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인간 사회행동,문화,문명... 전전두피질 깊은 관련"

‘신경과학과 인지작용’에 관해

 이대열 교수를 인터뷰 하다 2 (9월6일 오전, 예일대 연구실에서)

   

brain

   


▶▶ 이대열 교수 인터뷰(1)에서 이어짐

   


▶ "뇌의 복잡성에 비해 실험테크닉은 아직 미약"

오철우 한겨레 과학담당 기자

그런데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뇌를 연구하는 방법들, 그러니까 생리실험, fMRI(뇌기능 자기공명 영상), 분자생물학 이런 것들은 사실 제한된 방법들이잖아요. [엄청나게 제한돼 있지요.] 이런 현대 과학의 방법들로 뇌의 전모가 파악될 거라고 낙관하시나요?  


이대열 예일대 교수

저는 그렇게 될 수는 없다고 보죠.    


아까 말씀하신 신경과학의 여러 주요한 흐름이 현재 우리가 지닌 접근 방법들이잖아요. 그게 뇌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그럴 수는 없을 거예요. 굉장히 제한된 이해밖에 못할 텐데...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뇌의 복잡성에 비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실험연구) 테크닉들이 너무나 미약하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면...    


어떻게 보면 뇌도 하나의 물질이고 주요한 신호전달 방식은 전기신호이고, 또 뇌 신경세포의 네트워크도 제한된 영역 안에 존재하기 때문에 언젠가 파악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LDY그런데 그런 것 같아요. 딱 맞는 예는 아닌 것 같은데 물리학에도 불확정성의 원리가 있잖아요. 어떤 시스템을 측정하려면 측정하는 과정이 가져오는 왜곡(distortion)이 있는 거거든요. 뇌 같은 것도 그래요. 워낙 기관 자체가 섬세하고 정밀한 기관이기 때문에 그걸 관찰하려면 뇌로 하여금 정상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 외에 다른 신호를 만들어내게 해야 하는데, 그렇게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뇌가 정상적으로 실행하는 과정을 방해(interrupt)하지 않고서 측정하는 방법이 지금은 없다는 말이에요.

자연 그대로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저희 같은 경우는 뇌에 전극을 넣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조직손상이 조금은 일어나겠지요. fMRI(뇌기능 자기공명 영상) 같은 경우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측정하지만 대신에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이고. 그래서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여러 작업들이,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 숙제일 수도 있는데, 정상적인 뇌의 작용을 간섭(interfere)하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얼마나 정밀한 시그널을 뽑아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지금은 알 수가 없지요.


그런 실험 행위 자체가 피실험자한테 불안을 느끼게 하거나...  


아니 동물이 불안을 안 느끼게 해도, 아무리 전극이 잘 만들어지고 미세한 전극이라 하더라도 아무래도 조직에 손상이 일어나겠지요. 그런 것 때문에 어제 저녁에 이미징(imaging, 영상기법) 말씀을 하셨는데, 저희가 아직 그렇게 실험하고 있지는 않지만 계속 팔로업(follow-up)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이건 제 분야는 아니지만, 요즘 신경과학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현미경 중에 2광자 현미경(two photon microscopy)이라는 게 있어요. 그리고 2개 이상을 넘어서서 다광자 현미경(multi photon microscopy)라는 것도 있어요. 이게 뭐냐면... 생물학적 샘플을 가지고 현미경 관찰을 하는 데 문제는 뭐냐면 우리가 보려는 게 두툼한 것이잖아요. (빛이_ 뚫고 들어가야 하고 그러면서 고해상도로 볼 수 있어야 하니까 기존의 현미경과는 다른 것들을 필요로 하고 그런 것들을 해결하려고 2광자, 다광자 현미경을 많이 쓰는데. 그런 것을 써서 조직을 관찰할 때에도 어떤 문제가 생기냐 하면 두 가지 문제가 생겨요. 하나는 다이(dye, 염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투명한 조직이니까 거기에서 뉴런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보려면 화학물질(chemical)을 투여해야 하는 거예요. 캐미컬을 신경세포 안에 넣어 볼티지가 높아지거나 캐미컬 농도가 높아지고 내려가는 것을 알게 바깥에 시그널을 보내도록 집어넣어야 하는데 그런 염료들이 정상적인 신경세포의 대사과정을 방해(interrupt)하지 않으면서 들어가서는 그 일을 하지는 않잖아요. 뭔가 다른 것들과 상호작용을 해야 하니까요.  또 한 가지 문제는 밖에서 빛을 쪼여주어야 하는데 쪼이는 빛이 대부분 레이저거든요. 그래서 조직을 타지 않게, 데지 않게 온도를 올리지 않고 저온에서 관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아직은 사용 가능한(available) 수준인 게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twophotonMicro » 이광자 현미경으로 촬영한 뉴런의 모습. 이광자 현미경은 대략 1밀리미터 깊이까지도 투과해서 살아 있는 조직의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출처 www.physorg.com/news171638815.html / The Friedrich Miescher Institute for Biomedical Research, 설명문 위키피디아 참조



▶ 이광자/다광자 현미경의 영상기술에 주목 

(세포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이런 이미징 기법은 시스템 신경과학(system neuroscience)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요.


