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가장 먼저 태어난 행성”…‘태양계의 듬직한 맏이’

운석들의 금속 동위원소 분석 결과


태양계 형성 뒤 100만년 만에 지구질량 20배 고체 형성

‘중력 장벽’으로 목성 안쪽-바깥쪽 유성 무리 둘로 분리


00jupiter.jpg » 목성은 태양계 역사의 첫 100만 년 시기에 이미 지구질량 20배의 중심(core)을 형성해 태양계의 첫 행성이었을 것으로, 운석 동위원소 분석과 모형 연구를 통해 추정됐다. 출처/ NASA, ESA


양계 행성 가족에서 듬직한 맏이는 역시 목성이었다.

지구질량의 318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행성인 목성은 태양계 행성 중에서 가장 큰 몸집답게 가장 먼저 만들어졌을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형성 시기에 관해서는 자세히 규명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목성의 중심(코어)이 45억 7000만 년으로 추정되는 태양계 역사의 첫 번째 100만 년 이전 시기에 형성됐을 것으로 보인다는 운석 분석 결과가 나왔다. 흔히 생각한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태양계 역사의 초기에, 목성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 등 소속 연구진(책임연구자 토머스 크루이저, Thomas Kruijer)은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낸 논문에서 “운석들의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목성의 고체 중심(core)이 태양계 역사가 시작된 지 겨우 100만 년 이내 시기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구에 떨어진 철 운석들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과 미국 시카고 필드박물관에 있는 희귀 금속 운석 19점에서 소량의 시료를 얻은 뒤 그 시료에 있는 금속 동위원소들(몰리브덴-94, 몰리브덴-95, 텅스텐-182, 텅스텐-183)을 정밀 분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형 연구를 통해 이 운석들이 어떤 시기에 어디에 머물다가 지구에 떨어진 것인지를 추정했다.


과학매체 <사이언스뉴스>의 보도와 논문 초록을 보면, 이런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연구진은 운석들이 태양계에서 서로 다른 두 곳, 즉 지금 목성 궤도의 안쪽과 목성 바깥쪽 지역에서 날아온 것으로 해석됐다. 또한 정밀한 동위원소 비율의 비교 분석 결과는 이런 두 부류의 운석들이 45억 7000만 년 전 태양 행성계가 시작된 이후 100만 년과 400만 년 사이의 같은 시기에 공존했던 유성들에서 유래했음을 보여주었다. 즉, 태양계 초기의 같은 시기에 공존했으며 목성 안쪽과 바깥쪽으로 나뉘어 두 공간에 머물던 유성들이 지구로 날아와 떨어진 운석이 되었다는 해석이다.


무엇이 유성이 살던 곳을 두 공간으로 갈라놓았을까? 연구진은 태양계 초기부터 거대한 중심(core)을 형성했던 목성의 중력이 태양계의 모습을 지금처럼 만드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목성이라고 연구진은 말한다. 연구진의 계산에 의하면, 목성의 중심(core)은 태양계의 첫 100만 년 이내 시기에 (이미) 지구질량 20배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목성이 태양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행성임을 말해준다. 목성의 존재는 중력 장벽(gravitational barrier)을 만들어냈을 것이며, 이로 인해 서로 이웃이던 유성(소행성) 무리들은 둘로 분리되었을 것이다. 목성은 다음 수십억 년 동안 이보다는 느린 속도로 성장을 지속했을 것이다.” (<사이언스 뉴스>에서)


운석 동위원소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런 결론은 여전히 과학적 해석이며 추정일 뿐이지만 태양계 행성들의 다른 특징도 설명해주는 가설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양계 바깥의 다른 행성계들에서는 항성(별)에 가까운 곳에 지구보다 훨씬 큰 질량의 행성들이 흔히 관찰되는데, 이와는 달리 우리 태양계에선 태양에 가까운 내행성들 중에서 지구만한 또는 지구보다 큰 행성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결과에 의하면, 태양계 초기부터 거대한 중력의 목성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 중력 작용으로 인해 태양 가까운 곳에 지구보다 더 큰 행성을 만들 만한 물질이 부족했으리라는 것이다.


 ■ 논문 의미(Significance)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행성이며 그 존재는 태양 강착 원반의 역동성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그러므로 목성의 나이를 아는 것은 태양계가 오늘날의 구조물로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여러 모형들에서 목성이 비교적 일찍 형성되었다는 예측이 나오지만, 지금까지도 그 형성의 시기는 측정되지 않았다. 이번에 우리 연구진은 운석들의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서 목성의 고체 중심(core)이 태양계 역사가 시작된 지 겨우 100만 년 이내 시기에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목성은 가장 나이 많은 행성이다. 이처럼 빠르게 형성됨으로써 목성은 원반을 가로질러 우주 물질이 태양계 안쪽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아주는 실질적인 장벽의 구실을 했는데, 이는 왜 우리 태양계에 슈퍼지구들이 존재하지 않는지를 설명해줄 수 있다.

 ■ 논문 초록(Abstract)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의 나이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거대한 가스 행성의 형성은 아마도 큰 고체 중심(core)의 성장과 관련됐을 것이고, 이어 이런 중심들 둘레에 가스 축적이 뒤따랐을 것이다. 그러므로 거대한 가스 행성의 중심들은 태양 성운이 흩어지기 이전에 형성되었을 것이 틀림없다. 성운의 흩어짐(dissipation)은 태양계 형성 이후 1000만년 이내 시기에 일어났을 것이다. 거대한 가스 중심들이 이처럼 빠르게 축적되었음이 모형 연구에서 성공적으로 구현되었지만, 지금까지도 그 행성 중심 형성의 연대를 규명할 수는 없었다. 우리 연구진은 철 운석들에서 몰리브덴과 텅스텐 동위원소들을 측정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이 운석들이 태양계 형성 이후 100만 년과 400만 년 사이 시기에 공존했고 공간적으론 분리 상태를 유지했던 서로 다른 두 저장소에서 온 것임을 입증한다. 이런 효과적인 분리를 설명하는 가장 그럴 듯한 메커니즘은 목성의 형성이다. 목성이 형성되면서 태양계 원반에 틈(gap)을 만들었으며 두 저장소 간의 물질 교환을 막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연구결과는 목성의 중심(core)이 태양계의 첫 100만 년 이내 시기에 지구질량 20배 규모로 이미 성장했음을 보여주며, 뒤이어 태양계 형성 이후 적어도 300만~400만 년 시기까지 좀 더 느린 속도로 지구질량 50배로 성장했을 것임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오래된 행성이며, 그 고체 중심은 태양계 성운 가스가 흩어지기 이전에 충분히 형성되었다. 이는 거대 행성 형성을 설명하는 중심 생장 모형(core accretion model)과도 일치한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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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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