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복원의 "물리상식 마당"

상식처럼 자주 얘기되지만 그 자세한 원리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물리현상들을 윤복원 박사가 그림을 곁들여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는 과학지식을 널리 공유하자는 바람으로 글을 쓴다.

한발 물러서면 셀카 얼굴 얼마나 작아질까 –각크기의 원리

[16] 각크기로 보는 셀카 전략, 일식, 그리고 각분해능


1.jpg » 그림 1. 사진 속의 원근법: 같은 크기의 기둥도 가까이 있으면 크게 보이고, 멀리 있으면 작게 보인다. (출처: Wikimedia Commons)


1990년대 초 가을 어느 날, 포도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의 한 스튜디오(방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은 작은 집 구조를 프랑스에서 부르는 말)에 한국 사람 몇 명이 한 사람의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모였다. 당시 그 지역에 사는 한국 사람은 주로 유학생들이었고, 대학 기숙사 또는 그 주변의 아파트에 흩어져 살고 있었다. 인터넷이 대중화하기 전이라서, 한 번 모이면 새로 들은 한국 소식도 나누고 프랑스 생활과 학업에 관련한 정보를 나누느라 긴 시간을 보내고는 했다. 이른 저녁에 모여 저녁 식사로 시작했던 그날도 자정을 넘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바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한 사람의 강력한 제안에 이끌려 조그만 자동차에 다섯 명이 타고 아르카숑(Arcachon)이라는 바닷가 도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저녁 식사 시간만 지나도 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을 만큼 프랑스의 마을은 한적해진다. 도로도 예외는 아니어서,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 아르카숑으로 향하는 도로에서는 다른 자동차를 볼 수 없었다. 우리는 가로등도 없는 어둠 속의 도로를 한동안 외롭게 달리고 있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멀리서 작고 희미한 불빛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다. 가로등 하나가 켜진 것일 수도 있고, 불이 켜진 집일 수도 있고,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자동차 불빛일 수도 있었지만, 한동안은 불빛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사실 별로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전방의 불빛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보이면서 불빛의 정체가 조금씩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 불빛이 나타난 지 한 5분쯤 지났을까(어쩌면 10분쯤일 수도 있다). 불빛은 둘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러고서 얼마 안 있어 두 불빛은 우리  자동차가 옆을 빠른 속도로 지나쳤다. 자동차 불빛이었다.


5분 이상 그 불빛이 보였고 우리가 탄 자동차뿐만 아니라 상대방 자동차도 우리를 향해 달렸을 것이므로, 처음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그 자동차는 아마 10 km나 그 이상 떨어져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자동차 불빛이었으니, 완벽하게 직선 도로를 달리지 않는 이상 전방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였을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서 그 불빛을 보았으면, 불빛의 움직임으로 자동차의 불빛임을 미리 어느 정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탄 자동차도 달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가로등이나 집의 불빛처럼 고정되어 있는 불빛이 우리의 움직임으로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한편으로는 불빛이 두 개임을 일찍 확인할 수 있었다면 그것이 자동차 불빛임을 더 빨리 알아챘을 것이다. 하지만 꽤 오랫동안 하나의 불빛으로만 보였다. 달리는 자동차의 떨림과 빛의 번짐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상대방 자동차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 하나의 불빛으로 보였던 가장 큰 이유였다. 자동차가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전조등의 두 불빛 사이 거리도 작게 보여 불빛을 두 개로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번 글에서는 이와 같이 거리에 따라 다른 크기로 보이고, 모양을 구분할 수 있고 없음도 거리에 달려 있음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이와 관련된 과학 원리를 파악하고, 실생활과 과학에서 접할 수 있는 몇 가지 현상에 적용해 설명해 보겠다. 우리가 배우지 않고도 일상 생활에서 별생각 없이 하는 판단에도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원근법: ‘실제 크기’와 보이는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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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jpg » 그림 1 이 글의 맨위 사진을 다시 보자. 실제 기둥의 높이는 같지만, 사진 속에서는 위치에 따라 다른 크기로 보인다. 사진에서 좌우 양쪽에 있을수록 기둥은 크게 보이고 가운데에 있을수록 작게 보인다. 사진을 찍을 때 좌우 양쪽은 카메라에 더 가까운 부분이고, 가운데로 갈수록 더 먼 부분이다. 이와 같은 거리 기준으로는, 가까운 곳에 있는 기둥은 커 보이고 먼 곳에 있는 기둥은 작아 보인다고 설명할 수 있다. 좌우에 같은 크기로 보이는 기둥 사이의 거리도 실제 떨어진 거리는 같지만, 멀어질수록(사진 속에서 가운데로 갈수록) 더 짧아(가깝게) 보인다. 이렇게 눈 또는 카메라에서 떨어진 거리에 따라 다른 크기 또는 거리로 보이는 현상은 ‘원근법’으로 알려져 있다.


