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2일 지구촌 ‘과학행진’…서울 광화문에서도 열려

‘환경, 건강, 안전, 정책들에서 증거기반 과학 역할 지키자’

트럼프 정책에 항의 워싱턴DC서 본집회, 세계 480곳 함께


00MarchforScience2.jpg » '과학을 위한 행진'이 열리는 곳은 4월6일 현재 세계 479곳으로 집계된다.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s://www.marchforscience.com/satellite-marches/



과학과 과학자, 그리고 증거 기반의 정책 결정이 공격 받고 있습니다. 예산 삭감, 연구자 검열, 데이터 실종, 그리고 정부 연구기관 해체 위협으로 인해 우리는 해를 입고, 우리의 건강, 식량, 공기, 물, 기후, 그리고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과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무엇을

과학을 위한 행진은 우리의 건강, 안전, 경제, 그리고 정부에서 과학이 수행하는 중대한 역할을 지키려는 지구촌 운동의 첫걸음입니다.

어떻게

우리는 과학을 옹호하는 단체와 개인의 폭넓고 초당파적이며 다양한 연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증거에 기반을 정책 결정과 과학 교육, 연구 기금, 그리고 포용적이며 접근가능한 과학을 지지합니다.(원칙과 목표) 모든 것은 여러분의 지지와 함께!

누가

과학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 과학 지지자, 과학 교육자, 과학자, 그리고 관심 있는 시민. 170여 개에 달하는 함께하는 단체들. 그리고 여러분!

어디에서

워싱턴 DC의 내셔널몰, 그리고 세계 각지의 지지 행진.

언제

2017년 4월22일.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과학을 위한 행진, 공식 홈페이지, https://www.marchforscience.com/]


는 4월22일 세계 각지 470여 곳에서 열리는 ‘과학을 위한 행진(March for Science)’이 최근 공식 홈페이지에 밝힌 ‘행진’의 목적과 내용이다. 본래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펴지기 시작한 행진 구상은, 시민과 더불어 과학의 가치를 지키자는 주장과 과학자들이 이익집단으로 비칠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 한동한 논란을 거듭했으나 지금은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같은 대표적인 학술 단체들이 다수 참여해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00MarchforScience.jpg ‘과학의 정신’을 옹호하는 대규모 행진이 기획된 계기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과학 관련 정책과 연구환경에 대해 보여준 태도 때문이었다. 과학기술인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기후변화 연구가 위축되고 의약품 안전성을 심의하는 까다로운 규제과학의 절차가 완화될까봐 우려한다. 정부 연구기관이 대중과 소통할 때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자기검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비판한다. 정부 산하 과학자에 대한 정부 개입이 심해지리라는 걱정도 들린다.


이름난 의과학 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은 ‘트럼프 시대에 과학 지키기’라는 사설을 내어 공공 이해와 사회에 기여하며 자율적으로 나아가는 과학 가치를 지키자고 다짐했다 (http://scienceon.hani.co.kr/494296 ). 공개형 온라인 과학출판그룹인 플로스(PLoS)는 4월6일 구독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과학 발전과 지식 접근에 대한 이런 장애물을 비난하는 과학자들의 지구촌 운동을 지지한다” “과학과 의학에서 열린 투명한 연구가 건강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행진 동참을 촉구했다.


서울 광화문, ‘함께하는 과학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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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에 기반을 둔 정책 결정과 검열 없는 정부 소속 과학자들의 연구활동, 그리고 공공을 위한 보건의료 정책과 관련 연구기금의 보장 등을 요구하는 행진은 서울에서도 열린다.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과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4월22일 서울 광화문에서 ‘함께하는 과학행진’ 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logo.jpg 과실연은 “과학의 날 50주년을 기념하고 전 세계에 퍼져나가는 과학을 위한 행진에 연계해 함께하는 과학행진 행사를 열고자 한다”면서 “시민에게 가까이 다가가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과학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ESC는 “미국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며 다양성과 합리성이라는 과학의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과학의 가치를 복원하려는 미국 과학자들의 노력에 동참하면서 동시에 이 땅에서 제대로 가져보지 못한 과학의 가치를 새로 만들어 가려 한다”고 말했다.


‘과학을 위한 행진’은 트럼프 행정부 때문에 일어났지만 증거에 기반을 둔 정책 결정에 과학과 기술이 참여하는 민주주의적 방식, 보건의료와 안전과 관련한 공공 정책에 과학과 기술이 기여하는 방식, 그리고 시민과 과학기술인이 소통하는 방식과 같은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과학 행진은 과학의 가치가 더 넓은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에 닿아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과햑을 위한 행진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공익에 기여하는 과학, 정직하며 열린 과학 커뮤니케이션, 공공 이해에서 증거 기반 정책과 규제를 옹호하기 등이 과학 행진의 큰 방향으로 제시됐다. 또한 과학이 결국 사람들의 활동이며 공중과 동반관계를 이뤄야 하고 과학을 민주주의의 가치로서 확인하는 것이 행진 목표로 제시됐다.


지구촌 차원으로 확산한 과학을 위한 행진은, 각 나라마다 다른 현안과도 맞물려 열리면서, 이런 근본적인 주제와 관련한 과학의 모습을 크건작건 바꿔놓을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을 위한 행진 주최자들은 이번 행진이 일회성 행사로 마무리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이어질 여러 논의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 이 글은 이전에 쓴 글 “`과학을 위한 행진‘이 걷는 길”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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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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