아니죠. 그런 테크닉이 없으니까 지금 할 수는 없고 그렇지만 그런 기술이 가능해진다면 더 나은 기술이니까 당연히 그쪽으로 많이 가겠지요.  [뉴런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니라 활동을 볼 수 있는 거죠. 지금은 전극으로는 많아야 몇 개, 아주 많아도 백 개의 뉴런을 보기 어려운 정도인데 이런 테크닉을 써서 천 개, 만 개의 뉴런을 볼 수 있다면 당연히 그쪽으로 이동하겠지요. 아직 보편화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실험들을 지금도 하긴 해요. 쥐나 고양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데, 문제는 아직 제한이 무지 많다는 거지요. 보편화되지 않고서. [저온 상태에서 하는 건가요?] 네, 레이저를 안 쏘는 경우도 있고, 아주 약한 빛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이광자라는 게 광자 두 개를 한쌍씩 쏜다는 뜻인가요?  


일단 이게 제 전공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는 2광자 현미경이라는 것은 2개의 광자가 동시에 도착하는 것을 탐지(detect)하는 현미경이라고 해요. 어떤 광자 2개가 동시에 어떤 각도로 도착했다는 것은 그게 샘플 안에서 한 점에서 반사해서 동시에 방출한 2광자가 동시에 도착하는 것을 탐지하면 그게 특정한 거리에서 특정한 소스에서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데요. 저도 잘은 모르는 건데.    


시스템 신경과학계에서도 이미징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게네요.  


높지요.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귀를 기울이고 있지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불확정성의 원리, 그와 비슷한 게 생물 분야, 뇌 분야에서도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완벽한 뇌의 이해에는 제약이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서도 연구를 계속하면서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 건가요?  


(웃음) 그건 모르죠. 연구의 한계를 미리 알고 연구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알면 당장 거기에 도달하거나 그게 만족스럽지 못하면 포기하거나 하겠지요. 모르니까 연구하는 거죠.    


네... 흔히 뇌에 대해서는 ‘최후의 프런티어’라고 하는 이런 수사를, 요즘에는 덜한데 2000년대 초에는 무척 많이 썼잖아요. 지금 생각할 때에 그런 말이 얼마나 유효하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그럴 것 같아요. 과학 분야에서는 이 이상으로 도전적인 연구과제가.... 물론 있겠지요. 제 생각에는 기후 이런 것도 굉장히 어려울 것 같고. 그런데 그건 문제가 달라요. 예를 들면 경제현상도, 기후현상도, 우주기원론, 이런 것들도 어려운 연구 분야이기는 한데 다른 건 뭐냐면, 그런 것들은 실험하기 어려운 현상들이에요. 국소적 현상은 실험할 수 있겠지만, 예를 들면 우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인류의 기원이 어떤 것인지, 그런 건 실험으로 규명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굉장히 복잡한 추론을 통해서 이론을 검증하는데. 어떻게 보면 뇌는 누구나 하나씩 다 갖고 있고 동물한테도 무한히 많이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실험할 수 있는 주제가  되는 것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이해하기 힘든 프런티어로 남아 있다 하더라도, 그 이유가 다른 거죠. 뇌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점 더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늘어나는 그런 대상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희망이 있다고 보는 거죠. 지금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기술이 나와서,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실험을 할 수 있다면...     


뇌 분야에서 던져지는 가장 큰 물음에는 뭐가 있나요?  


그건 사람마다 연구자마다 다르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이런 거예요. 생각이라고 하는 것, 인간의 사고과정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물질적으로 가능해지는 것인지. 그러니까 뇌의 작용과 인간 정신 작용의 관계가 무엇인지, 저는 그게 제일...    


▶ 동물실험, 수학모형, 분자생물학 어우러져야

복잡계 과학에서 그런 얘기 있잖아요, 창발 현상... 물론 복잡계 네트워크의 일종인 뇌에서도 그렇겠지요? [그렇죠] 뇌가 ‘뉴런의 총합’만이 아니라 링크나 관계 맺음...  


그렇지요. 시스템 뉴로사이언스 하는 사람들은 그걸 늘 염두에 두고 있지요. 제가 협력연구하는 사람들 중의 한 부류에는 이론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주로 그런 사람들이 다루는 문제들이 그런 거에요. 뇌를 비선형 역학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것이죠. 그러면서 채널이나 신경세포 하나하나의 작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을 시스템 전반적으로, 시스템 수준에서 설명하는 수학적 모델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지요,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에서는.    


그런 실험, 또 모형, 그리고 분자 차원의 규명,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야 종합 그림이 나오는 거네요.  


그렇지요. 뇌 연구를 두고서 '최후의 프런티어'라고 말하는 게 적합한 이유 중에 하나는 아마 그런 것 같아요. 다른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에 비해서 뇌 연구가 가장 크게 학제간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많이 얘기하거든요. 물리학, 심리학 지식도 당연히 필요하고, 경제학 이론도 필요하고. 요즘에는 컴퓨터과학도 많은 도움을 주어요. 제 생각에는 학제간 연구로는 뇌 과학이 가장 적합할 것 같아요.    