리는 일상생활에서 크게 또는 작게 보이는 정도를 인지해서 그 물체가 내게서 떨어진 거리를 판단한다. 물론 실제 크기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걸어오는 사람이 크게 보이면 가까이서 걸어오는 것이고, 작게 보이면 멀리서 걸어오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작게 보여 겨우 보일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먼 곳에서 걸어오고 있는 거야?’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와 같이 우리는 원근법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고도, 보이는 크기와 거리의 관계를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터득하고 실제 생활에도 적용하고 있다.


거리에 따라 다른 크기로 보이는 원근법 현상과, 얼마나 크게 보이느냐로 그 물체가 떨어져 있는 거리를 짐작하는 경험적 판단에도 과학 원리가 있다. 그 원리를 이해하는 첫 걸음은 ‘실체 크기’와 ‘보이는 크기’를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런 다음 물체가 떨어져 있는 ‘거리’가 주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구체적인 원리에 다가갈 수 있다.


다시 말해 ‘실제 크기’, ‘보이는 크기’, 그리고 ‘거리’. 이 세 가지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가 원리의 핵심이다.


물체의 실제 크기는 길이, 면적, 부피 등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 중에서 길이로 물체의 크기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모양이 단순하지 않으면 재는 방향에 따라 길이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물체의 가장 큰 길이로 실제 크기를 나타낸다. 사람은 키, 건물은 높이, 고래는 길이와 같은 식이다. 지구 또는 달과 같은 둥근 공 모양의 천체는 어느 방향으로 재나 거의 비슷해서 지름으로 크기를 나타낸다. 만약에 이 글 첫머리의 이야기처럼 어둠 속에서 자동차를 보는 경우라면 전조등만 보일 테니, 두 전조등 사이의 거리를 자동차의 실제 크기로 볼 수도 있다.


길이로 실제 크기를 나타낼 때에는 크기에 따라 센티미터(cm), 미터(m), 또는 킬로미터(km)를 단위로 써서 나타낸다. 별이 모여 있는 성단이나 은하계와 같이 매우 큰 경우는 빛이 1년 동안 날아가는 거리인 ‘광년’으로 길이를 표시한다. 크기가 작은 경우는 밀리미터(mm) 또는 마이크로미터(㎛: 1000분의 1 mm 또는 대략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정도)로 표시하고, 원자나 분자와 같이 훨씬 더 작은 크기는 나노미터(nm: 100만분의 1 mm, 또는 대략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정도) 또는 옹스트롬(Å: 1000만분의 1 mm)으로 표시한다. 거리도 마찬가지로 길이로 나타내는데, 멀고 가까운 정도에 따라 다른 길이의 단위로 거리를 표시한다.


떤 물체의 ‘보이는 크기’는 어떨까? 자동차가 코앞에 바로 서 있다고 하자. 자동차를 한번에 다 보기에 버거울 만큼 크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자동차가 1 km만 떨어져 있어도 우리 눈에는 깨알 같이 작게 보인다. ‘실제 크기’가 크다고 해서 항상 ‘보이는 크기’도 큰 것은 아니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실제 크기’가 작더라도 항상 ‘보이는 크기’가 작은 것은 아니다. 새로 개발된 전자칩의 크기가 작다는 것을 표현할 때 손톱 만하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손톱을 눈앞 가까이서 보면 그리 작게 보이지 않는다. 초점이 잘 잡히지 않아 또렷하게 보기 어려운 문제는 있다. 이런 손톱도 조금만 멀리 떨어져 있으면 상대적으로 많이 작게 보인다. 10m 떨어져 있는 다른 사람의 손톱은 거의 안 보이는 수준이다. 정리하면 물체의 실제 크기도 중요하지만 그 물체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도 보이는 크기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보이는 크기’는 어떻게 나타낼까? 실제 크기와 거리가 모두 영향을 끼치니, ‘실제 크기’와 ‘거리’ 두 개의 숫자를 같이 써서 나타내야 할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숫자 하나로 ‘보이는 크기’를 간단하게 나타내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눈이 볼 수 있는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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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는 사람이 있는 공간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꽉 막힌 방안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의 범위는 기껏해야 방안의 공간으로 한정된다. 한번에 볼 수 있는 가장 큰 크기도 방의 크기를 넘지 않는다. 반면 탁 트인 야외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의 범위는 훨씬 넓어진다. 수백 미터 높이의 산도 충분히 멀리 떨어져 있다면 고개나 눈동자를 움직이지 않고도 한번에 볼 수도 있다. 이렇게 공간의 범위로 보는 범위를 말하면 보는 위치에서의 주변 상황에 따라 보는 범위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지만 보는 방향 또는 각도로 보는 범위를 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좌우로 보는 경우라면 고개를 돌려서 좌우의 모든 방향을 볼 수 있다. 중복해서 보지 않는다면 좌우로 볼 수 있는 최대 각도의 범위는 360 도가 된다. 상하로 보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허리를 구부리거나 누워서 보는 식으로 상하 방향으로 360 도 모든 방향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방향 또는 각도로 보는 범위를 말하면 꽉 막힌 방안에서나 탁 트인 야외에서나 보는 범위는 좌우 360도 상하 360 도로 같아진다. 어디에서 보느냐에 관계없이 보는 범위를 같아진다는 얘기다.


