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우의 "과학과 우리, 과학소통의 길을 찾아서"

막연하게 생명과학자를 장래희망으로 꿈꾸던 청소년이 이공계 대학과 대학원 실험실 생활을 거치고 직장인으로 살면서 점차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담히 얘기합니다. 그가 찾아나선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과학기자의 핵심은 과학? 기자? 그들은 어떤 고민 할까?

[2] 새로운 생각의 실마리 던져준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WCSJ)’


KJW2.jpg » '과학언론, 언론과 과학 사이 어디에 설 것인가? (Does Science Journalism need more journalism and less science?)' 세션에서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활발한 토론을 벌이는 모습. 출처/ 2015세계과학기자대회 공식 홈페이지 포토갤러리. http://gsdemo84.giantsoft.co.kr/wcsj2015/kor/main/main.php?PHPSESSID=42b4cba696d1cf5fc48f6e459e2a70d2

지난번 연재 글에서는 나의 진로 고민과 방황의 흔적을 적나라하게 서술했다.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과연 다른 사람들이 이런 내용에 관심을 둘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런데 글이 게재된 뒤에 ‘이거 완전 내 얘기다, 공감된다’는 반응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사소해 보이는 부분이나 조금 민망한 부분까지도 용기 있게 글에 담기를 잘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피드백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과학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내가 연결해 왔던 ‘각각의 점’들을 소개하는 그 첫 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과학기자’는 취재를 잘해야 할까, 과학을 잘 알아야 할까? 물론 둘 다 잘하면 제일 좋겠지만, 굳이 하나를 꼽자면 무엇을 우선으로 해야 할까? 한때 과학기자도 나의 꿈이었다. 그때의 나는 과학을 전공한 내 경력이 과학기자로서 큰 메리트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은연중에 과학기자의 덕목 중 ‘과학에 대한 전문지식’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 그러던 중 2015년 6월, 서울에서 ‘제9회 세계과학기자대회(World Conference of Science Journalists, WCSJ)’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세계 규모의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마침 대학 교직원으로서 우리 대학의 연구성과를 알기 쉽게 소개하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던 터다. 업무 능력을 향상하고 나의 진로도 탐색해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라는 생각에 주저 없이 등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과학기자대회에 참가한 것은 내게 ‘신의 한 수’였다. 이 경험을 계기로 과학기자가 되려는 나의 설익은 꿈을 일단 접기로(!) 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번 연재 첫 글을 읽은 독자라면 이미 예상하셨을 것이다.) 이 결정에는 앞에서 얘기한 ‘과학기자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 크게 작용했다. 선택의 기로에서는 무엇인가를 ‘하기로’ 결정하는 것만큼이나,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래서 ‘신의 한 수’라는 표현은 반어법이 아니며, 정말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나만 갖고 있기 아까운 보물 같은 체험을 하나하나 풀어본다.[1]



“기자들의 축제는 이런 모습이구나”


대회 첫날, 서울 강남 코엑스(COEX)에 도착한 내가 받은 첫 인상은 대단한 규모의, 잘 짜인 행사라는 것이었다. 특히 기조강연장에 설치된 대형 와이드 스크린은 당시만 해도 처음 보는 것이어서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동시통역(한-영)이 제공되는 행사도 처음이어서 일부러 통역기를 빌려 들어보기도 했다.


KJW1.jpg »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매일 <오늘의 과학세계과학기자대회(WCSJ TODAY)>라는 소식지가 배포되었다. 한글 자음(‘세계과학기자대회’의 초성)과 문풍지의 격자로 디자인한 로고도 인상적이었다. 사진/ 강지우 그런데 화려한 면면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오늘의 세계과학기자대회(WCSJ TODAY)>라는 소식지였다. 대회 본부가 날마다 타블로이드판의 4면짜리 종이신문을 제작해 배포했는데, 당일에 열리는 행사의 스케줄과 주요 프로그램을 신문에서 보도하는 형태로 담고 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안녕,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2017년에 또 만나요!(Good Bye WCSJ 2015, See you in 2017!)라는 헤드라인 제목이 실려 있어 왠지 친근하고 찡한 마음도 들었다.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과연 기자들의 행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었고, 두꺼운 프로그램 자료집보다 다채로운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매우 유용하기도 했다.