▶ 자유의지에 관해

뇌에 관해서는 인지철학 분야에서도 다루고.. 폭이 넓겠네요. 예전(2008년 4월)에 기사 쓴 것 중에 ‘우리에게 자유의지는 있는가?’에 관한 과학실험 기사("'나'의 의지인가, '뇌'의 명령인가")를 쓴 적이 있는데요. [리벳의 실험에 관한 것이겠지요?] 네...  독일 연구팀의 연구결과인데요, 피실험자들이 ‘내가 어떤 버튼을 누를지 결정했다’고 생각하며 버튼을 누른 순간보다 10초나 먼저 손가락의 움직임을 맡는 뇌 부위에서 신경 반응이 나타났다는 건데요. 의사결정 연구에 이런 주제와 관련되는 건 없나요?  


제 개인 생각으로는 많이 관련이 있다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 제가 철학을 깊이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과학 하는 사람들은 보통 결정론을 믿잖아요.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면 세상을 이해하는 방편이 된다고 보는 거니까. 그런 결정론과 인간의 자유의지(free will)라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잖아요. 자유의지는 인간의 물리적인 결정론(physical determinism)에서 예외가 되는 건지, 아니면 자유의지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 건지? 흥미로운 주제라고 많이 생각했고, 그리고 원숭이 홀짝 실험을 하겠다고 생각한 것도... 정말 사람이 랜덤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으로 실험할 때에 일반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사람들은 랜덤할 수 없다는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랜덤할 수 없다는 것은 사람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거라고도 생각해요. 자기선택이 이전의 자기행동과 상호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은 완전히 자기 의지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음을 어떤 의미에서 보여주는 것이거든요.

제 생각에는 자연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자유의지라는 개념 자체는 존재하지 않다고 볼 수 있을 테고, 왜냐하면 물리적인 원리에 의해서 되는 거니까요. 그런 면에서, 사람의 자유로운 행동에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규칙성(regularity)이 있을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런 자유의지 문제와 법적인, 윤리적인 차원에서 말하는 인간의 주체(agency)는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결과를 알고도 선택한 사람한테 책임이 있다고 말할 때에 그 사람이 책임을 피할 수 없는거죠. 그 사람이 자신의 행동이 자유의지가 아니라 물리적인 원리에 지배되어서 한 것이라고 변명을 할 수는 없지요.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한 윤리적인 도덕적인 책임은 다른 곳에 존재할 수 있거든요. 그게 정확히 어디에 존재하는지는 자연과학에서는 답할 수 없겠지만, 사회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 자연과학적 측면에서 증명되지 않는 자유의지라는 게 사회적인 측면이나 윤리적 측면에서는 요구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아무래도 이건 약간 주제넘은 얘기인 것 같은데요...

     


▶ 포유류 뇌의 디자인 원리는 동일...전전두피질은 큰 차이

중복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한 과학자로서 제한된 방법과 제한된 주제를 가지고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넓은 질문은 뭔가요?  


저의 개인적인 연구 목표 같은 걸 말씀하시는 거죠? 그런 거라면, 아까 말했던 게 저의 대답이기도 한데... 어떤 사고과정이 생물학적 측면에서 어떻게 실행되는지, 내 뇌가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완벽하게 대답을 못하겠지요. 앞으로 더 연구해도 조금 더 알아내는 것에 지나지 않을 텐데, 그러면서 나름대로 제가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지금까지 제가 한 연구 중에 많은 부분은 전전두엽에 관한 것이든요. 다른 포유류의 뇌와 영장류의 뇌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사람의 뇌에서도 다른 동물에 비해서 전전두피질이 크게 확장되어 있는데, 그 전전두피질이 어떤 다른 기능을 하는지. 

생각이라는 건 사실 그래요. 원숭이도 생각하고 쥐도 생각하고, 포유류의 모든 동물에서는 기본적으로 모두 뇌의 기본적인 디자인 원리(design principle)가 똑같거든요. 양서류 이상의 모든 동물은 대부분 다 팔다리 사지를 갖고 있듯이, 그렇게 해부학적으로 가장 근본적인 다자인 원리가 같듯이, 그런 식으로 다른 여러 동물 뇌를 보면 포유류 뇌의 기본적인 디자인 원리는 같다고요. 차이는 어느 부위가 더 크고 더 작냐가 다른 것이죠. 예를 들면, 좋은 컴퓨터에는 메모리가 많이 들어 있거나 하드디스크가 크거나 하는 식으로...


   brain2 » 출처 / http://www.aistudy.co.kr

뇌의 기본적인 구성이라면...  


피질, 소뇌, 탈라무스... 그런 구조가 10가지 정도 돼요. 그런 구성은 다 같거든요. 같은데, 전전두피질이 쥐에는 있어도 요만큼 이고 사람에는 엄청나게 큰 거에요. 이렇게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게 전전두피질이니까, 그러니까 생각을 한다 해도 쥐의 생각과 사람의 생각이 같지는 않은 거죠. 사람이 사람다운 생각을 하는 것은, 나이브한 추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뇌에서 가장 차이가 많은 차이가 나는 부위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실제로 그런지, 과연 그렇다면 전전두피질은 어떤 기능을 하기에,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다운 생각을 하게 하는지 이런 게 더 연구되어야 하겠지요.    


