. 지난 10월15일 13시45분 현재 3640번째 플라스마 생성 실험이 진행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실험 시즌은 한달 뒤에 끝날 예정이다. 촬영 오철우


  

[인터뷰 전에 보낸 메일]             


이경수 소장님  

1차 인터뷰를 하면서 핵융합 연구사업의 역사와 관련해 여러 흥미로운 얘기들을 처음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볼 때에 그렇게 극적으로 여겨지는 측면이 없지 않겠지만, 중간진입 전략이 성사되기까지 과정은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는 숨막히는 과정처럼 여겨지더군요. 흔히 발표되는 연구성과만을 접하는 데 그 이면에 펼쳐진 뒷얘기들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2차 인터뷰는 국제 핵융합에너지 컨퍼런스가 진행되는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게 되어, 혹시라도 산만한 인터뷰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만, 역시 흥미로운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2차 인터뷰에서는 ‘거대과학’ 연구가 지니는 고유한 특징들에 관해 말씀을 나누고, 또 핵융합과 에너지의 미래에 관해 주로 얘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오철우 한겨레 과학담당 기자 안녕하세요. 준비해온 질문을 위주로 해서 여쭐게요. 먼저 케이스타 사업이 '거대과학'의 특성을 잘 보여줄 텐데요. 거대과학을 하는 데엔 나름의 어려움들이 있겠지요.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보통 거대과학을 얘기하면, 하나는 시설이나 장치가 거대해서 거대과학이라 하는 게 있겠고, 아니면 해양, 기후, 우주처럼 측정하는 대상이 거대해서 거대과학이라 부르는 게 있겠지요. 우리나라에서 거대과학의 시초는 포항가속기라고 봐야겠지요. 그 다음에 두 번째가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를 얘기합니다. 다음에 세 번째가 케이스타라고 볼 수 있겠고요. 우주발사체 사업도 거대과학이라고 볼 수 있겠고, 현재 논의되는 4세대 방사광 가속기와 중이온 가속기 같은 게 있겠지요.그런 게 현재 논의될 수 있는 거대과학들인데...      


# 거대과학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그게 궁금하다 

이런 거대과학을 하시다보면 통상 규모의 과학을 하는 것과는 다르게 어떤 차이도 많이 느낄 것 같은데요. 예산이 거대하니까 예산이 안정화하는 게 중요하고 또 사람 네트워크가 커지니까 네트워크를 어떻게 조직하고 관리하느냐 이런 것도 중요하겠고. 그래서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나 이런 것들을 보면 연구개발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런 성과를 내기 위한 관리, 경영도 중요한 과학 활동의 요소가 되는데... 그런 점에서 이 분야는 이렇게 남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과학에서는 창의성, 창발성 그런 게 중시되고 중요하지요. 그런데 그건 결과라기보다는 목적인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각각 과학은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죠. 개인이 똑똑해서 연구하는 이론과학이 있고, 작은 장치를 가지고 실험실에서 소규모로 하는 실험과학이 있고요. 또 거대한 장치나 거대한 시스템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하는 과학이 있지요. 분야가 다른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핵융합 연구에서 핵융합을 하는 사람 외에도 전기, 전자, 재료, 진공 하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지요. 이건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가속기도 그렇고, 연구용 원자로도 그렇고요. 핵융합 하는 사람들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완전히 다른 분야의 다른 사람들과 성공적으로 같이 움직여야 해요. 이게 가장 다른 점이죠. 그래서 '그룹 지니어스(Group Genius)라는 말도 하듯이 팀이나 그룹이 팀워크를 이뤄서 결국에는 창의성 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을 어떻게 다 자발적으로, 열정적으로 자기 일을 하듯이 하게 하느냐 이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죠.    


팀워크나 조직력,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이런 것들은 다른 실험실에서도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그건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얘기이지요. 여기에는 완전히 다르죠. 사이언티스트도 있고 엔지니어도 있고, 테크니션도 있고. 분야도 다른 사람들이 동일 목적으로 합해져야 하는데 그걸 이루는 게 어렵습니다. 사이언티스트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목적과 결과를 드라이브하는 사람들이니까 사이언티스트가 비전을 정하고 그걸 찾으러가는 데 목적을 정하기 되지요. 그런데 비전을 잘 못 제시하면 쓸데 없는 일을 하게 되고, 비전은 맞는데 갈등만 빚으면 진행이 안되고, 그래서 거대과학이 성공으로 가기가 힘들다는 거죠. 그게 하나고요.  

다른 하나는 돈도 많이 들지만 시간도 오래 간다는 겁니다. 복잡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설계도 어렵고 짓는 것도 어렵고 성능이 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돈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기간이 더 오래 간다는 거예요. 그러니 정책 결정자들이 자꾸 변하고...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고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4년 이상 앞을 내다보기 싫어하는 게 대체로 관료제에서 생기는 문제라, 그런 장기 프로젝트를 정권이 변하고 행정부가 변하고 정책결정자가 변하는 과정에서도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그리고, 이걸 수혜자의 문제가 생기죠. 돈은 많이 들어가는데 짓는 동안에 이해당사자 중에서 수혜를 받는 과학자들이 적다는 거예요. 가동이 되면 시설 사용자(user)가 많아지만 장치를 만드는 동안에는 수혜자가 아니예요. 장치를 짓는 동안에는 실험을 할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장기적이고 큰 재원이 들어가지만 다른 과학자들한테는 피부에 와닿는 게 없어서 기다림에 지치고... 이런 미래의 수혜자들한테 뭐라 할까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아요. 그래서 어떻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런 사람들이 동참해서 끝내 같이 하면서 끝내 같이 이루도록 하느냐가 중요해지죠. 그러니까 앞엣것은 일하는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 지금 얘기는 바깥의 주변, 과학자들이죠. [일반 대중도 마찬가지죠.] 그렇죠. 그런데 일반 대중은 과학자 동료들이 불평을 하면 따라서 불평을 하게 되어 있지요. 그래서 이런 일을 할 때에는 어떻게 합의와 비전을 갖고서 같이 나갈 수 있도록... 바깥의 이해당사자(stakeholder)들 하고 어떻게 잘 소통하고 지지를 얻느냐 이게 다 중요해요    


과학사회학에서 보면, 말씀하신 경우에 꼭 들어맞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동맹'이라는 표현도 쓰이거든요. 과학 활동을 할 때에는 내부의 동맹도 중요하고 주변의 동맹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그렇죠. 거대과학은 어느 나라에서나 똑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한 해만 큰 예산을 넣어 끝내는 게 아니라 계속 해야 하니까. 그래서 내부 사람, 외부 사람들이 다 함께 비전을 만들지 못하면...     


비전의 '공유'가 중요하겠네요.  


