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800번 날갯짓 모기만의 비행술 -초고속카메라 관찰

보통 새나 날벌레와 달리 가늘고 긴 구조의 날개 지녀

회전하는 날갯짓으로 공기역학 양력 효율적으로 활용


00mosquito2.jpg » 모기의 비행. 초고속 카메라 촬영. 출처/ 영국 옥스퍼드대학 보도자료, 동영상 갈무리


‘비행에 효율적이지 않을 것 같은 길고 가는 날개를 지녔으면서도 작은 진폭으로 1초에 800번 넘게 퍼덕이는 매우 빠른 날갯짓.’

앵앵 소리를 내며 나는 모기의 비행 특징이다. 다른 새나 곤충의 날갯짓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기만의 비행술이라고 한다. 긴 날개에 빠른 날갯짓이라니, 모기의 비행술은 효율이 떨어지는 괜한 고생 아닐까?


최근에 발표된 초고속 사진 촬영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이런 모기의 비행술은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공기역학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00mosquito1.jpg » 모기 한 마리의 비행을 8개 초고속 카메마로 각각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 출처/ 옥스퍼드대학 보도자료 영국 옥스퍼드대학을 중심으로 한 영국, 일본의 공동 연구진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낸 논문에서, 1초에 1만 프레임의 속도로 촬영하는 초고속 카메라 8대로 열대집모기(Culex quinuefasciatus)의 자유비행을 기록하고서 이를 공기역학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논문 초록에서 “(모기 몸을 날게 하는) 공기역학적 힘의 대부분이 비행 동물들에 대한 기존 설명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성됨을 우리 연구진이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동물들은 몸을 공중에 띄우는 힘인 양력(lift)을 날개를 내리치는 동안에 만들어낸다. 이런 날개 내리치기가 날개의 앞쪽(leading edge) 위에 공기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날개 위의 압력을 떨어뜨려 몸을 위로 밀어올린다. 그러나 모기는 이런 날개 앞쪽의 양력 효과에다가 약간 다른 효과를 더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사이언스> 뉴스 보도에서)


00mosquito3.jpg » 모기가 회전하는 빠른 날갯짓을 할 때에 날개 주변에서 나타나는 공기의 역동적 흐름들을 표시한 그림. 출처/ 옥스퍼드대학 보도자료 모기가 보여주는 독특한 비행술은 ‘날개 뒤쪽 소용돌이(trailing-edge vortex)’ 효과와 ‘회전 항력(rotational drag) 효과에 있었다.


“일반적인 양력에 더해 [...]. 모기는 자신의 몸을 들어 올려 날게 하는 데에 날개 뒤쪽 소용돌이 효과와 회전 항력 효과라는 두 가지의 새로운 공기역학 메커니즘을 이용한다. 날개 뒤쪽 소용돌이 효과는 ‘후류 포착(wake capture)’의 한 형태인데, 이는 달리 말해 모기가 방금 전에 날개치기 할 때 만들어낸 유체 흐름에다가 자기 날개를 일직선으로 정렬시킴으로써,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주변으로 흩어져 사라질 에너지를 재활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옥스포드대학 보도자료에서)


즉, 모기는 날개 내려치기와 올려치기를 할 때마다 날개를 앞쪽으로, 뒤쪽으로 회전함으로써 날개 주변에 생성되는 공기역학적 양력 효과의 소실을 줄이면서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긴 날개 구조는 비행에 불리한 게 아니라 모기처럼 빠른 회전 날갯짓을 할 때에 오히려 양력 효과를 더욱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보통의 새나 곤충에서는 몸통 쪽에서 날개 끝 쪽으로 갈수록 양력 효과는 점점 낮아지는 데 비해, 모기의 경우에는 긴 날개 전체에서 양력 효과가 고르게 나타나 양력 효과는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옥스포드대학 보도자료 참조).


연구진은 매우 빠르게 날개짓을 하여 쉽게 관찰하기 힘든 모기의 비행술을 연구하기 위해, 1초에 1만 프레임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8대를 이용해 살아 있는 모기의 자유비행 장면을 3차원으로 촬영했다. 이렇게 촬영한 영상 자료를 이용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구현했으며 여기에서 모기의 날갯짓으로 생성되는 공기의 역동적 흐름을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모기가 이전에 알려진 공기역학 메커니즘과는 달리 두 가지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함께 이용해 비행력을 증진한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연구진은 모기 비행술 연구를 바탕으로, 길고 가는 날개를 지니면서 매우 빠른 날갯짓을 하는 다른 곤충들에서 이런 새로운 공기역학의 비행술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동영상은 모기의 매우 빠른 날갯짓을 느린 영상으로 보여준다.

[ 유투브 https://youtu.be/WPLcV5Y83WE ]


다음 동영상은 쉽게 관찰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모기의 날갯짓을 어떻게 초고속 촬영했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어떻게 구현했는지를 보여준다.

