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힘 현미경’이 작은 칩 속으로

동전 만한 칩에 구현된 첨단 현미경
칩-회로판 구성 신용카드 절반 크기


00AFM1.jpg » 멤스(MEMS) 기법으로 만든 원자힘 현미경 장비. 위쪽 가운데 부분이 원자힘 현미경 칩이며, 이 칩이 붙어 있는 반쪽짜리 신용카드 모양은 원자힘 현미경을 제어하며 그 신호를 감지하고 처리하는 회로판이다. 출처/ 댈러스 텍사스대학


질 표면의 형상을 나노미터(nm) 수준에서 매우 정밀히 관측해 3차원 영상으로 보여주는 장비인 ‘원자힘 현미경(AFM, 원자간력 현미경)’이 작디작은 10원짜리 동전 만한 칩 안으로 들어갔다. 미국 댈러스 텍사스대학 연구진은 신용카드 절반 크기의 회로 판과 이런 칩을 합친 축소판 원자힘 현미경 장비를 개발해 최근 공개했다. 아직 시작품 수준이지만 ‘나노머신’ 또는 ‘마이크로머신’과 같은 초소형 정밀도를 구현했다.


댈러스 텍사스대학 중심의 기계공학 연구진(책임연구 Reza Moheimani)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매우 작은 기계 장치를 제작하는 이른바 ‘미세 전자기계 시스템(MEMS, 멤스)’ 기법을 이용해 원자힘 현미경의 칩과 회로를 개발했다며 그 결과를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의 온라인 학술 데이터베이스 '엑스플로어(Xplore)'에 최근 논문으로 발표했다.


원자힘 현미경은 측정하려는 물질 표면을 원자나 분자와 상호작용하는 탐침으로 훑으면서 이때 일어나는 상호작용과 변화를 광학 신호로 측정해 사람이 볼 수 있는 3차원 영상으로 재현해준다. 매우 정밀한 탐침과 레이저 광학 장비 등이 합쳐져 작동하며,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연결돼 여기에서 얻어진 신호를 영상으로 재현하는 원자 수준 해상도의 현미경 구실을 한다. 다음은 원자힘 현미경의 원리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다.


[ 원자힘 현미경(AFM), https://youtu.be/8gCf1sEn0UU ]


00afm4.jpg » 탁자 위에 놓인 원자힘 현미경 장비(왼쪽)와, 원자힘 현미경의 작동 원리(위 동영상 참조). 출처/ Wikimedia Commons


다음은 원자힘 현미경에 대한 텍사스대학 보도자료의 일부이다.


“원자힘 현미경의 기본 설계는 미세한 팔 구조(cantilever)과 그 끝에 붙은 뾰족한 부분(tip)으로 이뤄져 있다. 이 장비가 시료 표면을 앞뒤로 움직이며 스캔하거나 시료를 그 장비 아래에서 움직이게 하면, 시료와 탐침 끝부분 간에서 상호작용 하는 힘 때문에 탐침은 표면 윤곽을 따라 움직일 때 위아래로 운동한다. 이런 운동이 영상으로 변환된다.

  연구진은 “원자힘 현미경은 시각장애인이 손으로 더듬으며 대상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물질 표면을 보는 현미경인데, 그렇게 함으로써 광학 현미경으로는 얻을 수 없는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라며 “그것은 매우매우 작은 형상을 잡아낸다”고 말한다.” (텍사스대학 보도자료에서)


00AFM3.jpg » 동전 만한 크기 칩에 멤스(MEMS) 기법으로 구현된 원자힘 현미경. 위의 맨오른쪽 그림이 표면 시료를 측정하는 탐침의 팔과 뾰족한 끝부분 모습이다. 출처/ IEEE Xplore 연구진은 이른바 나노머신, 마이크로머신을 제작하는 데 쓰이는 ‘멤스(MENMS)’ 즉, ‘미세 전자기계 시스템’ 기법 덕분에 탁상 위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 원자힘 현미경을 동전 만한 크기(1cm2)의 칩에다 구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멤스 기법이 이제는 널리 응용돼 “스마트폰에 있는 가속도계(accelerometer)나 자이로스코프(gyroscope)”도 멤스의 대표 사례가 될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정밀 탐침과 레이저 광학 기기를 내장한 현미경 장비가 하나의 칩으로 대체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원자힘 현미경의 여러 방식 가운데 레이저 없이 탐침의 진동을 영상 신호로 감지하는 방식(‘두드림 모드’, tapping mode, 위 동영상 참조)을 이용했다.


“멤스 기반의 원자힘 현미경은 ‘두드림 모드(tapping mode)’에서 작동하도록 만들어졌는데, 이는 탐침 팔과 끝부분이 시료에 수직으로 위아래 진동하며 탐침 끝이 시료에 닿았다 떨어지는 동작을 반복함을 의미한다. 탐침이 앞뒤로 움직이며 시료 물질을 스캔할 때 피드백 루프가 진동 높이를 유지하며 영상 신호를 만들어낸다.

 연구진은 “두드림 모드에서 진동하는 탐침 팔이 표면 형상을 따라 움직일 때 시료와 상호작용 해 진동 폭은 변화하려 한다”면서 “이 장비는 그런 진동의 폭을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시료와 탐침 사이에 생기는 진동 신호를 이용해] 영상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텍사스대학 보도자료에서)


연구진은 초소형 원자힘 현미경이 수만 달러에 달하는 원자힘 현미경의 가격과 복잡성을 대폭 줄여, 예컨대 반도체 재료 물질의 표면 검사에 활용하는 것을 비롯해 앞으로 여러 용도로 쓰일 것으로 기대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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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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