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논문 ‘이해충돌’ 살펴보니, 연구진-기업 유대 엿보여”

프랑스 연구진, “GMO 논문 570여 편 중 40%가 이해충돌(COI)”

기업 우호적 결과 50% 더 잦아…신뢰도 높일 독립적 시스템 필요


00GMO.jpg » 유전자변형 작물(GMO). 출처/ phys.org


구 논문에는 논문 저자들이 그 연구가 특정 이해관계의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를 밝히는 ‘이해충돌(conflicts of interest; COI)’ 진술이 종종 실린다. 연구결과의 신뢰도와 관련해 중요한 정보로 다뤄지는 “이해충돌”은, 대체로 “일차적인 이해(관심사, interest)에 관한 전문가적 판단이나 행동이 부차적인 이해로 인해 부적절한 영향을 받을 위험이 있는 일련의 상황”을 말하는데(출처: 미국립과학아카데미 자료 PDF), 논문 저자들은 이런 이해충돌 여부를 직접 공표하거나 관련 정보로서 저자들의 소속기관이나 연구비 출처 등을 밝힌다.


최근 유전자변형(GM) 작물에 관한 연구 논문들을 대량으로 조사해보았더니 대략 40퍼센트가량에 이해충돌의 문제가 존재하며, 이런 논문들에서 기업에 우호적인 결과들이 50퍼센트가량 더 자주 실린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원(INRA) 소속 연구진(책임연구 Thomas Guillemaud)은 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실은 논문에서 ‘바킬루스 투링기엔시스(Bt)’라는 박테리아의 살충효과 유전자를 작물에 집어넣어 개발한 ‘Bt 유전자변형 작물’에 관한 논문 672편을 대상으로 이해충돌 표시 등을 조사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참조: 해외매체 보도).


연구진은 이번 조사에서 “연구자들과 유전자변형 작물 기업 간의 유대가 일반적임(common)을 발견했는데 살펴본 논문의 40퍼센트에서 이해충돌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연구주제와 연구비 출처, 연구자 소속 기관별로 논문을 분류했는데, 여기에서 논문의 7%는 이해충돌 문제를 명시적으로 공표했으며 15%는 논문저자 중 최소 한 명이 유전자변형 작물 기업 소속이어서 이해충돌 관련 논문으로 분류됐다. 연구자의 소속기관과 연구비 출처에 관한 정보가 분명한 것으로 선별된 579편 가운데 이해충돌이 존재하는 논문은 40%에 달한 것으로 연구진은 조사, 분류했다.


연구진은 연구자의 소속이나 연구비 출처에서 유전자변형 작물 기업과 관련한 ‘이해충돌’을 지닌 연구논문들에서는 유전자변형 작물 기업에 우호적인 연구결과가 더 자주 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이해충돌이 존재하는 연구논문은 그렇지 않은 연구논문과 비교해 50%가량이나 더 자주 기업에 우호적인 연구결과를 담고 있었다. 이런 조사결과는 유전자변형 작물 연구자와 기업 간에 일정한 ‘유대(tie)’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되었다.


연구결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정책적인 대안은 어떤 것일까? 연구진은 유전자변형 작물 연구자와 기업 간의 직접적인(direct) 연결를 줄이면서 유전자변형 작물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둘 간에 간접적인 관계가 이뤄지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논문 말미에서 강조했다. 즉, 연구자와 기업 사이에 독립적인 연구비관리기관(agency)을 두어, 연구결과의 혜택을 받으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기업들과 기타 이해당사자들이 출연한 공동 연구비를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이해관계 충돌의 문제를 풀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다음은 연구진이 논문 말미에서 제시한 대안적 정책이다.


