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지 논문심사 여성참여 늘려야” 과소대표 문제 지적

미지구물리학회(AGU) 20종 저널 2012-15년 데이터 분석
여성 비율 제1저자 27%에 비해, 심사자 참여 20% 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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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지의 논문 심사 과정에서 여성 연구자들이 ‘과소대표’ 되고 있다며 여성 심사자의 비율을 남녀 균형에 맞추어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구자가 논문을 투고하면 학술지 편집위원회는 저자의 해당 분야 전문가 추천이나 편집위원회의 선정으로 익명의 논문 심사자들을 정하고서 투고된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할 만한지를 심사하는 ‘동료평가(peer review)’ 절차를 거치는데, 이때에 논문 심사자로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이 학계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남녀 비율을 적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지구물리학회(AGU)의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유타대학교 대학원생 조리 러배크(Jory Lerback)와 미국지구물리학회 출판책임자 브룩스 핸슨(Brooks Hanson)이 과학저널 <네이처>에 기고한 글에서 두 저자들은 이렇게 주장했다.


저자들은 미국지구물리학회의 학술지 20종을 대상으로 투고된 논문의 심사자들과 게재된 논문의 제1저자를 연령별로 나누어 남녀 비율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12-2015년 시기에 학술지들의 논문 심사에 참여했던 여성의 비율은 20퍼센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수치는 실제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 연구자의 비율과 비교할 때 낮게 대표된 것이라고 조사자들은 분석했다.


조사결과를 요약한 아래 표를 보면, 20종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서 제1저자가 여성인 경우는 전체 논문의 27퍼센트를 차지했으며 지구물리학회 회원은 전체 회원(6만여 명)의 28퍼센트를 차지했다. 논문 심사자로 참여한 여성 비율인 20퍼센트는 이런 수치들과 눈에 띄게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런 ‘과소대표’는 20대를 뺀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났으며 40-50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00genderreviewers.jpg » 출처 / AGU, 미국지구물리학회


조사자들은 여성의 ‘과소대표’라는 편향의 문제가 과학 활동의 경험과 경력 관리 측면에서 적정한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동안 학술지에 실린 논문 저자들이 남성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편향 문제가 종종 지적되었는데, 이번 조사결과는 논문 심사 참여의 남녀 불균등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새롭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왜 논문 심사자의 남녀 참여 비율이 관심사가 되고 조사 대상이 되었을까? 조사자들은 경험과 경력의 다양한 기회를 강조했다. 다음은 <네이처>에 기고한 이번 조사자들의 기고문 일부이다.


“명시적이건 암묵적이건 편향(bias)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STEM)에서 여성과 소수자들이 실제보다 적게 대표되는 ‘과소대표’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여성과 소수자는 고용과 승진 결정, 연구비(grants) 지원, 컨퍼런스 초청, 수상자 선정, 전문가 협력관계 형성 등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학술 활동들은 경력 개발과 직업 유지에서 중대한 구실을 한다.
 출판 논문에 대한 동료심사 활동은 또 다른 경력 형성 활동이다. 이런 활동은 다른 이들의 원고를 접하면서 글쓰기 기술과 전문성을 계발하고 동료 학자나 과학계 지도자와 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활동이 특히 젊은 과학자한테 중요하다.

 [...]

 여성 편집위원을 더 많이 고용함으로써 그동안 미국지구물리학회(AGU)는 불균등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학술지 발행인들은 편향에 맞서 싸우면서 직원을 훈련하고 교육하는 방법을 더욱 더 고려해야 한다. 저자와 편집위원들이 더 많은 여성을, 특히나 젊은 여성을 논문 심사자로 초청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연구비 지원기관(funding agency)도 마찬가지로 그동안의 관행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는 젠더 편향 확산 구조가 다른 과소대표 집단들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해서도 살펴볼 것을 기관과 개인들에게 권고한다. (<네이처> 기고문에서)


조사자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여성의 문제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다른 소수자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과소대표 되고 있을 가능성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과소대표의 문제에 앞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사 대상이 된 지구물리학회 만이 아니라 다른 조직과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편향의 문제에 세심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이들은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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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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