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간 고속버스 운행량을 연결망이론으로 분석해보니…

고속도로 전체 차량은 도시 인구의 곱에 비례하는 중력모형 보여주는데

정해진 노선 따라 운행하는 고속버스 통행량은 ‘인구 비례 상관성’ 약해


00expressway3.jpg » 고속도로. 한겨레 자료사진(2008)


내 도시들 사이를 오가는 고속버스의 통행량을 통계물리학의 방법으로 분석해보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전체 차량의 통행량 패턴과는 다소 다르게 고속버스 통행량만은 일부 대도시에 쏠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분석은 정우성 포스텍 교수(통계물리학)와 권오규 박사(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공동연구에서 나왔다.


연구팀이 최근 국제 통계물리학 저널인 <피지카 에이(Physica A)>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국내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전체의 통행량은 두 도시 인구를 곱한 값에 비례하는 이른바 ‘중력 모형’의 패턴을 보여주는 데 비해, 도시 간 고속버스 통행량만은 두 도시 인구의 규모에 비혜하는 특징이 약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런 도시 간 고속버스 통행량의 특징은 개별 도시 안의 전체 버스 통행량이 인구 비례의 패턴을 보여주는 것과도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정 교수는 지난 2008년 차량과 물자의 이동량이 두 도시의 거리 제곱에 반비례하고 두 도시 인구의 곱에 비례한다는 이른바 통계물리학의 ‘중력모형’을 국내의 전국 고속도로 연결망에 적용해 하이패스(통행료의 전자징수시스템)의 통행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중력 모형이 국내 고속도로 통행량의 구조를 잘 설명해준다는 점을 확인해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고속도로 운행 차량 중에서 정해진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 고속버스의 도시 간 통행 데이터만을 분석했더니, 고속버스의 경우에는 '인구 비례의 상관성'이 떨어진다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00expressway.jpg »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연결망(a)과 고속버스 운행 노선도(b)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날까? 연구팀은 대도시 선호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임의로 도시 간 고속버스 노선도를 재구성한 다음에 이를 현실의 고속버스 노선도와 비교하는 시뮬레이션 분석을 했다. 그랬더니 고속버스 운행노선이 도시 인구에 비해 일부 대도시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점을 복잡계 연결망 분석기법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결국 일부 대도시에 집중되는 노선 설계가 고속도로 운행 차량 전체의 통행량과 고속버스 통행량 사이에 차이를 만들어내는 원인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수요와 공급의 일치라는 시장 원리 외에 다른 요인이 국내 고속버스 노선도에 반영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교수는 ”고속버스 운행량은 단순히 도시 간의 이동 수요와 연결되는 고속도로 전체의 운행량과 달리 버스회사의 수익을 비롯해 여러 다른 요인들이 개입하기 때문에 이런 불일치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달리 말하면, 중소도시의 수요 충족보다 대도시 주민의 이동 편의성이 더 고려되어 현재 고속버스의 운행량이 결정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논문 저자의 추가 해설


00expressway2.jpg » 한겨레 자료그림 “예전 논문(2008)은 하이패스 자료를 이용해서 고속도로 이용 차량 모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이고, 이번 논문은 그 중에서 고속버스만을 대상으로 한 분석입니다. 이전 논문은 두 도시 간의 교통량이 두 도시 인구의 곱에 비례하고 두 도시의 거리 제곱에 반비례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두 도시 간 교통량은 T ~ P1×P2 / r2에 비례했습니다.(T: 통행량, P: 인구, r: 거리)


그런데 고속버스의 경우에는 비슷하긴 한데 두 도시 인구의 곱 전체에 루트가 씌워져야 합니다.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T ~ (P1×P2)0.5 / r2 입니다.


즉 단순한 인구의 곱에 비례하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는 고속도로 통행은 지수가 1인데 비해 고속버스는 0.5 정도의 값을 가지니 인구에 의한 비례관계가 다소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알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경우를 검토했고, 몇몇 도시에 인구 비례보다 과하게 노선이 집중되어 데이터 전체로 봤을 때 인구 상관도가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우성 포스텍 교수(통계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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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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