그렇죠. 변화가 있을 때에 어려움이 생기죠. 정부가 바뀔 때 그렇죠. 그런데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면서 끝을 안 내면 그건 시작이 잘못된 거에요. 나는 그렇게 믿어요. 이게 너무 중요한 얘기인데, 사람들은 대부분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끝이 중요해요. 왜냐하면 돈을 천억원을 넣었는데 중간에 어떤 이유로 프로젝트를 치워버렸다, 그러면 어떻게 결과가 나오냐 하면 두 가지의 불상사가 나요. 하나는 추진하는 사람은 너무 아쉬워 하면서 될 일을 못했다고 불평하고, 다른 사람들은 돈 낭비했다고 비판해요. 결론은 다 나쁘죠. 그렇기 때문에 거대사업들은 사업의 타당성이나 성공 가능성을 따져 처음에 신중하게 시작해야 하고 시작했으면 끝까지 가야 한다는 겁니다. 중간에 그만 두면 시작한 사람이나 못하게 한 사람이나 다 패배자죠. 그런 측면에서 거대과학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고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전문성과 열정이지요.  

KSTAR-1 » 케이스타는 2007년 준공 이후에도 계속 장치를 붙여가면서 모양을 바꿔왔다. 사진은 가장 최근인 지난 6월께의 모습. 핵융합연구소 제공  

    


# 시가동 성공 이후에 졸도 소동 벌어진 사연

실제로 일을 하시면서 느끼는 부담감은 어느 정도인가요?  


부담감은... 흔히 사람들은 돈 쓰는 일을 하니까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기 쉽지요. 그런데 돈을 쓴다고 해도 개인한테 쓰는 돈은 없고,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되느냐 하면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거대과학이다 보니 결과물도 거대한 것을 요구하겠지요?  


그리고 실패했을 때에 (사라져버리는) '매몰 비용'도 엄청나게 오지요. 그리고 거대과학은 자주 논쟁을 부르기도 하는데, 논쟁은 학계에만 있는 게 아니고 정치계를 흔들만큼 국민들이 왜 그걸 그렇게 했느냐 그렇게 되기 때문에.. 그리고 이건 결과가 너무 명백해요. 논문에 쓴 게 맞느냐 아니냐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거대과학은 버튼을 누루면 다 돌아가야 하지, 이런 작은 부분에서 고장나서 안 됐다 해도 이건 아무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결과가 너무 명백하죠. 물론 장치가 가동해서 실험을 하기 시작하면 그때에는 평가를 하는 데 오래 걸리지만, 이런 시스템을 개발해서 운전하기 시작할 때에는 (성공이냐 실패냐 하는) 결과를 과학자만 아는 게 아니라 눈 가진 사람이면 다 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건 논쟁적이지 않다...    


말씀을 듣다보니 우주개발자가 느끼는 부담감과 많이 비슷하네요.  


똑같지요. 이건 거대과학의 특성이라 그래요. 전체를 시가동하기 위해 하는 게 카운트다운이에요. 카운트다운이라는 것은 결국에 이거는 괜찮냐 저거는 괜찮냐 모든 시스템의 리스크를 하나하나씩 체크하고 발사하는 것인데, 그게 여기에서 하는 커미셔닝(commissioning, 시운전)과 결국에는 같은 거예요.    


LHC의 시설 책임자도 그랬겠네요.  


똑같지요. 그럴 때에 드는 심정이 뭐냐면 '나는 최선을 다했다', 이런 느낌이 드는데, 사실 목숨을 걸 만큼 최선을 다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문제예요. 로켓을 쏴서 엉뚱한 데로 가거나 케이스타 같은 장치를 지었는데 바람이 푹 새든지 그러지 않을까 하는... 퍼펙트라는 건 없거든요. 퍼펙트 하게 만들려고 하지요. 그런데 퍼펙트는 퍼펙트한 걸로 확인된 이후에나 알지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은 자기 일에 대해 마음이 갈라지죠. 마지막이 되면 사람이 급해진다고요. 그러면 온갖 상상이 들죠. 우리가 장치를 2008년 2월부터 4개월 동안 커미셔닝(시운전) 하느라고 진공을 만들고 종합 시운전을 시작했는데... 사실 내가 약점들을 알지요. 어디쯤에 리스크가 있다는 걸 아니까 그 부근이 다가오면 스트레스를 받겠지요. 저는 100% 된다고 믿었어요. 최선을 다 했다고 믿었어요. 하나님이 아신다고까지 믿었어요. 그런데 시가동을 시작했죠. 그러고 잘 가요. 그런데 잘 가면 또 뭐가 생기는지 아세요. 재밌는 게, 그러면 불안해져요. 아, 다음번 리스크에서 서겠다... 사람 심리가 참 이상하더라고요. 자꾸 리스크를 통과하면 통과할수록 잘 될 확률보다는 잘못 될 확률이 커 보인다고 느껴지는 거예요.  

자, (케이스타의 초전도 장치를 가동해서) 온도가 내려갑니다. 그런데 이 때에는 리스크가 있고 헬륨이 샐 수 있기 때문에 밤에도 누군가 당직을 서면서 지켜보고 있거든요. 저는 머리만 댔다 하면 그대로 자요. 그런데 그 때에는 새벽에 서너 시에 깨는 거예요. 우리 마누라도 잘 알아요. 깬 적이 없는 사람인데... 그 때가 2008년 4월쯤이죠. 그때 새벽에 깨면 땀이 흘러 있고, 그러면 제가 거기 헬륨을 지키고 있는 당직자한테 전화를 해요. '지금 (헬륨이 샐 때 나타나는 헬륨 수치인) 헬륨 레벨이 보이느냐' 하면, '아직 NA, 측정불가에 있습니다' 그러거든요.  

[헬륨 수치가 나타나면 샌다는 뜻이니까요?] 그렇지요. 항상 보고 있거든요. 초전도 자석과 그걸 감고 있는 저온용기 사이의 진공에서 헬륨을 측정하고 있거든요. 헬륨은 지구상에 없기 때문에 측정됐다 하면 이건 어딘가에서 새고 있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바로 장치를 닫고 온도를 다시 올려서 고치러 들어가야 하는 거예요. 어디가 고장 났는지도 잘 모르고 어렵지요. 이렇게 온도를 내리면서 그렇게 하는데, NA(Non Available)가 뭐냐 하면 10의 마이너스 9승 아래의 (헬륨 농도) 수치는 측정기의 오차범위 아래에 있거든요. 측정기가 못 재는 거죠. 사실 그렇게 미세하게 있다 해도 관계는 없어요, 펌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측정불가로 떠 있다가 어느 순간에 10의 마이너스 8승, 10의 마이너스 6승 이렇게 뜨기 시작하면 큰 일 나는 거죠.  