물론 겉보기뿐만 아니라 내용도 튼실했다. 과학기자를 비롯해 과학자, 과학저술가 등 과학언론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1000명 이상 참가해 서로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나누었다. 연사만 해도 100명이 넘었고, 동시세션 중에 어느 세션을 가야 할지 고르기 힘들 만큼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기획되어 있었다. 그 중에는 최신 과학연구를 해당 분야의 과학자와 직접 소통하며 이해하고자 하는 세션도 있었다. 예를 들어 노벨상 수상자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를 초청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에 대해 듣는가 하면,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를 초청해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의 연구 동향을 듣고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는 언론계인 만큼 최근 화제가 된 사안(아프리카의 에볼라 취재, 일본 스태프(STAP) 세포 연구부정 관련 보도 등)과 관련한 특별 세션도 눈에 띄었다. 과학기자의 정체성에 대한 토론, 새로운 기술을 함께 익혀보는 워크숍 등 일방적인 강연 형식을 벗어난 참여형 세션이 있다는 것도 신선했다.


마침 과학기자대회가 열린 2015년 6월은 한창 한국에 메르스(MERS)가 유행하던 시기였다. 나는 인구밀도 낮은 포항에서 별걱정 없이 지냈는데, 서울에 오니 마스크 쓴 사람이 많이 보여 약간 위축된 상태였다. 그런데 대회에 참가한 다른 나라 기자들은 걱정은커녕 메르스 사태에 호기심을 갖고, 한국에 온 김에 현지의 상황을 최대한 취재하고 담아가려는 분위기였다. 그 때문인지 대회 둘째 날 정규일정이 시작하기 직전의 새벽 시간에는 ’메르스 확산과 방지대책‘ 관련 한국의 현황을 알리는 특별긴급세션이 마련되었다. 또, 대회장 곳곳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외신의 반응을 직접 들어보기 위해 한국의 기자가 다른 나라 기자를 취재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학기자들의, 기자로서의 사명감과 직업정신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요즘 과학기자의 고민들

이번 대회에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정리해 보니 다음의 세 가지 질문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과학기자는 어떻게 취재하고 보도해야 하는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과학은 어떤 형태로 변해갈 것인가? 특히 첫 번째 질문은 이 글 첫머리에 던졌던 질문과도 일견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KJW5.jpg » 세계과학기자대회에는 대학, 언론사, 출판사, 홍보대행업체 등이 운영하는 부스도 함께 열렸다. 출처: 2015세계과학기자대회 공식 홈페이지 포토갤러리

우선 과학기자는 어떠해야 하는지, 그 정체성과 소명의식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여러 번 마련되었는데,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첫날 열렸던 토론 세션이다. ‘과학언론, 언론과 과학 사이 어디에 설 것인가?(Does Science Journalism need more journalism and less science?)라는 질문을 던지고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참가자들 간의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여기에서 ’언론‘이란 단순한 보도를 하는 언론이라기보다는 ’탐사보도를 통해 감시기능을 수행하는 언론‘을 의미한다. 즉, 과학언론이 단지 연구성과의 우수성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에서 벗어나, 과학과 연구비를 둘러싼 정치, 경제적 역학관계에 감시의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획된 시간이었다. 토론이기는 했지만 ‘더 깊이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거의 모두가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사실 영어 듣기가 잘 안 되어 정말로 ‘분위기’ 정도만 파악할 수 있었는데, 역시 ‘말빨’과 ‘글빨’을 자산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보니 논리정연 하면서도 빠른 말투로 자기 주장을 펼치는 솜씨가 예사가 아니었다. 이 대회 이후 나는 그 동안 쌓아놓은 영어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을 리셋 하고,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런던시티대의 코니 세인트루이스(Connie St. Louis) 는 과학의 어딘가가 단단히 썩었어(Something is rotten with the state of Science)[2]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과학언론이 더욱 적극적으로 ’언론(저널리즘)‘의 비판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그는 홍보성 과학기사가 그렇지 않은 기사의 4.6배를 차지하는 현실을 들이밀며 경종을 울렸다. 과학기자는 과학계의 ’치어리더‘가 아니며, (과학을 쉽게 설명한다는 한정적 의미의) 과학 커뮤니케이터[3]도 아닌, 저널리스트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태프(STAP) 세포를 둘러싼 연구 부정 스캔들에 관련해서는 부정을 저지른 연구자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네이처>의 동료평가(Peer-review)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점, 연구비를 둘러싼 역학관계가 긴밀하게 얽혀 있을 가능성 등을 다뤄야만 균형 잡힌 보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코니 세인트루이스는 어떤 대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하고, 그 맥락을 파악함으로써 ’진실‘을 밝혀내는 것을, 과학’저널리스트‘의 역할이자 책임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과학자의 시선에서는 과학언론에 어떤 자세를 기대할까? 이것저것 캐묻고 고발하기보다는 자신의 연구성과를 더 훌륭하게 보도해주기를 바라지 않을까? 그런데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iPS 세포의 임상 적용 가능성과 관련한 내용을 소개하며 과학기자들에게 비판적인 과학 보도를 요청했다. 예를 들어 어떤 치료법이 10년 안에 실용화된다고 하면,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이른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치료법이 필요한 환자 입장에서는 너무 늦은 것일 수 있다. 야마나카 교수는 이런 과학 생산자수혜자/사용자 간의 소통의 격차를 메우는 것, 그리고 연구자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할 때 제동을 거는 것을 과학언론의 역할이라고 본 것이다.