고개나 눈동자를 움직이지 않고 볼 수 있는 범위, 다시 말해 한번에 볼 수 있는 시야로 한정한다면 볼 수 있는 범위는 더 좁아진다. 물고기와 같이 두 눈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동물에 비해, 두 눈이 모두 전면을 향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는 한번에 볼 수 있는 범위가 많이 줄어든다. 더 나아가 한 눈으로만 고개와 눈동자를 움직이지 않고 본다면 더 줄어들어 상하 좌우 180 도보다 작아진다.



‘보이는 크기’를 나타내는 각크기 (angular s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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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크기는 눈이 볼 수 있는 범위에서 보이는 물체가 얼마만큼 차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눈이 볼 수 있는 최대 범위를 물체가 다 차지하면 매우 크게 보이고, 극히 일부만 차지하면 매우 작게 보인다. 다시 말해 시야에서 물체가 차지하는 방향 또는 각도의 범위가 ‘보이는 크기’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각도의 범위를 ‘각크기’ (angular size)라고 부른다. 물체의 모양에 따라서는 좌우, 상하 또는 기울어진 방향 등 각도를 재는 방향에 따라 시야에서 물체가 차지하는 각도의 범위가 다를 수 있는데, 이 경우는 가장 큰 각도 범위를 ‘각크기’로 본다. 구체적으로 ‘각크기’는 어떻게 잴까?


2.jpg » 그림 2. ‘각크기’ 또는 ‘각지름’을 재는 방법


그림 2처럼 눈으로 둥근 모양의 물체를 본다고 할 때, 눈에서  시작해 둥근 물체의 지름 양쪽 끝까지 두 직선을 그리자. 이때 두 직선이 눈앞에서 만들어지는 각도가 ‘각크기’다. 둥근 모양의 경우에는 지름의 각크기를 재기 때문에 ‘각지름’(angular diameter)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 크기’(지름)과 ‘거리’를 알고 있으면 수학 계산으로 ‘각크기’를 계산할 수 있다.


제 크기가 같고 동그란 두 물체를 다른 거리에서 보는 경우를 보자.(그림 3) 같은 크기의 동전 두 개를 다른 거리에 놓고 본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두 물체를 같은 방향으로 겹쳐서 보면, 가까이 있는 물체가 멀리 있는 물체를 가린다. 각크기를 이용하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체의 양쪽 끝에서 눈까지 직선을 그려 각크기를 재면, 가까이 있는 물체의 각크기(빨간 선이 만드는 각도)가 멀리 있는 물체의 각크기(파란 선이 만드는 각도)보다 크다. 앞 물체가 시야에서 차지하는 범위가 더 크기 때문에 뒤의 물체를 완전히 덮게 된다. 두 물체를 따로따로 볼 수 있게 나란히 놓고 보는 경우라면, 각크기가 큰 앞 물체, 다시 말해 시야에서 더 넓은 범위를 차지하는 앞 물체가 더 크게 보인다.(그림 3 아래)


3.jpg » 그림 3. ‘실제 크기’는 같지만 ‘보이는 크기’가 다른 경우: 가까이 있으면 더 커 보이고 (각크기가 크고), 멀리 있으면 더 작아 보인다(각크기가 크다).