그래서 당직자한테 물어보면 ‘단장님 없습니다’ 그러면, 뭐 또 다시 자고요. 몇 달 그렇게 시달렸지요. 그러고는 장치가 가동됐어요. 참 다행스러운 것은 카운트다운 한 번 만에 플라스마가 켜진 거죠. 이건 기적이죠. 그러면 왜 그이렇게 어려우냐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안 될 거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나는 될 거라고 믿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저거는 성공하기 힘들다, 세계적으로 해본 적도 없고, 처음 하는 한국이 제대로 했겠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배경에서 일을 하다보면 보통 때에는 아무리 자신 있는 사람도 마지막에 가서는 이런 생각이 나죠. 자, 돈은 4000억원 들어갔고 고장이 나서 못쓰고 하면 사람들은 비난하고 이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감당이 안 되죠. 그런 느낌이 자기 마음속에 슬슬 슬슬 기어 들어오는 거예요. 그 느낌은... 그걸 안 해본 사람은 그냥 이해는 하겠지만 그게 심장을 얼마나 옥죄는지는 잘은 몰라요.    


우리사회에서 실패도 자산이다, 용인하자 이런 분위기도 요즘에는 있잖아요.  


그런 얘기를 하지만 그건 작은 일일 때 하는 얘기이고, 큰 프로젝트... 그것도 안 될 것 같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프로젝트가 그렇게 됐을 때에는...    


이 프로젝트의 반대자가 유난히 많았나요?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요.  


그렇지는 않았죠. 하지만 실패했을 때에는 다 등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죠. 어느 거대 프로젝트도 다 그렇습니다. 다 그런 문제를 만나죠. ...그러고 성공하고 나서, 7월인가 제가 졸도했어요. 시운전이 끝나고 나서 한참 있다가...    


아니, 어떤 증상으로?  


부담이 너무 커서, 심장이 굉장히 조여오는 듯이... [협심 증세?] 그건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연구실에서 꽈당 하고 넘어졌어요. 사람들이 119를 부르고 제가 대전 정부청사 앞에 을지대학병원에 갔어요. 그래서 심장, 혈관, 뇌를 MRI, CT로 다 찍고 별 걸 다했는데 특정한 증세는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있다가 스트레스가 갑작이 풀리면서 뭔가 몸의 균형이 깨졌던 모양이에요.     


어려움 말고 보람은 어떤 것인지도 간략하게 말씀해주시지요.  


보람은 그렇지요. 로켓 발사와 매한가지예요. 이 장치가 한 번에 가동됐잖아요. 역사를 이룬 거죠. <사이언스>에서도 오고 <네이처>에서도 오고 <비비시>에서도 오고 그랬어요. [기자들이 직접 왔나요?] 왔죠. 다 보도됐어요. 사이언스에서는 뉴스 보도되고 네이처에는 짧게 박스로 보도되고, 비비시는 직접 방영해서 지금 유투브에도 있습니다.    


국내 언론보다 세계 언론이 더 큰 관심을 보인 거네요.  


그렇지요. 역사적인 일이다... 그런데 사실 그런 것보다는, 그걸 넘어서서 자기 꿈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 거잖아요. 로켓을 쏴서 위성이 자기 궤도에 들어갔을 때에, 남들이 박수를 치고 하는데 그걸 넘어서서 자신과의 투쟁에서 신념과 열정, 그리고 회의와 절망과...  이런 것들이 드라마 같이 이어졌다가 마지막에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거죠. 사실 그게 제일 귀한 환희이고 기쁨이고 그렇죠. 다른 사람이 알아주는 건 사이드 이펙트이고요. 자기한테는, 자기가 믿었고 자기가 열정을 바친 일이 자기가 꿈꾸던 일로 완성되는 것, 그게 제일 큰 보상이다, 저는 그렇게 봐요.

snut79 » 핵융합연구소 안에 전시된, 오래 전 서울대학교의 소규모 핵융합 실험로.   kaistT » 핵융합연구소 안에 전시된, 카이스트의 오래 전 소규모 핵융합 실험로.  



# 이터 사업 비용문제로 시끄러웠는데, 잘 되고 있습니까?

지난해 <네이처>의 뉴스 보도를 보니, 실험로에 들어갈 원자재 값이 올라 비용이 늘고 있고 실험단계 핵융합로의 규모에 대해서도 논의중이며 국가간 연구개발 협력의 비효율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비용이 계획(50억8천만유로)보다 늘면 9.09% 분담국인 한국에도 추가 부담이 생긴다고 하던데, ITER의 재정적 어려움은 어떤 상황인가요?  


지금 제가 이터(ITER, 국제핵융합실험로)의 경영자문위원회(MAC) 의장이에요. 그런데 코스트(cost), 스케줄(schedule), 그리고 스코프(scope)를 흔히 프로젝트의 3대 요건이라고 하지요. 보통은 뭘 짓든지 간에 피처들이 있잖아요. 핸드폰을 만들 때에도 그렇고... 보통 구성이라고도 하고 요건이라고도 하는데... 이 세 가지를 프로젝트의 베이스라인(baseline)이라고 해요. 그건 뭐냐면 프로젝트의 기준선이라고 하는데요, 그걸 최종 확정하는 일을 재작년에 시작했어요. 2008년부터.   

이게 뭐냐면 프로젝트가 출범(launch)하면 지금까지 설계했던 것을 (다시 실질적으로 따져)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거에요. 이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팀이 만들어졌으니까, 그 사람들이 진짜 돈은 얼마 들고 시간은 얼마 들고 부족한 건 설계변경해서 넣어넣고 불필요한 건 빼고, 최종 점검을 하는거죠. 그걸 “끝” 하고 치는 게 '베이스라인을 확정했다'는 말하는 거죠. 그런데 그게 난산에 들어가죠. 그게 언제 확정됐느냐 하면 올해 여름에 이터 카운슬에서 [최근이네요...] 최근이죠. 그러니까 거의 2년 가까이 논의를 했는데, 생각보다 코스트가 더 많이 들고 생각보다 스케줄이 더 늦춰지고, 스코프의 설계 변경요건들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제가 이터 경영자문위원회(MAC) 의장이라, 일종의 심판자였죠. MAC 체어라고 하는 게.  보세요. 7개 국가는 사인을 했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그 정도에서 끝냈으면 할 거 아니에요. 프로젝트를 실제로 하는 사람은 더 확보하려고 할 거고. 둘이 물러서지 않는 상태가 됐다. 또 7개국 각자의 입장이 다 다르니까. 그래서 잡음도 많이 생겼지요. 그리고 사실 스코프가 30% 정도 늘었어요. 설계 변경해서 지을려고 하는 요건이나 요구나 피처나 이런 것들이 30% 정도 늘어났죠. 그런데 (어느 사업이나) 마지막 확정할 때에는 늘어나게 마련이지만 이게 워낙 규모가 큰 사업이다보니까 30%만 해도 엄청나게 큰 거죠. 우리나라로 봐서는 다행히 30%정도의 증가만 있습니다. 애초에 추산(estimation)을 잘 했기 때문에 30% 정도 코스트만 늘었어요. 그런데 이게 왜 이리 말썽이 됐느냐 하면 유럽의 비용이 2배가 됐어요. 그러다보니까 유럽에서 코스트가 2배 이상 증가하는 걸 가지고 굉징히 시끄러웠어요. ... 이게 돈을 내는 게 아니고요, 장치를 만들어 가져가는 것이다 보니까, 자기 코스트가 나라마다 다 달라요.    


