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주목받을 지구촌 과학뉴스는?

박소윤, 이은지 2013. 01. 11

00univ.jpg


2013년에는 어떤 과학 이슈들이 있을까요? 새해를 맞아 지구촌에서 한 해 동안 주목받을 만한 과학 뉴스를 전망하는 보도가 해외의 여러 과학 전문 매체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올해에도 많은 매체가 기후변화의 새로운 징후, 우주 탐사와 관련한 새로운 소식들에 주목했습니다. 또 정신질환을 정의하는 정신의학 진단 편람(DSM)의 개정판이 오랜 준비 끝에 오는 5월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있고, 배아줄기세포 임상시험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는 뉴스 전망도 또한 눈에 띕니다. 뇌 영상 기술이나 인체 미생물 지도도 올해 흥미로운 뉴스가 될 듯합니다. 또 서구 사회에서 동물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며 사회와 과학계에서 주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매체들이 전하는 올해의 과학 뉴스 전망 가운데, 사이언스온 독자들과 함께 미리 감상해 볼만한 과학계 뉴스 10가지를 골라 정리해보았습니다. [이은지, 박소윤]


00artic.jpg » 2012년 사상 최소를 기록한 북극의 얼음 면적. 노란색은 1979~2000년의 평균 면적이다. 출처/ 미국립빙설자료센터

■ 계속되는 기후변화 이슈

지난해에도 북극에서 기록적인 온난화가 나타나 북극 얼음이 대량으로 녹았다는 뉴스가 주목을 받았는데요, 올해에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에 대한 경각심과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극의 기온이 오르다보면 어디서 태풍이 올지 결정하는 제트기류의 흐름도 바뀔 수 있다 하니, 올해의 해빙 기록이 지난해의 수준을 넘어설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질문이 남아 있지만,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기후학자인 클레어 파킨슨(Clarie Parkinson)은 <시비에스>와 한 인터뷰에서 “나는 이 순간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의 발전만이 아니라, 과학을 논의할 수 있는 시민 의식과 과학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능력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시민의 책임 의식을 강조했습니다.
▷ 제트기류(jetstream): 대류권 상층이나 성층권에서 수평축을 따라 부는 강한 바람. 기상학적으로 전선의 이동, 발달, 쇠약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날씨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00dot.jpg


■ 정신의학의 재구성, DSM-5

미국정신의학회(APA)가 오는 5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의 5번째 개정판을 정식으로 내놓습니다. 정신질환의 진단 기준으로 통용되는 DSM은 정신의학 분야의 의사와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기본서’라 불리는데, 보험 혜택의 범위를 결정하는 기준으로도 사용됩니다. DSM-5는 2000년에 있었던 마지막 개정 이후 13년 만에 대대적인 수정을 거쳐 탄생한 결과물로서, 임상과 연구, 그리고 실생활 부분에도 변화를 일으키며 큰 논란을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정 내용으로는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의 삭제, 분열적 기분조절 장애(disruptive mood dysregulation)의 추가 등이 있습니다. 이번 개정에 대한 구체적 전망은 외신마다 다르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과학매체인 <파퓰러 사이언스>는 “이 편람은 이전에 모호하게 진단을 받던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한편 미국 방송 <시비에스>의 보도를 보면, 듀크대학교 정신의학자인 앨런 프란시스(Allen Francis)는 “DSM-5는 정상인을 정신이상자로 만들며 제약회사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이번 개정판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미국정신의학회의 DSM-5 공식 누리집

앨런 프란시스의 글("DSM 5 Is Guide Not Bible? Ignore Its Ten Worst Changes")

00dot.jpg


■ 암과 장내 미생물의 관계 연구

내 뱃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나의 건강을 좌우한다? 과학자들은 암과 같은 질병과 식단 사이의 관계를 설명할 열쇠로 장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을 꼽고 있습니다. 지난해 어느 연구에서는 장염 질환을 앓는 실험쥐를 관찰해 표준 이상의 대장균(Escherichia coli)의 존재 비율과 결장암 사이의 관계를 밝혀낸 바 있습니다. 올해에는 질환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식단과 장내 미생물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연구들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간 유전체 지도’에 이어 ‘인간 세균 지도’에 관심이 쏠리면서 이미 장내 미생물은 ‘제2의 게놈’이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00microbe.jpg » 미생물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 주로 탄수화물을 분해하고 비타민 B7을 만드는 효소를 생산하는 장내 환경을 형성한다. 관련 기사 http://scienceon.hani.co.kr/32947