KJW4.jpg » 과학언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런던시티대 코니 세인트루이스 (Connie St. Louis). 출처/ 2015세계과학기자대회 공식 홈페이지 포토갤러리


닥쳐오는 뉴미디어 물결에 대응하는 자세

책, 신문 등 종이 미디어의 위기라고들 한다. 요즘은 더 나아가 활자 매체의 위기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속도가 생명인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특히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글보다는 카드뉴스 형태의 그림으로, 최근에는 동영상으로 그 형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번 과학기자대회에서는 이런 추세에 과학언론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과학 팟캐스트, 애니메이션으로 과학기사 만들기와 같은 뉴미디어 제작 노하우 공유 세션이 열렸다.


인상 깊었던 내용을 조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팟캐스트를 활용하면 과학자와의 인터뷰를 직접 들려줄 수 있어 대중이 과학자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듣기만 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재생 후 첫 8초에 관심을 끌지 않으면 청취자는 팟캐스트를 꺼버린다. 반면 애니메이션은 훨씬 흥미를 끌기 좋은 시청각 매체이지만, 만드는 데 훨씬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충분한 예산을 들여 외주업체를 활용할 것이 아니라면, 조금 덜 화려하더라도 과학기자가 스스로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할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구결과 데이터 자체를 가공 없이 줌인-줌아웃 하며 나래이션으로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연구 소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글 형태의 기사와 팟캐스트 또는 애니메이션을 함께 하나의 콘텐츠로 만드는 믹스미디어 형태도 소개했다. 나도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한 과학소통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평소 갖고 있던 고민도 해결하고 노하우도 배울 수 있었던, 가치 있는 세션이었다.[4][5]


다음으로는 논문 또는 데이터를 무료로 공개함으로써 열린 과학을 지향하는 오픈 억세스(Open access), 과학자나 연구기관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 시민이 과학지식을 만드는 데 자유롭게 참여하는 시민과학 등 새로운 형태의 과학에 안테나를 세우고자 하는 세션들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 ’시민과학‘의 한 사례를 소개한다. ‘주니버스(https://www.zooniverse.org)‘는 과학자가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시민이 참여해 공동으로 과학적 성과를 이뤄내는 시민과학 포털 사이트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은하계 동물원(Galaxy Zoo)‘인데, 자원봉사자들이 은하가 찍힌 우주 사진을 보고 몇 가지 질문에 답함으로써 은하의 형태를 분류해 내는 협동작업이다. 은하 사진의 양이 방대하고, 컴퓨터로 처리하기에는 계산량이 너무 많아 인간이 직접 하나하나 분류해 내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식의 시민참여를 통해 주니버스는 2009년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지금까지 약 100편 이상의 동료심사 논문을 출판할 수 있었고, 지금도 5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등록한 자원봉사자 수는 15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멀게만 보이던 과학 연구와 발견에 직접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열망을 반영한다. 집집마다 보급된 인터넷 네트워크와 개인용 컴퓨터(PC) 덕분에 ’주니버스‘의 연구 프로젝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보급형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천문학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취미로 천체관측을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연구장비가 점점 더 작아지고 저렴해진다면 미래의 과학은 더 이상 ’과학자‘만이 하는 작업이 아닐지도 모른다. 먼 옛날에는 과학이 돈과 시간이 많은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것을 돌이켜 보면, 결국 과학은 특권층이 아니라 모두가 누리는 방향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KJW3.jpg » '과학언론, 언론과 과학 사이 어디에 설 것인가? (Does Science Journalism need more journalism and less science?)' 세션에서 영어 토론을 알아들으려 애쓰는 필자의 모습 (오른쪽에서 세 번째) 출처: 2015세계과학기자대회 공식 홈페이지 포토갤러리