프로젝트의 기준선(baseline)을 확정할 때에는 비용을 실사하고 그래서 코스트가 조정되는 건가 보죠?..  


그렇죠. 제가 책임자였기 때문에 너무 곤혹스러운 일이었죠. 저는 이걸 닫으려고 하는데 다들 불평도 많은 거예요. 합의하는 데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려먼 이제는 하기만 하면 되는 여건입니까?  


현재는 그렇지요. 인간이 하는 일이라서 하다가보면 고칠 일이 또 있고 그럴지는 모르지만, 현재 모르고 넘어가거나 고의로 숨기거나 한 건 없고 지금 최선의 지식으로 볼 때에 결정됐지요. 이제 (프랑스의 이터 부지에서) 땅 파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압니까. 건물을 지어보세요. 아파트도 설계변경이 나오는데... 하지만 그런 건 작은 것들이고 큰 것들은 이제 다 잡혔다 그렇게 보면 되죠.   itermodel_old » 건설될 예정인 ITER의 모형. 몇 년 전의 모형이며 최근 설계변경을 통해 모양이 약간 바뀌었다.  


오  사상 최대의 국제실험으로 꼽히지요? 규모가 중요한 문제는 아닌데, 이런 표현들이 맞는 것인지 확인하고자 해서요? 정말 그런가요? LHC 같은 대규모 국제실험도 있는데요.  


아니, LHC보다는 이터가 더 큽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는 세 가지로 보면 되는데. LHC 프로젝트 하고요, 그 다음에 ISS(국제우주정거장) 프로젝트가 있는데요. 총액 규모로 보면 끝내는 ITER가 제일 크고요... 규모만 큰 게 아니고요. LHC는 유럽의 프로젝트에요. 일본과 미국이 참여는 하지만 부가적으로 참여했지 모든 결정은 유럽에서 했어요. ISS도 미국이 주이고 러시아 유럽, 일본이 거기에 참여해 일을 했기 때문에 결정체가 조금 심플해요. 그런데 가장 어려운 ITER는 7개국이 다 다른 나라다, 그리고 파워풀하다. 우리나라를 빼고는... 우리나라 기술력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어제 보카트 사무차장이 얘기했듯이 7개을 과학기술 엘리트 국가라고 칭했어요. 7개국이 하는 '엘리트적인 과학기술 프로젝트'다, 이렇게요. 그런데 그 중에 한국은 제일 작은 나라지만 과학기술로는 약한 나라는 아니다 그렇게 코멘트했어요. 굉장히 복잡다단한 세계 가장 강국들이 이해관계를 서로 달리하면서 공동협력을 해야 하는, 그런 프로젝트여서, 역사상 제일 큰 프로젝트이면서 성공으로 가기 위해 의사결정이 굉장히 어려운 그런 프로젝트로 볼 수 있지요.      

# 갖가지 핵융합 반응식들 어떤 게 있습니까?

예전에도 설명해주신 적 있는데, 핵융합 방식이 여러 개라고 말씀해주셨는데... 핵융합 ITER 모델에서는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반응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핵융합에는 여러 다른 반응도 많을 텐데, 특정한 핵융합 반응이 목표로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다른 핵융합 반응 실험들은 없는지요?  


이터에서 중수소 + 삼중수소 반응을 목표로 하는 것은 그게 핵융합 중에서 제일 쉽게 일어나는 반응이기 때문이죠. 온도가 낮아도, 밀도가 낮아도 그렇고. 핵융합이 너무 너무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쉬운 게 그거죠. 중수소 + 삼중수소는 크로스섹션(crosssection, 충돌확률)이 가장 크기 때문에, 핵융합이 제일 잘 일어나기 때문에, 지구상의 핵융합에서 하는 거고요. 태양에는 삼중수소가 없어요. 태양의 핵융합은 수소가 합해지는 방식이에요. 이건 한스 베테라는 독일계 미국 물리학자가 밝혀냄으로써 노벨상도 탔죠. 태양 안에서 핵융합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밝혔죠. 수소들이 충돌해서 중수소가 잠깐 되고, 그 중수소와 중수소가 합해지는...  

220px-Deuterium-tritium_fusion.svg.png » 중수소(양성자 1, 중성자 1) + 삼중수소(양성자 1, 중성자 2) = 헬륨4(양성자 2, 중성자2) + 중성자

crosssection » 핵들의 충돌확률(충돌단면적)이 큰 여러 핵융합 반응식들. 출처: wikipedia.org

  

그러면 중수소 + 중수소의 핵융합 반응은 중수소 + 삼중수소에 비해 확률이 좀 더 낮은가요?  


확률이 좀 낮지요. 그런데 삼중수소는 방사성 동위원소잖아요. 중수소는 안정성 동위원소죠. 그래서 실험실에서는 왜 중수소 + 중수소 핵융합  방식을 쓰느냐 하면 삼중수소가 까다롭기 때문이에요. 이건 12년 반감기가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라, 사람한테 잘못 쐬면 안 좋기 때문에... 그래서 케이스타 같은 데에서는 중수소 + 중수소가 실험하는 데 더 쉬워서 쓰고 있고요, 물론 케이스타도 끝내 마지막에서는 삼중수소도 쓰는 실험을 하겠지요. 그런데 이터는 무조건 더 많은 에너지를 내야 하니까 확실히 삼중수소를 넣어야 하지요. 이게 원자로 발전소와 하나로 연구로와 다른 점과 같은 거예요. 발전소는 전기를 만들어야 하니까 무조건 에너지를 많이 내는 방식을 서야 하고, 실험로는 실험연구의 목적을 달성하면 되잖아요. 케이스타는 핵융합 연구를 하는 것이니까 사람의 안전성이나 피해를 안 주고 실험도 쉽고 비용도 싼 중수소를 쓰지요. 중수소로 실험을 해도 얻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도, 삼중수소로 직접 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삼중수소를 썼을 때에 어떻게 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으니까요. 핵물리학 지식이 있으니까요.    


연료로 리튬도 쓴다고 들었는데요.  