00dot.jpg


■ 배아줄기세포 초기 임상시험 결과

2013년에도 줄기세포는 주요한 과학 뉴스로 자주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나 올해에는 인간 배아줄기세포(hESCs)를 이용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중요한 발견이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있는 생명공학업체인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가 현재 배아줄기세포에서 뽑아 만든 망막세포를 이용해 퇴행성 시각장애 환자 36명가량을 치료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회사는 유일하게 배아줄기세포 치료 테스트를 미국 연방식약청(FDA)에서 허가받은 회사이기도 한데요. <네이처>는 올해 이 회사가 환자의 성체세포에서 유도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시험하는 실험하는 분야에서도 청신호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00dot.jpg


■ 힉스 입자 발견 이후, 물리학자들은

00LHC.jpg » LHC는 성능 향상을 위해 2월부터 2년 동안 가동 정지에 들어간다. 출처/ CERN 2012년 힉스 입자를 사실상 발견하는 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한 거대 강입자 충돌기(LHC)가 성능 향상을 위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가동을 중지합니다. 가동 중지 기간에 LHC 실험에 매달려온 물리학자들은 무엇을 할까요? 물리학자들은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을 다듬거나 또는 이를 극복하는 설명 체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여전히 분주할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표준모형은 우주 작동 원리를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었지만, 중력이나 암흑물질을 설명하지 못하는 등 여러 한계도 있었습니다. 지금 물리학자들은 LHC에서 나온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13년에 보존 입자(스핀이 0이거나 정수이며 보스-아인슈타인통계를 따르는 입자)의 성질에 대한 다양한 보고서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4년에는 새로운 이론을 향한 첫 걸음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됩니다. 한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위하여 LHC의 현재 상태를 볼 수 있는 알림판을 제공한다고 하네요.

CERN에서 제공하는 LHC 알림판

00dot.jpg


■ 우주 탐사는 계속된다

00gaia.jpg » 가이아의 모습. 출처/ 유럽우주기구 2013년에도 우주 탐사는 계속됩니다. 지난 2012년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의 화성 착륙 성공 소식이 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올해는 어떤 탐사들이 이어질까요? 먼저 유럽우주기구(ESA)의 가이아(Gaia) 위성이 중요한 임무를 지니고 발사될 예정입니다. 가이아는 10억 개 정도의 별로 이뤄진 3차원 지도를 만들어내어 은하수의 기원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한편, 미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에 무인우주선 라디(LADEE)와 메이븐(MAVEN)을 떠나보냅니다. 라디는 달의 표면을, 메이븐은 화성의 상층 대기를 연구한다고 합니다. 중국, 인도도 우주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창어(嫦娥) 3호를 달에 착륙시킬 계획입니다. 인도는 올해 말 만갈리안(Mangalyaan) 위성을 띄워 처음으로 화성 탐사에 뛰어들 것입니다.

가이아
라디
메이븐

00dot.jpg


■ 동물 ‘인권’ 목소리 커질듯

돌고래, 침팬지, 코끼리 등 몇몇 동물은 높은 수준의 언어 능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여느 동물과 같은 취급을 받아왔는데요. 이에 동물권프로젝트(Nonhuman Rights Project)라는 활동단체가 이 동물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기로 했습니다. 2013년 말까지, 그들은 인간에게만 허용되어 왔던 ’자유(구속받지 않을 권리 등)’를 고등지능의 동물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적어도 몇몇 동물만이라도 인간과 대등한 수준의 법적 지위를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움직임은 실험실 동물의 처우 개선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과학계에서도 큰 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물 실험 기준이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동물권프로젝트(nonhuman right project) 공식 누리집

00dot.jpg


■ 2013년 말은 혜성과 함께

2013년 말, 보기 드문 볼거리가 지구에 찾아옵니다. 지금 목성과 토성 궤도 사이에서 여행하고 있는 혜성 아이손(ISON)은 올해 말에는 태양 가까이를 지나며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혜성은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천문 현상에 속하지만, 아이손은 역사상 가장 밝게 보이는 혜성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천문인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이것이 보름달보다 더 밝게 빛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양과 너무 가까워지면 소멸되어 버릴 수도 있다고 하니,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00dot.jpg