4.jpg » 그림 4. ‘실제 크기’는 다르지만 ‘보이는 크기’가 같은 경우: 눈(카메라)에서의 거리 비율이 적절해지면 보이는 크기(각크기)가 같아진다.
 
보이는 크기, 즉 ‘각크기’는 같지만 ‘실체 크기’가 다른 경우도 보자.(그림 4) 크기가 다른 두 개의 동전, 예를 들면 100원짜리 동전과 500원짜리 동전을 볼 때 떨어뜨린 거리를 다르게 조절해서 같은 크기로  보이게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되겠다. 두 물체가 떨어진 거리의 비율이 적절해서 물체의 양쪽 끝에서 눈까지 직선을 그려서 잰 각크기가 두 물체 모두 같은 경우다. 중심을 정확하게 같은 방향으로 일치시켜 보면 두 물체는 정확하게 겹쳐 보이고, 따로따로 볼 수 있게 나란히 놓고 보면 같은 크기로 보인다.(그림 4 아래)

람 눈은 물체가 떨어진 거리에 따라 초점을 다르게 맞출 수 있다. 이 때문에 보는 물체와의 상대적인 거리를 감각적으로 알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각크기가 같은 두 물체를 한번에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상황이면서, 한 물체는 눈에 충분히 가깝고 다른 물체는 충분히 멀리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눈으로 초점을 맞춰 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감각적으로 어느 물체가 더 가깝게 있는지 멀리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짐작한 거리와 보이는 크기의 차이를 통해 실제 크기를 대략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물체 모두 충분히 멀리 떨어져 있다면, 두 물체의 상대적인 거리를 경험적인 감각으로 알아내는 것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거리를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없으니, 각크기가 같은 두 물체의 실제 크기 차이를 구분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는 거리를 측정하는 장비를 사용해 별도로 거리를 알아내거나, 두 물체가 부분적으로 겹칠 때를 기다려 어느 물체가 앞에 있는지(가리는 물체가 앞에 가려지는 물체가 뒤에 있게 됨)를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상대적인 거리 차이를 알아낼 수도 있다.



각도를 나타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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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도를 나타낼 때는 60분법을 많이 사용한다. 60분법에서는 한 바퀴를 완전히 도는 각도는 360 도(°)이고 직각인 각도는 90 도다. 1°보다 작은 각도는 1도를 60으로 나눈 ‘분’ 또는 ‘각분’( 기호: ′)을 사용하고, 1분보다 작은 각도는 1분을 60으로 나눈 ‘초’ 또는 ‘각초’(기호: ″)를 사용한다. 60 초는 1 분, 60 분이면 1 도와 같다. 거꾸로 1 도는 60 x 60 = 3600 초와 같다. 도, 분, 초가 60배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차이가 많이 나는 각크기를 비교할 떄 번거로운 변환 과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많은 곳에서 사용한다.


제 크기에 비해 거리가 훨씬 멀리 떨어져 있으면 각크기가 매우 작아지는데, 이때는 어려운 삼각함수를 쓰지 않고, 단순히 곱셈과 나눗셈으로도 아래와 같은 공식으로 각크기를 초(″) 단위로  계산할 수 있다.


각크기 ≅ 206265 × 지름 ÷ 거리


계산 결과가 60 초(″)보다 크게 나오면 60으로 나누어 분(′)으로 표시하고, 분으로 표시한 것이 다시 60 분(′)이 넘으면 이를 다시 60으로 나누어 도(°)로 표시할 수 있다. 1도를 훌쩍 넘기는 크기가 되면 위의 공식으로 계산한 각크기에 오차가 커지기 시작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위의 공식을 보면 지름(실제 크기)은 각크기(보이는 크기)와 비례 관계이고, 거리는 각크기와 반비례 관계이다. 다시 말해 ‘실제 크기’가 커지면 ‘각크기’(보이는 크기)는 커지는 반면, ‘거리’가 멀어지면 ‘각크기’(보이는 크기)는 작아진다. 우리의 경험과 정확히 일치한다.


5.jpg » 그림 5. 작은 각크기를 삼각함수를 사용하지 않고 계산하는 방법
 
작은 각크기를 나타내는 공식 ‘각크기 ≅ 지름 ÷ 거리’에는 ‘각크기’, ‘지름’, ‘거리’, 이렇게 세 가지 값이 들어가 있다. 이중에 두 값만 알면 나머지 하나를 계산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지름과 거리를 안다면 위의 공식을 그대로 적용해 각크기를 계산한다. 만약 각크기와 지름을 알고 있다면 변형된 공식인 ‘거리 ≅ 206265 × 지름 ÷ 각크기’ 를 써서 거리를 계산하고, 각크기와 거리를 알고 있으면 ‘지름 ≅ 각크기 × 거리 ÷ 206265’를 써서 지름을 계산할 수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보이는 크기’를 나타내는 각크기를 실제의 예에 적용해 보자.