전전두피질이 그렇게 관심의 초점이 되면서도 많이 밝혀지지 않은 것은, 전전두피질 연구가 특별히 어렵기 때문인가요?  


어려움이 있지요. 가장 큰 건 이거예요. 대부분 동물들에서는 전전두피질이 아주 작아요. [그러니까 동물실험으로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네요.] 사실 많은 사람들한테서 그런 질문이 나오고, 더군다나 한국처럼 원숭이 연구를 하지 않는 그런 환경에서는 왜 굳이 원숭이를 써서 연구하려고 하느냐 하는 그런 질문이 나올 수 있거든요. 거기에 대한 대답을 지금까지 제가 조금씩 드려온 셈이에요. 뭐냐면 인간의 뇌와 나머지 모든 동물 뇌를 비교했을 때에 가장 많은 차이가 나는 부위가 전전두피질이란 말이에요. 그림을 하나 보여드릴게요.    


그런데 목 상태가 벌써 안 좋은데요. 이따가 동영상 촬영도 하셔야 하는데...  


(그림을 찾으면서) 저요? 지금 일부러 아끼고 있는데...  


전전두피질의 성분이 다른 겁니까? 어떻게 구분이 되나요?  


이 그림을 보세요. 전전두피질은 어떻게 구분이 되느냐 하면, 인간의 뇌를 앞뒤로 나누면 뒷부분의 뇌들이 주로... [물리적으로 분리가 되나요?] 아니, '기능적으로' 분리가 되는 거죠. 앞뒤라고 할 때에 중간에 깊이 파여 있는 골 같은 게 있어요(central sulcus). 그 뒷부분은 대부분 감각과 관련된 기능을 갖고요. 그 앞부분은 운동에 관한 기능을 갖고 있어요. 이 앞쪽을 전두엽이라고 하는데 거기 중에서 확실한 운동 기능을 갖는 부분을 빼면, 전전두엽 나머지 부분은 운동 피질인 거에요. 그러니까 전두엽 중에서 운동 기능을 갖지 않는 부분이 전전두피질인 거예요. (그림을 가리키며) 이게 사람의 전전두피질이에요. [이렇게 커요?] 네. 원숭이의 경우는 전전두피질이 전두엽의 절반 정도 되죠, 인간은 전두엽의 거의 대부분이에요. 그리고 쥐의 경우에는 전두엽은 있는데 전전두피질이 거의 없고. 전두엽 대부분이 운동 기능을 갖고 있고...  

prefrontal » 쥐, 원숭이, 사람의 뇌(왼쪽부터)에 표시된 전전두피질의 크기 비교.


지금까지 규명된 전전두피질의 기능은...  


가장 많이 얘기됐던 게 '워킹 메모리(working memory)'죠. 그게 뭐냐면 전화번호 1234-5678를 누가 얘기하면 그 정보를 단기간 저장하고 있는 능력이거든요. 그게 워킹 메모리인데요. 보통 숏텀 메모리, 단기기억이라고 말하기도 하거든요. 쥐도 워킹 메모리가 있기는 있지요. 미로 찾기 실험을 하면 한번은 왼쪽 가고 한번은 오른쪽 가고 그런 것을 기억할 거 아니에요. 그런 미미한 단순한 상황에서는 단기기억을 하지만, 전화번호 열 자리 기억은 못하겠지요. 워킹 메모리라는 것이... 전전두피질의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단기기억이 완전히  없던 게 생겨나는 게 아니라 단기기억에 저장하는 정보의 종류와 양, 그리고 그런 정보를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하게 이용하는 능력, 그런 것들이 거기에 비례에 늘어난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전전두피질이 정말 전부 다 워킹 메모리라고 보는 게 좋은 이론인지에 대해서는... 물론 저희 실험실에서 보여준 것들이 그게 다 워킹 메모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이 워킹 메모리 식으로 해석한다면, 원숭이가 선택한 다음에 결과가 어떠했는지 기억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봤다고 말할 수도 있고, 양과 시간에 관한 기억을 단기기억에 저장하는 거라고 말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저희 실험실에서 한 그런 것들도 다 워킹 메모리 실험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거죠.


     

▶ "기초-응용과학 구분을 연구지원 기준으로 삼는 건 위험"

그런데 그런 선택은 어디에서 일어나는 건가요?  