■ 다시 주목받는 유전자 특허권

미국 연방대법원은 생명공학기업이 관련된 소송에서 ‘유전자 특허권은 유효한지’에 관해 심리를 시작했습니다. 미리어드 제네틱스(Myriad Genetics, MG)라는 기업은 특정 유전자(BRCA1. BRCA2)에 대한 특허권을 인정받아 이 유전자의 진단 검사 서비스를 독점해 판매해 왔습니다. 이에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유전자에 대한 기업 특허권을 무효화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다국적기업인 몬산토(Monsanto)에 걸린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유전자변형 곡물(GMO)의 씨앗을 새로 사지 않고 이전에 모아둔 것을 다시 심고자 하는 농부가 건 소송인데요, 이처럼 유전자는 과학 영역에서 나와 법정에서도 점점 자주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00dot.jpg


■ 암흑물질을 찾아서

00LUX.jpg 2013년은 암흑물질 발견의 해가 될 수 있을까요? 올 초에 미국의 남부 다코타 지역의 버려진 금광 안에서 암흑물질을 찾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 시작됩니다. 샌포드 지하 연구소(Sanford Underground Research Facility)가 금광 내부에 설치한 LUX(Large Underground Xenon detector)가 곧 가동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팀들이 암흑물질을 발견하는 데 몰두해 왔지만, <네이처>는 “LUX가 올해 암흑물질에 관한 논란을 다시 끌어올리고, 틀린 이론은 배제해나갈 것”이라며 LUX의 활동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LUX의 암흑물질 발견 원리: 액체 제논은 광자나 중성자, 암흑물질 입자에 의해 충돌이 일어났을 때 이온화되며 빛을 낸다. 이때 충돌에 의해 발생한 이온화 에너지와 섬광 간의 비가 반응한 입자의 정체를 밝힌다. 이론상으로 암흑물질일 것이라 추정되고 있는 윔프(WIMP)가 이런 방식을 통해 발견될 것으로 기대된다.

LUX 암흑물질 공식 누리집

보도 (Cleveland physicists lead search for dark matter)

00dot.jpg

[글쓴이/ 이은지, 박소윤]


  • 구글
  • 카카오
  • 싸이월드 공감
  • 인쇄
  • 메일
박소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졸업
모두에게 즐거운 과학을 선물하고 싶은 과학기자 지망생. 시를 좋아하는 감성이 풍부한 과학도로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이메일 : s5167y@naver.com       트위터 : @miss_shalala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알림] 사이언스온이 미래&과학으로 바뀝니다[알림] 사이언스온이 미래&과학으로 바뀝니다

    뉴스사이언스온 | 2017. 12. 11

    미래/과학/기술/환경 뉴스와 비평, 연재물 서비스사이언스온 옛 글들은 지금처럼 접근 가능합니다 독자님들께안녕하세요. 그동안 작은 도전이었던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의 필자들을 격려해주시고 또 웹진을 사랑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

  • “언어사용 패턴은, 몸의 스트레스 보여주는 지표”“언어사용 패턴은, 몸의 스트레스 보여주는 지표”

    뉴스오철우 | 2017. 11. 07

    특정 언어사용패턴과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발현 사이에 ‘상관성’“무의식적 언어패턴이 의식적 자가보고보다 측정정확도 더 높아” 일상언어 사용의 패턴이 말하는 이 자신도 잘 모르는 몸의 스트레스 반응을 알려주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결...

  • 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꾼다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꾼다

    뉴스오철우 | 2017. 11. 07

    ※ 이 글은 한겨레 11월6치 '미래&과학' 섹션 지면에 실렸습니다. 지면 편집 과정에서 분량을 줄이기 이전 원고를 사이언스온에 올립니다. 편집 과정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정교해진 유전자가위염기 하나만 바꿔치기[미래&과학] 주목받는...

  • ‘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 수학적으로’‘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 수학적으로’

    뉴스오철우 | 2017. 11. 03

    수학적 모형 분석 논문 ‘눈길’세포간 경쟁과 선택, 노화와 암의 ‘딜레마’ 같은 상호관계 다뤄‘노화는 불가피하다. 논리적으로도, 이론적으로도, 수학적으로도 노화를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노화를 일정 정도 늦출 순 있어도 멈출 순 없다는 ...

  • 염기 하나만 바꾸는 단일염기 수정기법의 '확장'염기 하나만 바꾸는 단일염기 수정기법의 '확장'

    뉴스오철우 | 2017. 10. 26

    시토신-구아닌 쌍을 티민-아데닌 쌍으로 ‘점 수정’ 이어아데닌-티민 쌍을 구아닌-시토닌 쌍으로 수정기법 개발하버드대학 리우 교수와 MIT 펑 장 교수 각각 성과 발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법의 기본 원리를 이용하되 디엔에이(DNA) 두 가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