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동물 넷 중 셋은 스스로 빛을 낸다

※ 이 글은 한겨레 4월19일치 ‘사이언스온’ 지면에 실렸습니다. 온라인 사이언스온에도 옮겨 싣습니다. 지면 편집 과정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seaanimallight.jpg » 관해파리의 일종. 무인잠수정의 고해상도 카메라에 잡힌 모습(위)과 실험실에서 스스로 빛을 내는 모습. MBARI 제공 파리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바다동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바다동물을 촬영한 대량의 영상자료를 분석해보니 바다 세계에서 빛을 내는 바다동물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일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몬터레이만 수족관연구소(MBARI) 연구진은 지난 17년(1999~2016) 동안 이 연구소가 원격제어 무인잠수정(ROV)으로 수심 4000m까지 캘리포니아 앞바다 수중에서 촬영한 35만건의 바다동물 영상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1㎝ 이상 생물체를 담을 수 있는 무인잠수정 고해상도 카메라에 포착된 바다동물 중 무려 76%가 생화학작용으로 스스로 빛을 내는 ‘생물발광 동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최근 실렸다.


많은 바다동물이 생물발광을 한다는 건 잘 알려져 있으나 이번처럼 방대한 자료를 살펴 실증적 수치로 조사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해수면에서 수심 1500m까지는 해파리종의 거의 대부분이, 그리고 어류와 두족류(오징어 등)는 절반 정도만이 빛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아래 수심에선 바다벌레와 바다유충들이 발광 동물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수심이 달라져도 생물발광 동물의 비율이 전체 생물 총량의 4분의 3가량으로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비율 수치는 수심에 상관없이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다”며 일정한 비율을 참조한다면 심해에서 발광 동물의 규모를 추적해 심해 동물의 생물 총량 변화를 추정할 수도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연구진은 “부피로 볼 때 바다가 지구에서 가장 큰 생물 서식처라는 점을 생각하면 생물발광이 지구 생태계의 주요한 특징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논문의 ‘결론’ 부분

생물발광(bioluminescence)은 곧잘 색다른 현상으로 여겨지지만, 생물발광이 폭넓게 나타나며 그 능력을 지닌 생물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은 그것이 여러 중요한 생태학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우리 연구는 캘리포니아 앞바다 심해에서 관찰된 대양 바다생물 중 76%가 생물발광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 비율을 이루는 지배적인 분류학적 동물그룹은 수심에 따라 달라지지만, 그 비율 자체는 해수면에서 심해에 이르기까지 놀랍도록 안정적이다. 생물발광은 수심이 깊어질수록 줄어드는데, 그것에 대한 자연상태의 측정은 깊이와 다른 바다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생물총량의 변화를 탐색하는 데에 강력한 대리지표가 될 수 있다. 생물발광 능력의 전체 범위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특히나 지속적인 발견이 이뤄져야 하는 심해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부피로 볼 때 깊은 바다가 지구에서 가장 큰 생물 서식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생물발광은 지구에서 주요한 생태학적 특징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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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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