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펼쳐라...10도 각도 때 수영속도 최대효과”

미국물리학회 유체역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흥미로운 연구들

젤 상태 액체에선 공기방울 가라앉고 쇠공 떠오르는 신기 현상


00swim.jpg » 수영. 손가락을 붙이는 경우보다 10도 각도 정도로 약간 펼치고서 수영할 때 수영 속도가 약간 더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출처/ 한겨레 자료사진


근 열린 미국물리학회(APS) 유체역학분과 학술대회에서는 일반인이 보기에도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1. “손가락 붙인 경우보다 속도 2.5%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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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초 간발의 차이로도 승부가 갈리는 수영 경기에서 손가락을 펼치고 물살을 가르는 게 수영 속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낸다는 유체역학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열린 미국물리학회 유체역학분과 학술대회에서, 네덜란드 델프트대학과 아인트호벤대학 연구진은 자유형 수형에서 손가락들을 서로 어느 정도 각도로 펼치고서 헤엄치느냐에 따라 수영 기록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3D 프린터로 여러 가지의 손·팔 모형들을 만들어 풍동에서 바람을 막는 손가락들의 저항(항력, drag) 크기를 측정했다. 순수한 저항 크기만을 측정하기 위해서 수면 물결의 다른 영향을 피하고자 실험은 풍동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측정 실험에서는 집게손가락(검지), 가운뎃손가락(중지/장지), 약손가락(약지/무명지), 새끼손가락(계지/소지)를 0도, 5도, 10도, 15도, 20도 등 각도로 벌린 다섯 가지 손·팔 모형들이 사용됐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보도를 보면, 연구진은 손가락들의 간격을 10도 유지할 때에 가장 큰 바람 저항을 보였다고 밝혔다. 저항이 가장 크다는 것은 손으로 물살을 헤칠 때에 더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손 크기나 스트로크 속도가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손가락 10도 각도는 손가락을 모두 붙인(0도 각도) 경우에 비해 수영속도 기록을 2.5%나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고 전했다. <사이언스>는 이런 기록 차이는 50m 자유형 수형 경기에서는 10분의 몇 초 차이를 의미하는데, 2016년 올림픽의 여자 50m 자유형 경기에서는 불과 0.02초 차이로 1, 2위가 갈렸다고 전했다. 일반인의 수영에선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촌각을 다투는 수영 경기에선 손가락 모양이 중요한 변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2. 직관과 다른 점성 액체 속의 물체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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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방울은 바닥으로 가라앉고 쇠공은 둥둥 떠 있는 ‘이상한 나라’에 있을 법한 신기한 액체의 현상이 화제이다. 미국물리학회 유체역학분과 학술대회에서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학 연구진은 화장품의 점도를 높여 젤 상태를 만드는 재료인 증점제(thickener)를 물에 섞은 투명한 액체에서 공기방울과 쇠공이 움직이는 독특한 거동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학술대회 발표 초록에서 “우리 직관은 액체에서 공기방울이 떠오르고 쇠 물체는 가라앉는다고 말해주지만 우리는 반대의 경우를 보여주고자 한다”면서 물과 증점제를 섞은 투명한 액체가 담긴 병을 움직이다 정지할 대 쇠공과 공기방울이 직관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실험과 이론적 설명을 제시했다.


이들이 공개한 동영상(아래)을 보면, 투명 액체를 담은 투명한 병을 아래에서 위쪽으로 빠르게 움직이다 정지하자 쇠공은 액체 위쪽으로 이동하고 공기방울은 바닥쪽으로 이동해 머무는 현상이 나타난다.
 

[ https://youtu.be/Fgns700ce5o ]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보도를 보면, 병을 위쪽으로 움직이다가 정지하면 순간적으로 아래쪽으로 향하는 힘도 생기는데 이때에 질량 없는 공기방울에게 작용하는 떠오르게 하는 부력보다 아래쪽으로 향하는 힘이 더 커 공기방울이 바닥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쇠공에는 병을 위쪽으로 움직일 때에 관성력이 생기면서 병을 멈추는 순간에도 계속 위쪽 방향으로 나아가는 힘이 크게 작용해 쇠공은 위쪽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런 현상은 물과 같은 액체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현상이지만, 운동이 있을 때에는 액체처럼 유동성(flow)이 생기지만 일단 정지한 뒤엔 고체와 같은 성질을 띠는, 점증제 혼합물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여겨진다 (휘핑 크림도 이와 비슷한 속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런 관찰과 분석의 결과가 젖은 콘크리트에서 공기가 들어차 생긴 빈 공간을 제거해 더욱 단단한 건축재를 만드는 데에 응용될 수 있으리라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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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 한겨레신문사 과학담당 기자, 사이언스온 운영
1990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문화부, 생활과학부 등을 거쳤으며 주로 과학담당 기자로 일했다. <과학의 수사학>, <과학의 언어>, <온도계의 철학> 등을 번역했으며, <갈릴레오의 두 우주체제에 관한 대화>를 썼다.
이메일 :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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