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핵세포 효모의 게놈 합성 한걸음 더

4개국 공동 연구, 효모 16개 염색체 중 5개 추가 합성

중국 대학 “대학생 생물학 수업과 국제연구 결합 성과”


00Yeast_SC2.jpg » 효모. 주사전자현미경(SEM) 영상. 출처/ Wikimedia Commons


2010년 원핵생물인 박테리아의 게놈(유전체)이 인공 합성으로 만들어진 데 이어, 세포핵을 갖춘 진핵생물 중에서 가장 단순한 단세포로 꼽히는 효모의 전체 게놈 합성을 완성하려는 연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국제 공동연구진이 효모 게놈의 3분의 1가량을 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성과와 더불어, 이 공동연구에 생물학 교육 과정과 참가 대학생들이 크게 기여했다는 뒷얘기도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뉴욕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 중국 텐진대학, 칭화대학, 베이징게놈연구소,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 등 4개국 10개 연구기관 소속 200여명 연구자들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최근 효모 게놈의 1250만 염기쌍 가운데 대략 350만 염기쌍을 합성해냈다며 그 성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7편의 논문으로 보고했다.


이번 연구는 단세포 진핵생물인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의 전체 게놈을 합성하려는 ‘합성 효모 2.0(Synthetic Yeast 2.0)또는 효모의 종명을 딴  ‘Sc2.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점점 더 큰 규모의 게놈을 합성하려는 시도는, 1970년 77개 염기쌍 규모의 유전자를 처음 합성한 데 이어 2000년 9600 염기쌍의 C형 간염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게놈 합성, 그리고 2010년 100만 염기쌍 규모의 미코플라스마(Mycoplasma) 박테리아 게놈 합성에 이어, 현재 진핵생물 처음으로 효모의 게놈(1250만 염기쌍) 합성이 도전과제로 수행되어 왔다. 효모의 게놈은 16개 염색체로 이뤄져 있는데,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지난 2014년에 염색체 1개가 처음 인공으로 만들어지고 이번에 다른 5개가 합성됐다.


이번 연구에선 합성 기법과 관련해, 먼저 작은 규모의 염기쌍 조각들을 만들고서 이것을 조립해 점차 완성체를 만들어가면서 합성 염기서열의 오류를 줄이고 합성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기법이 사용됐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이 과정에서 톈진대학 대학생들의 참여가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5개 염색체를 이번에 새로 합성하기 위해서, 연구진은 (이전 2014년에 썼던 기법과 비교해) 더 짧은 염기서열(각각 대략 750 염기쌍)로 시작해, 시험관 내에서 점진적으로 그 조각들을 조립해 5만-6만 염기 규모의 DNA 조각들을 만들어냈다. 그런 다음에 그것을 효모 세포에 이미 존재하는 염색체들과 재조합시켰다. 중국 톈진대학의 학부생들은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효모 염색체 5개 가운데 1개인 염색체V(synV)를 이런 식으로 만들어냈다.” (<더 사이언티스트> 뉴스 보도)


생물학 전문매체인 <더 사이언티스트>를 보면, 이렇게 지금까지 만들어진 6개의 인공합성 염색체를 야생형 효모에 집어넣어도 그 효모의 생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런 성과는 염기서열 오류(버그)를 대폭 줄이는 합성 기법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대학 학부생들의 <사이언스> 논문 참여와 관련해, 중국 톈진대학의 보도자료를 보면, 국제 공동연구로 나아간 이 연구는 처음에는 합성 생물학을 배우려는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합성생물학 교육 과정에서 비롯했다.


“톈진대학은 최신 과학을 학생 수업에 통합하는 일에 관심이 높다. 설계된 염색체 SynV를 합성하는 동안에, '빌드-어-게놈 차이나(Build-A-Genome China, BAG)'라는 교육 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혁신적인 교육 과정에는, 61명 학생들이 합성 염색체 V의 구성 부품과 조각들(building blocks and minichunks)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대다수 학생들은 이전에 DNA 합성 경험을 거의 또는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이 교육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실험 숙련도를 발전시키고 또한 자신의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직접적인 경험을 얻었다. 일부 학생들은 DNA 합성의 전문가가 되었고, 중요하면서 복잡한 염기서열을 지닌 DNA 조각을 만들어냈다. 학생 일부는 중국, 미국, 유럽과 다른 나라들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계속 교육을 받았다.”


대학의 생물학의 교육 과정은 이후에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와 결합하면서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톈진대학 연구진이 <사이언스>에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된 2개의 합성 염색체(synVsynX)는 이런 과정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졌다. 두 논문에는 각각 100명과 50명 가까운 사람들이 공저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텐진대학 BAG 교육 과정의 목표는 국제 관점, 혁신 정신, 실용 능력을 갖춘 차세대 합성생물학자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위안(Yuan) 교수는 말했다. 이런 목표는 그  교육 과정을 실질적인 과학연구와 연결시키는 Sc2.0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 성취되었다. snyV 합성 염색체와 synX 합성 염색체를 다룬 논문의 제1저자들인 유안 교수의 두 박사과정생(Zexiong Xie와 Yi Wu)은 BAG 과정의 참가자였다. 국제 과학계와 교육 시스템의 결합으로서, BAG 과정은 합성생물학의 미래 연구로 나아가도록 차세대 과학자들을 북돋아주는 훌륭한 모델이 되었다.“


이번 연구는 합성 염기서열의 오류를 줄이고 합성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게놈 설계와 합성의 기법을 보여주었다는 점뿐만 아니라 대학 교육 과정과 전문적인 연구를 직접 연계하는 방식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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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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