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사람에겐 서로 다른 체향이 있다고 하던데 무슨 향인 거죠? 그 향은 몸에서 나는 향(냄새)인가요, 아니면 옷이나 기타 습관으로 생긴 향인가요?(독자 imseven7@naver.com)


 

a20121022.JPG » 뉴시스 이 칼럼에 질문하는 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었습니다. ‘답은, 어쩌면,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는 것이지요. ‘아이엠세븐’님의 질문 답변은 고개만 돌리면 코를 댈 수 있는 겨드랑이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크게 숨을 내쉰 뒤 오른팔을 들어 겨드랑이에 깊이 코를 담그시기 바랍니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쉬시지요. 아이디대로 7살이라면 아직 젖내가 다 빠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성별 변수도 있습니다. 제 여자 조카 가율이는 아이엠세븐님처럼 딱 7살입니다. 굉장한 새침데기라 점수 따기 어렵습니다. 저는 목말 태워 말처럼 달리기, 이불 가운데 가율이를 놓고 양끝을 손으로 잡고 들어올려 ‘이불 그네’ 만들어주기 등 주로 육체노동으로 환심을 삽니다. 그래서 가율이 냄새를 간혹 맡습니다. 혹시 녀석이 방귀를 뀌지 않는다면 두부(?) 같은 약간 차가운, 밋밋한 냄새라는 기억입니다.^^

간혹 비누 냄새가 날 때도 있지만. 그럼 가율이 냄새와 지금 지하철에서 제 옆자리에 앉은 운동복을 입은 남자 중학생의 역겹고 더러운, 기분 나쁜 기름 냄새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몸일까요, 옷일까요, 기타 습관일까요.

 

과학실험의 방법 중 하나는 ‘환경을 통제한 상태에서 제한적으로 변수를 준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시키는 대로 하면 아이엠세븐님의 체취의 몇 가지 핵심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다 제거하는 변수를 줍니다. 부끄럽게 생각하지 마시고 전부 다. 그리고 샤워를 합니다. 조용히 물기만 닦고 새로 마트에서 막 사온 새하얀 요를 깔고 다 벗은 상태에서 주무세요. 그 상태로 이틀 동안 내리 주무세요. (변수를 제한하기 위해 변은 참아야 합니다.) 이틀 뒤 무엇보다 새하얀 요에 얼굴과 머리가 닿았던 부분이, 마치 기름종이처럼 노란색으로 변색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된 책 냄새 같은 기름내가 나겠지요.


사람마다 다른 냄새가 옷에서 생긴 향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독자님의 사고력은 7살스러운 자연발생설입니다. 옷 자체는 고유한 냄새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의심스러우면 당장 백화점에 가세요. 아무 옷이나 한 벌 사세요. 그걸 그냥 방에 일주일 걸어놓으세요. 냄새,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습관은 중요합니다. 발씻기는 발 냄새에 바로 영향을 줍니다. 음식과 체취의 관계는 여러 요리사의 언급에 비춰보건대 사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냄새, 그 은밀한 유혹-냄새의 문화적, 과학적 연구>(피트 브론 지음, 까치 펴냄)에 일부 답이 나와 있군요. 체액냄새설입니다. 남성 페로몬 안드로스테론과 여성 페로몬 쿠뮬린이 체취에 영향을 준답니다. 여성들은 이 두 가지를 다 갖고 있다는군요. 소변, 남자들의 겨드랑이에서 안드로스테론이 발견됩니다. 여자들이 사과를 반으로 잘라 양쪽 겨드랑이에 끼고 춤을 추다가 파트너에게 권했더니 성적 충동을 느꼈다는군요. 그러나 아이엠세븐님이 커서 20살이 되면 페로몬으로 유혹하기보다, ‘조르지요 어머니’ 등의 향수를 쓰시길 권합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출처 한겨레21 http://h21.hani.co.kr/arti/reader/together/331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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