그러니까 (전전두피질의 기능을 워킹 메모로만 보는 이론으로는) 그걸 다 설명하지 못하는 거에요. 워킹 메모리가 메모리 개념이기 때문에 무엇을 저장한다고 설명하기에는 좋은 것이겠지만...  

story6.jpg저도 왜 워킹 메모리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이유는 모르는데, 좌우지간 이 분야에서... 사실 이 연구실도 제가 이곳에 오기 이전에 패트리셔 골드먼-래킥(Patricia Goldman-Rakic, 옆 사진)이라는 분이 쓰던 연구실이에요. 사실 제가 이 여자 분의 웹사이트 하나를 만들려고 하는데, 이 분이 패트리셔 골드먼-래킥인데 2003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당시에는 전전두엽 연구자로는 이 분을 가장 높게 쳤거든요. 이 분의 연구실이 이곳이었는데, 이 분에 대해 제가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이 분의 실험실 절반 정도를 제가 지금 쓰고 있거든요. 이 분이 전전두피질의 주된 기능은 워킹 메모리라고 주장하셨던 분이에요. [인연이 깊네요] 인연이 깊지요. 제가 여기에 온 것도 전전두피질 연구를 막 시작할 즈음에 이 분이 돌아가셨고, 그리고 저희 학과장이 이 분의 남편이거든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원숭이로 전전두피질 연구를 하는 게 제가 이 분과 여로 모로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에 저를 뽑은 게 아닌가 생각해요. 제가 예일대에 오게 된 것은 그래서 인연이 깊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워킹 메모리라는 개념이 전전두피질을 설명하는 데 많이 썼던 개념 중 하나예요. 전전두피질에 관한 이론들은 굉장히 많아요, 책들도 많고요. 쟁쟁한 이론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이 해결하지 못한 것이... 저는 뇌의 전체 기능을 '의사결정 하기(decision-making)'라고 보니까, 그렇게 볼 때에 아직까지는 전전두피질이 의사결정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데에는 굉장히 불충분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나름의 연구 목표는 인간의 정신사고라는 것이 뇌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보자는 것이 큰 주제이고, 좁게 보면 전전두피질에서 그런 게 어떻게 일어나는지,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런 것을 알아보자는 거죠.


조금 쉬었다가 전전두피질에 관해 조금만 더 여쭙고서....  최종 인터뷰용 질문을 정리해서 메모로 드릴게요. ...아, 일반 독자들한테 가장 하고 싶은 얘기는 뭐에요?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면?  


한국 독자들한테 말하는 것이죠?    


네...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뇌에 대한 오해라든지...  


오해라면, 이런 게 있는데... 보통 뇌를 3분의 1만 쓴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건 완전히 근거없는 거거든요. 그게 보통 사람들이 갖는 가장 큰 오해인 것 같아요. 제 짐작으로는 이런 것 같아요. 한 100년 전에 뇌를 연구했을 때에, 보통 뇌의 영역을 나눌 때에, 여기는 시각 관련 부분, 여기는 운동 관련 부분, 이런 식으로 나누다보니까 남는 부분이 많으니까 그런 게 생각하게 된 게 아닌가 해요.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그리고 한국 사람한테 이런 기회에 제일 하고 싶은 얘기는 사실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이런 구분이 굉장히 위험한 구분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과학 연구를 할 때에 이게 사람들한테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에 따라 연구를 하고 안 하고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과학하는 사람들한테는 자연현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근본 원리를 묻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하는 건데. 그런데 이런 연구를 해서 돈 되는 게 뭐냐, 뭐가 나오냐 이런 것을 물어보고 그에 대한 대답을 연구과제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많은데, 물론 제가 기초과학 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나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데 이런 얘기들이 왜 현실에서는 안 통할까요?  


안 통하는 게 당연하죠. 과학을 평가할 때에 경제적 효용 가치가 아니라 아니라 과학의 질이라는지 얼마나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지를 평가해야 하는데, 그런 평가를 하려면 실용적인 연구의 결과물(output)을 재는 것에 비해서 훨씬 더 논쟁적이고 또 그런 것을 제대로 평가할만한 학자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렵겠지요.   그렇지만 그런 것을 해줄 수 있는 파이어니어들을 사회가 잘 인정하고 거기에 귀를 잘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역할을... 일본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비해서 기초신경과학 연구를 깊게 하고 폭도 넓은데, 그렇게 된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해보면, 물론 역사를 기술하는 전략이나 형식이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늘 뭔가 특이한 사람들이 몇몇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하기 힘든 연구를 밀어부친다는지. 그런 사람들한테 힘이 많이 집중되고 또 그런 사람들이 지닌 영향력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연구기관의 토대를 만들거나 좋은 사람을 훈련시킨다든지 아니면 해외 사람들을 끌어들여 조직을 잘 만든다는지. 그 이후 사람들이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에 성공적인 사례들이 있거든요.     네... 조금 쉬었다가 하지요.    


[10분가량 쉬다.]      



▶ 신경과학계의 도전과제, 베스트 3은?

장시간 이렇게 열정적으로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전전두피질에 던지고 있는 물음들이, 교수님이 던지는 물음들, 그리고 신경과학계가 던지는 물음들이 간추리면 어떤 게 있을까요?  


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걸 다 어떻게 정리를...    


여러 질문들 중에 베스트 3만을 뽑는다면.  