아, 그거는 리튬을 쓰는 건... 삼중수소는 지구상에 없어요. 없기 때문에 삼중수소를 연료로 쓸 수 없고... 리튬의 동위원소 중에 양성자 3개와 중성자 4개인 놈이 있어요. 여기에 중성자 하나가 뛰어들어가면 쪼개져서 삼중수소가 생기지요. 이걸 브리딩(breeding)이라고 하는데, 그러니까 증식한다는 거죠. 어떻게 되는냐 하면 핵융합로 안에서 타는(핵융합 반응을 하는) 놈은 삼중수소이긴 한데, 우리가 공급하는 연료는 리튬인 거죠. [리튬이 들어가서 안에서 쪽개져서 삼중수소가 쓰인다는 뜻이네요.] 리튬이 핵융합로 안에 들어가는데 고속중성자가 나와 이걸 때리면 쪼개져서 삼중수소가 나오니까 결국에는 그게 연료로 쓰이는 거죠. 리튬 자체가 연료는 안 돼요, 쪼개져서 나오는 삼중수소가 연료가 되는 건데... 그래서 물리적으로 연료가 삼중수소라는 거고, 실제 공급하는 연료는 리튬이라는 거죠. 그런 점에서 리튬을 쓴다고 말하는 거죠.      


# 터빈 없이 전기 만드는 헬륨3 반응식... "아직 먼 미래요"

그러면 핵융합 기술이 계속 발전해도, 중수소 + 삼중수소라는 기본 핵반응은 그대로 가는 건가요?  


아뇨... 잠깐 메일 하나 보내고요... 끝내 가면 제가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되느냐 하면... 중수소 + 삼중수소는 어떤 면에서 불은 잘 붙는데, 이놈이 헬륨4를 만들어내고 중성자가 하나 나와요(위의 중수소 + 삼중수소 반응식 그림 참조). 그런데 이 중성자가 고속으로 나와서 '블랑켓(blanket)'이라는 쇳덩이를 딱 때리고, 그래서 이 블랑켓이 열을 내는데, 우리가 그 열을 빼내서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하는 거잖아요. [블랑켓이요?] 모포와 같은 거죠. 두꺼운 모포에다 총알을 쏜다고 생각해보세요. 총알을 쏘면 총알의 운동에너지를 모포가 붙잡잖아요.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가 되어서 여기에 물을 흘리면 수증기가 되어 터빈을 돌리게 되잖아요. 중성자의 에너지를 잡으면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지요. 그게 총알을 모포에 쏘았을 때와 똑같은 거예요. 총알은 쏘았을 때에 화학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지요. 모포에 잡히면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뀐 거예요. 나무판에 총을 쏘면 뜨듯해지겠죠. 그건 너무나 잘 알려진 열역학 법칙이니까, 이걸로 터빈을 돌리죠. 이게 발전시설이에요, 똑같아요.  

그런데 여기에서 어떤 문제가 생기느냐 하면, 블랑켓 금속이 중성자에 맞다보면 중저준위 방사능을 띠어요. [블랑켓이요?] 그렇죠. 많이 맞으면 그놈이 중저준위 방사능을 띠게 되어 있어요. 고준위 장주기 방사능은 아니고요. 핵융합 발전을 한다고 해서 중저준위조차 안 나온다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이걸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을까? 이런 게 있지요. 양성자 2개, 중성자 1개로 이뤄진 헬륨3이라는 게 있어요. 헬륨에는 두 종류의 동위원소가 있는데 헬륨4와 헬륨3에요, 둘 다 안정해요. 그런데 헬륨3이 좀 더 희귀해요.   잠시 삼중수소를 보면 삼중수소는 양성자 2개, 중성자 1개죠. 여기에서 중성자 하나가 베타붕괴라는 걸 해서 전자를 하나 내놓고 양성자로 변해요. 이래서 삼중수소가 12년 반감기를 지닌다는 거예요. 그래서 헬륨3으로 바뀌는데. 아무튼 헬륨3을 연료로 쓰면 장점이 뭐가 있겠어요. 삼중수소는 방사능 동위원소죠. 그런데 헬륨3은 안전성 동위원소죠. 그래서 삼중수소가 빠져나와 사람이 방사능에 노출되는 위험이 아예 없지요. 또 이놈이 핵반응을 하면 결과가 뭔지 보세요. 나오는 놈이 중성자가 아니라, 양성자가 나오는 거예요. 이 장점이 뭔지 아세요. 이 양성자가 물질을 때리면 (중성자가 그런 것처럼) 물질을 부수는 게 아니고 양전하가 쌓이겠지요. 여기에다 이렇게 전기회로를 만들어 이어놓으면... 이렇게 바로 전기가 되지요.  


예전에 헬륨3에 관해 썼던 짧은 글이 있다.      


[유레카] 달 탐사와 ‘헬륨-3’  


수소 다음으로 가벼운 원소인 헬륨(He)의 핵은 양성자 둘과 중성자 둘이 결합해 이뤄져 있다. 중성자 하나가 빠진 동위원소도 있다. 헬륨-3(³He)이다. 이 동위원소는 1939년 발견됐지만 근래에 널리 알려졌다. 여러 나라의 달 탐사 경쟁이 불붙으면서 헬륨3은 우주시대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떠올랐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융합해 엄청난 전기에너지를 얻고자 한창 개발 중인 핵융합 기술이 더 발전하는 먼 미래에, 헬륨3이 삼중수소를 대신할 이상적 우주자원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계산법을 따르면 30~40t의 헬륨3이면 미국의 한 해 전력소비량을 다 댈 수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헬륨3은 지구에 거의 없다. 달 표면엔 수백만t이나 묻혀 있다. 태양풍을 타고 날아오는 헬륨3 입자들이 대기권 없는 달에 그대로 쏟아져, 티탄철석 입자들 사이에 대량으로 포집돼 있다. 그러니 달 공장을 세워 헬륨3만 뽑아 가져와 핵융합 발전에 쓸 수 있다면 지구 행성의 에너지 위기도 풀 수 있다고 한다. 헬륨3에 대한 관심은 우리 과학계에서도 일어왔다. 지질자원연구원의 2004년 보고서는 달 탐사 경쟁에 담긴 속셈이 결국 ‘헬륨3 자원 선점’에 있다며 우리도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촉구한다.  

헬륨3의 활용은 먼 미래의 일이라는 냉정한 분석도 많다. 한 연구자는 “헬륨3 핵융합 반응을 제어할 기술은 반세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게 핵융합 전문가들의 전망”이라고 전한다. 그렇더라도 헬륨3은 ‘왜 달에 가는가’라는 물음에 응대하는 달 탐사 계획의 열쇳말이 되고 있다. 언젠가 쓰일지 모를 우주자원 확보는 요즘 우주 개발의 목표다. 며칠 전 카이스트 연구팀이 무인탐사용 달 착륙선의 개발 모형을 우리 기술로 제작했다. 헬륨3을 가져올 탐사선의 개발이 최종 목표라 한다. 헬륨3이란 말이 국내에서도 더 자주 쓰일 것 같다. /오철우 기자 (2008년 12월1일치 <한겨레>)

   

양성자가 블랑켓을 쳐서 원소의 성질을 바꾸지는 않나요?  