얼굴 작게 사진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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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크기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다. 얼굴 크기에 별로 신경을 안 쓰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기 얼굴을 조금이라도 작게 보이게 하려고 애쓰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누군가와 함께 사진을 찍을 때에는 약간 뒤에서 찍어 가능하면 자기 얼굴이 작게 나오게 하려고 노력한다. 원근법을 적극 활용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뒤에 서서 얼굴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정도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카를 찍는 경우를 보자. 손으로 카메라(또는 스마트폰)을 잡고 셀카를 찍는다면 카메라에서 얼굴까지 거리는 1 m가 채 안 된다. 키 160 cm의 여성이라면 60 cm정도 된다. 이 경우 함께 사진을 찍게 되었을 때, 얼굴이 크다고 느끼는 친구는 사진을 찍는 친구보다 살짝 더 뒤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얼굴의 위아래 길이가 25 cm라고 보고 카메라까지 거리를 60 cm로 계산하면 각크기는 23.5 도(°)가 된다. 만약에 친구가 10 cm뒤에 서 있다면 이 친구 얼굴의 각크기는 20.2 도(°)가 된다. 카메라 렌즈에 의한 영상 왜곡이 없다면, 10 cm 뒤에 있는 친구 얼굴의 각크기가 약 14% 줄어든다.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과 비교하면 마치 21.5 cm 길이의 얼굴처럼 보이는 셈이니, 얼굴이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는 효과는 분명하다.


6.jpg » 그림 6. 셀카를 같이 찍을 때는 살짝만 뒤에 있어도 얼굴의 상대적인 각크기 차이가 충분히 커서, 얼굴이 작게 보이는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얼굴 그림 출처: openclipart.org)


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단체 사진을 찍는 경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을 한 사진에 담으려면, 광각렌즈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카메라와 사람 사이의 거리가 충분히 멀어야 한다. 사람들에게서 5 m정도 떨어진 곳에서 사진을 찍는 경우를 보자. 그리고 좀 전의 셀카의 경우처럼 10 cm만 뒤로 서서 사진을 찍는다고 하자. 이 경우 각크기를 계산해 비교해 보면 얼굴 크기가 상대적으로 대략 2% 줄어드는 효과밖에 없다. 얼굴이 작아보이는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좀 더 뒤에 서서 사진을 찍을 필요가 있다.  50 cm 떨어진 뒤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면 얼굴의 각크기가 10% 정도 줄어들어 충분한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가끔 축구처럼 넓은 운동장에서 하는 운동경기의 사진에서 한 선수가 분명히 다른 선수의 뒤에 있는데도 얼굴 크기에서 거의 차이가 없거나 더 커 보이는, 이른바 원근법이 무시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선수의 얼굴 크기 차이에서 오는 요인도 있지만, 이런 경우 카메라와 선수 사이의 거리가 먼(때로는 수십 m 이상) 것도 중요한 이유다. 선수들이 서로 떨어진 거리가 카메라와 선수들 간의 거리보다 훨씬 작다 보니 원근법 효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다.



달과 500원짜리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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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크기는 지름으로 나타내는데 지구 지름의 약 4분의1 인 3475 km다. 500원짜리 동전의 지름은 2.65 cm 로, 달 크기의 1억분의 1도 안 되는 크기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들고 보는 동전은 달보다 항상 크게 보인다. 직접 손으로 들고 보는 동전의 각크기가 달의 각크기보다 크다는 얘기다.


동전을 든 손을 최대한 쭉 뻗었을 때 동전이 가장 작게 보이는데, 이때 눈에서 동전까지 거리는 기껏해야 1 m정도다. 이 거리의 각크기를 “각크기 ≅ 206265 × 지름 ÷ 거리” 공식을 써서 계산하면 5466 초 = 91.1 분이다. 삼각함수를 사용한 좀 더 정확한 방법으로 계산해도 결과는 별차이가 없다.

