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수와 단절된 3km 땅속의 물…20억 년 됐다”

캐나다 광산 3km 지하서 지표수 영향 없는 물 분석

‘황 동위원소 분포 패턴’ 비교분석해 연대측정 추론

지표생물과 다른 미생물과 흔적찾기 향후 관심사로


00ancientwater.jpg » 깊은 지하 광산에 고인 물에서 분석시료를 채집하는 모습. 출처/ 캐나다 토론토대학


이 3킬로미터 지하에서 “20억 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장 오래된 물(ancient water)이 발견됐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금속 광산에 있는 이 원시 지하수는 지난 2013년 같은 광산의 2.4 킬로미터 깊이에서 발견된 원시 지하수보다 더 깊은 지점에서 발견됐다.


영국 방송 <비비시(BBC)>는 최근 캐나다 토론토대학 등의 연구진이 최근 연구 소식을 미국 지구물리학연합(AGU)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암석에 사실상 고여 있는 이 물에 녹아 있는 기체 원소들을 정밀 분석해 이런 연대측정 값을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질학적인 오랜 시간에 걸쳐 유지된 이 물은 지표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채 햇빛 없는 지하 환경에 놓여 있기에, 여기에서 미생물이나 그 흔적이 발견된다면 지표와는 다른 지하 생물권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해온 독특한 원시 생명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 주목받고 있다. 원시 지하수에서 미생물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도 미생물이 사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월 토론토대학과 맥길대학 등 연구진은 원시 지하수를 분석해 미생물이 존재한다면 생존의 에너지원으로 삼을 만한 화합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맥길대학의 보도자료를 보면, 연구진은 지하 2.4 킬로미터 깊이에 고여 있는 물에서 원소 동위원소의 분포 패턴을 분석, 비교해 이 물이 지표수의 영향은 받지 않은 원시적인 물이며, 여기에는 미생물 생존의 에너지원이 될 만한 수소와 황산염도 담겨 있음을 밝혔다. 연구진은 27억 년 전의 것으로 연대측정된 다른 암석 안의 황철광 광물에 있는 황 동위원소 분포 패턴과 원시 지하수 속 황산염에 있는 황 동위원소 분포 패턴을 비교 분석하는 방법으로, 이 오래된 물의 황화합물이 24억 년 전 ‘거대산성화 사건(Great Oxidation Event)’ 이전의 지구 대기에서 일어난 광화학 반응에 의해 생성되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제시했다.


이는 황화합물이 물과 암석의 오랜 접촉과 반응으로도 생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래된 물에 있는 황산염은 지표수가 흘러내려 형성된, 지금의 황산염이 아니다. 우리가 발견한 바는 황산염이 수소와 마찬가지로 물과 암석 간의 반응에 의해 실제 그곳에서 생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그 반응이 자연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며 수십억 년 동안 물과 암석이 접촉하면 그 반응도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 (캐나다 맥길대학의 보도자료)


즉, 햇빛 없는 환경이라도 미생물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이 될 만한 짝인 수소와 황산염이 오래된 물에서도 발견된다는 것은 지표 환경과는 무관한 생물권에서 미생물이 생존했을 가능성 또는 어딘가에 생존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십억 년 된 원시 지하수의 발견은 심해 열수구의 혹독한 환경에서 미생물이 생존하듯이, 지표 환경과 격리된 캄캄한 지하 생물권에서도 미생물이 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런 관심을 확장하면, 마찬가지로 다른 행성, 특히 화성에서도 표면 아래에서 어떤 미생물이 생존할 조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느냐는 과학적 상상을 자극하고 있다. 연구진은 맥길대학 보도자료에서 “초기 지구만이 아니라 지금 화성의 지질학적 환경이 상당히 공통적이기에, 우리는 적절한 광물과 물이 함께 있다면 미생물의 생존을 뒷받침할 만한 필수 에너지원도 생성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나, 이에 덧붙여 “그런 미생물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것이 화성에서 미생물의 생존을 뒷받침할 만한 조건이 될 수 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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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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