[ 유투브 https://youtu.be/Z3gssTzyR30 ]


  ■ 논문 초록

모기는 특이한 날개 운동(wing kinematics)을 보여준다. 길고 가는 날개는 그 크기에 비해 눈에 띄게 높은 빈도( > 800 Hz)로 퍼득이며 날개짓의 진폭은 다른 어떤 곤충보다 더 작다. 이로 인해 무게 지탱(weight support)이 이동한다. 즉 헬리콥터와 항공기뿐 아니라 대부분 곤충이 사용하는 방식인 병진(translation)이 지배적인 공기역학 메커니즘에서, 날개치기 할 때 각 날개짓 절반 과정의 끝에 일어나는, 그러나 그동안 잘 규명되지 않았던 메커니즘으로 이동한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자유비행 모기의 날개 운동을 보고하면서 전산학적 유체역학을 시용하여 완전한 나비에-스트로크(Navier-Stroke) 방정식을 풀어 제시하고 또한 실제 유동을 측정하여 우리 결과를 검증한다. 모기는 잘 알려진 분리된 흐름 패턴들을 사용하지만, 그 무게를 지탱하는 공기역학적 힘의 대부분이 비행 동물들에 대한 기존 설명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성됨을 우리 연구진은 보여준다. 세 가지 핵심적인 특징이 있다. 날개 앞쪽 소용돌이(leading-edge vortices; 곤충 비행에서 거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잘 알려진 메커니즘), 날개치기의 방향을 바꿀 때에 일종의 후류 포착(wake capture)이 일으키는 날개 뒤쪽 소용돌이(trailing-edge vortices), 그리고 회전 항력(rotational drag)이 그것이다. 새롭게 제시된 두 요소는 대체로 날개 속도와 무관하며, 그보다 각 날개짓 절반 과정의 끝에 일어나는 날개치기 각도의 빠른 변환(즉, 날개 회전)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날갯짓의 작은 진폭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더욱이 이런 메커니즘은 높은 종횡비를 지닌 모기 날개에 특히나 적합하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한겨레 과학웹진 사이언스온     



  [사이언스온의 길목]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cienceon

트위터   https://twitter.com/SciON_hani

한겨레 스페셜   http://special.hani.co.kr

  • 구글
  • 카카오
  • 싸이월드 공감
  • 인쇄
  • 메일
태그 : 모기
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미생물이 지닌 유전자가위, 생명현상 보는 또다른 ‘창’미생물이 지닌 유전자가위, 생명현상 보는 또다른 ‘창’

    뉴스오철우 | 2017. 05. 24

    ※ 이 글은 한겨레 5월24일치 ‘사이언스온’ 지면에 실렸습니다. 온라인 사이언스온에도 옮겨 싣습니다. 이 기사는 몇몇 해외매체들에 실린 자료들과 국내 연구자들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미생물이 지닌 유전자가위생명현상 보는 ...

  • “연구현장 소수자 보호하고 사회논란 합리적 의사소통을”“연구현장 소수자 보호하고 사회논란 합리적 의사소통을”

    뉴스오철우 | 2017. 05. 11

    과학기술단체 ESC ‘새정부에 바란다’ 성명“4차 산업혁명 구호의 환상과 과장은 경계” 새 정부에서 과학기술정책의 합리적인 변화가 이뤄지길 바라는 과학기술인들의 기대도 자못 큰 듯하다.과학기술인단체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

  • “간은 바쁘다, 날마다 커졌다 작아졌다” -쥐에서 관찰“간은 바쁘다, 날마다 커졌다 작아졌다” -쥐에서 관찰

    뉴스오철우 | 2017. 05. 10

    스위스 제네바대학 연구진, 야행성 쥐의 하루주기 변화 관찰활동시간대 음식 먹으니 간 크기 1.5배 커져 왕성한 간 기능“우리 몸 안에서 가장 큰 장기, 바로 간입니다. 무게 약 1.2kg의 간은 커다란 생김새만큼이나 하는 일도 참 많습니다. ‘인...

  • 스스로 빛 내는 버섯의 ‘자체발광 매커니즘’ 밝혀스스로 빛 내는 버섯의 ‘자체발광 매커니즘’ 밝혀

    뉴스오철우 | 2017. 05. 02

    ‘루시퍼라제’ 효소가 생물발광 과정 출발점 역할효소 변형하면 파란색-오렌지색 등 여러 빛 발광  어둠이 깔린 숲속에서도 저홀로 빛을 내기에, 일명 ‘귀신버섯’이라는 무시무시한 대중적인 별명을 얻었을까? 어둠 속에서 연한 녹색 빛을 내는 생...

  • “면역세포는 심장박동의 숨은 도우미”“면역세포는 심장박동의 숨은 도우미”

    뉴스오철우 | 2017. 04. 28

    미국 연구진 ‘심장 수축 일으키는 전기전도에 중요역할’ 밝혀심장박동 불규칙 치료에 쓰는 ‘면역세포 조절’ 약물 등장할까  “면역세포와 심장 박동은 깊은 연관이 있다.”몸에 침입한 세균이나 손상된 세포들을 잡아먹어 몸의 건강을 지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