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소행성)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NASA 시뮬레이션

폭 20미터 규모 소행성, 거대 충격파와 열복사 일으키며 부서져
“큰 피해는 쓰나미나 지상충돌보다 폭풍, 열, 충격파에서 비롯해


00asteroid_NASA.gif » 폭 20미터 규모의 유성(소행성)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일어나는 충격파와 열복사 시뮬레이션. 출처/ NASA


2013년 2월15일, 러시아 시베리아 첼랴빈스크 지역의 하늘에서 느닷없이 섬광을 뿜으면서 날아든 지구근접천체(NEO) 유성(소행성)으로 인해, 93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도 건물과 유리창 파손 피해가 생기고 1200여 명의 부상자 피해가 초래됐다. 다행히 인구밀집 지역이 아니라 피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지만, 당시 티엔티(TNT) 500킬로톤급의 폭발 에너지를 발산한 것으로 알려진 유성의 급습은 지구촌을 놀라게 했다. 이른바 ‘러시아 유성우 쇼크’다.


이후에 러시아에 떨어진 유성(소행성)의 정체를 추적하려는 갖가지 연구들이 이어졌다 (아래 참조 기사). 그런 여러 연구 중 하나로서, 최근에는 러시아 유성우 쇼크를 일으킨 규모의 소행성이 지구 대기권에 들어설 때 소행성 천체에서 일어날 법한 현상을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참조 기사]


‘러시아 유성 쇼크’ 3년…유성의 출처는 아직 불분명 (2016. 02. 16)

 http://scienceon.hani.co.kr/366924


“러시아 유성, 티엔티 500킬로톤급” -논문 3편 (2013. 11. 13)

 http://scienceon.hani.co.kr/136197


러시아 유성우의 급습, 관측은 왜 놓쳤나? (2013. 2. 18)

 http://scienceon.hani.co.kr/83667


미국항공우주국, 즉 나사(NASA)의 발표 자료를 보면, 나사는 슈퍼컴퓨터 설비를 이용해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지역을 강타한 규모의 소행성이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일으킬 수 있는 이론적인 충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했다. 소행성 충돌의 모형과 시뮬레이션 실행은 나사의 소행성위협평가프로젝트(Asteroid Threat Assessment Project)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00Chelyabinsk1_AlexAlishevs.jpg » 2013년 2월 15일 아침에 러시아 첼랴빈스크 인근에 떨어지는 유성의 모습. 사진/ Alex Alishevskikh


나사의 시뮬레이션 영상을 보면, 소행성이 대기권과 부딪혀 산산히 부서지면서 강력한 충격파와 열복사를 통해 에너지를 발산함을 보여준다.


러시아 첼랴빈스크 유성우 충격과 관련해, 2013년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나뉘어 발표된 천체물리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대기권에 들 때 첼랴빈스크 충돌 천체의 애초 질량은 1만2000-1만3000톤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상에서 관측된 여러 영상기록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공중폭발한 소행성이 햇빛보다 30배 더 밝은 빛과 TNT 500킬로톤(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의 23배가량)을 넘는 에너지를 발산했을 것이라는 계산결과도 제시됐다. 당시 연구진은 1만2000-1만3000톤에 달하는 이 소행성이 대기권에 초속 19킬로미터의 속력으로 날아들었으며, 지상 45~30킬로미터 상공에서 대기권 마찰로 심하게 균열하고 대략 27킬로미터 상공에서 산산조각으로 쪼개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번에 나사가 제시한 시뮬레이션 영상은 무엇을 보여주는 것일까? 나사 쪽은 시뮬레이션 영상 아래에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였다.


[ 유투브. 출처/ Darrel Robertson, NASA/Ames, https://youtu.be/tbh6GjRChnQ ]


“[이 영상은] 러시아 첼랴빈스크 쇼크를 일으킨 것과 비슷한 소행성(동영상 초기의 회색 암석)이 초속 20킬로미터 속도로 지구 대기권을 들어설 때의 단면을 보여준다. 고온과 고압의 충격파(노란색과 오렌지색)가 소행성 둘레에 형성되어 소행성을 파손하며(검은색이 파손 암석) 팬케이크처럼 납작하게 만든다. 항공역학적인 불안정성이 표면에 물질 파동을 만들어내며 소행성을 산산이 부순다. 흩어진 조각들은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를 비행하며 대부분의 에너지를 대기에 발산하여 지상에는 위험스러운 폭풍(blast wave)과 열복사(thermal radiation)를 일으킨다.”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일으키는 충격파와 열복사의 영향은 상당히 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온라인 매체인 <기즈모도(Gizmodo)>와 <복스(Vox)>는 소행성 충돌의 영향과 관련해 지상 충돌 지점이나 뒤이은 쓰나미에서 비롯하는 위험보다도 소행성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생기는 거대 충격파와 열복사 자체의 위험이 일차적이라는 최근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소행성 충돌로 지상에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극히 적지만, 일부 천체·지구물리학자들은 만일의 소행성 충돌로 일어날 수 있는 피해 양상과 규모를 추산하기도 한다. 최근에 <지구물리학 연구 레터스(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실린 논문은 소행성 충돌로 일어날 수 있는 피해를 컴퓨터 모델로 시뮬레이션 했는데, 거기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일어날 인명피해의 대부분은 쓰나미보다는 폭풍(바람), 열, 충격파에서 비롯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래는 이 논문에 실린 ‘풀어 쓴 요약(Plain Language Summary)’이다.


“이 연구에서는 5만 개 소행성이 지구 전반에 끼치는 영향(impact)을 시뮬레이션 했다. 이런 분석은 소행성 충돌 위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보여준다. (이 분석에서는) 특정 크기의 충돌체(impactor)에 대한 예상 사상자 수를 규명했다. 또한 충돌로 인한 효과 가운데 무엇이 인구에 끼치는 영향에서 가장 지배적인지가 분석되었다. 이 연구는 소행성 충돌 위험이 어떠한지, 그것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분석 결과에 나타난 놀라운 점은 쓰나미의 위협이 연구문헌들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보다 적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은 지름이 최대 400m에 달하는 소행성들에  한해 유효한데, 대형 소행성들보다는 이런 소행성들이 지구와 더 자주 충돌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좀더 많은 현실유관성(relevance)을 지닌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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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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