베스트 3 뽑는다면 ...이런 식으로 뽑을 수 있을 거예요. 아까 말씀드린대로 워킹 메모리가 첫 번째 주제가 될 수 있을 거고요. 그런 실험의 공통적인 특징들이 이런 거예요. 전전두피질이 어떻게 워킹 메모리 관련된 기능을 수행하는냐 하는 것이죠. 전전두피질과 관련된 모든 연구들의 공통점은 이런 거예요. 사람이나 동물들이 만들어내는 행동들 중에 어느 일정한 부분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종의 반사거든요. 동물적인 반사죠. 눈에 바람을 불면 감게 되고. 그런 반사들이 척수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반사들도 있지만, 많은 행동들은 바운터리 액션(voluntary action)... [능동적인 행동?] 네, 그런 능동적인 행동들 중에도 반사 같은 그런 행동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어디에서 소리가 빵 하고 나면 고개가 돌아가고 이런 것은 반사는 아니고 능동적인 행동이거든요. 왜 능동적인 반응이냐 하면, 군대에서 차렷 하는 순간에 누가 툭 쳐도 안 돌아보잖아요. 자기가 콘트롤 한다는 것이거든요. 반사 같지만 사실은 능동적인 행동이거든요. [뜨거운 것을 만질 때에 앗 뜨거 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반사이지만 이와 다른...] 네, 우리가 말하는 조건반사라는 것은 사실 능동적인 행동을 말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반사 같다는 거죠. 그런데 그런 조건반사의 특징이 뭐냐면 자극이 들어오면 그 자극에 의해서 어떤 행동이 나갈 건지가 이미 많이 결정되어 있는 거예요. 자극과 반응 간의 관계가 비교적 단순하고 그런 비교적 단순한 행동들은 대뇌에서 어떻게 콘트롤 하는지 그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그것보다 더 복잡한 행동들은... [의사결정?] 특히 의사결정에 관한 행동들은 어떤 행동을 선택하기 위해서 여러 정보들을 고려해야 하는데 어떤 정보는 당장의 자극이 아니라 10초 전에 내가 누구한테 들었던 정보라는지 10초 전에 컴퓨터에서 봤던 정보라는지 그런 것을 기억하고 있다가 지금 행동을 선택할 때에 반영하는 경우, 그런 경우에는 바로 워킹 메모리가 필요한 거죠. 그래서 전전두피질을 연구할 때에 워킹 메모리가 중요한 거죠. [해마는 단기저장 아닌가요?] 해마는 장기저장이에요. 해마가 손상되면 단기기억은 손상되지 않는데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데 장애가 생겨요. 해마가 없으면 장기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을 잃게 돼요. 해마 연구자들은 해마가 다른 뇌 부위에 장기기억이 형성되는 것을 조절, 콘트롤한다고 보지요.

그래서 베스트 3의 하나는 워킹 메모리에 관한 것이고요. 베스트 3의 다른 하나는 반사 같지 않은 다른 종류의 좀 더 융통성이 있고 그런 융통적인 행동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게 뭐냐면, 행동이 당장의 자극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게 아니라 지금 사람들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어떤 규칙, 예를 들면 한국에서 따라야 하는 사회적 규칙과 미국에서 따라야 하는 사회적 규칙이 다르잖아요. 그리고 집에서 생활하는 방식과 실험실에서 생활하는 방식과 다르고 친구들과 놀 때 얘기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런 식으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다른 식의 행동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런 것에도 전전두피질이 많이 관여한다고 생각해요. 전전두피질이 병에 의해서 손상되면 사람들이 그렇게 유연하게 상황에 맞게 행동을 변화하지를 못해요. 그런 게 두 번째 예라고 들 수 있고.
세 번째는 우리가 연구하는 것과 관련이 깊은 건데 어떤 행동을 했을 때에 그 행동이 적합하지 않는 행동이라는 피드백을 받을 때에 그 행동을 바꿔나가는 것이 인텔리전트한 행동에서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런 것들이 또 전전두피질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요. 이 세 가지가 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에요. 그냥 들어오는 자극에 대해서 반응하는 게 아니라...

     

▶ "사람 다운 생각은 전전두피질에서 생겨난다고 봐요" 

공통적인 것은 상황, 맥락, 이런 것과 관련이 있는 거네요. 융통성, 피드백 등 이런 것들이 다, 결국에는 사회성과 관련된 거네요.


사회성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되는 거고요. 사회성 자체는 아니지만. 또 이런 부분들이 손상을 받으면 행동이 점점 더 원시적이 되는 거지요. 그냥 자극에 의해서 콘트롤이 되고 앞일을 내다보지 못하고, 그리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인간이 시간 속에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것도...  


그런 것에도 다 전전두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요.    


이게 전전두피질에만 관련되는 건 아니겠지요.  


전전두피질이... 이런 기능들을 연구하려면 전전두피질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가 없어요. 대뇌의 다른 부분들은 좀 더 자극에 관련한 정보를 처리하거나 운동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데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전전두피질은 다른 부분에 비해서 굉장히 섬세하죠. 그래서 사람으로 연구하기도 어렵고 동물로 연구하기도 어려워요.    


조건반사는 전전두피질에서 관여하는 건 아니지요?  


