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 전 아기새 품은 호박 화석 발견
미얀마 북부서 발견한 작은 주먹 크기
멸종한 ‘역조’, 갓 부화해 호박에 갇혀
» 아기 새가 갇힌 채로 발견된, 1억 년 된 호박 화석, 그리고 아기 새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 출처/ Lida Xing & Gondwana Research (변형)
보석으로 분류되는 ‘호박(琥珀, amber)’은 송진 같은 나무의 진이 덩어리로 뭉쳐 수천만 년 동안 딱딱해진 화석이다. 나무 송진에는 간혹 숲속에 살던 곤충들이나 식물, 때로는 동물 몸 일부가 담겨, 멀게는 공룡이 살던 시절의 생물 모습을 전해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부화한 지 얼마 안 된 아기 새가 상당히 온전한 모습으로 담긴 1억 년 전의 호박 화석이 발견됐다. 중국지구과학대학(China University of Geoscience) 소속 고생물학자 리다 싱(Lida Xing)의 연구진은 미얀마 북부에서 수집돼 중국의 한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던 대략 86 × 30 × 57 ㎜크기(무게 78.16g)의 호박에서 매우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된 아기 새를 발견했다며 호박 화석 속의 새를 관찰,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지구과학 분야 국제저널인 <곤드와나 리서치(Gondwana Research)>의 최근호에 실렸다.(‘곤드와나’는 고생대 말에 남반구에 있었다고 여겨지는 가설적인 초대륙)
» 1억 년 된 호박 속에 있는 아기 새의 모습을 복원한 그림. 갓 부화했다가 호박에 갇혔을 텐데도 어린 새의 날개 쪽 깃털은 상당히 발달해 있다. 출처/ New Scientist, 복원도 Cheung Chung Tat
연구진이 밝힌 호박 속의 아기 새 모습을 보면, 새는 머리, 목, 날개, 꼬리, 발톱, 깃털 등이 상당히 온전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부화한 지 며칠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 새는 어깨의 관절 구조가 현생 조류의 것과는 상반되어 멸종해 지금은 없는 이른바 ‘역조(opposite bird)’의 일종인 것으로 분류됐다. 현생 조류와는 달리 부화할 때 날개 깃털은 발달되어 있으나 몸의 깃털은 많지 않은 것으로 관찰됐다.
호박 속에서는 아기 새의 날카로운 발톱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 호박 속에서 발견된 아기 새의 발톱. 출처/ Lida Xing
영화 <쥐라기공원>에서는 호박에 갇힌 공룡시대 모기에서 디엔에이로 뽑아내어 공룡을 복원했다고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호박 속의 아기 새에서는 보존된 디엔에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과학매체 <뉴사이언티스트>는 보도했다.
고생물학자 리다 싱의 연구진은 호박 화석 분야에서 최근 들어 흥미로운 발견을 잇따라 보고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새 깃털 날개가 보존된 9900만 년 전 호박 화석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보고했으며, 지난해 12월엔 깃털 달린 공룡 꼬리가 담긴 9900만 년 전 호박 화석의 연구 결과를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 우리는 호박 안에서 두개골과 목 대부분, 날개와 뒷날개 일부, 그리고 꼬리의 연조직을 담고 있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에서 매우 완벽하게 보존된 새를 보고한다. 그 형태는 이 표본이 에난티오르니테스(Enantiornithes)임을 말해준다.
- 새 몸체의 비율과 깃털의 형태는 이것이 아주 어린 개체임을 보여준다. 또한 에난티오르니테스가 부화 뒤 곧 상당히 독립된 활동을 할 수 있으며(highly precocial), 그러나 몸 깃털이 적다는 점은 부화 직후 독립 활동을 하는 현생 조류와는 차별점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제공해준다. [...]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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