아까 중성자가 블랑켓을 쳤을 때의 변화는 핵반응을 말하는 거고, 이건 핵반응이 아니죠.     아, 양성자가 핵 안쪽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그렇죠. 들어갈 수가 없지요. 중성자가 아니니까. 그래서 핵반응이 아니게 되죠. 수소 저장 합금이라는 게 있듯이, 그러니까 핵융합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이 일어나는 거거든요. 양성자가 블랑켓에 부딛혀 안에 들어가면서 전자를 하나 받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블랑켓에는 플러스 차지가 생기고...    


양성자가 들어가 전자를 하나 받으면 수소 원소가 되는 거 아닌가요?  


수소 원소가 되지요, 그런데 전자를 하나 빼앗아오니까 이 물질(블랑켓) 전체는 플러스 성질을 띠게 된다는 거죠. 그게 쌓이기 시작하니까 저항이 있으면 회로를 연결하면 전기가 흐를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이건 완전히 전기적으로 흐르는 발전기가 되는 거예요. 이건 효율이 100%예요. 이것(기존의 터빈 발전 방식)은 열을 다 버려요. 나온 열을 전기로 바꾸는 게 30% 이상 잘 안 나온다고요. 열역학 2법칙에 의해 그럴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지금 말씀드린 반응에서는 열이 나오는 게 아니라 바로 전기가 나오는 거죠. 그러니까 장점을 보세요. 들어가는 원소도 안전성 원소고, 나오는 것도 다 안전성 원소고, 그러니까 이 안에는 방사능 동위원소도 없고 중성자도 없고, 그리고 또 발전도 전기로 직접 하잖아요. 열로 하는 게 아니고. 이게 꿈의 핵융합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미안하지만 이건 온도가 엄청 더 높아져야 해요. 효율도 엄청 높아져야 하고요.    


온도와 효율이라는 뜻은?  


이런 핵융합은 잘 안 일어나니까 온도도 더 높아야 하고 붙잡아두는 시간도 더 길어져야 하고, 밀도도 더 높아야 하죠. 더 뜨겁게 해도 안 도망가게 붙잡아두어야 하는데 ...현재로는 상용화할 수는 없고요. 실험에서는 되긴 되지만... 케이스타에서도 실험은 해볼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실력의 수준에서는 상용화하기는 어렵죠. 삼중수소로 하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 아마 100년이나 흐르면 이런 시스템을 쓰기 시작할지도 모르죠. 지금 이뤄지지는 않지만 나중에는 분명히 그렇게 될 거에요.    


아까 말씀 중에 핵융합 발전에 약간의 방사능이 나온다고 했는데, 정리하면 삼중수소 연료를 쓰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죠?  


그건 방사성 동위원소의 위해 문제이고요. 그건 사실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요. 삼중수소 연료가 새어 나오면 사람이 다칠 수 있다는 건데, 그건 지금도 천연가스를 연료로 쓸 때 천연가스가 새어나오면 사람이 질식해 문제가 되는 것과 같은 차원의 문제죠. 그것 말고 중저준위 문제라는 것은, 중성자가 블랑켓을 자꾸 때리면서 중저준위 방사능을 띠게 한다는 문제이죠.    


왜 중성자가 금속을 치면 중저준위 방사능을 띠게 되는 거죠?  


안에 있는 물질이 바뀌는 거예요. 그런데 고준위가 안 되죠. 왜냐하면 고준위 되는 놈은 여기 블랑켓 금속에는 포함되지 않으니까요. 블랑켓 금속 안에 우랴늄 같은 게 있다면 고준위 폐기물이 되겠지만 그런 게 없으니까요. 이런 놈들이 중저준위 폐기물이어서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소에 들어가는 거예요. 그리고 보통 10년, 20년, 길어야 100년 안에 재활용이 가능해요. 그러니까 고준위와는 굉장히 다르죠. 몇 십년을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에) 넣어놓으면 그 뒤에 재활용할 수 있다는 거죠.      


# 핵융합 이후엔 모든 에너지 문제 사라집니까?..."글쎄요"

오  핵융합 에너지가 무궁무진한 자원을 사용하고, 또한 청정 에너지인 점을 생각하면, 핵융합 에너지가 궁극적인 에너지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핵융합 에너지 이후의 에너지 문제는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시는지요?  


그렇지는 않지요. 앞으로 인류사의 긴 시간을 내다보면, 지금 핵융합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굉장히 어렵다는 건 사실이에요. 왜냐하면 그 정도 시간을 생각하면 화석연료는 거의 다 쓸 테고 지구온난화 문제도 그렇고... 50년, 100년의 관점으로 보면 이 아니라 인류사적으로 이 문제를 보면 1000년, 2000년은 더 갈 거라고 보잖아요. 금방 세상이 없어질 거라고 안 보니까요. 그러니까 그 상황에서 보면, 이 문제는 문제죠. 그러니 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풍력 태양력 이런 재생에너지밖에 없다고 봐야 하는데 이건 아까 얘기도 했지만 한계도 있지만 파트타임 에너지다. 그것도 해결은 하겠지만 인류가 지금 정도의 [파트타임이란?] 밤에는 안 되거나 지역이 편재되어 있거나 그렇죠. 그래서 지금 같은 라이프 스타일에서는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제일 강조하는 게 욕심이나 과욕 탐욕을 줄이는 것, 제일 중요한 것은 증가를 덜 시키는 것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도 끝나고 우라늄 다 부서먹고나면 인류는 지식 에너지, 완전히 연료가 바닷물에 있는 것을 쓰게 될 거라고 봐요.  

과학이 발전해서 처음의 핵융합 어려움이 바뀌면서 장치도 작아지고 고급 기술도 생기고 그렇겠지요. 그렇게 되어 가기는 하겠으나 그동안에 시간도 많이 걸릴 뿐 아니고 급한 것은 기후변화이기 때문에 석탄이나 이런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면 지금 핵융합의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도 핵융합 기술이 사용되어야지요. 그리고 장기적으로 봐서 핵융합 에너지로도 한계이기 때문에 끝내는 기술적인 한계라기보다는 탐욕이 몰고오는 또다른 사이드이펙트를 생각해요 하죠. 60억, 70억명 지구촌 인구가 모두 다 지금 미국처럼 하면 어떤 사회적인 문제나 어떤 지구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상상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그것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항상 과학기술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끝내는 그것이 가져온 사이드이펙트가 다시 자라나서 또다시...    


그러니까 에너지 문제는 완전히 과학기술로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이건 사회적인 문제이니까요. 그리고 지구가 작기 때문에 그리고 한 사람이 쓰는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모든 지구촌 사람들이 미국인처럼 샤워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좋아, 그러면 바닷물을 다 담수화하자, 그러면 그게 해결책일까요? 해결책이 또 아닐 겁니다. 그래서 이 지구는 미국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양의 자원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에너지 기술이 계속 발전을 해야겠지만 에너지를 적게 쓰는 건 여전히 중요한 미덕이겠네요.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보지요.    


한쪽에서는 대안의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겠지만. 그에 따라서 더 많이 쓰고 하면..  


