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위터 잘 챙기면 전염병 조기대응 할 수 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콜레라 발병 상황 연구
"소셜미디어 정보가 정부 공식발표에 2주 앞서".. 보완적 활용 필요
비브리오 콜레라의 전자현미경 사진. 국제백신연구소 제공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기반의 뉴스가 전염병의 초기 발병·확산 상황을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먼저 그리고 상당히 정확하게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중이 폭넓게 참여하는 소셜미디어도 전염병 위기 대응 체계에서는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쓸모 있는 정보의 출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하버드의대 소속 연구자들은 지난 2010년 1월 아이티 대지진 이후 콜레라 전염병의 발병 초기 100일 동안에 나타난 인터넷 기반 정보와 트위터의 ‘비공식 정보’를 분석해보니 “비공식 정보 출처들에 나타나는 트렌드는 시간 흐름으로 볼 때에 공식 사례 데이터와 의미있는 상관성을 보여주었으며 최대 2주일 앞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분석논문은 아이티 대지진 2주년을 맞아 펴낸 <미국 열대의학과 위생 저널(AJTMH)>의 특별기획 논문 중 하나로 실렸다. 아이티에서는 지난 2010년 1월11일(현지시각) 규모 7의 대지진이 일어나 22만 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뒤이어 전염병 콜레라가 확산하면서 7000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조사와 분석을 위해 연구팀은 지구촌의 질병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웹 기반의 도구인 헬스맵(HealthMap)을 활용했으며, 아이티의 콜레라 발병 상황과 관련한 블로그나 온라인 뉴스 같은 인터넷 기반 정보 4600여 건과 트위터에 실린 정보 18만8천여 건을 분석했다.
세계 각지의 전염성 질병 발생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헬스맵'의 첫 화면.
이런 분석을 거쳐, 연구팀은 거의 즉시 접할 수 있는 인터넷 기반 뉴스나 소셜미디어의 콜레라 관련 정보들은 공식 출처를 통해 배포되는 사례 보고나 숫자와 매우 가깝게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비공식 정보들은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최대 2주일이나 더 일찍 나타났다. 이런 시간 지체는 보고, 확인, 판단의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전통적인 공중보건 체계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1저자인 루미 춘나라(Rumi Chunara)는 톰슨로이터재단의 뉴스 서비스인 <얼러트 넷>의 보도에서 “(인터넷 뉴스와 트위터 정보들은) 정부 보건장관의 감시보고서 발표보다 길게는 2주일이나 앞서서 콜레라 발병에 관한 값진 정보를 얻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논문 초록에서 연구팀은 “비공식 미디어에서 나온 데이터는 일반적으로 거의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어, 전염병의 동역학에 관해 더 일찍 평가할 수 있다”며 “질병 동역학을 제때에 평가해야 할 때에 발병 단계에서 비공식 데이터는 공식 데이터와 함께 보완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이티 전염병자문시스템의 사무총장인 제임스 윌슨은 제3세계 과학 뉴스네트워크인 <사이데브(SciDeV>의 보도에서 "트위터 같은 정보원천들은 현장 대응인력을 서로 연결하는 데에 유용하다"면서도 "하지만 현장 확인작업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트위터가 발병에 관한 제1의 정보원천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며 부정확한 정보의 유통 가능성도 경고했다.
한편, 이번 연구처럼 사회연결망에서 무수하게 생성되는 사회적 데이터를 활용해서 전염성 질병의 현황을 파악하는 방법(데이터 과학, Data Science)은 지난 2009년 인터넷 검색기업 구글이 선보인 바 있다. 구글의 연구팀은 검색엔진에 입력되는 인플루엔자와 관련되는 특정 검색어들의 검색빈도 추세를 주로 분석해서 특정 지역의 인플루엔자 발병 상황을 정부의 공식 조사보고서보다 훨씬 더 일찍 파악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이런 연구개발의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논문으로 발표해 주목받았다. (구글의 '독감 트렌드' 통계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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