7.jpg » 그림 7. 500원짜리 동전을 1m 떨어져서 볼 때와 (왼쪽) 2.8m 떨어져서 볼 때 달의 보이는 크기와 상대적인 비교. 약 2.8m 떨어져 있는 500원짜리 동전의 보이는 크기(각크기)는 달의 보이는 크기(각크기)와 비슷하다. (500원짜리 동전과 달 이미지 출처: Wikimedia Commons)  

달이 가장 크게 보일 때는 지구에 가장 가까울 때이다. 이때의 거리가 36만 3000 km인데 달의 지름 3475 km와 함께 각크기를 재는 공식에 넣어 계산하면 1975 초 = 32.9 분(호도법으로는 0.00957)이 나온다. 1 m떨어져서 보는 500원짜리 동전보다 거의 3배 작게 보인다는 얘기다. 달이 동전보다 1억 3000만 배 이상 크지만, 거리는 달이 3억 6000만 배 이상 더 떨어져 있어서 그만큼 더 작게 보이기 때문이다.


러면 동전을 얼마만큼 떨어뜨려놓고 봐야 달과 같은 크기로 보일까? 동전 지름을 가지고 동전의 각크기가 달의 각크기와 같아지는 거리를 구하는 문제다. “거리 ≅ 206265 × 지름 ÷ 각크기” 공식을 쓰면 된다. 277 cm = 2.77 m라는 결과가 나온다. 보는 사람이 직접 들고 볼 수 있는 거리는 아니고 다른 사람이 들어주거나 멀리 세워 놓고 보아야 하는 거리다.


책읽기 좋은 거리는 대략 30 cm라고 한다. 이 거리에서 달의 각크기와 같은 동그라미의 지름도 계산해 볼 수 있다. 거리와 각크기를 써서 지름을 계산하는 문제이다. “지름 ≅ 거리 × 각크기 ÷ 206265” 공식을 쓰면 된다. 동그라미의 지름이 0.287 cm = 2.87 mm일 때 달과 같은 크기로 보인다. 지평선에 걸쳐 있는 보름달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달이 그렇게 작게 보이나 하고 의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자동차 전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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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앞에서 했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처음 자동차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는 약 10 km정도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자동차의 두 전조등은 서로 대략 1.5 m정도 떨어져 있으므로, 1.5 m를 실제 크기로, 10 km(10000 m)를 거리로 보고 각크기를 계산할 수 있다. 약 31 초라는 계산이 나온다. 달의 각크기와 비교하면 약 60분의 1 크기다. 500원짜리 동전이 같은 각크기가 되려면 177 m떨어뜨려놓고 보아야 한다. 들고 있는 것이 동전인지도 알 수 없는 거리다. 만약에 30 cm 떨어진 곳에 있는 동그라미가 같은 각크기를 지니려면 동그라미의 지름은 0.045 mm이어야 한다. 머리카락 굵기의 반밖게 안 되는 크기다. 이 정도 크기에서 불빛이 두 개인지 하나인지를 맨눈으로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1 km 떨어져 있는 자동차 전조등의 각크기는 약 310 초 = 5.16 분으로 달의 보이는 크기의 6분의 1 정도다. 30 cm 떨어진 곳에 있는 지름 0.45 mm의 동그라미와 같은 각크기다. 차가 많이 흔들리지 않고 빛이 번져 보이지 않는다면 두 개의 전조등을 구분할 수 있을 만한 각크기다. 프랑스에서 불빛이 두 개로 갈라져 보이기 시작한 거리가 이 정도 거리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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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해를 가리는 현상을 일식(solar eclipse)이라고 부른다. 많은 경우 해의 일부만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일어나지만, 해 전체가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도 드물게 일어난다. 2017년 8월 21일에 미국에서 볼 수 있는 개기일식이 가장 가까운 미래의 관측 기회이다.[1] 종종 달의 중심이 해의 중심에 놓여도 해를 다 가리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달이 보이는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서 해를 다 가리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인데, 반지 모양의 햇빛 고리가 달 주위로 보인다고 해서 금환일식이라고 부른다.


8.jpg » 그림 8. 개기일식(왼쪽: 프랑스 1999년)과 금환일식 (오른쪽: 미국 2012년): 개기일식때는 달의 각크기가 해의 각크기보다 더 크고, 금환일식때는 더 작다. (출처: Wikimedia Commons)


떤 조건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나고 또 어떤 조건에서 금환일식이 일어나는지도 각크기로 설명할 수 있다. 태양의 지름은 약 139만 km이고 지구에서 떨어진 평균거리는 1억 5000만 km다. 이 두 값을 공식에 넣어 각크기를 계산하면 1910 초 = 31.9 분이다. 반면 달의 지름은 3475 km이고 지구에서 떨어진 평균거리는 38만 4000 km로, 이 경우의 각크기는 1870 초 = 31.1 분이다.