말이 그렇지, '조건반사'라는 말이라는 게 적용하기에 따라서는 인간의 모든 행동이 다 조건반사라고 보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그 말을 할 때에는 조심해야 해요. 그러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아까 피아노 예를 들었는데, 처음에 사람들이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처음에 몇 번 할 때에는 예를 들면 직장을 바꾸거나 이사를 했을 때에는 처음에 가보는 길에서 운전할 때에는 매번 돌 때마다 길 확인하고 신호를 확인하고 신경 써서 하잖아요. 몇 년 되면 다른 생각 다 하면서도 가잖아요. 처음에 올바른 행동을 선택하기 위해서 매 턴마다 모든 정보들을 종합해서 맞는 행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전전두피질이 많은 관여를 하는 거에요. 이게 매번 반복되면 콘트롤하는 게 전전두피질을 떠나서 좀더 단순한 정보를 처리하는 부분으로 서서히 이동(transfer)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모든 행동들이 다 조건반사라고 볼 수 있는데 왜냐면 자극에 의해서 조금씩 조절되기는 하는 거니까. 하지만 처음에는 많은 정보들을 신경을 많이 써서 처리하지만, 선택된 행동을 계속 반복하다보면 나중에는 자동적으로 하게 되거든요. 그러다보면 뒤에 가면은 그런 일은 전전두엽에서 하는 일이 아니에요.    


흔히 의미를 확장해 말하면 전전두피질이 인류 문명을 만든 물질이라 이런 얘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기가 쉽지요. 특별한 무슨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인류 문화가 진화하는 과정을 봤을 때에 이노베이션을 하고 행동을 바꿔나가는 이런 과정으로 본다면 전전두피질이 아닌 다른 뇌 부분들의 작용과는 맞지가 않아요. 그런 점에서 볼 때에도 문명 발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게 전전두피질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요.    


뇌 전체 중에서 차지하는 크기는?  


크기요? 대뇌피질 전체의 4분의 1, 3분의 1 정도 되지 않을까요? 정확한 건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    


전전두피질만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많을 텐데요, 전전두피질 연구자들은 fMRI(뇌기능 자기공명 영상)를 많이 하고, 아니면 동물실험 하는 사람들도 있고...  


실험하는 사람들은 원숭이를 대부분 많이 쓰지요.      



▶ 동물권과 원숭이 실험에 관해

동물복지와 관련해서... 전극실험, 이건 사진을 보면 혐오와 두려움을 자아낼 정도로 좀 충격적이잖아요. 원숭이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물이기도 한데, 쥐 머리에 전극 꼽고 하는 실험과는 느낌도 다르고 [느낌이 다르죠.] 그래서 동물권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런 사진을 대표적으로 많이 보여주잖아요. 원숭이 독성실험 사진이나 이런 것을. 그런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연구자로서 연구자 입장에서 하실 얘기도 있을 텐데.  


그걸 어떤 식으로 얘기를 해야 할지 참 모르겠는데... ... ...제가 생각할 때에는 이런 것 같아요. 뭐냐면 영장류는 일단 사람들 하고 해부학적으로 공통점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우리가 동물의 권리를 생각한다면 다른 동물들에 비해서 영장류가 우선적으로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제가 생각에는 일리 있는 주장인 거 같거든요. 그런데 반면에 딜레마가 뭐냐면, 사람과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원숭이 실험을 했을 때에 얻어지는 가치가 다른 동물 실험에서 얻어지는 가치에 비하면, 사람의 건강이라든지 인간의 도움이 되는 가능성이 그만큼 더 많은 거예요. 특히 전전두피질 이상으로 나타나는 사람의 질환이나 장애가 엄청나게 많거든요. 정신분열증도 그렇고 우울증도 그렇고, 강박장애(OCD)도 그렇고... [강박장애?] 어떤 생각을 계속하는 것이고 어떤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것들인데 이런 것도 전전두피질 장애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어쨌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전전두피질 자체가 단순한 자극이나 운동과 관련되지 않은 복잡한 정보처리 과정과 관련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좀더 복잡한 정신적인 장애들은 전전두피질 장애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많아요. 그랬을 때에 그런 원인을 궁극적으로 이해하려면 영장류를 가지고 연구하는 게 굉장히 필요하지요. 그런 혜택이 있기 때문에 그런 실험을 하는데, 실험할 때에 연구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게 연구에서 필요한 이상으로 동물들을 괴롭히지 않도록 신경써야 해요. 한국에서도 그렇겠지만 그렇게 하도록 법이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실험에서 필요한 이상으로 동물을 학대하거나 괴롭힐 수는 없거든요. 실험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윤리적인 책임,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지켜서 연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윤리적인 가이드라인이 자유로운 실험에는 장애가 된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나요?  


장애가 되기도 하지요. 왜냐하면 그러다보면 관료주의화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자연적으로 그렇게 되니까 그걸 막기는 어렵거든요. 그렇게 되면 실험 과정에서 연구 절차를 바꾸고 그런 과정들이 절차적으로 복잡해지기 때문에 연구하는 데에 장애가 되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아까 말한 동물의 권리라는 면에서 볼 때에 그런 것들이 균형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지요.    


복잡하고 그러면 다른 분야로 연구주제를 바꾸는 건 생각하지 않으셨어요.  