“이공계 출신 과학기자 더 많이 활동할 수 있기를”

다시 처음의 질문을 하며 글을 마치려고 한다. ’과학기자‘는 취재를 잘해야 할까, 과학을 잘 알아야 할까? 과학기자가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2015년의 세계과학기자대회에서 관찰한 풍경을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추측하자면, 과학기자들은 이제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비판적 탐사 보도‘에 방점을 두려는 듯하다. 전직 과학기자였던 댄 페이긴(Dan Fagin) 뉴욕대 과학언론학과 교수가 기조연설에서 말했듯, 과학과 과학자가 더 이상 ’숭배의 대상‘도, ’두려움의 대상‘도 아님을 과학언론이 밝혀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기자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 전공지식‘보다는 한 대상을 여러 각도로 관찰하며, 견고해 보이는 사실도 의심하고 질문을 던지는 자세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과학적 사고방식’ 또는 ‘과학자의 자세가 아니던가? 그렇다면 과학적 사고를 ’체득‘한 과학 전공자는 과학기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요소를 이미 가진 것이다.


물론 문과 전공과 이과 전공 중 어느 쪽이 과학기자가 되기에 유리한지를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과학기자가 되는 데에 전공은 어쩌면 전혀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공계 출신 기자가 유난히 적은 우리나라의 현실이 과학과 사회 간의 소통장벽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6]


마침 오는 10월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다음 세계과학기자대회의 모토는 ‘과학과 사회 사이에 다리 놓기(Bridging Science & Society)’다. 물론 과학도 사회의 일부이지만, 과학 ‘시스템’이 사회로부터 유리되고 격리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비록 나는 ‘날카로운 시선’을 더 연마하기 위해 과학기자의 꿈을 일단 미루었지만, 더 많은 과학 전공자들이 용기를 갖고 과학기자가 되어 사회와 과학계의 소통의 격차를 줄임과 동시에, 건전하고 생산적인 토론의 장을 일구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주]


[1] YTN 사이언스에서는 이슈&미디어 코너에서 이 대회를 심층 취재해 다루기도 했다.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내용과 현장스케치를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으므로 더 궁금한 독자는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1부: https://www.youtube.com/watch?v=bEwvdwjq5Ns /

 2부: https://www.youtube.com/watch?v=3CYYroXzdQs

[2] “There is something rotten in (the state of) Denmark.”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에 나오는 대사로, 뭔가 낌새가 이상할 때 쓰는 관용적 표현이 되었다고 한다. 이 문장의 ’덴마크‘를 ’과학‘으로 바꾸어 표현한 것.

[3] 물론 나는 사회와 과학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의미에서 과학기자 또한 과학커뮤니케이터라고 생각한다.

[4] 팟캐스트 과학뉴스가 궁금한 독자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팟캐스트 섹션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podcasts/  특히 ‘60-Second Science’라는 코너에서는 1분 남짓한 동안에 과학뉴스 한 건을 소개한다. 팟캐스트 형태의 과학뉴스로 참고할 만하며, 틈틈이 영어 공부 하기에도 효과적일 듯하다.

[5] ‘애니메이션으로 과학기사 만들기’ 세션의 발표 자료는 다음의 링크에서 열람할 수 있다. http://bit.ly/animationWCSJ2015

[6] [김영욱. “대학의 신문 저널리즘 교육.”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2005): 27-40.]이 [정민(2001), “한국 언론인의 교육 현황과 과제”, 한국언론재단, 『한국과 세계의 언론인 교육』, 한국언론재단, 11-110.]을 인용해 정리한 ‘한국언론재단 기본연수 참가 언론인들의 전공분포와 매체별 비교’(2001년 조사) 자료에서, 어문, 정치사회, 신문방송, 상경, 인문 등의 전공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공학은 3.1%, 이학은 2.4%를 차지했다.


강지우 포스텍 교직원/연구기획팀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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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우 포스텍 연구기획팀 교직원
포스텍 생명과학과를 졸업.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세포동역학 연구로 석사학위. 포스텍 연구기획팀에 재직 중. 과학의 멋짐과 한계를 성찰하며 세상에 전하고 싶은 과학 커뮤니케이터 지망생
이메일 : feel88fr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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