평균거리로만 따지면 달의 각크기는 해의 각크기보다 작아 해보다 더 가까이 있는 달이 해를 완전히 가리지 못한다. 개기일식이 아닌 금환일식이 일어난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구에서 해와 달까지 거리는 일정하지 않고 변한다. 해와 달의 실제 크기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안에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해가 더 멀어지고 달이 더 가까워져 해의 각크기가 달의 각크기가 더 작아지면 개기일식이 가능해진다.


해가 가장 작아 보일 때는 해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1억 5200만 km 떨어져 있을 때다. 해의 각크기는 이때 1890 초 = 31.4 분이다. 달이 가장 커 보일 때는 달이 가장 가까이 있는 36만 3000 km 떨어져 있을 때다. 달의 각크기는 이때 1970 초 = 32.9 분이다. 이 조건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난다면 달이 가장 커 보이고 해가 가장 작아 보이는 만큼 더 오랫동안 달이 해를 가려 가장 긴 개기일식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개기일식 자체도 드물게 일어나거니와 동시에 이런 조건이 한꺼번에 만족되기는 더욱 힘들다. 지구와 달의 공전궤도를 계산해 미래에 일어나는 개기일식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를 알 수 있는데, 약 170년 뒤인 2186년 7월 16일에 일어날 개기일식은 7분 29초 동안 지속된다고 한다.[2] 이때가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동시에 해에 비해 달의 각크기가 상대적으로 가장 커지는 때라고 보면 되겠다. 실제로 기원전 4000년부터 기원후 8000년 사이의 1만 2000년 기간 중에서 가장 긴 개기일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



천체망원경과 광학현미경 성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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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체망원경은 먼 곳에 있어서 작아 보이는 천체를 확대해보는 장비이고, 현미경은 실제 크기가 작아 가까운 곳에서도 작게 보이는 물체를 확대해 보는 장비이다. 언뜻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보이는 크기(각크기)가 작은 물체를 확대해서 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얼마나 작은 각크기의 물체의 모양을 구분해 볼 수 있느냐로 천체망원경과 광학현미경의 성능을 비교해볼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두 개로 구분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물체의 모양을 구분하는 성능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 글의 들머리에 쓴 이야기에서 이 기준을 이해하는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두 개의 불빛으로 이루어진 전조등은 아주 멀리서 보면 하나의 불빛으로 보이지만, 가까워지면 어느 순간 두 개의 불빛으로 갈라져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불빛이 두 개로 갈라지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전조등 사이의 거리에 해당하는 각크기로 우리 눈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 이 각크기는 두 물체가 두 개로 보이기 시작하는 가장 작은 각크기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를 ‘각분해능’(angular resolution)이라고 부른다.


체 망원경을 보자. 지구상에는 여러 개의 큰 천문대가 있다. 이들 천문대에서 사용하는 천체망원경은 대부분 반사경이라고 불리는 거울로 만들어진 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유리와 같이 투명한 물질로 만드는 광학렌즈에서는 빛의 파장에 따라 빛이 꺾이는 정도인 굴절률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확대해 보는 영상이 빛의 색깔별로 겹쳐 보이면서 영상이 흐려지는 색수차라는 문제가 생긴다. 특정 파장의 빛을 미리 거르지 않으면 광학렌즈를 사용할 때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렌즈의 크기가 클수록 천체망원경의 분해능이 높아지는데, 광학렌즈는 크게 만들기 어려운 단점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형 천문대의 천체망원경은 빛의 굴절이 아닌 빛의 반사를 이용하는 반사경을 주요 렌즈로 사용한다. 빛의 반사를 이용할 때는 색수차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색수차 문제 [11] 매직아이 같은 ‘색깔의 과학’ http://scienceon.hani.co.kr/408572 ]


한편 지구의 대기도 천체 망원경의 영상의 질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지구상에 설치한 천문대는 지구 대기의 영향을 덜 받는 높은 곳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지구 대기의 영향을 없애는 방법으로 천체망원경을 우주에 설치하기도 하는데, 허블 망원경이 대표적인 경우다. 탐사선 뉴호라이즌호가 명왕성에 접근하기 전까지는 허블 망원경이 찍은 명왕성 사진이 가장 좋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명왕성 흐릿하게 볼 수 있는 정도였다.[3]