안 해 봤어요. 물론 충동을 느끼기는 하지만 그런 생각까지는 안 해 봤어요. 충동을 느끼기는 해요. 사실 가이드라인 때문만이 아니라도 영장류 대상으로 실험하는 게 쥐 같은 작은 동물 연구하는 것보다 어려워요.      



▶ 100년 된 현대 신경과학의 역사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뇌 과학을 연구한 게 언제부터인가요? 보통 뇌 과학 교과서에서 연구 역사를 어디에서 시작하나요?  


대체로 10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1890년대와 20세기 초에 들어오면서 뇌를 연구하는 기본적인 틀이 마련된 것 같아요.    


해부학적으로는 더 오래됐겠지요?  


아뇨, 해부학적으로 보더라도. 예를 들면 카할(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 Santiago Ramon y Cajal) 같은 사람들이 뇌의 세포 구조, 형상을 현미경으로. 예를 들면 소뇌의 뉴런은 이렇게 생겼고 망막의 뉴런은 이렇게 생겼고 그런 것들을... 지금 찾아보니까 1852년에 태어나서 1932년에 사망한 사람인데요, 신경과학자 중에서 비교적 초기에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에요.    


그 100년을 훑어보면 가장 큰 사건으로는 어떤 게 꼽히나요? 큰 흐름이 어떤 것이었는지.   이 지난 100년을 통틀어 신경과학의 가장 큰 업적이라면.... 우아, 그건 진짜 어려운 질문인데요... 그건 밥 먹으면서 한번 생각해보죠.    


 

■ 점심식사 이후 최종 인터뷰 중에서 발췌


# 1.

전전두피질 연구를 위해서는 영장류 대상의 실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요. 한편에서는 동물복지권과 관련해 동물실험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에 있는데. 특히 미국에서 그런데요.. 어떤 상황인지요?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말씀하신대로 영장류를 연구 동물로 선택한 이유가 영장류가 사람과 유사성이 많기 때문에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에, 바꿔 말하면 동물들이 기본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을 한다면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도 영장류인 거죠. 그래서 영장류를 연구 대상으로 선택해서 연구하는 사람들은 다른 쥐나 곤충이나 사람과 덜 닳은 동물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그런 연구가 정말 인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인지 철저하게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실험이라고 판단해 실험을 하더라도 동물의 복지라든지 필요 이상으로 동물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절차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연구자 스스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생각을 하고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유럽의 일부나 미국의 일부에서 보면 동물의 권익을 옹호하는 집단들의 행동을 보면 비이성적인 방법을 써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동물권리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로서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당연히 느끼실 텐데 그 가치 있음은 어떤 건가요?


그러니까 뇌의 전전두피질 같은... 사람들이 그 기능을 잘 이해하고 있지 않은 부분을 실험을 해서 그런 뇌의 기능을 자세하게 이해했을 때 그런 것으로 인해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궁극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치료하는 방법을 새로 개발하는 데에 그런 지식이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그런 것들을 생각해봐야 겠지요.

그리고 그런 문제는 사실 연구자 개개인이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포유류 실험을 할 때 특히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할 때에는 대학 자체 내에 설치되어 있는 기관심의위원회에서, 수의사를 포함한 여러 명의 위원회에서 다 심사하게 되어 있어요. 연구자 임의로 실험할 수 있는 건 아니지요. 대학 위원회에서 심사를 받아야 하고요, 또 연구비를 주는 정부기관에서도 다른 동료 과학자들도 심사하기 때문에, 만약에 경우에 잘못된 연구자가 필요없는 실험을 하는 경우가 완전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필요 없는 실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들은 최소한 미국의 경우에는 잘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지요.


   

# 2.

뇌 연구 일반에 관해 여쭐게요. 흔히 신경과학 교과서 정도 되는 책에서는 얘기되는 신경과학의 본격적 시작인 대략 언제부터인가요?  


뇌에 대한 관심은 아주 수 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과학적인 방법을 써서 체계적으로 뇌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대략 10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당시에 현미경을 써서 뇌세포의 구조를 정밀하게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신경세포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전기적 신호와 화학적인 신호들이 어떻게 이용이 되었는지 이런 근본적으로 중요한 연구들이 시작된 게 100년 전쯤이니까, 아마도 그때부터 현대 신경과학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100년 동안에 신경과학 연구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짧게 얘기하기는 불가능할 것 같고, 그러면 100년 전의 뇌에 대한 인식과 지금 뇌에 대한 인식 그 사이에는 어떤 주요한 변화, 차이가 있을까요?  


100년 전 당시 사람들이 뇌에 대해 갖는 이해 수준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막연히 추측해보면 당시에 뇌에 대한 상식적인 지식들과 21세기 초반 우리 뇌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뇌에 대한 이해를 비교해보면,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차이점은 인류 역사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던 인간의 마음이라는지 인지나 기억 이런 복잡한 정신작용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정신작용들이 뇌에서 물리적인 현상으로 연구를 해서 이해할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들이 지난 100년 동안 많이 쌓이게 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 같아요. 100년 전에는 인간의 정신이 완전히 물리적인 기초에 바탕을 두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관해서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인간의 정신과정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물리적인 기초에 바탕을 두는지 아주 자세하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윤곽은 잡혀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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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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