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우주팽창 시뮬레이션, 암흑에너지 밝혀줄까

스위스 등 연구진, 아인슈타인 중력이론 반영한 시뮬레이션 발표

기존 뉴턴 중력이론 시뮬레이션에 비해 새로운 우주론 규명 주목


00Uexpansion1.jpg » 뉴턴 중력이론 대신에 아인슈타인 중력이론에 기반을 두어 시공간 변동과 중력파 개념을 반영한 새로운 우주 팽창 시뮬레이션의 연산결과 사례들. 출처/ arXiv.org


주는 팽창하고 있다.

Raisinbread.gif » 우주 팽창을 설명해주는 비유 그림. 빵에 박힌 건포도들 간의 거리가 빵이 부풀면서 멀어진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은하들 간의 거리가 멀어짐을 보여준다. 출처/ Wikimedia Commons 1929년에 처음 찾은 그 증거는 미국 천문학자 허블(Edwin Powell Hubble: 1889-1953)이 다른 은하의 빛 스펙트럼에서 찾아낸 ‘적색편이’ 현상이었다. 은하 빛의 스펙트럼에서 적색으로 치우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지상 관측자한테서 점점 멀어지는 은하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이 길어지기 때문이었다. 이런 빛 스펙트럼의 ‘적색편이’는 다른 은하가 지구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즉 우주가 전체적으로 팽창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서 받아들여졌다. 점들이 그려진 풍선을 불면 풍선이 팽창할 때 표면의 점들이 서로 멀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허블이 발견한 ‘우주 팽창’은 이후에 팽창하는 우주대폭발(빅뱅)우주론의 근간이 되었다. 지금 우주론은 ‘우주 가속 팽창’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우주는 어떻게 팽창하고 있을까, 어떻게 팽창해 왔을까?


우주 팽창을 보여주는 데에는 여러 우주론 모형과 시뮬레이션이 쓰이는데, 최근에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 이론의 시공간 개념을 반영하는 더욱 정교한 우주론 시뮬레이션이 새로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등 소속 연구진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낸 논문(“General relativity and cosmic structure formation”)에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 즉 시공간 역동과 중력파의 개념을 반영하는 새로운 시뮬레이션(“지볼루션(gevolution)”으로 명명)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네이처 피직스 논문, 먼저 발표된 아카이브 논문). 이전까지 우주 팽창 시뮬레이션이 대부분 뉴턴 중력이론에 근간을 둔 데 비해, 이번 시뮬레이션은 훨씬 복잡한 시공간과 중력파 개념을 반영하는 아인슈타인 중력이론에 근간을 둔 것이라는 점에서 최근 중력파 신호 검출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현재의 많은 우주 모형들이 존재하지만, 그 시뮬레이션은 일반적으로 뉴턴 중력이론에 기반을 두어 만들어졌다. 그러나 새로운 도구는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 이론에 기반울 두어 과학자들이 훨씬 더 넓은 범위의 모델들에 기반을 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더 가디언> 보도)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의 보도를 보면, 아인슈타인 이론에 좀 더 근접한 새로운 우주 팽창 시뮬레이션은 여러 장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우주 구조를 설명하는 데에 뉴턴 물리학의 시뮬레이션에 비해서 새로운 시뮬레이션이 좀 더 높은 정확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 그리고 뉴턴 물리학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못한 작은 규모의 예외 현상들에 대해서도 새 시뮬레이션이 모사할 수 있다는 점이 그런 장점으로 꼽힌다.


그 덕분에, 우주 가속 팽창을 일으키는 에너지로 설명되는 이른바 ‘암흑에너지’를 연구하는 데에도 새로운 시뮬레이션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주 에너지의 70%를 차지하며 우주 가속 팽창을 일으키는 에너지로 알려졌으면서도 여전히 그 정체가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암혹 에너지’가 우주 팽창을 좀 더 정교하게 모사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에서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 중력이론 기반의 새로운 시뮬레이션을 충분히 가동하는 데에는 뛰어난 컴퓨터 연산 능력과 더 많은 연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뮬레이션은 뉴턴 중력이론 기반의 시뮬레이션과 더불어 각자의 장단점을 살려 함께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더 가디언>은 전했다.


다음은 이 논문의 앞부분에 실린 요약문(초록)이다.


수치 시뮬레이션(numerical simulation)은 우주론에서 구조 형성의 복잡한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다재다능한 도구이다. 그 과정은 주로 거시 규모에서 지배적인 힘인 중력에 지배된다. 일반상대성이 정식화한 이래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 구조 형성에 대한 수치 시뮬레이션의 코드[프로그램]는 여전히 뉴턴 중력이론을 채용하고 있다. 이런 근사접근법은 첫째 중력장이 약하다는 점, 둘째 그것이 비상대론적 물질에만 출처를 둔다는 점, 이렇게 두 가지 점에 의존한다. 첫 번째 것은 우주론의 규모에서 제대로 정당화되는 듯하지만, 두 번째 것은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우주의 “암흑” 성분들(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성격을 드러내는 데에 제한적이다.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일반상대성에서 일관되게 도출되는 방정식을 사용하는 우주 구조 형성 시뮬레이션을 제시한다. 우리는 순수한 뉴턴 이론의 틀에서는 얻을 수 없는 표준적인 차가운 암흑물질(CDM) 우주론를 지지하는 작은 규모의 상대론적 효과를 자세히 규명했다. […] 이처럼 개념에서 투명한 접근법은 일반성이 크기에, 역동적인 암흑에너지나 따뜻한/뜨거운 암흑물질를 다룬 모델의 시뮬레이션부터 중심 붕괴(core collapse) 초신성 폭발에 이르기까지 뉴턴 이론의 접근이 실패하거나 부정확해지는 여러 가지 조건설정(settings)에 응용할 수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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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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