허블 망원경의 반사경의 크기와 가시광선의 파장을 천체망원경의 각분해능을 계산하는 수학공식[4]에 넣어 계산한 각분해능은 0.05 초 정도다. 이 망원경으로 모양을 구분할 수 있는 각크기가 0.05 초라는 얘기다. “지름 ≅ 거리 × 각크기 ÷ 206265” 공식을 이용하면, 대략 60억 km인 명왕성의 거리에서 모양을 구분할 수 있는 천체의 크기(지름)을 계산해볼 수 있다. 계산 결과는 1500 km정도이다. 명왕성의 지름이 2374 km이니, 허블 망원경으로 찍은 명왕성 사진에서 명왕성 표면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0.05 초라는 각분해능은 빛의 밝기만 충분하다면 100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은하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이다. 0.1 초의 각크기는 100억 광년 거리에서 2400 광년의 크기에 해당한다. 참고로 우리 은하계의 지름은 10만 광년 정도이니 100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우리 은하보다 작은 은하계의 모양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이다.


9.jpg » 그림 9. 우주대폭발(빅뱅) 4억년 뒤의 은하계 GN-z11 모습. 134억 년을 날아와 허블 망원경에 잡힌 영상: [5] (출처: NASA)


그러면 0.1초의 각분해능에 해당하는 광학현미경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광학현미경을 사용해 관찰할 때 눈과 시료(보려고 하는 물질) 사이의 거리를 30cm정도라고 가정하고, “지름 ≅ 거리 × 각크기 ÷ 206265” 공식을 이용해 이 각분해능에 해당하는 각크기를 계산할 수 있다. 대략 70 나노미터(nm)라는 계산 결과가 나온다.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광학현미경은 빛의 파동 성질로 인한 근본적인 한계(회절한계)로 인해 모양을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를 약 200 nm로 보고 있으니, 전통적인 방식의 광학현미경 각분해능이 허블 망원경에는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번 글에서는 ‘보이는 크기’를 대변하는 ‘각크기’에 대해 알아보고, 원근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각크기의 원리를 여러 현상에 적용해 보았다. 얼굴이 작게 보이게 하는 셀카 찍는 전략도 각크기의 틀에서 설명할 수 있었고, 개기일실과 금환일식을 이해하는 데에도 각크기를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멀리 있는 물체를 보는 천체망원경의 성능과 작은 물체를 보는 광학현미경의 성능도 각크기를 통하면 어느 정도 비교가 가능하다.


다음 글에서는 전통 방식의 광학현미경 성능의 한계를 뛰어넘어 작은 물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현미경들을 소개하고 그 원리를 살펴볼까 한다.


  [부록]

호도법


각도를 나타내는 다른 방법으로 ‘라디안’(radian: rad)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을 호도법이라고도 부른다. 각도 단위는 rad(‘라디안’이라고 읽는다)이지만 생략해 단위 없이 숫자만 쓰기도 한다. 호도법에서 한 바퀴를 완전히 도는 각교는 2π = 2×3.14159… = 6.28319… 다. 1 rad는 60분법의  57.296도에 해당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별로 안 쓰는 각도 단위지만,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많이 쓰는 표준 단위다. 도(°), 분(′), 또는 초 (″)가 붙어 있지 않은 각도라면 라디안이라고 보면 된다. 수학에서 호도법을 쓸 때의 장점이 있지만, 고등 수학과정에서 배우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각크기가 충분히 작을 때 호도법에서는  ‘각크기 ≅ 지름 ÷ 거리’ 공식을 써서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다.


fig_app.jpg » 60분법과 호도법 비교 



[참고자료]


[1] Total Solar Eclipse of 2017 Aug 21

  https://eclipse.gsfc.nasa.gov/SEgoogle/SEgoogle2001/SE2017Aug21Tgoogle.html

[2] Solar Eclipse of July 16, 2186

  https://en.wikipedia.org/wiki/Solar_eclipse_of_July_16,_2186

[3] Hubble Space Telescope

  https://www.spacetelescope.org/about/faq/

[4] Angular Resolution

  https://en.wikipedia.org/wiki/Angular_resolution

[5] Hubble Team Breaks Cosmic Distance Record

  https://www.nasa.gov/feature/goddard/2016/hubble-team-breaks-cosmic-distance-record

 Farthest Galaxy Yet Smashes Cosmic Distance Record

  http://www.space.com/32150-farthest-galaxy-smashes-cosmic-distance-record.html


윤복원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원(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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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원 미국 조지아공대 물리학과 전산재료과학센터 연구원
나노클러스터, 나노촉매 등 나노과학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함께 생각하고 나눌 수 있는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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