그것은 또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온실가스 같은 이펙트가 뭔지는 모르지만 또 튀어나올 거예요. 우리가 모르는 뭔가. 대규모로 무엇을 사용했을 때에 지구의 유한성에 의해서 또 사이드 이펙트가 나올 수밖에 없다, 저는 그렇게 믿어요. 뭐가 이상하게 되는 그걸 증명할 수는 없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그것을 어느 정도에서 콘트롤하는 게 중요하고    


쓰이는 기술 뿐아니라 쓰는 사람의 태도도 중요하다  


그리고 과잉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를 다 하이테크놀로지로 바꾸어서 될 수 있으면 전기를 거의 안쓰는 식으로 모든 것을 줄여나가는 일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인류사적으로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것은 과학자의 몫은 아니고 사회가 이해를 해야 하는데, 그런데 과학자는 이걸 해결하지만 너무 과학적인 문제로 주도하다보면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보면 또다시 사회적인 더 어려운 문제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 뿐만 아니라고 모든 사회적인 무넺를 동시에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고 그래야만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저는 그걸 믿어요. 그게 제 신념이에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환경운동도 해요.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이 십시일반으로 해야 되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 데 그건 개인적인 믿음이고요.    


일반 대중이 지니고 있는 핵융합 에너지에 관한 오해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가장 큰 오해는 지금 말씀하신 그런 것일 수 잇겠네요. 핵융합 에너지가 되면 완전히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거나.  


그리고  방사능이 없다고 하는데 그것도 아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떤 발전소이건 거기에는 '프리 런치(free lunch, 공짜 점심)'는 없다는 거예요. 풍력도 그렇고, 태양력도 그렇고, 작은 시스템일 때는 환경친화적이지만 그게 거대화하면 거기에서 환경변화나 소음이나 여러 문제들이 다 생기기 때문에... 거대 시스템과 거대 기스템을 비교해야지, 거대 시스템과 작은 시스템을 비교해서는 안 돼요. 거대한 열과 에너지를 내면서 공짜 점심도 생긴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그런 거고요. 그게 아니고 장점이 얼마나 많고 약점이 얼마나 적으냐 이렇게 봐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핵융합발전소도 폐기물이 하나도 안 나오는 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중저준위 폐기물은 나오죠. 현재 구상되는 시스템이 그런 거예요. 물론 앞으로 더 발전하면 그런 것까지도 없어질 거라고 보는 과학적인 근거는 있지만, 아직 거기까지 안 왔다는 거죠. 그래서 모든 게 '프리 런치'가 있는 것은 아니고 태양력, 풍력, 석탁발전소, 이런 모든 것들 중에서 핵융합 발전이 그래도 가장 환경친화적이고 위해요소가 적다는 걸로 이해해야 한다는 거고, 장점만 있고 단점은 없는 그런 정도의 꿈의 에너지는 아니다, 이런 걸 이해하셔야죠.     


# 말 많은 출연연 개편 어떻게 보십니까?

핵융합 연구처럼 거대과학인데다 국가의 에너지 프로젝트와 밀접히 연계된 사업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주도해 맡을 수밖에 없는 연구분야인 것 같습니다. 출연연에서 오래 연구해 오신 분으로서, 최근에 논의되는 출연연 개편 논의들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알앤디(R&D,  연구개발) 투자가 많아지고 국가적으로 규모가 커진 이런 상황에서 이걸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생겨야 하는 데에는 절대 찬성이에요. 정부 부처들이 이제는 다들 알앤디 하려고 하잖아요.    


그런 건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일텐데요.  


그렇지요. 그렇지만 자원 배분을 좀 더 체계적이면서도 과학기술적인 바탕에서 관리하는 총괄적인 체계가 없다는 것은...    


총괄체계라는 것은?  


지금 과학기술 거버넌스 얘기를 하는 것이죠. 사실 출연연구소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 중의 일부일 뿐입니다. 전체 알앤디 규모 15조원을 다 관리하는 거버넌스가 중요한 거예요. 출연연이 쓰는 건 2조, 3조 정도이고,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국가 전체의 알앤디를 총괄하는 체제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렇죠. 전체 알앤디 가운데 일부분으로 정부 출연연구기관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출연연만 바라보면서 문제라고 하는 게 문제라는 거죠. 그래서 출연연을 어떻게 개편하느냐 이게 주요 이슈가 아니고, 전체 알앤디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고, 또 전체를 리뷰해서 효율화하는 게 더 중요한 문제다...    


그러면 문제가 굉장히 복잡하고 오랜 동안 논의도 이뤄져야 할 테고...  


그렇죠 하지만 해결을 해야 해요. 정부 출연연의 문제를 얘기하지 말자는 건 아니고요, 더 많은 돈을 쓰는 더 큰 체제를 혁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니까 제일 중요한 메시지는 전체를 봐야 하고, 출연연의 개혁과 혁신에다 모든 포커스를 맞추는 건 잘못된 거라는 거고...      


건드리기 제일 쉬운 게 출연연이니까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은 폭탄 문제는 나머지에 더 있고 전체의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게 제일 중요해요.    


전체를 다루기에는 범위가 엄청 크고, 반면에 출연연은 당장 손꼽히는 데가 있고 또 바꾸면 금방 눈에 띄고 하니까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계속 했기 때문에 계속 변하는 거예요. 변하는 게 잘못이 아니지만, 변하는 건 불확실성이예요. 과학기술은 돈이 하는 것도 아니고 기계가 하는 것도 아니에요. 사람이 하는 거예요. 사람의 열정과 집중이 하는 거예요. 신바람이라고 얘기 하는데 열중과 열성이 없으면 돈을 넣어봐야... 아이들이 밤새 공부를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해요. 그러니까 이런 논의를 계속 하고 또 바뀌고 또 바뀌고 하는 것은 좋은 효과를 내지 않는다는 얘기이지요. 왜냐하면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열성이 없게 하고 긍정적이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식의 논의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고치면 깨끗하게 고쳐서 오래 갈 수 있게 하자고 생각해요. 혁신을 해야 하니까. 그런 데에는 동의해요. 출연연도 개혁을 해야 하고요. 그런데 개혁을 하는 데 동의하지만, 전반적으로 다 고치지 않고서 출연연에 포커스를 맞추고서 출연연 개편만으로 끝나면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 냉소적이 되기 쉽겠죠.  출연연만 개편하면 알앤디가 선진화하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그렇게 되면 다시 새로운 어려움으로 들어가니까, 하는 김에 전체의 문제를 다룬다고 하면 출연연도 더 열심히 개혁할 의지도 있고 자발적으로 할 것이다, 저는 그렇게 믿어요.      