정책적 함의: 과학 학술저널들은 논문 저자들이 ‘이해충돌’ 문제(COI)를 공표하도록 의무화해야 하지만 그런 공표는 여전히 아주 드물게 나타난다. 그렇다고 이해충돌 공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그것만으로 과학자와 기업 당사자들에게 이해충돌 문제를 다루는 의무가 다하는 것도 아니다. 비-재무적인(non-financial) 이해충돌의 문제를 피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유전자변형(GM) 작물의 성능과 영향을 조사하는 연구들에서 직업적 소속기관이나 연구비 출처와 관련한 이해충돌 문제(professional and funding COI)의 빈도를 줄일 수는 있을 듯하다. 그렇더라도 이런 연구들이 GM 작물 기업의 재정 지원을 적어도 부분적으로 받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왜냐하면 기업들은 그 연구 생산물의 주된 수혜자이며 그 생산물이 환경과 건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GM 작물 기업이 연구비를 지원하면서도 직업적 소속과 연구비의 이해충돌 문제를 없애는 한 가지 방법으로는, 연구에 대한 기업의 재정 지원을 간접화하는 시스템을 제안할 수 있다. 즉, GM 작물 기업과 기타 이해당사자들(정부, NGO 등)은 독립적 연구비운영기관(agency)이 관리하는 공동기금(a common pot)에다 연구지원금을 출연할 수 있다. 연구비운영기관은 연구자들과 이해당사자들이 발전시킨 연구제안 요구들에 연구비를 지원할 수 있으며 이런 연구제안들에 연구자들도 응할 수 있다. 연구프로젝트들은 이해당사자들과 독립적으로 이뤄지며, 될수록 이해충돌 문제에서 자유로운 과학자 위원회들에 의해 수용되거나 거부될 수 있다. 생의학 연구 분야에서 이미 제안된 바 있는 이런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GM 작물 기업과 연구자들 간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은 없어질 수 있다. 즉 직업적 소속이나 연구비 출처와 관련한 이해웇돌 문제는 회피될 수 있으며, 기업 이해에 우호적이거나 비우호적인 연구결과 발표와 별개로 연구비 지원의 연속성이 이뤄질 수 있다.” (<플로스 원> 논문에서)


한편 연구진은 논문의 한계와 관련해, 이번 조사가 Bt 유전자변형 작물의 효능(efficacy)과 지속성(durality)에 관한 연구논문만을 대상으로 삼은 것이며 이해충돌 판정 기준도 직업적 소속기관과 연구비 출처를 위주로 하여 유전자변형 작물 기업에 관해서만 다루었기에 연구비 이외의 다른 이해충돌 문제나 환경단체와 비정부기구들에 관한 이해충돌 문제는 이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논문 초록

유전자변형(GM) 작물 연구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많은 나라에서 미약하며, 특히나 유럽연합의 나라들에서 그러하다. 학술연구와 기업 간 유대의 효과에 관한 정보 부족은 이런 신뢰도를 한계점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Bt 유전자변형 작물의 효능 또는 지속성을 다룬 대량의 연구논문들(n=672), 그리고 이런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들과 유전자변형 작물 기업 간의 유대(ties)에 대한 분석을 수행했다. 우리는 연구자들과 유전자변형 작물 기업 간의 유대가 일반적임(common)을 발견했는데, 살펴본 연구논문의 40퍼센트가 이해충돌(conflicts of interest; COI) 문제를 보여주었다. 특히 우리는 이해충돌 표시가 없는 논문들과 비교할 때 이해충돌 표시가 있는 논문들이 유전자변형 작물 기업의 이해에 우호적인 결과물을 내놓는 빈도가 50퍼센트 더 높다는 점과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대규모 데이터를 사용해, 우리는 이런 통계적 연관성의 이면에 있을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메커니즘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 그 메커니즘들 중에는, 연구결과를 얻은 이후의 공저자 순서나 연구비 명세(funding statement)의 변화가 있을 수 있으며, 기업의 우선관심사에 의해 이끌린 연구주제 선택 등이 눈에 띄는 점으로 포함될 수 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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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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