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미세중력의 물고기, ‘골밀도 소실’ 두드러져

일본 JAXA, 우주정거장에서 미세중력의 물고기 영향 관찰
형광단백질 이용해 유전자 발현 관찰…파골세포 발현 왕성


00medika.jpg » 일본산 송사리 ‘메다카’. 출처/ wikimedia commons


구 중력에 적응해 사는 지구 동물이 중력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어떤 생물학적인 변화를 겪을까? 그동안 무중력 또는 미세중력이 인체를 비롯해 지구 생물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서 초파리, 개미, 쥐, 개, 침팬지를 비롯해 많은 지구 동물이 우주 공간에 보내졌다. 그중엔 물고기도 있다.[참조: 미국항공우주국/NASA 자료]


최근 무중력에 가까운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미세중력(microgravity) 환경에서 사는 물고기를 관찰해보니, 골밀도 감소 영향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토쿄공대(Tokyo Institute of Technology)의 연구진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낸 논문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의 미세중력 환경에서 사는 일본산 송사리 종인 ‘메다카(medaka)’가 급격한 골밀도 소실 영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미 인간 우주인들도 우주 공간에서 체류할 때 20일 이후부터 골밀도 감소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이런 결과가 아주 새롭지는 않지만 물고기의 골밀도 감소가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는 점, 그리고 그 변화를 유전자 발현 수준에서 관찰했다는 점에서 이번 보고는 눈길을 끈다.


연구진은 갓 부화한 메디카 송사리들을 특별한 젤에 넣어 우주정거장에 보낸 다음에 관찰실험용 수조에서 2달 동안 살게 하면서 미세중력의 영향으로 뼈 발달에 나타날 수 있는 변화를 지상 우주센터에서 원격 영상으로 관찰했다. 물고기의 뼈 발달의 기본 과정은 사람의 경우와 비슷하다.


00jaxa-fish-aquarium.jpg » 국제우주정거장 안에 설치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물고기 실험수조. 출처/ JAXA

 

연구진은 뼈 세포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어떻게 관찰했을까?

무엇보다 메다카 송사리는 몸이 비교적 투명해 몸 안의 뼛속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골밀도 변화와 관련한 유전자들의 발현 변화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특정 파장의 빛을 비출 때에 다른 빛을 내는 녹색과 적색 형광 단백질이 메다카 송사리에서 발현되도록 했다. 형광 단백질의 빛을 관찰해 분석하면, 골밀도와 관련한 유전자들이 어떻게 얼마나 발현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주정거장의 수조에 사는 물고기를 지상의 쓰쿠바우주센터에서 형광현미경(fluorescence microscopy)을 이용해 원격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마찬가지로 형질전환 한 메다카 송사리들을 지상의 수조에서 기르면서 우주와 지상 물고기의 유전자 발현 차이를 비교했다.


[ 동영상 https://youtu.be/D-DYU6DlWj8 ]


연구진이 주요한 관찰 대상으로 삼은 것은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osteoblast), 그리고 뼈 조직을 파괴하는 파골세포(osteoclast)였으며 또한 그 세포 내의 유전자 발현이었다. 다음은 해외매체 <머더보드닷컴>의 보도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설명했다. ‘미세중력에 놓이면 동물 몸에서는 액체 이동, 혈압 상승, 현기증 같은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특히 미세중력에서 골밀도가 감소한다. 그렇지만 조골세포나 파골세포가 우주 공간에 놓인 초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미세중력 스트레스’의 생물학적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서 관찰해야 할 세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조골세포와 파골세포가 그것들이다. 파골세포는 뼈 조직을 파괴하면서 뼈 수선과 유지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이고, 조골세포는 빼 생성에 쓰이는 기반을 만드는 구실을 한다.” (<머더보드닷컴> 보도에서)


연구진은 우주정거장에 도착한 직후 8일 동안 갓 부화한 메다카 송사리들의 조골세포와 파골세포 안의 유전자 발현에 나타나는 변화를 형광 현미경 영상을 통해 분석해 살폈다.


연구논문 초록과 머더보드닷컴 보도를 보면, 물고기의 뼈에 나타나는 변화는 매우 일찍 시작됐다. 조골세포에서 유전자 발현의 형광 신호는 우주정거장 도착 나흘 뒤부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골세포에서 유전자 발현의 형광 신호는 우주정거장 도착 하루 뒤부터 곧바로 증가했으며 신호 증가는 8일 동안 유지됐다고 한다.


특히 지상 환경에서는 본래 시간차를 두고 서로 다른 발달 단계에서 나타나는 파골세포의 두 가지 유전자들이 우주정거장의 미세중력에서는 한꺼번에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이런 특징이 미세중력의 영향 때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우주인의 골밀도 감소나 노화 골다공증에 나타나는 뼈 감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우주 공간의 물고기에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의 이런 특성이 어떤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주정거장 안 실험용 수조에서 사는 물고기를 관찰한 결과를 인체에 적용해 해석하기는 섣부르지만, 우주로 간 물고기의 유전자 발현 특성을 관찰할 수 있었던 이 연구 과정이 이른바 ‘중력생물학(gravitaitonal biology)’의 연구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구진은 자평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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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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