# "나의 트위터는 신뢰 쌓기를 위한 소통의 도구"

오  인터뷰 중에 계속 전화가 오고 바쁘신데, 마지막 질문 드릴게요. 트위터를 무척 열심히 하십니다. 어떤 계기로, 어떤 동기로 트위터에 그리 열심이신지요? 연구자들이 트위터를 하는 것은 어떤 소통의 의미가 있을까요? 먼저 굉장히 자주 트위터를 하시니, 일은 언제 하시는지 모르겠어요.(웃음)  


트위터 하는 시간이 따로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연구소 나올 때까지 시간을 써요. 그 다음에 점심 시간, 그리고 저녁에 돌아가서, 그 시간에만 트위터를 하죠. 다른 시간에 흘러나오는 것은 내가 차를 타고 가는 동안일 겁니다. 서울을 오고가는 일이 잦은데 아이폰이 생기고 나서는 대부분 아이폰으로 합니다. 예전에는 책이나 보고서를 읽었는데. 내가 말씀 드린 그 시간대가 아닌 때에 트위터에 글이 올라오면 그 때는 분명히 차를 타고 어디를 가고 있는 때에요. 저는 시간을 딱 정해놓고 써요. 그렇게 규정을 정해놓고 한다는 거고.  

왜 트위터를 하느냐 하는 물음에 대해서는, 처음에 거대과학에 관해 물었을 때 제가 한 답에서 다 답했어요. 첫번째는 우리 내부 트위터인 야머(YAMMER)라는 게 있습니다. 야머 써보셨어요. (아이폰의 야머 앱을 실행해 보여주며) 이게 야머라는 거거든요. 이건 연구소 내부자만 할 수 있어요. 일종의 내부 트위터죠. [폐쇄형이요?] 폐쇄형이죠. 이건 우리끼리 소통이에요. 트위터는 세상과 하는 소통이잖아요. 이런 내부 소통의 장점이 뭐냐 하면 내부에서 서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소통이 되니까 연구소의 ‘카더라’ 통신, 루머나 그런 게 없어지죠. 현재 일어나는 것들 중에서 사람들이 루머를 만들 수 있거나 관심 있는 것들은 책임자들한테 다 야머에서 얘기하라고 해요. 그렇게 함으로써 내부 소통을 하고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죠. 사람들은 대체로 보면, 관리자나 영향력이 높은 사람들이 정보가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소외되었다, 닫혔다  하는 생각이 들게 되면, 느낌이 이상하면 뭐가 있는 것 같이 웅성웅성 하는데 그게 신뢰를 깨거든요. 그래서 제가 내부에서 야머를 많이 강조하고 열심히 하자고 해요. 그렇지만 이건 밖으로 퍼가지는 말자. 또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절대 누가 한 얘기가 틀리더라도 윗사람이 뭐라 나무라지 말자 하죠. 실언을 해도, 그냥 다 받아주자 이거예요. 그러면 여러 명이 집단지성에 의해서 사실이 아닌 것들은 서로 이야기하면서 고쳐나가죠. 저는 그리 믿어요.    


야머를 소장님이 연구소에 처음 도입하신 건가요?  


네. 제가 원래 정보기술에 관심이 많아서... 야머를 도입한 건 몇 년 됐어요. FMC를 한지 얼마 안돼서. FMC라고 뭐냐 하면 픽스트 모바일 컨버선스라고 해요. 그러니까 지금 고정 인터넷 하고 모바일 하고를 융합한다 이래서 내 전화기가 연구소 전화 하면 이리로 온다고요. 유무선의 융합인데 전화도 다 연결되지만 거기에다가 네트워크도 다 연결된다는 거죠.  


아이폰 하나 들고 다니면 연구소 일 대부분 처리할 수 있다는 거네요.  


네. 아직도 완전히 못쓰는 것은 있는데, (스마트폰을 보여주면서) 여기 보면 'NFRI 모바일'에 가면 내부 정보의 MIS도 떠요. 그런데 이건 아직 인증을 못 받았어요. 우리가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내부 인터넷에서 들어가면 되는데 외부에서는 못 하게 막아놨거든요.   그러면 트위터는 왜 하느냐 하면... 야머는 내부 이해당사자(stakeholder)들의 소통이에요. 아까 얘기했지요. 일을 하는 그룹이 팀워크를 만들고 그걸 성공적으로 끌고 가는 게 프로젝트에서 중요하다고 했잖아요. 그걸 달성하려면 열려 있어야 신뢰가 생겨요. 그게 야머가 하는 거라면, 다음에 바깥의 사람들, 이해당사자들이 지지를 해야 해요. 사실 홍보를 하는데 홍보가 비용도 많이 들 뿐 아니라 내가 원하는 효과도 제대로 나지 않아서. 지속적으로 소통을 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되면서부터 홍보라기보다는 소통을... 우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도구(tool)이겠다 해서 트위터를 하기 시작했죠.    


언제부터입니까.  


이게 올해 4월 달. 그 이후에 연구소의 공식 트위터 계정이 생기죠. 저는 소장이지만 개인으로서 하는 거고, 연구소 공식 트위터는 공식적인 답을 하는 거죠. 다르죠. 나는 소장이라고 이름을 밝히고 합니다. 완전 실명이죠. 이건 개인 거라는 거죠. 이걸 통해서 공식적인 얘기를 하는 건 아니고. .. 그러면서 과학과 기술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저를 따라오고(팔로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까 과학과 기술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내가 의견도 올리고 알리기도 하고...    


소장님이 트위터에서 다루는 정보의 폭이 넓더라고요. '1인 미디어'라는 점을 의식하시나요?  


그렇죠. 나는 트위터를 누구와 하느냐 하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아요. 좋아하는 사람끼리 하는 것은 페이스북이에요. 친구들하고 하고싶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 거니까. 트위터로 소통하는 사람들은, 나와 관심이 비슷한 사람 중에서 내가 하는 일에 의견이 갈라질 수 있는 사람이죠. 소통이 잘 안 돼서 곡해하거나 오해하거나 반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저는 이런 사람들한테 '아, 이 사람은 믿을 만한 사람이다'는 신뢰를 받고자 하는 거죠. 나는 신뢰 에이전트라고 해요. '과학기술의 신뢰 에이전트'가 되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게 아니고 바른 건 바르고 틀린 것은 틀리다고 말하고, 그래서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그런 채널이 되어야겠다 싶어고, 그래서 끝내는 많은 사람들이 과학기술을 지지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고... 과학기술을 곡해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알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만 모르고서 비난하는 사람들과는 소통을 해야겠다는 거죠. 핵융합에 대한 틀린 얘기나 비난에 대해서, 아니면 너무 지나친 미화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제가 반응함으로써 내가 신뢰를 얻게 되면, 우리 하는 일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아. 이 사람이 하는 말은 믿을 수 있다'  이렇게 믿어줄 수 있는 거죠. 트위터는 그런 좋은 소통의 도구라고 본 거죠. 그래서 짜투리 시간을 트위터에 들여도 분명히 이것은 가치 있는 시간이고 그리고 과학기술에 상당히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가치가 있다고 보는 거죠.  


네. 예정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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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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